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1. 들어가면서
2009/10 가을학기 동안 독일 University of Cologne(이하 쾰른대학교)에서 놀라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완연한 봄기운 이 느껴지는 날에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경험보고서를 적습니다. 모자라지만 유용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럽, 독일, 쾰른, 쾰른대학교 모두 충분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준 경영대학과 교환학생 기간동안 여러모로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경영대학 국제실의 장동연, 손수경 선생님과 쾰른대학교 WiSo ZiB의 Christopher Karl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 쾰른대학교 소개
쾰른대학교는 1388년 설립되어 독일에서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학교로 재학생만 6만 여명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큰 규모를 가진 종합대학이기도 합니다.
600년이 넘는 역사를 생각해보면 매우 고풍스럽고 역사적인 캠퍼스를 떠올리기 쉬우나 2차 대전 당시의 폭격으로 인해 과거의 건물은 모두 현지 학생들도 서슴없이 Ugly하다고 말하는 별 특색 없는 현대식 건물로 재건되었습니다. 캠퍼스는 도시 중심부의 남쪽에 모여 있지만 방대한 규모에 걸맞게 전체 면적은 매우 넓으므로 자전거가 있다면 매우 유용합니다.
경영학과는 경제,사회대학(Wi-So)에 속해 있습니다. 본교처럼 경영대학에서 별도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그 규모를 계속해서 확대해나가는 단계입니다. 2009/10학기에는 150여명 가량의 학생이 교환학생으로 수학하였으며 이는 경영대학의 전체 규모에 비해서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파견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 헝가리, 러시아 등 주변국과 중국, 대만, 한국 등 아시아 국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 국가와 탄자니아, 나이지리아의 아프리카 국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습니다.
독일 내에서 쾰른 경영대학은 만하임과 자웅을 겨루는 우수한 학교로 평가받고 있으며 학생들은 타학교에 비해 학점이 짜다고 불평을 하기도 합니다.
3. 도시 소개
쾰른대학교는 독일 서쪽의 라인강에 접해있는 쾰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쾰른대성당”으로 유명한 쾰른은 대성당을 제외하면 그리 많은 것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독일 내에서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에 이어 4번째로 큰 도시이며 이는 독일 내에서 본교 경영대학과 교류를 맺고 있는 만하임, WHU, EBS가 소재한 곳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되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유럽 대도시의 매력을 즐기고 싶다면 이는 선택에 커다란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쾰른 뿐만 아니라 뒤셀도르프, 본 등의 도시가 근접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쾰른은 가장 활달한 도시입니다. 시내 중심부의 노이마트는 명동을 연상케 하는 쇼핑의 중심지이고 시내 곳곳에서 쾰쉬로 대표되는 커다란 브로이하우스를 만날 수 있고 주말에는 밤새 운행되는 트램을 통해 지쳐 쓰러질때까지 클럽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위치는 독일 북서부로 베네룩스와 매우 인접하여 있고 프랑스 파리와도 고속열차를 통해 3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입니다. 이는 유럽에서의 여행을 계획하는데 커다란 장점이 됩니다.
4. 수업 정보
수업은 International Business & Politics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로 개설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독일어 강의에 비해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됩니다. 로지스틱스와 마케팅 관련 수업의 영어강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프로그램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경영학과 수업 뿐만 아니라 경제학, 정치학 수업을 수강할 기회도 열려 있습니다.
http://www.zib-wiso.uni-koeln.de/ibp.html 을 참고하면 현재 개설되어 있는 과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업 방식은 크게 강의, 세미나, 블록세미나 형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강의는 전 학기에 걸쳐 수강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강의를 의미하며 교수님이 진행하는 강의(lecture)와 보통 조교가 케이스 스터디 따위를 진행하는 Exercise, 강의와 엑서사이즈의 내용을 보강하는 튜토리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교시는 90분으로 강의에 따라 1주일에 1~4교시의 강의가 이루어집니다. 출석 여부는 강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커다란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평가는 보통 기말고사 1회로 결정됩니다.
