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1. 수강신청 및 수업
이번 교환학기는 제게 두 번째 해외 교환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교환학생으로 유럽에 머물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의 국립대학에서 공부하고 생활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습니다. 같은 아시아임에도 국제 금융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배경과 구조,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어떤 모습일지 직접 현장에서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인턴십과 실무를 경험한 이후 학문적 성장을 다시 고민하면서, 국내보다는 보다 국제적인 환경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오는 것이 제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수강신청은 학교의 ‘EduRec’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며, 사전에 제공되는 수업 리스트와 수강 가능 학점을 참고하여 수강을 신청하게 됩니다. 수강신청 방식은 비교적 체계적이었고, 학교 측에서 사전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교환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자리를 충분히 고려해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수업별로 학점 제한이 있거나 사전 승인이 필요한 과목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큰 불편 없이 수강이 가능했습니다. 제가 들었던 주요 과목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① New Venture Creation
이번 학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수강했던 과목입니다. 단순한 창업 이론을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팀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해보는 실습형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은 금융 및 바이오 산업에서의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피드백을 주셨고, 강의 방식은 매우 수평적이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수업 중에는 교수님과의 1:1 미팅이나 팀별 컨설팅 시간이 자주 있었고, 학생들은 강요 없이도 자발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다듬고 사업성을 검토하면서 현실성 있는 창업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저 역시 벤처 생태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넓힐 수 있었습니다. 수업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쳤고,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친구들과의 협업은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② Marketing Strategy: Analysis and Practice
해당 과목은 단순히 마케팅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매주 전략 분석, 프레젠테이션, 피어 리뷰가 반복되는 수업이었습니다. 기존에 경영전략이나 마케팅 원론 과목을 이수했던 저에게는 전략을 보다 실용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였고, 매 수업마다 새로운 산업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다만 수업 스케줄은 다소 촘촘하고 과제량도 적지 않았습니다. 매주 팀 과제를 준비해야 했고, 교수님께서 세밀하게 커리큘럼을 계획하신 만큼 변동사항이 잦아 집중력이 요구되었습니다. 하지만 과목의 난이도와 학습량만큼이나 성취감도 컸으며, 전략적 사고 역량을 기르기에 매우 적합한 과목이었습니다. 실무에 가까운 마케팅 전략 프레임워크들을 익힐 수 있었고, 실제 기업의 브랜드 포지셔닝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해볼 수 있었습니다.
③ Product & Brand Management
해당 수업은 브랜드 경영 전략과 제품 개발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과목으로, 교수님의 유쾌하고 따뜻한 강의 스타일 덕분에 매 수업이 즐거웠습니다. 수업의 핵심은 이론 전달보다는 학생들의 경험 공유와 토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각자의 소비 경험이나 브랜드 인식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교수님이 이를 정리해주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강의 중간중간 ‘이 수업을 듣고 교환학생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하면서도 배움이 많은 분위기가 유지되었고,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과 브랜드에 대한 시각 차이를 느끼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④ Organisational Behaviour
조직행동론은 고려대학교에서도 필수 전공 과목으로 제공되는 수업이기에 비교적 익숙한 내용이었지만, NUS에서는 학문적 접근과 실무적 사례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강의와 튜토리얼로 구성되어 있었고, 튜토리얼은 격주로 진행되며 팀 프로젝트와 발표가 주요 평가 요소였습니다. 해당 수업은 팀 과제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팀원 간 협업이 중요하고, 튜토리얼 시간에 발표하지 않으면 점수를 받을 수 없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프로젝트 제출물도 단순 보고서가 아니라, 동영상 프레젠테이션 등 창의적인 형식을 요구하여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도 들을 수 있는 유사 수업이 많기에 여유가 된다면 다른 과목을 수강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⑤ South Asia in Singapore
싱가포르의 다문화적 특성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신청한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이 수업은 단순 강의 청강 형태가 아닌, 매 시간 팀 토론과 발표가 포함된 참여형 수업이었습니다. 팀 프로젝트, 그룹 보고서, 개인 과제 등 다양한 형태의 과제가 있어 학습량이 상당하였으나, 그만큼 주제에 대한 통찰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이끄신 교수님은 인도계이셨고, 인도 문화와 종교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깊이 있었습니다. 다만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다소 빠르게 느껴질 수 있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사회의 인종 간 관계와 다양성을 학문적으로 탐구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글로벌한 시각을 갖추는 데 유의미한 수업이었습니다.
