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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K] The University of Warwick 25-1 서지원

2025.08.06 Views 173 서지원

안녕하세요, 2025학년도 1학기 영국 Warwick University에 파견된 서지원입니다. 저도 교환을 준비할 때 여러 수기를 참고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 파견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이 학교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우선 저는 언어가 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어권 학교들을 선호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축구를 좋아하고, 예전에 영국 여행이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영국 학교들 위주로 지원했습니다. 선택할 수 있었던 영국 학교 중 Warwick이 경영대학으로 명성이 높았고, 런던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편이어서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Warwick University는 9월에 학기가 시작하며, 총 3학기로 운영됩니다. 저는 spring semester(1월~3월)에 파견되었는데요, 수강신청 안내는 11월 말에 받았습니다. 이때 과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안내도 함께 제공됩니다. 다만, 수업 시간은 따로 확인할 수 없었고, 수강신청은 12월 초에 진행되었습니다. 신청 이후에 학교 측에서 시간까지 포함된 시간표를 전달해줍니다. 저는 총 4과목을 수강했습니다.

모든 수업은 1주일에 한 번의 강의와 한 번의 세미나(토론/조별활동)로 구성됩니다. 수업은 별도의 출석 체크가 없고 녹화본이 모두 제공되어 실제 출석률은 낮습니다. 다만, 세미나는 출석을 하며 조별활동이 진행되니, 세미나 출석을 권장합니다.

[Images of Creativity]
창의성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세미나 활동이 다소 특이한데, 레고 놀이, 캠퍼스 산책 후 시 쓰기 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때 했던 수업들이 생각나며 동심을 찾을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다만 성취감이 있거나, 무언가를 많이 배워갈 수 있는 수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Strategy]
고려대에서 배우는 국제경영론의 심화 버전 같은 수업입니다. 국제 기업들의 전략에 대해 주로 배웁니다.

[Foundations of Entrepreneurship]
기업가 정신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매주 교수님의 팟캐스트를 듣고 후기를 남기는 과제가 있습니다. 과제, 수업, 세미나 모두 부담 없이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Design in Business]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시각 디자인 수업이 아니라, 비즈니스 프레임워크인 '디자인 씽킹'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디자인 씽킹을 적용해 서비스를 기획하는 팀플이 있습니다.

Warwick University는 모든 시험이 summer term(4월~6월)에 진행됩니다. (시험이 있는 과목은) Spring term만 듣는 교환학생의 경우 에세이 과제로 대체됩니다. 에세이는 논문 형식으로 3,000단어 정도 작성해야 하며, 기한은 종강 후 한 달 정도로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교환학생들은 전체 성적 100점 중 40점만 넘으면 pass이기 때문에 학업적 부담은 크지 않았습니다.

2) 기숙사
저는 저렴한 편(주 123파운드)에 속하는 Rootes에 배정받아 4월 말까지 거주했습니다. 사실 별 생각 없이 신청했는데, 교내에서 악명이 높은 기숙사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방은 각자 쓰지만 샤워실, 화장실(각각 3개씩), 주방을 12명이 함께 사용합니다. 주방은 조금 많이 더럽습니다. 저는 둔감한 편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깔끔한 성격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방에서는 룸메이트들이 모여 술 마시고 파티하는 문화가 있는데, 보통 주 1~2회 정도입니다. 룸메이트들과 친해지기에는 좋고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뒷정리가 잘 되지 않아 주방은 늘 엉망이었습니다. 그래도 매주 청소해주시는 직원 분이 계셔서 깔끔한 날도 있습니다. 이 분한테 혼날 수도 있는데, 매우 친절하십니다.

Rootes는 주로 신입생들이 쓰는 기숙사라 룸메이트들도 거의 다 신입생입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다소 와일드하고, 밤에 시끄럽거나 고성방가도 잦습니다. 기숙사를 선택할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Rootes가 교환학생들에게 추억을 쌓기에 가장 좋은 기숙사라고 생각합니다. 시설이 조금 낙후됐지만, 룸메이트들과 끈끈해질 수 있는 인간미 있는 기숙사입니다. 그리고 캠퍼스와 가장 가까운 기숙사 중 하나입니다.

a) 기숙사 정보 안내 및 신청 절차
교환학생 확정 후 기숙사 신청 안내 메일이 옵니다. Warwick에는 13개의 교내 기숙사가 있으며, 이 중 6개를 우선순위로 골라 신청하면 학교 측에서 최종 결과를 안내해줍니다. 교환학생들이 교내 기숙사로 배정받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 주변에도 교내 기숙사로 배정 받지 못해 대부분 외부 기숙사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기숙사를 신청하더라도 외부 기숙사 염두해두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교환학생들은 외부 기숙사에 사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가장 많이 거주하는 사설 기숙사는 ‘Albany Student Village’로, 최근에 지어져 교내 기숙사보다 시설이 훨씬 좋습니다. 다만, 학교까지는 버스로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깔끔한 신축 기숙사를 원한다면 Albany를 추천합니다. Albany에서 재밌는 모임들이 많기 때문에 albany에 사는 친구들이랑 친하게 지내시면 더 재밌는 교환 생활 하실 수 있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Buddy 프로그램은 따로 없습니다. 다만, 첫 주에 교환학생들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가 1~2번 있습니다. 이후에는 이런 공식적인 자리가 없으니, 꼭 참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때 만난 친구들과 가장 친해져 이 친구들과 대부분 교환생활을 보냈습니다.

