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저는 2009년 2학기에 프랑스 리옹에 있는 ESDES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었습니다. 미국에 이은 두 번째 파견이다 보니 준비하는 과정이 조금은 더 수월하고 설렘도 덜했지만 너무 값진 4개월의 시간이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보고 싶었고, 또 고등학교 때 불어를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프랑스를 파견국가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학기에 파견되는 것이라서 시기상 졸업을 고민해야 했기 때문에 결정하기가 조금은 힘들었지만 학창시절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경험이라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옹은 프랑스에서 파리에 이은 제 2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에 고대 경영학과와 협정을 맺고 있는 학교들이 많은데 그 중에 ESDES를 선택하게 된 것은 주변에 리옹으로 교환학생을 갔다 온 친구와 선배가 추천을 해주었고 파리 같은 대도시에 비해 한적하고 상대적으로 싼 물가, 여행가기에 편하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습니다.
파견 전 준비과정은 비자를 받는 부분이 가장 절차가 복잡했습니다. 3개월 이상 체류할 경우에 프랑스 입국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온라인 상으로 작성해야 할 서류들도 있고 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도 하는데 인터뷰 날짜, 또 그 후에 비자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비자 준비는 여유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랑스에 입국하면 입국한지 3개월 이내에 ofii에서 공식적인 체류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등본 등의 서류와 그에 관련된 불어 공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한국에서부터 준비를 해가거나 파리에 있는 대사관을 이용했는데 막상 ofii사무실에 가면 그런 서류들은 필요가 없으니 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험은 일반적인 유학생 보험을 들었는데 이번에 파견된 학생들 중에는 보험을 쓸 일이 있었던 경우가 없었습니다.
학교가 여름방학을 끝내면 학기가 공식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international office에서 개인적으로 체크인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수강신청 한 것을 확인하고 여러 행사에 소요되는 프로그램 비를 냅니다. 이 때 사무실 앞에 지난 학기 학생들이 남긴 생필품들이 놓여있으므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자유롭게 가져가면 됩니다. 개강 하루 전에 전체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이 열립니다. 각국에서 모인 교환학생들과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듣게 되는데 작년 가을학기에는 모두 27개국에서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전반적인 생활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학기 중에 열리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또 시간표가 주어집니다. 한국의 시간표와 다른 점은 수업의 시간과 요일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가끔씩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매주 수업에 가기 전에 스케줄을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학기 중에 참가했던 행사는 Bordeaux wine trip, International dinner, Paris trip 등이고 중간중간에 작은 행사들도 있습니다. 학기 초에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프랑스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자리를 마련해주는데 정말 전통적인 프랑스식 식사가 무엇인지를 경험할 수 있었고 처음 보는 학생들을 위해 직접 요리를 준비해주신 것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학기 중에는 European Union, Business Strategy, Strategic CSR, Cross Cultural Management 의 경영대 전공과목 네 개와 불어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European Union과 Business Strategy 의 교수님이 같은 분이셨는데 가장 만족했던 수업들이었습니다. 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는 학생들도 수업에 매우 열심히 임했고 과제와 팀플도 많았고 교수님들도 수업에 열심히 임하셨습니다. 전공 네 과목 중 세 과목에서 팀플을 했는데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만나서 발표 준비를 하고 프레젠테이션까지 하는 과정에서 친구도 사귀고 또 지식도 쌓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중에 European Union을 추천하고 싶은데 한국에 있었으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유럽 내, 세계적인 이슈들에 대한 기사들을 읽고 분석하고 또 수업을 들으며 유럽의 발달과정과 현 상황, 위기들에 대하 알 수 있는 기회가 됐고 교수님이 설명을 재미있게 하시기 때문에 세시간 남짓한 수업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기숙사는 후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였던 St Bernard를 선택했는데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앞으로의 한 학기가 막막하기만 했는데 시설이나 청결도, 학교와의 거리를 볼 때 가장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방 안에서 간단한 요리가 가능하고 화장실도 청소가 잘 되어있어서 청결하며 학교까지는 도보로 10분이면 충분한 거리입니다.
파견될 당시 환율이 유로당 1800원에 육박했기 때문에 체감물가는 한국에 비해 비쌌습니다. 기숙사에서 음식을 직접 해서 식사를 해결할 경우에는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고, 외식을 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한국, 특히 고대 주변에 비해서는 물가가 비쌉니다. 식료품을 제외한 의류, 화장품 류도 환율 때문에 특정 브랜드들을 제외하고는 프랑스 현지가 한국보다 비싼 경우들이 많아 쇼핑을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여행경비 외에 리옹에서 생활하면서는 특별히 돈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고 지리를 익힌 후에는 웬만한 곳은 도보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교통비도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학교 바로 앞에 Perrache역이 있는데 여기에서 버스와 트램, 지하철, 기차를 이용할 수 있고 또 리옹 생텍쥐베리 공항까지 가는 공항버스도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들을 여행하기에 매우 편리합니다. 4개월 동안 프랑스의 여러 도시들과 이태리, 스페인, 독일 등 인접 국가들을 여행했는데 주로 비행기를 타거나 사람이 많을 경우에는 렌터카를 이용해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생활할 때에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주변국을 비교적 쉽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프랑스는 대도시, 소도시 하나마다 너무나 많은 매력을 갖고 있어서 주말에 1박2일, 또는 당일 일정으로 여행을 가기에 매우 좋았습니다.
4개월 동안 비록 처음은 아니었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타지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는 점, 한국에만 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 등 프랑스에서의 지난 학기는 너무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문화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수업 면에서도 자유로운 토론과 참여가 이루어졌고 한국에서 대학생활에서 경험하기 힘든 학기 중의 잦은 여행도 너무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