2. 기숙사
한 학기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에서 머무는 공간이 곧 생활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기숙사 배정과 관련된 공지를 자주 확인하고 신청 기간도 놓치지 말고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행히도 유타운 내의 U Town Residence(UTR)에 배정받았으며, 교환학생 입장에서 가장 생활하기 편리한 곳이여서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U Town은 기숙사, 식당, 편의점, 체육관, 스터디 공간, 그리고 스타벅스 등 다양한 시설이 밀집된 NUS 내 자급자족형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학교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활용하면 경영대학까지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어 학업과 생활 모두에 최적화된 환경이었습니다.
UTR은 일반적으로 4인 1실 구조이며, 각 방마다 독립된 침실과 공용 거실, 욕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며, 룸메이트 간의 교류는 개인의 성향이나 운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기숙사 신청 절차는 NUS에서 안내하는 일정에 맞춰 이메일로 신청서를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메일이 스팸함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어 수시로 확인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UTR은 North Tower와 South Tower로 나뉘며, 13층 이하만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14층 이상은 에어컨이 없습니다. 싱가포르는 연중 고온다습한 기후이기 때문에, 에어컨 설치 여부는 생활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에어컨이 없는 방에 배정될 경우 Portable Aircon을 별도 비용을 내고 신청할 수는 있으나, 수량이 제한되어 사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숙사 입주 후 필요한 생필품과 침구류는 학교 내 Octobox, FairPrice, 혹은 학교에서 MRT로 10~20분 거리에 있는 IMM Mall이나 IKEA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학생들을 위한 할인 행사도 간혹 있어 편리하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NUS에는 UTR 외에도 여러 종류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RC4나 Tembusu College는 Residential College 형식으로, 학문과 생활을 통합한 공동체 기반의 생활을 지향하는 공간입니다. 공동 식사, 정기 모임, 세미나 참여 등이 필수인 경우도 있어 교류를 중요시하는 분들께 적합합니다. 반면 UTR은 비교적 독립적이고 조용한 분위기로, 자율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a)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NUS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도 ‘Buddy 프로그램’에 배정되었지만, 실제로 생활하면서 도우미 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요청하거나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거의 없었습니다. 싱가포르는 기본적으로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고, 도시 인프라나 시스템도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생활 전반에 걸쳐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공식적인 도우미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교류 기회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NUS Bizard Bulletin이라는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학내 주요 행사, 학생 주도 커뮤니티 활동, 문화 교류 모임 등 다양한 정보가 주기적으로 올라왔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만 해도 풍부한 교류를 경험할 수 있었기에, 도우미의 역할보다 오히려 자율적인 참여와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 싱가포르 고려대학교 교우회
교환학기 중 가장 뜻깊은 경험 중 하나는 싱가포르 고려대학교 교우회에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해외에서 만난 선배님들과의 교류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진로와 커리어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동기부여로 이어졌습니다. 해당 행사에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동 중인 선배님들을 만나게 되었고, 관심 있는 금융 및 컨설팅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우회 이후에는 몇몇 선배님들과 따로 식사 자리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나눈 대화는 앞으로 제가 어떤 경로를 선택해 나갈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c) 물가
많은 분들이 싱가포르의 물가에 대해 궁금해하시는데, 제 경험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전반적으로 서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학교 내 학식(Fine Food)은 평균 한 끼에 한화 7천 원에서 1만 원 정도로, 가성비가 매우 좋았습니다. 또 학교 외부의 일반 음식점이나 쇼핑몰 푸드코트도 선택 폭이 넓고 가격이 합리적이었습니다.
