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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국제교환학생 체험수기

[Australia] University of Melbourne 23-1 조은비

2023.06.29 Views 2267 조은비

안녕하세요? 2023년 1학기 Australia의 University of Melbourne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영학과 20학번 조은비입니다. 제가 한 학기동안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제가 호주 멜버른 대학교를 파견교로 선정한 기준은 1) 영미권 국가(미국, 캐나다, 호주 중), 2) 대학교와 경영학과 평판, 3) 학교 위치(시내와 바다가 모두 가까운 학교), 4) 적응 용이성(날씨, 음식) 등이었습니다. 한 학기동안 생활해본 결과, 제가 생각했던 기준에 부합하여 만족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비슷한 기준을 가지신 분이라면 멜버른 대학교를 자신 있게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우선 멜버른대학교는 일처리가 빠른 편이고 공지를 자주, 자세하게 보내주기 때문에 행정 처리에 큰 어려움은 없으실 겁니다. 교환학생 생활하면서 문제가 생기거나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Stop 1’에 이메일을 보내거나 방문해서 문의하시면 바로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한 강의는 Lecture 2시간과 Tutorial 1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Lecture는 한국에서의 수업과 비슷하게 교수님의 일방적인 강의로 진행되는 대형 강의이며, 따로 출석체크를 안하고,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스트리밍이 진행되며 녹화본을 통해 듣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그러나 Tutorial에서는 소규모의 그룹으로 나뉘어서 Lecture에서의 수업내용을 기반으로 토론이나 팀프로젝트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되고, 매주 출석을 체크합니다.

멜버른대학교의 수강신청은 매우 쉽고, 학교에서 오는 메일이나 공지를 보고 그대로 따르시면 됩니다. 교환학생 application 과정에서 handbook을 보고 study plan을 작성하게 되는데, 이 때 제출한 6~7개의 수업들이 수강 가능한 과목 후보들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handbook에 적혀 있는 교수님께 이메일로 study guide(실라부스)를 요청하셔서 먼저 과목검토를 받아 보시고 이후에 그 중에서 3~4과목을 골라 등록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과목 등록이 완료되면 여러 Tutorial 시간대 중 하나를 골라 자유롭게 시간표를 짤 수 있습니다. 선착순으로 등록이 진행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빨리 신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수강신청 정정도 매우 쉽기 때문에 학기 시작 후 2주차까지 수업을 들어보고 수강여부를 천천히 결정하셔도 괜찮습니다.

멜버른 대학교에는 중간고사가 없고 대신에 중간방학이 있습니다. 그만큼 과제와 기말고사 한 번으로 성적이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중간에 한 번 쉬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강의 기간은 12주만에 끝나고 1주일동안 SWOTVAC 기간을 가진 후 3주에 걸쳐서 시험 기간이 있습니다. 과목별 시험 날짜는 학기가 끝나갈 때쯤 공개되는데, 그 3주의 시험기간 내에서 랜덤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운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한 주에 하나씩 있어서 나름 널널하게 공부할 수 있었는데, 제 룸메이트는 첫 주에 모든 시험이 몰려 있었어서 힘들어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룸메가 시험이 일찍 끝나서 놀러 다닐 때 저는 공부하느라 놀지 못해서 각자 장단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적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점수가 많이 짜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높은 점수는 바라지도 않고 네 과목 모두 Pass(100점 만점에 50점 이상)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생각보다 과제 점수가 낮게 나와서 기말고사까지 열심히 공부했어야 했습니다.

저는 4학년 1학기에 파견을 다녀온 거라 막학기를 편하게 보내고자 교환에서 전공만 4과목을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내용이 방대하거나 어렵지는 않으나, 배우는 이론을 직접 케이스 스터디나 과제에 적용해보도록 하는 수업 방식을 통해 깊이 있게 공부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말고사에서도 대부분 서술형 시험으로 진행되면서 관련된 사례들과 함께 깊은 이해를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BLAW10001] Principles of Business Law
호주 법 제도의 기본적인 상식과 경영에 사용되는 법(계약법 등)에 대해 다루는 기초 수업으로 온라인 녹화 강의로만 진행됩니다. 학기 중에 퀴즈 형식으로 보는 시험 2번과 기말시험 1번으로 평가가 진행되고 별다른 과제나 참여 등은 없었던 무난한 강의였습니다.