세미나는 학기 중에 스스로 연구를 통해 텀페이퍼를 작성하고 1박 2일간 집중되는 세미나 기간 동안의 발표와 토론으로 한 학기가 마무리 되는 형태의 수업입니다.
블록세미나는 보통 학기가 시작되기 1~2주전 1주일 간 하루에 8시간의 강도높은 수업으로 한 학기가 진행되는 형태입니다. 발표와 시험이 포함되며 시험은 수업 종료 후 1주일 후에 치러집니다. 짧은 시간 동안 밀도있는 수업진행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쾰른대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32ECTS 이상을 수강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5~7과목을 수강하면 획득할 수 있는 학점입니다. 세미나와 블록세미나, 강의를 여행계획과 더불어 적절히 구성한다면 여유롭고 알찬 한 학기를 계획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수강했던 과목 중 인상깊었던 과목은 Werner Reinartz 교수님의 Channel Management 수업과 Humanitarian Intervention and Sovereignty in World Politics 강의입니다. Channel Management는 교수님의 시원스런 강의력이, Humanitarian Intervention 수업은 20명의 소규모 세미나 수업에서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과 다양한 관점에서 세계의 정치적 이슈들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학기는 겨울학기의 경우 10월에서 4월까지로 1월 말에 강의가 종료되어 2~3월 중에 시험을 치르게 되고 보통 2월 중순쯤 모든 일정을 마치게 됩니다. 2월 중순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쾰른 카니발이 벌어집니다.
5. 기숙사 정보
기숙사는 쾰른 시내와 교외에 걸쳐서 산재되어 있습니다. 교환학생이 확정되고 나면 안내 메일을 통해 기숙사를 신청할 수 있는데 원하는 방의 크기과 그에 따른 가격을 선택하면 학교를 통해 적당한 기숙사를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쾰른 남부의 휘어트(Hürth)시의 에퍼른(Effreren)에 위치한 기숙사에서 생활하였습니다. 이곳은 가장 큰 규모의 기숙사 단지로 수천명의 학생들이 모여사는 그야말로 학생 마을입니다. 학교까지는 트램을 통해 15분 가량이 소요되며 자전거로는 20여분, 걸어서는 1시간 가량이 걸리는 교외지역입니다. 시내에서 거리가 있기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수많은 학생이 모여사는 만큼 함께 요리를 하거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하우스 파티 등 소소한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숙사 건물은 2층의 아담한 스칸디나비아식 건물이 푸른 잔디밭 사이사이에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4명의 학생이 주방과 욕실을 공유하는 WG 형태로 거주하게 되며 성별의 구분은 없습니다. 교환학생들의 거주 비율이 높아 다양한 학생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기숙사 단지 구석에 있는 코트에서 농구나 풋살을 하며 어울리거나 31동 근처에 위치한 클럽과 바에서 밤새 파티를 즐겨도 좋습니다. 에페리노라 불리는 바는 월, 목, 토요일 개방하며 한 달에 한 번 클럽에서 밤새 이어지는 파티는 시내(!)에서도 학생들이 몰려오는 나름 큰 이벤트 중에 하나입니다.
대형 REWE와 LIDL이 트램역을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어 장보기는 매우 수월합니다. 역 뒤로는 광활한 공원과 호수가 펼쳐져 있어 자전거나 조깅을 즐기기에 매우 좋아요.
기숙사비는 180~300유로 사이로 저렴한 편입니다. 놀라운 것은 공과금을 따로 낼 필요가 없어요.