단, 외식 빈도가 높아지거나, 주말마다 중심가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한다면 체감 물가는 꽤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저는 시내까지 오고가는 것이 시간이 꽤 들어 기본적으로 학식을 자주 이용했고, 생활 필수품은 주변 쇼핑몰의 FairPrice Xtra 등에 방문해서 교환 초기에 모두 구비하였습니다. 통신비와 교통비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편이었고, 그랩(Grab)이나 MRT를 적절히 활용하면 부담 없이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기숙사 학식당이 정말 다양하고 Grab Food와 같이 배달도 활성화되어있어서 식물가에 크게 문재를 느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N/A
e) 분실물 안내
NUS 캠퍼스는 전반적으로 매우 안전한 환경이었고, 분실물이 생겨도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에 빠르게 찾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약 소지품을 잃어버렸을 경우, 가장 먼저 ‘NUS Lost and Found’ 웹사이트를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당 사이트는 하루에도 여러 번 업데이트되며, 직접 분실 신고도 가능합니다.
f) 여행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중심에 위치해 있어, 교환학기 동안 인근 국가를 여행하기에 매우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학기 중 리세스(중간 휴강 주간)와 기말고사 이후 시간을 활용해 호주(퍼스, 시드니, 멜버른), 베트남(하노이, 하장), 말레이시아(조호바루), 인도네시아(발리, 자바섬), 태국(방콕) 등을 다녀왔습니다. 또한 뉴욕과 한국을 오가는 일정도 중간에 있었는데, 이로 인해 전체적인 여행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매번의 여행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기숙사 배정과 수강신청, 비자 신청 등은 모두 정해진 포털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며, 신청 메일이 스팸함으로 가는 경우도 있으니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 요소가 포함된 경우가 많아, 메일을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을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현지에서 사용할 모바일 유심을 미리 준비하거나, 공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도착 당일 공항에서 유심을 바로 개통했는데, 교통 및 기숙사 입주 등 초반 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비자 발급과 관련해서 학기 초반에 싱가포르 이민국에서 학교를 방문하는 시기가 있는데, 이를 놓치면 따로 이민국에 방문해야해서 복잡해질 수 있으니 시기를 놓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의 학생비자에 해당하는 Student Pass(STP) 신청은 NUS에서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출국 전 싱가포르 이민국(ICA) 사이트에 계정을 등록한 후, 필요한 서류를 업로드하고 결제를 완료하면 초기 승인이 이뤄지고, 이후 학교 도착 후 현지에서 생체정보 등록 및 최종 카드 수령이 이루어집니다. 과정 자체는 복잡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절차는 학교 측에서 친절히 안내해주므로 안내 사항만 정확히 따르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저는 도착 후 몇 가지 행정 절차만 거쳐 무리 없이 학생비자를 수령하였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복사본과 스캔 파일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자를 수령한 이후에는 Long-Term Pass Holder로 분류되어, 싱가포르 입국 시 별도의 전용 입국 심사 라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주말 여행 후 복귀할 때 공항에서 빠르게 입국할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보험의 경우, 한국에서 가입한 국제 여행자보험(또는 유학생보험)의 보장 범위와 금액이 NUS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별도로 추가 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6. 파견교 소개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NUS)는 1905년에 설립된 싱가포르의 국립대학으로, QS 세계대학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아시아 최고의 대학 중 하나입니다. 학교는 싱가포르 남서부의 Kent Ridge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Circle Line을 통해 시내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유타운(U Town)을 포함한 다양한 기숙사 단지, 도서관, 스타트업 허브, 스포츠 시설 등이 집약되어 있어 단순한 ‘학교’를 넘어 하나의 ‘캠퍼스 Town’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경영대학(NUS Business School)은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으며, Finance, Accounting, Marketing, Analytics 등 다양한 세부 전공을 아우르는 커리큘럼을 제공합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수강하기 어려운 실무 중심 과목이나 지역 특화 과목들이 많아, 배움의 깊이와 폭을 동시에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또한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 금융기관 및 다국적 기업들과의 연계도 매우 활발하며, 학기 중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캠퍼스를 찾아와 채용설명회, 멘토링 세션, 케이스 컴피티션 등을 진행합니다. 저 역시 이 과정을 통해 금융업계 현지 트렌드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고, 실무와 학문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NUS에서의 학업은 단순히 ‘수업을 듣는’ 것을 넘어, 각국의 세계의 인재들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후배님들께 NUS는 확신을 가지고 추천드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지입니다.