[MKTG20006] Brand Management
말 그대로 브랜드 관리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매주 튜토리얼 시간에는 해당 주의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을 한 브랜드에 적용해보고 각자의 생각을 나눠보는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으나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호주 브랜드를 예시로 제시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브랜드 요소를 분석하는 개인 과제 하나와 브랜드 전략을 분석하고 recommendation을 제시하는 그룹 과제 하나, 그리고 기말고사로 평가가 진행됩니다.

[MKTG20009] Global Marketing
한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다루는 전형적인 경영대 국제 마케팅 강의입니다. 두 번의 팀 프로젝트(발표 하나, 레포트 하나)와 케이스 분석 및 토론 주도, 그리고 기말 시험으로 점수가 매겨집니다. 초반의 튜토리얼 시간에는 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후반에 들어서는 수업 내용과 관련된 케이스를 읽고 주어진 질문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으나 예시 적용을 중요하게 여기셔서 수많은 예시 브랜드들을 파악하는 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MKTG30012] Business and Marketing Ethics
제가 수강한 강의들 중 학수번호가 3으로 시작하는 유일한 과목인데, 학수번호가 3으로 시작하는 강의들은 정말 전공 학점이 급하지 않은 이상 대부분 비추천합니다. Level 3부터는 모두 급격하게 과제가 많아지고 어렵다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 강의 역시도 비추천합니다. 강의 내용이 모호한데 매주 튜토리얼에서 강의 내용과 관련된 과제가 있어서 조금 애를 먹었습니다. 학기 초에 배우는 윤리 이론들을 경영 이슈와 연관 짓는 수업이 한 학기 내내 이루어지는데, 하다 보니 계속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어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매주 튜토리얼이 윤리 이론들을 사례에 적용해보는 토론으로 진행되어서 개인적으로는 기가 쭉쭉 빨리는 경험이었습니다. 개인과제가 정말 많을 뿐만 아니라 두 번의 팀 프로젝트에서 모두 직접적인 이해관계자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 primary research가 필수여서 꽤나 복잡했습니다.