동아리는 굉장히 다양하게 있습니다. 가입을 꼭 하지 않더라도 동아리 모임 정보를 알고 계시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Warwick Entrepreneurs라는 창업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활동은 많이 안했습니다. 그 외에 다양한 스포츠 동아리들도 잘되어 있습니다. 학기 초에 동아리들이 큰 행사들을 여는데 참여해보시면 재밌습니다.

학교 주변에 정말 뭐가 없어서 학교 내에 행사가 많이 열리는 편입니다. 학교에 있는 바에서는 매주 quiz night, Karaoke night이 있고 수요일 마다 학교 클럽에서 파티가 열립니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학교 바에서 축구를 틀어주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다양한 행사가 있어 심심하지 않게 재밌는 추억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코벤트리 시내에도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가 많이 열립니다.

영국 날씨는 변덕이 정말 심합니다. 저는 겨울인 1월에 갔는데 한국만큼 춥지는 않습니다(제일 추웠을 때가 영하 4~8도).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상 추운 날씨입니다. 무엇보다 비가 계속 왔다 그쳤다 합니다. 날씨도 흐린 날이 많습니다. 안 좋은 날씨가 반복되다가 어쩌다 한번 날씨가 정말 좋은 날이 있습니다. 10번 못해주다가 한번 잘해주는 느낌의 매력이 있는 영국 날씨입니다. 3월쯤부터 날씨가 풀리며 맑고 쨍쨍한 날씨가 좋은 날이 많아집니다. 1월에 파견 가시는 분들은 꼭 따뜻한 옷 챙기시고, 얇은 옷 많이 껴입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따로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교우회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c) 물가
체감상 한국의 2배 정도 비쌉니다. 외식 물가는 기본 20파운드는 생각하셔야 하며, 괜찮은 곳은 팁까지 추가됩니다. 영국답게 맛있는 음식을 먹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아무거나 잘 먹는 편인데, 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외식에 비해 식료품 가격은 비교적 저렴해서, 학교 내 식료품점이나 도보 20분 거리의 Tesco, Aldi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주로 사먹다가 돈도 많이 들고 맛도 없어서 최대한 해먹었습니다. 한식이 그리워질때는 tesco 근처에 seoul plaza라는 한인 마트가 있어서 애용했습니다. 학교 내에 있는 식당 중에는 panda mami라는 중식 뷔페가 있는데 엄청 맛있는건 아니지만 (영국치고) 가성비가 좋아서 추천드립니다.

교통비는 버스 한 번 타는데 2.5파운드였습니다. 런던까지 가는 비용은 버스는 한 14파운드, 기차로는 30파운드 정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본 물가가 한국보다 훨씬 비싸서, 별다른 걸 하지 않아도 돈이 빨리 녹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없었던 것 같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크게 준비할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갔을때는 안 그랬지만 이제는 영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ETA를 신청해야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교환중에 영국에 다시 입국할 때 신청했었는데 신청한 지 하루 안에 발급되었습니다. 발급은 빠르게 되지만 미리 준비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비자: 영국 교환학생은 따로 학생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필요도 없습니다. 6개월 이하 체류이기 때문에 여행자(Travel Visa) 신분으로 지냅니다.
보험: 해외여행 보험(마이뱅크 보험)을 가입하고 갔습니다. 학교 측에 서류를 제출해야합니다.

6) 파견교 소개
Warwick University의 경영대학(WBS)은 영국 내에서 손꼽히는 명문 경영대학입니다. 그만큼 교수님들과 학우분들이 매우 열정적입니다. 학교는 코벤트리라는 다소 외진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런던까지는 기차로 40~60분 정도 소요). 런던의 도시 생활을 원한다면 완전히 이상적이진 않을 수 있습니다. 코벤트리 도시는 치안이 좋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학교 캠퍼스는 코벤트리 시내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어, 캠퍼스 내에서는 매우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캠퍼스 주변에는 학교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습니다. 시내에 나가려면 20분 정도 이동해야 하고, 대신 캠퍼스 내에 카페, 식당, 식료품점, 미술관, 영화관, 바, 클럽 등 다양한 시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할 일이 많지 않아 친구들과 소소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덕분에 학교 친구들과 더욱 끈끈해질 수 있었습니다. 캠퍼스의 건물들은 현재적인 느낌이고 매우 큽니다. 캠퍼스 내에 공원과 호수가 많고 귀여운 동물들이 돌아다녀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의 캠퍼스로 날씨 좋은 날에 돌아다니기 좋습니다.

학기는 10주로 짧은 편입니다. 봄 학기는 3월 15일에 끝나고, 교환학생들은 보통 3월 말에 돌아갑니다. 저는 기숙사 계약이 4월 말까지여서, 봄 방학 동안 여행을 다녔습니다. 학교가 버밍엄 공항과 가까워 해외여행을 다니기도 편리했습니다. 저는 살다보니 coventry라는 곳에 정이 들어 여행을 엄청 많이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6개국 정도 갔다 왔는데, 많이 가는 친구들은 학기 중에도 많이 가고 학기 후에는 아예 유럽을 다 도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공항이 가까워서 그러기에 용이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종강 후에 교환때 알게 된 친구들이 사는 나라로 여행을 가는 것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7) 마치며
이번 교환학생 경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추억이 많은 시절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작년에 개인적으로 매우 바쁘고 여유 없었던 시기라 교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컸었는데, 그 이상으로 의미 있고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경영대학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혹시 Warwick을 고려하시는 분들에게는 저는 추천드립니다. 런던 같은 도시는 아니지만 city campus와는 또 다른 영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길 바랍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신 분들 jiwon6632@naver.com으로 연락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