이번 교환학기는 제게 두 번째 해외 교환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교환학생으로 유럽에 머물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의 국립대학에서 공부하고 생활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습니다. 같은 아시아임에도 국제 금융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배경과 구조,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어떤 모습일지 직접 현장에서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인턴십과 실무를 경험한 이후 학문적 성장을 다시 고민하면서, 국내보다는 보다 국제적인 환경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오는 것이 제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수강신청은 학교의 ‘EduRec’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며, 사전에 제공되는 수업 리스트와 수강 가능 학점을 참고하여 수강을 신청하게 됩니다. 수강신청 방식은 비교적 체계적이었고, 학교 측에서 사전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교환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자리를 충분히 고려해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수업별로 학점 제한이 있거나 사전 승인이 필요한 과목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큰 불편 없이 수강이 가능했습니다. 제가 들었던 주요 과목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① New Venture Creation
이번 학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수강했던 과목입니다. 단순한 창업 이론을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팀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해보는 실습형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은 금융 및 바이오 산업에서의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피드백을 주셨고, 강의 방식은 매우 수평적이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수업 중에는 교수님과의 1:1 미팅이나 팀별 컨설팅 시간이 자주 있었고, 학생들은 강요 없이도 자발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다듬고 사업성을 검토하면서 현실성 있는 창업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저 역시 벤처 생태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넓힐 수 있었습니다. 수업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쳤고,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친구들과의 협업은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② Marketing Strategy: Analysis and Practice
해당 과목은 단순히 마케팅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매주 전략 분석, 프레젠테이션, 피어 리뷰가 반복되는 수업이었습니다. 기존에 경영전략이나 마케팅 원론 과목을 이수했던 저에게는 전략을 보다 실용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였고, 매 수업마다 새로운 산업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다만 수업 스케줄은 다소 촘촘하고 과제량도 적지 않았습니다. 매주 팀 과제를 준비해야 했고, 교수님께서 세밀하게 커리큘럼을 계획하신 만큼 변동사항이 잦아 집중력이 요구되었습니다. 하지만 과목의 난이도와 학습량만큼이나 성취감도 컸으며, 전략적 사고 역량을 기르기에 매우 적합한 과목이었습니다. 실무에 가까운 마케팅 전략 프레임워크들을 익힐 수 있었고, 실제 기업의 브랜드 포지셔닝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해볼 수 있었습니다.
③ Product & Brand Management
해당 수업은 브랜드 경영 전략과 제품 개발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과목으로, 교수님의 유쾌하고 따뜻한 강의 스타일 덕분에 매 수업이 즐거웠습니다. 수업의 핵심은 이론 전달보다는 학생들의 경험 공유와 토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각자의 소비 경험이나 브랜드 인식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교수님이 이를 정리해주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강의 중간중간 ‘이 수업을 듣고 교환학생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하면서도 배움이 많은 분위기가 유지되었고,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과 브랜드에 대한 시각 차이를 느끼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④ Organisational Behaviour
조직행동론은 고려대학교에서도 필수 전공 과목으로 제공되는 수업이기에 비교적 익숙한 내용이었지만, NUS에서는 학문적 접근과 실무적 사례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강의와 튜토리얼로 구성되어 있었고, 튜토리얼은 격주로 진행되며 팀 프로젝트와 발표가 주요 평가 요소였습니다. 해당 수업은 팀 과제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팀원 간 협업이 중요하고, 튜토리얼 시간에 발표하지 않으면 점수를 받을 수 없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프로젝트 제출물도 단순 보고서가 아니라, 동영상 프레젠테이션 등 창의적인 형식을 요구하여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도 들을 수 있는 유사 수업이 많기에 여유가 된다면 다른 과목을 수강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⑤ South Asia in Singapore
싱가포르의 다문화적 특성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신청한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이 수업은 단순 강의 청강 형태가 아닌, 매 시간 팀 토론과 발표가 포함된 참여형 수업이었습니다. 팀 프로젝트, 그룹 보고서, 개인 과제 등 다양한 형태의 과제가 있어 학습량이 상당하였으나, 그만큼 주제에 대한 통찰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이끄신 교수님은 인도계이셨고, 인도 문화와 종교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깊이 있었습니다. 다만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다소 빠르게 느껴질 수 있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사회의 인종 간 관계와 다양성을 학문적으로 탐구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글로벌한 시각을 갖추는 데 유의미한 수업이었습니다.
