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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Australia] University of Melbourne 24-1 조이원

2024.08.06 Views 397 조이원


안녕하세요. 2024년 1학기 호주의 University of Melbourne으로 파견을 다녀온 20학번 조이원입니다.

따로 언어를 배우고 싶지 않아 영어권 위주의 대학교를 찾다가 추운 한국에서 도피할 수 있는 따뜻한 나라인 호주로 교환을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처럼 도시적인 풍경에 지친 상태였기 때문에 예술적인 도시인 멜버른을 선택했고, 지난 6개월간 멜버른에 살면서 이곳에서 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한 교환 경험을 안겨준 장소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학우분들이 호주로 파견을 나가지 않는 것 같아 속상했기에, 저의 체험 수기를 통해 호주로 파견을 나가는 학우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기본적으로 멜버른 대학교의 강의는 Lecture와 Tutorial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Lecture는 교수님이 직접 진행하는 강의, 즉 우리가 학교에서 듣는 수업을 의미하고, Tutorial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끼리 소규모로 모여 조교님과 함께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Lecture는 출석 체크 없이 실시간으로 온라인 송출과 동시에 녹화본이 남겨지지만, Tutorial은 출석 체크를 따로 하기 때문에 3번 이상 결석하게 되면 F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1차 멜버른 대학교에서 ‘Lecture’를 Plan을 보내줍니다. 여기서 본인이 수강하고자 하는 수업을 적어서 내면 됩니다. 과목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Course Handbook에 있으니 참고하여 하면 됩니다. 간혹 선수강과목 (prerequisite)을 요구하는 수업이 있는데 이러한 정보 역시 handbook에 나와 있으며, 학교 측에서 prerequisite을 수강했다는 것을 해당 수업 syllabus를 첨부하여 인증하는 엑셀 파일을 따로 보내줍니다. 고려대학교와는 달리 수강 신청이 주어진 기간에 선착순으로 신청이 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study plan을 제출하는 기간 동안 handbook과 체험수기를 참고하시면서 꼼꼼히 알아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드랍제도 역시 하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수업마다 드랍이 가능한 기간이 다르기에 그 전에만 드랍을 하신다면 문제가 없고, 이 기간은 수업마다 handbook에 기재가 되어 있습니다.

Tutorial은 반대로 분반이 굉장히 많고, 조교님과 강의실 위치도 다 다르기 때문에 저희가 평소에 시간표를 짜는 것처럼 시간과 장소를 고려해서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Tutorial 신청은 학기가 시작되기 전 멜버른 대학교 포털을 통해 하고, 1위부터 10위까지 순서를 정해 신청을 하면 학교 측에서 겹치지 않게 시간표를 짜줍니다. 혹여나 tutorial 분반을 바꾸고 싶다면 가능한 기간 내에는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팀플이 있는 수업은 1주차 때부터 팀원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늦지 않게 바꾸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래는 제가 들었던 수업들입니다.

I. Brand Management (MKTG20006)

저는 고려대학교에서도 브랜딩 학회에서 활동할 정도로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 큰 기대를 안고 수강한 수업입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브랜딩을 바라볼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지만, 브랜딩의 실무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굉장히 열정적이고 스토리텔링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시지만 시험 자체는 이론 위주여서 공부할 때는 교재 암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Tutorial 때는 실제 사례를 많이 다루는데, 제가 호주 브랜드를 잘 몰라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호주 브랜드에 익숙해지면서 이 부분이 크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II. Consumer Culture, Media and Lifestyle (CULS20014)

광고나 디지털 마케팅에 관련된 소비자 행동론이라고 생각하고 신청한 수업인데, 경영학적 관점으로 소비자를 분석하는 것이 아닌 미디어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 과정을 굉장히 철학적이고 인권에 관한 대화로 풀기 때문에 페미니즘과 인종차별 등의 사회적 문제에 무관심한 학우분들은 듣는 걸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는 예상하지 못하고 수강하게 되었지만, 색다름을 느끼고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III. Beer Styles and Sensory Analysis (FOOD10001)

술을 좋아하는 학우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수강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말 그대로 맥주에 대해 배우고, 발효 과정부터 직접 맛을 보는 실습 수업까지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맥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수업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외울 것도 많고, 맥주 블라인드 시험도 보기 때문에 본인이 후각이나 미각이 많이 둔하다면 더 어렵게 느껴질 겁니다. 전공 수업보다 할 일이 더 많다고 느껴진 수업이었지만, 덕분에 브루어리 투어도 다녀오고, 이제는 맥주를 알고 마시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들은 걸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특히 고려대에서는 아예 접할 수 없는 수업이기 때문에 색다른 수업을 듣고 싶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학교에서 기숙사 관련 이메일을 먼저 보내줍니다. 멜버른 대학교 기숙사와 파트너 기숙사인 Unilodge Lincoln House는 학교 기숙사 홈페이지에서 찾고 신청하면 됩니다.