6. 학생 교류
학생들간의 교류는 교환학생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Facebook을 통해 자연스럽게 몇몇 그룹에 가입되게 될텐데 가장 큰 그룹은 WiSo(경제사회대)의 교환학생 그룹과 AEGEE라는 학생자치단체입니다. 특히 AEGEE는 경영대학과 쾰른 대학교의 교환학생들 뿐만 아니라 쾰른 근교의 파흐슐레(전문대학)의 교환학생들도 모두 포괄하는 커다란 모임이기 때문에 더욱 더 넓은 교류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매우 의욕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매주 쉴새 없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면 자연스레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버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학생당 한 명의 현지 학생이 버디로 맺어지게 됩니다. 버디의 가장 큰 임무는 교환학생의 현지적응을 돕는 것으로 도착했을 때부터 기숙사 키를 받을 때까지가 가장 핵심적인 사항입니다. 그 후의 교류는 의무사항 없이 개인적인 교류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 경우에는 버디와 매우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여 커다란 도움을 주고 받았으나 국제처에서 상황별로 매우 상세한 도움을 제공하므로 버디와의 관계가 소원하더라도 그리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7. 과외 활동
쾰른대학교는 Uni Sport라는 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학교 곳곳에 비치된 안내책자를 통해 해당 학기의 프로그램 내용을 알 수 있는데 수영, 요가에서 댄스 스포츠, 무술, 축구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쾰른 시내의 체육시설과 연계하여 “무료”로 제공합니다. 학기 초에 미리 등록을 해야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관심이 있다면 미리미리 놓치지 않고 신청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다만, 수업 진행은 독일어로 진행되므로 언어에 문제가 있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2009년에 개관한 새 피트니스 센터는 훌륭한 시설을 자랑하지만 수요에 비해 규모가 작아 신청하기가 꽤 어렵습니다. http://www.neu.unifit-koeln.de/에서 등록기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동아리는 수가 극히 적습니다. OCW(Open Course Ware)라는 단체에서 매해 3월 개최하는 학생 교류 행사를 함께 진행할 교환학생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메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려대학교에도 있는 SIFE(Students In Free Enterprise)와 같은 국제 학생 단체도 있으나 독일어로 대부분의 세션이 진행되어 언어장벽을 극복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8. 여행
여행은 유럽에서의 교환학생의 절반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독일은 여행에 있어 최적의 자랑합니다. 독일 전역과 주변국으로 뻗어있는 고속열차 ICE와 통행료 없는 아우토반을 통해서 유럽 어디로든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기차여행
시메스터 티켓: 학생증에 포함되어 있는 티켓으로 한 학기 동안 베스트팔렌주 대부분의 지역을 Local Train(고속열차를 제외한 열차)를 통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Happy Weekend 티켓: 토, 일요일 37유로만 내면 5인이 함께 독일 전역을 고속열차(IC, ICE)를 제외한 열차를 통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German Rail Pass & Eurail Pass: 독일 전역 혹은 유럽 전역을 기차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열차를 통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저가항공
쾰른 주변에는 German Wings가 운항하는 Cologne-Bonn 공항과 Ryan air가 취항하는 뒤셀도르프 Weeze 공항이 있습니다. 두 공항 모두 시메스터 티켓을 이용해 무료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편리합니다. 비행사 홈페이지를 수시로 방문하여 프로모션을 확인하면 믿을 수 없는 가격에 유럽 전역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9. 그 외
2009년 고대 교우회의 유럽 총연합회가 설립되면서 각 국가별로 활발한 네트워크를 맺고 있습니다. 독일은 그 중에도 특히 가슴 따뜻한 선배님들과 더불어 끈끈한 정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독일로 교환학생 파견이 확정되었다면 홈페이지(http://www.kuaa.eu)를 통해 인사를 드린다면 바로 선배님들에게 포섭당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지금 방문하세요.
학기가 늦게 시작하는 편이어서 학기 전에 시간이 남는다면 워크캠프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2~3주간 유럽 내의 다양한 지역에서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마음 열린 친구들과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http://www.1.or.kr)에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세요.
비자발급은 한국에서 재정보증서만 발급받아간다면 현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서류절차는 거주지 등록-> 계좌 개설-> 보험 등록-> 비자 신청의 순서로 이뤄지며 자세한 내용은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비자를 발급받을 때는 자신이 ERASMUS 학생임을 먼저 알린다면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10. 마치면서
마음의 고향에서 다시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서 그 때의 시간들이 얼마나 믿을 수 없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열고 모든 것을 즐거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설렘으로 가득찬 아름다운 학기 보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