2. 기숙사
한 학기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에서 머무는 공간이 곧 생활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기숙사 배정과 관련된 공지를 자주 확인하고 신청 기간도 놓치지 말고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행히도 유타운 내의 U Town Residence(UTR)에 배정받았으며, 교환학생 입장에서 가장 생활하기 편리한 곳이여서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U Town은 기숙사, 식당, 편의점, 체육관, 스터디 공간, 그리고 스타벅스 등 다양한 시설이 밀집된 NUS 내 자급자족형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학교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활용하면 경영대학까지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어 학업과 생활 모두에 최적화된 환경이었습니다.
UTR은 일반적으로 4인 1실 구조이며, 각 방마다 독립된 침실과 공용 거실, 욕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며, 룸메이트 간의 교류는 개인의 성향이나 운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기숙사 신청 절차는 NUS에서 안내하는 일정에 맞춰 이메일로 신청서를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메일이 스팸함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어 수시로 확인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UTR은 North Tower와 South Tower로 나뉘며, 13층 이하만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14층 이상은 에어컨이 없습니다. 싱가포르는 연중 고온다습한 기후이기 때문에, 에어컨 설치 여부는 생활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에어컨이 없는 방에 배정될 경우 Portable Aircon을 별도 비용을 내고 신청할 수는 있으나, 수량이 제한되어 사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숙사 입주 후 필요한 생필품과 침구류는 학교 내 Octobox, FairPrice, 혹은 학교에서 MRT로 10~20분 거리에 있는 IMM Mall이나 IKEA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학생들을 위한 할인 행사도 간혹 있어 편리하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NUS에는 UTR 외에도 여러 종류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RC4나 Tembusu College는 Residential College 형식으로, 학문과 생활을 통합한 공동체 기반의 생활을 지향하는 공간입니다. 공동 식사, 정기 모임, 세미나 참여 등이 필수인 경우도 있어 교류를 중요시하는 분들께 적합합니다. 반면 UTR은 비교적 독립적이고 조용한 분위기로, 자율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a)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NUS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도 ‘Buddy 프로그램’에 배정되었지만, 실제로 생활하면서 도우미 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요청하거나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거의 없었습니다. 싱가포르는 기본적으로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고, 도시 인프라나 시스템도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생활 전반에 걸쳐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공식적인 도우미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교류 기회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NUS Bizard Bulletin이라는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학내 주요 행사, 학생 주도 커뮤니티 활동, 문화 교류 모임 등 다양한 정보가 주기적으로 올라왔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만 해도 풍부한 교류를 경험할 수 있었기에, 도우미의 역할보다 오히려 자율적인 참여와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 싱가포르 고려대학교 교우회
교환학기 중 가장 뜻깊은 경험 중 하나는 싱가포르 고려대학교 교우회에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해외에서 만난 선배님들과의 교류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진로와 커리어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동기부여로 이어졌습니다. 해당 행사에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동 중인 선배님들을 만나게 되었고, 관심 있는 금융 및 컨설팅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우회 이후에는 몇몇 선배님들과 따로 식사 자리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나눈 대화는 앞으로 제가 어떤 경로를 선택해 나갈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c) 물가
많은 분들이 싱가포르의 물가에 대해 궁금해하시는데, 제 경험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전반적으로 서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학교 내 학식(Fine Food)은 평균 한 끼에 한화 7천 원에서 1만 원 정도로, 가성비가 매우 좋았습니다. 또 학교 외부의 일반 음식점이나 쇼핑몰 푸드코트도 선택 폭이 넓고 가격이 합리적이었습니다.