학교 기숙사들이 학교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에 위치적으로는 좋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수납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어 사설 기숙사를 따로 알아봤습니다. 멜버른에서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설 기숙사들은 Scape, Iglu, Unilodge 등이 있지만 제가 알아봤을 때는 가격이 괜찮은 방은 이미 다 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amberstudent.com을 통해 기숙사 계약을 했습니다. 이 웹사이트는 호주의 기숙사를 모아둔 곳이고, 기숙사랑 직접적으로 계약을 하는 게 아닌 여기 매니저를 통해 계약을 하게 됩니다. 믿을 만한 곳이지만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비추하기 때문에, 여기서 기숙사를 알아보시고 따로 공식 홈페이지에 직접 계약을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멜버른 대학교는 센트럴에서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학교와의 거리가 더 중요하면 근처로 알아보시고, 생활의 편리성이 더 중요하면 센트럴로 알아보시면 됩니다. 저는 학교랑 무조건 가까운 게 중요해서 amberstudent를 통해 Dwell Village라는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한 달 월세는 거의 200만 원(KRW)이었고, 룸메이트 두 명과 저희 부엌과 화장실이 있어서 편했습니다. 제가 수업을 듣는 건물은 기숙사에서 도보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수업 15분 전에 일어나서 수업을 가도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멜버른 대학교는 엄청 넓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건물에서 수업을 가장 많이 듣는지 위치를 파악하고 알아보는 게 편합니다. Dwell Village는 가성비가 괜찮았지만 시설 자체가 깔끔하진 않고, 일처리가 빠른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기숙사 후보가 있다면 다른 데를 고려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사설 기숙사는 많지만 그만큼 외국 대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기숙사부터 알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그외의 쉐어하우스는 찾아보면 다양한 사이트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룸메를 구해서 같이 사는 방법이 있고 한인만 받는 쉐어하우스도 있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교환학생 동아리 MUSEX가 있지만, 쿱스 버디처럼 같이 활동하는건 없습니다. 도우미 프로그램이라기 보단 다른 교환학생을 만날 수 있는 이벤트정도만 열어줍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따로 교우회를 보진 못 했고, 대신 MUKSS라는 한인회가 있습니다. 교환학생들도 편하게 가입 가능하니 다른 한인분들을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은 가입을 추천드립니다.

c) 물가

호주는 물가가 비싼 편입니다. 외식 비용이 생각보다 부담이 많이 됐고, 인당 기본적으로 $15~$20 나왔습니다 (~20,000원). 커피가 유명한 도시라 커피를 자주 마셨는데, 보통 $6에서 시작한다는 점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호주는 장보는 게 상대적으로 많이 싸기 때문에, 돈을 아껴야 할 때에는 외식 대신에 Woolworths, Aldi, Coles 등에서 장을 보는 걸 추천드리고, 이 중에서 Aldi가 가장 저렴했던 것 같습니다. 대량 구매를 하는 경우에는 앱으로도 배송이 가능하니, 미리 알아보고 필요한 앱을 다운받아서 가면 편합니다. 학교 근처에 대형 한인마트인 KT Mart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한국 식품이 있을 때면 가서 구매하시면 됩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기억상 학교측에서 따로 장학금 혜택에 관련된 이메일이나 공지사항은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옷: 멜버른은 날씨가 악명 높기로 유명합니다. 겨울에는 비가 시도 때도 없이 오고 바람도 엄청 불기 때문에 우산은 필수고, 두꺼운 패딩보다는 바람막이 같은 경량 패딩을 챙기는 걸 추천드립니다. 대신 여름에는 습기 없이 40도까지 올라가서 햇빛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얇은 겉옷도 추천드립니다. 짐이 많아질까 걱정이 되시면 멜버른에서 쇼핑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H&M, Zara, Cotton On (호주 브랜드)등의 진입장벽이 낮은 브랜드도 많았고, 빈티지나 구제옷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도 굉장히 많습니다. 싸게 만원대로도 옷을 구매하실 수 있기 때문에 옷이 없을까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유심: 저는 공항에서 유심을 하려다가 에러가 생겨서 센트럴에 있는 Optus에 친구랑 1+1 학생 할인을 받아서 사용했고, 데이터도 충분하고 국제 전화도 무제한이었습니다. 가서 본인이 교환학생이고 몇 달 정도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면 알아서 가장 가성비 좋은 걸로 해줍니다.

