학부
체험수기
저는 지난 학기 네덜란드 Erasmus University의 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RSM)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비록 4개월간의 짧은 생활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RSM으로 교환학생을 가실 분들 혹은 가실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짧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선택이유
2009년 2월 교환학생을 지원하고자 여러 학교를 후보에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영미권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유럽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을 있다고 생각해서 유럽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사실 유럽에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있지 못했던 터라 여러 정보를 찾아본 끝에 네덜란드에 있는 RSM으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라는 지리적, 문화적으로 매력적인 국가 그리고 유럽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부하는 RSM이라는 경영대에 끌려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교환교 소개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약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네덜란드의 제 2도시 로테르담이라는 항구 도시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네덜란드 내에서만큼은 경영, 경제 분야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이 강한 대학입니다. 실제로 각종 대학 평가에서 유럽 및 세계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 되어 있습니다. 많은 수의 교환학생을 포함한 외국 학생들이 재학 중이고 분위기 역시 네덜란드의 학교답게 자유스럽습니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자유로움과 다양성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 이 곳 RSM 인 것 같습니다.
서류 준비
네덜란드는 비자를 따로 필요치 않습니다. 다만 입국 후 residence permit을 발급 받아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서류는 잔고 증명서 등 RSM측에서 사전에 통보를 해줍니다. 이 서류들 중 많은 부분 사용을 하지 않게 되지만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permit을 신청하는데 400유로 정도가 들고 현지 대학에서 200유로 정도를 돌려줍니다. 그래도 상당히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데도 불구하고 행정절차는 매우 느려 결국 귀국하기 한 두 달쯤 전에나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수업
이 곳 대학은 trimester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중 저는 첫 번째 trimester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이지만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넓은 선택의 폭이 있습니다. 저는 Service through learning, learning through service, Organisational Behavior, History and Diversity of Economic Thought, 그리고 Behavioral Economics 총 4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ECTS 기준 29학점이고 고대 학점으로는 14.5학점입니다. 교환학생으로서 조금은 많을 수도 있지만 절대적인 수업 시간 자체가 고대 보다 적기 때문에 큰 부담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대처럼 모든 수업의 시작과 끝이 비슷하지 않고 어떤 수업은 9월~10월 또 다른 수업은 11월~12월 이렇기 때문에 많은 개인 시간을 가지면서도 12-15학점 정도는 무리 없이 이수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2 trimester와 3 trimester는 개설 강의 수가 다소 적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드리는 말씀은 1 trimester 기준이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Service through learning... - 이 곳 학생들은 졸업 전에 minor라는 ECTS 15학점 짜리 수업을 수강해야 합니다. 본 수업도 그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수업은 조 별로 지정된 하나의 non-profit organization을 실제로 컨설팅하는 매우 특이한 수업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아프리카 어린이 특히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는 작은 non-profit organization과 함께 fundraising 방법을 고민 했었습니다. 해당 단체의 담당자와 매주 회의를 갖고 이 곳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제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거의 없는 수업이지만 많은 것을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그 외 다른 수업들 - 위에 언급한 수업을 제외하면 고대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수업에 따라 리포트,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우리에게 익숙한 평가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있습니다. 생각보다 시험의 난이도는 높은 편이긴 하지만 pass하기 힘든 과목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교환학생들이 적어도 pass는 나오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다 fail하는 일이 더러 있으니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숙사 및 숙소
RSM의 기숙사는 자체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외부업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격도 비싼 편이고 기숙사에 따라서는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어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파견이 결정되면 학교 측에서 기숙사 관련 안내사항이 옵니다. 그것을 따르면 다소 편하게 기숙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더 싼 가격을 찾고자 한다면 학교 측이 아닌 개인적으로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후자의 방법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 기숙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International House라는 곳인데 가격이 월 기준 558 유로를 지불했습니다. 서둘러 알아본다면 기숙사 중에서도 400유로 정도 하는 방을 이용 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기숙사가 침실은 따로 있고 기숙사에 따라 화장실과 부엌은 2인이 공동 이용하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의 사항은 계약 시 자신이 선택한 임대기간은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처음 선택할 때 이 점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활
네덜란드에서의 생활은 다른 서유럽 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비교적 높은 물가를 견뎌야 합니다. 유로화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맥도날드에서의 식사도 우리나라 돈으로는 만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슈퍼마켓에서 재료를 구입하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식을 자주하지 않는다면 식비는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습니다. 교통비 같은 경우에는 전차 혹은 지하철 이용 시 최소 금액이 2천 원 정도입니다. 네덜란드 현지 학생들과는 달리 교환학생에게는 대중교통 무료이용 혜택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비용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합니다. 어떤 학생들의 경우 ‘무임승차’ 옵션을 택하기도 하지만 적발 시 5만원이 넘는 벌금을 지불해야 하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차 역시 네덜란드 학생들에게는 무료이용의 대상이지만 교환학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부담이 됩니다. 기차 이용은 거리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편도기준 만 원 이상입니다. 하지만 교통비 역시 자전거 혹은 도보 이용 시 상당 부분 절약이 가능합니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중고 자전거를 구매 한다면 몇 달 동안 생활하면서 매우 유용합니다.
로테르담의 날씨는 여느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비가 자주 내립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오는 날은 많지 않고 스쳐가 듯 오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에는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바람도 매우 많이 불지만 네덜란드에 지내면서 날씨가 크게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네덜란드는 영어가 아닌 네덜란드어를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유럽에서 제2외국어로 영어를 가장 잘 한다는 국가답게 어디를 가도 영어로 소통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지하철 혹은 버스 안내말 같은 경우 영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여행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가장 큰 메리트 중 하나가 여행일 것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인접해 있고 기차와 저가 항공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많지 않은 비용으로도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의 교환학생들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두 번은 외국여행을 갑니다. 이 때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유레일 패스와 저가 항공사들을 이용하면 서유럽 국가들은 물론 북/동유럽 국가들까지도 적은 비용으로 닿을 수 있습니다. 한 달 정도 전에 미리 예매를 한다면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을 왕복 10만 원 정도에 다닐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주말 등을 이용해 10여 개국을 여행했는데 로테르담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혜택 인 것 같습니다. 기차의 경우 학교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로테르담 중앙역, 저가 항공의 경우 주로 로테르담 중앙역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에인트호벤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용
비용 같은 경우 정말로 자신이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기숙사비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비용은 선택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높은 물가를 어느 정도는 각오해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약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교환학생으로써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여가생활 등을 한다면 기숙사/여행 비용을 제외하고도 한국에서의 생활비 보다는 배 이상 든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끝말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에는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결정이 된 후에는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고민하는 학우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교환학생을 다녀온 입장에서 가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어디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는데 장소의 차이가 있을 뿐 그 새로움의 가치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교환을 마치고 돌아와 인생관 혹은 가치관을 운운하는 것을 보고 사실 반신반의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니 정말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값진 4개월의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고대 학우 분들께서도 이 소중한 기회를 잘 활용해서 더 크고 넓은 세상을 직접 느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교환학생의 처음과 끝을 담당하여 주신 국제실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