단, 외식 빈도가 높아지거나, 주말마다 중심가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한다면 체감 물가는 꽤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저는 시내까지 오고가는 것이 시간이 꽤 들어 기본적으로 학식을 자주 이용했고, 생활 필수품은 주변 쇼핑몰의 FairPrice Xtra 등에 방문해서 교환 초기에 모두 구비하였습니다. 통신비와 교통비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편이었고, 그랩(Grab)이나 MRT를 적절히 활용하면 부담 없이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기숙사 학식당이 정말 다양하고 Grab Food와 같이 배달도 활성화되어있어서 식물가에 크게 문재를 느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N/A
e) 분실물 안내
NUS 캠퍼스는 전반적으로 매우 안전한 환경이었고, 분실물이 생겨도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에 빠르게 찾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약 소지품을 잃어버렸을 경우, 가장 먼저 ‘NUS Lost and Found’ 웹사이트를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당 사이트는 하루에도 여러 번 업데이트되며, 직접 분실 신고도 가능합니다.
f) 여행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중심에 위치해 있어, 교환학기 동안 인근 국가를 여행하기에 매우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학기 중 리세스(중간 휴강 주간)와 기말고사 이후 시간을 활용해 호주(퍼스, 시드니, 멜버른), 베트남(하노이, 하장), 말레이시아(조호바루), 인도네시아(발리, 자바섬), 태국(방콕) 등을 다녀왔습니다. 또한 뉴욕과 한국을 오가는 일정도 중간에 있었는데, 이로 인해 전체적인 여행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매번의 여행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기숙사 배정과 수강신청, 비자 신청 등은 모두 정해진 포털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며, 신청 메일이 스팸함으로 가는 경우도 있으니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 요소가 포함된 경우가 많아, 메일을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을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현지에서 사용할 모바일 유심을 미리 준비하거나, 공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도착 당일 공항에서 유심을 바로 개통했는데, 교통 및 기숙사 입주 등 초반 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비자 발급과 관련해서 학기 초반에 싱가포르 이민국에서 학교를 방문하는 시기가 있는데, 이를 놓치면 따로 이민국에 방문해야해서 복잡해질 수 있으니 시기를 놓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의 학생비자에 해당하는 Student Pass(STP) 신청은 NUS에서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출국 전 싱가포르 이민국(ICA) 사이트에 계정을 등록한 후, 필요한 서류를 업로드하고 결제를 완료하면 초기 승인이 이뤄지고, 이후 학교 도착 후 현지에서 생체정보 등록 및 최종 카드 수령이 이루어집니다. 과정 자체는 복잡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절차는 학교 측에서 친절히 안내해주므로 안내 사항만 정확히 따르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저는 도착 후 몇 가지 행정 절차만 거쳐 무리 없이 학생비자를 수령하였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복사본과 스캔 파일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자를 수령한 이후에는 Long-Term Pass Holder로 분류되어, 싱가포르 입국 시 별도의 전용 입국 심사 라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주말 여행 후 복귀할 때 공항에서 빠르게 입국할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보험의 경우, 한국에서 가입한 국제 여행자보험(또는 유학생보험)의 보장 범위와 금액이 NUS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별도로 추가 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6. 파견교 소개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NUS)는 1905년에 설립된 싱가포르의 국립대학으로, QS 세계대학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아시아 최고의 대학 중 하나입니다. 학교는 싱가포르 남서부의 Kent Ridge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Circle Line을 통해 시내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유타운(U Town)을 포함한 다양한 기숙사 단지, 도서관, 스타트업 허브, 스포츠 시설 등이 집약되어 있어 단순한 ‘학교’를 넘어 하나의 ‘캠퍼스 Town’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경영대학(NUS Business School)은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으며, Finance, Accounting, Marketing, Analytics 등 다양한 세부 전공을 아우르는 커리큘럼을 제공합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수강하기 어려운 실무 중심 과목이나 지역 특화 과목들이 많아, 배움의 깊이와 폭을 동시에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또한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 금융기관 및 다국적 기업들과의 연계도 매우 활발하며, 학기 중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캠퍼스를 찾아와 채용설명회, 멘토링 세션, 케이스 컴피티션 등을 진행합니다. 저 역시 이 과정을 통해 금융업계 현지 트렌드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고, 실무와 학문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NUS에서의 학업은 단순히 ‘수업을 듣는’ 것을 넘어, 각국의 세계의 인재들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후배님들께 NUS는 확신을 가지고 추천드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