계좌: 저는 현지 계좌를 개설했지만 친구들이랑 정산 외에는 대부분 트래블 월렛을 썼습니다 (수수료 없이 충전 가능해서). 대신 현지 계좌가 있으면 애플 페이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개설을 추천드립니다.

중요사항: 호주는 위에 언급했듯이 햇빛이 굉장히 강합니다. 한국이랑은 차원이 다른 수준의 뜨거움이기 때문에 선글라스랑 선크림은 필수입니다. 몸에 바르는 선크림은 호주의 드럭스토어인 “Chemist Warehouse”에서 사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외: 건강 우려 때문에 약을 많이 챙겨가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호주 약은 워낙 유명해서 한국 약보다 훨씬 잘 들었습니다. 저는 초반이랑 후반에 많이 아팠는데 가져간 타이레놀보다 Chemist Warehouse에서 산 약들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짐을 줄이고 싶으시다면 복용해야 하는 약 이외의 것들은 굳이 안 챙겨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저는 멜버른 대학교에서 안내해준 Bupa OSHC에 가입을 했고, 개강 전보다 훨씬 일찍 출국하게 되어 기간을 바꾸느라 애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험 기간을 잘 확인해주시면 문제 없으실 겁니다. 비자 신청은 과정 자체가 어렵진 않지만 질문이 되게 많아 여유롭게 준비하시고, 신체 검사 역시 예약이 빨리 차기 때문에 바로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6) 파견교 소개

멜버른 대학교는 정말 눈이 즐거운 곳입니다.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멜버른 대학교만이 유일하게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대학들은 회사 빌딩처럼 되어 있는 반면, 이곳은 고급스럽고 앤티크한 건물 디자인과 넓은 잔디밭이 많아 학생들이 날씨 좋은 날 편안히 누워 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멜버른 자체가 다문화 도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는 제가 교환학생으로 왔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무료 음식 및 재료 제공 프로그램도 있고, 교내에 카페와 식당이 많아 굳이 밖에 나가지 않고도 쉽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들도 열정적이셨고, tutorial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조교 및 다른 학우들과 함께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7) 이외

아래는 추가적으로 알고 계시면 좋은 정보들입니다.

a)여행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시드니, 브리즈번(골드코스트 포함), 그리고 퍼스를 주로 방문합니다. 비행기표가 크게 비싸지 않고, 시드니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은 여행하기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종강 후나 Easter Break 주간에 다녀오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퍼스의 쿼카는 정말 귀엽습니다!)

호주는 차 없이 여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마이리얼트립과 같은 플랫폼에서 투어를 신청해 다녔습니다. 가격 대비 매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 잘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1월에 미리 친구와 함께 호주를 한 달 동안 여행했고, 이스터 브레이크 때는 뉴질랜드를 다녀왔습니다. 자연을 좋아하신다면 뉴질랜드는 무조건 추천드립니다. 단,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역시 투어를 통해 가셔야 합니다.

b) 벌레

호주는 벌레로 악명이 높지만, 생각보다 도심에서는 미디어에 보이는 것만큼 벌레가 많지 않습니다. 벌레 때문에 호주 여행을 꺼리는 주변인들에게는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대도시에서는 큰 거미나 야생동물을 마주칠 일이 매우 드물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집을 오래 비울 경우 귀뚜라미 정도는 기숙사에 들어올 수 있으니, 꼭 가자마자 벌레 퇴치약을 구비해 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c) 병원

저는 교환을 가서 꽤 심하게 아팠던 경험이 있습니다. 힘든 시간을 겪었던 만큼, 멜버른으로 파견 가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적어봅니다. 큰 병이 아니라 일반적인 몸살에 걸리신 경우에는 비싼 병원보다는 좋은 약을 사서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병원을 가야 한다면, 한국과는 다르게 GP(General Practitioner)와 예약 후 만나야 하고, 증상이 심각하다면 의사와 연결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처에 GP가 있는지 확인하고, 예약을 최대한 빨리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몸살이 걸렸었지만, 예약이 꽉 차서 다음 날 오후에야 한인 GP를 겨우 만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