2) 기숙사
교환교로부터 기숙사에 대한 안내가 담긴 메일이 옵니다. 다만 멜번대의 기숙사는 멜버른의 전반적인 물가가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매우매우 비싼 편입니다. 따라서 사설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렴한 사설 기숙사 비용은 일주일에 400달러 전후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는 Unilodge를 안내해주는데, 이외에도 iglu, scape, journal 등 다양한 사설 기숙사들이 많으니 위치나 조건 등을 잘 따져보고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yugo라는 사설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기숙사 건물이 제가 수업을 들었던 건물과 트램 정류장 바로 앞에 있고, 현지 마트와 한인 마트가 도보 5분 내에 있어서 위치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혹시 숙소에 많이 예민하신 분이라면 멜버른에 조금 일찍 오셔서 며칠간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에 머무시면서 inspection을 거쳐 집을 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무리 괜찮은 집이라고 하더라도 본인과 안 맞는 부분이 한두 군데는 있기 마련이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입주하고 싶어서 학교 근처의 사설 기숙사를 계약했는데, 인터넷에서 봤던 사진보다 훨씬 좁았고, 화장실에 샤워호스가 없어서 조금 답답하고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호주바다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더 싸고 좋은 쉐어하우스를 구하는 경우를 여럿 봤기 때문에 여유가 되신다면 인스펙션을 다녀보시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MUSEX라는 교환학생 동아리와 비슷한 커뮤니티가 있긴 하지만 따로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MUKSS라는 한인학생회가 있습니다. MUKSS에서 학기중에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는데, 대부분 멤버들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등에서 찾아보시고 관심 가는 행사가 있으시다면 멤버십에 가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c) 물가
호주는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물가가 높긴 하지만 특히 외식 물가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간단한 메뉴라도 거의 다 $20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coles나 woolworths, aldi 같은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는 것은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주일에 2-3번 정도만 외식을 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옷] 멜버른의 여름은 40도 이상 올라갈 정도로 온도가 높지만 습하지 않아서 덥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는 못했습니다. 겨울은 아무리 추워도 7~8도 정도였습니다. 파견 가시는 계절과 날씨를 잘 확인하셔서 옷을 챙겨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지에서 쇼핑하기 보다는 한국에서 최대한 많은 옷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 드리는데, 호주는 레깅스 등 운동복이나 파티복 같은 옷들이 많았고 한국인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의 캐주얼한 옷들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음식] 웬만한 한식은 다 구하실 수 있으나 아무래도 가격이 조금 나가다 보니 가능하다면 많이 챙겨올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택배로 받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 관련해서는 학교에서 메일로 공지가 오기 때문에 따로 찾아보거나 신경 쓸 일 없이 들으라는 거 들으시면 됩니다.
비자는 학교에서 입학허가서를 받은 후 따로 신청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서류 제출한 후에 생체인식 등록을 하러 가야 했습니다. 관련해서는 네이버 블로그에 상세하게 나와 있는 게시물들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6) 파견교 소개
호주 멜버른은 인종 차별이 없고 치안이 좋아서 교환학생 및 유학생들이 살기 좋은 도시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다국적이라고 하기엔 중국인들이 체감상 과반수를 차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올해부터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듣기도 했습니다.
멜버른은 커피가 유명합니다. 개인적으로 멜버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 중 하나가 골목골목마다 다른 분위기를 가진 카페들을 매주 돌아다녀보면서 브런치를 즐겼던 것입니다. 다만 브런치 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침 일찍 시작해서 오후 3-4시쯤이면 문을 닫기 때문에 저녁에 갈 수 있는 카페가 적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멜버른이 날씨가 안 좋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비가 오더라도 폭우가 쏟아지는 날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별로 없었고, 가끔 오는 비는 현지인들은 그냥 맞고 다니는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하늘이 맑은 날이 훨씬 많고 공기가 좋아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았습니다.

호주 내에서 멜버른은 교육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명문 멜버른 대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납니다. 그러나 멜버른 대학교는 학교 문화가 거의 없는 학교입니다. 특히 대동제, 입실렌티, 응원오티, 합동응원전, 고연전 등 워낙 행사가 많은 고려대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더더욱 심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기 초에만 잠깐 오티나 파티가 크게 열렸었는데, 학기 중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학교와 시내가 매우 가깝고 조금만 벗어나도 바다나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도시와 자연을 둘 다 즐기기에 위치적으로 매우 좋습니다. 멜번 내에서 가볼만 한 곳으로는 퀸 빅토리아 마켓(수요일 야시장), 멜버른 박물관, 칼턴 가든스, 로열 아케이드, 블록 아케이드, 플린더스 스트리트 스테이션, 호지어 레인, 로열 보태닉 가든, 야라강, 사우스 뱅크, 유레카 타워 스카이덱, 크라운 카지노, 도크랜드, 멜버른 동물원, 세인트 킬다 비치, 브라이턴 비치 등이 있습니다.


7) 여행
저는 학기 중간 방학을 이용해 뉴질랜드 남섬(크라이스트처치, 레이크 테카포, 퀸스타운)을 다녀왔고, 학기 중에 틈틈이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그리고 멜번 근교(그레이트 오션 로드, 모닝턴 페닌슐라, 질롱, 퍼핑빌리, 필립 아일랜드) 등을 여행했습니다. 하지만 호주로 교환학생을 가실 예정이라면 여행은 개강 전이나 종강 후에 다니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생각보다 학업이 힘들고 땅이 넓어서 그런지 어디 한 번 가려고 해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