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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Germany] University of Mannheim 24-1 고유경

2024.08.02 Views 204 고유경

안녕하세요. 24학년 1학기에 독일 만하임대학교에 파견을 갔다 온 21학번 고유경입니다.
독일은 차가워 보이지만 따뜻한, 은근한 매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각 지역마다 다른 분위기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다양성, 그 점도 독일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프랑스만큼 화려하거나, 스위스만큼 웅장한 자연이 있거나, 이탈리아처럼 맛있는 음식이 많지는 않지만, 여행자들이 아직 미처 모르는 미지의 매력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알다가도 모르겠는 문화와 사람들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투박하기도 하면서 담백하고 균형을 중시하는 독일만의 아름다움을 여러분도 발견하시기를 바랍니다.
만하임이라는 도시는 솔직히 말하면 독일 도시들 중 아름다운 편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중심지이고 이민자들이 많은 도시라 (터키, 중동 사람들이 체감상 절반은 되는 것 같습니다) 늘 바쁘고 유동인구가 많은, 꽤 큰 도시입니다. 제가 다녀왔을 때에는 이민자들이 더욱 늘어나 정치적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도시 계획이 반듯하고 편리하게 되어 있으며 중앙역에서 프랑크푸르트나 하이델베르크 베를린 등 기차편이 많아 도시간 이동이 수월한 편입니다. 또한 웬만한 물품들은 시내에서 전부 살 수 있을 정도로 쇼핑몰과 상점들이 많았습니다. 하이델베르크 친구들도 놀거나 쇼핑할 때에는 가끔 만하임에 온다고 할 정도로 만하임이 인근 지역에서 주변 도시들보다 크고 복잡한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수강신청은 portal2라는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관련해서 학기 초에 공지사항도 올라오고 이메일도 보내주니 잘 확인해 보시고 따라서 하시면 어렵지 않게 진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독일어와 독일 문화 수업은 30유로 정도의 수업비를 내고 따로 신청을 하면 들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6개 과목을 들었습니다. 매주 수업이 있는 독일어 수업, Investments and Asset pricing, 교양 수준의 철학 과목 하나와, 단기간에 수업이 끝나는 intensive course를 3개 들었습니다. 수강신청과 달리 시험신청을 따로 하셔야 해서, 이메일로 안내되는 시험신청 내용 잘 정독하시고 기간 맞춰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시험을 보고 싶지 않은 과목은 신청을 안 하면 성적표에 표기되지 않기에, 학생들에게 선택권이 더욱 많은 것 같아 좋았습니다.
- Investments and Asset pricing: 재무관리와 투자론까지의 내용을 커버합니다. 매주 교수님의 강의 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exercise라는 튜토리얼을 참가해야 했습니다. 매주 제공되는 문제를 풀고 exercise에 참여해야 의미가 있기에 시간 투자가 꽤 필요한 과목이었지만, 중간중간 빠뜨린 개념들을 잘 설명해주시기에 개인적으로 유익했습니다. 대형강의라서 학생과 교수 간 소통이 어려웠지만, 교수님과 조교님들의 강의력이 좋아 만족스러웠던 강의입니다.
- German language course beginner A1.2: 매주 월요일, 수요일 1시 즈음 수업이 있었습니다. 수업을 3번 이상 빠지면 안 되기에 열심히 출석해야 합니다. 사실 이 수업 때문에 여행을 계획하는 데에는 애를 먹었지만 제가 들은 수업들 중 가장 부담 없이 친구 만나러 가듯 수강한 수업이었습니다. 독일어 교재 중심으로 진도를 많이 나가지는 않지만, 수업에서 교수님의 독일어를 들으면서 귀가 조금은 트인 것 같습니다.
- International Finance: 6일 정도 풀로 수업을 하고, 환 시장과 선물옵션의 개념을 다룬 수업입니다. 수업평가가 팀프로젝트 보고서로만 구성되어 있기에 수업 내용을 완전히 숙지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원리와 개념은 알아야 보고서를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무 배경지식이 아예 없는 분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이 많이 안다고 가정하시고 진도를 빠르게 나가셔서 조금 어렵고 재미없는 강의였습니다.
- CEO perspective of ESG: 수업 2일, 발표평가 1일로 총 3일 동안 진행된 intensive course입니다. 독일 정규학생들이 절반 정도 되었고 30명 이내의 소규모로 진행된 수업이었는데, 학생들의 수준이 꽤 높고 수업 참여가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첫 이틀 동안 esg를 재무적으로 실무적으로 설명하고 학생들은 중간중간 질문하고 의견을 표명하며 수업참여를 합니다. 이후 1주일간 자율적으로 팀프로젝트를 한 후, 마지막 날 팀별로 발표를 합니다. 발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 Marketing Management decisions: 3일 동안 수업을 하고 학기말에 시험을 봅니다. 마케팅의 목적부터 정의한 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들을 마케팅 이론들로 설명해 나갑니다. 수업이 재미있진 않았지만 내용이 흥미로웠고, 시험도 부담이 없어 덕을 많이 본 과목입니다.
- Epistemology: 인식론과 관련한 철학 논문들을 바탕으로 강의하십니다. 초반에는 철학에 대한 기반이 없어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교수님께서 이를 배려해주시고 어려운 부분을 풀어 설명해 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간이 지니는 ‘지식’이란 무엇인지, 그 정의에서부터 시작해 데카르트, 현대철학자들 등 학자들의 다양한 논의를 살펴보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철학전공은 아니었으나 교수님의 설명이 좋아 굉장히 흥미롭게 들은 수업이었습니다. 매주 페이퍼 하나를 읽어가야 하기에 조금 부담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시험은 일정상 보지 못했으나 보고서 작성 혹은 구술 시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학교 기숙사가 아닌 사설 기숙사 또는 off-campus 시설을 이용한 경우도 해당 내용을 적어주세요)
저는 울멘벡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랜덤 또는 선착순으로 배정을 해주는 것 같은데 좋은 플랫이 걸리느냐는 결국 운인 것 같습니다. 좋은 플랫메이트와, 깨끗하고 정리정돈된 플랫에 가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저의 경우 플랫메이트들은 괜찮았으나 플랫이 매우 오래되고 청소가 안된 곳이었습니다. 첫 한 달은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낸 것 같을 정도로 매우 더러웠습니다. Haus 42와 43이 비교적 낙후된 것 같았고, 2, 1은 꽤 깨끗했던 것 같습니다. 하우스와 플랫 간 차이가 심한 것 같으니 신청할 때 요청사항을 자세히 적거나 교체 문의를 일찍 잘 해보시길 권장합니다. 하펜과 b7도 친구들이 초대해 줘서 가봤었는데 울멘벡보다 비교적 넓고 시설이 깔끔했습니다. 그렇지만 울멘벡이라는 동네가 평화롭고 한적하고, 마트와 공원이 가까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무엇보다 교환학생 친구들은 대부분 울멘벡에 많이 거주하기에 친구들과 만나 놀기에도 편했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아는 바가 없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ESN visum mannheim이라는 단체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이니셔티브입니다. 거의 매주 만하임 교환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파티가 있고 초반에 자주 참여하셔서 친구들을 사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도 ESN 활동들을 통해 많은 외국인 친구들과 친해지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ESN에서 버디도 매칭을 해주는데, 저의 경우 버디로 다른 교환학생과 잘못 매칭되는 등 시스템상 오류가 계속 있어 제대로 된 버디 매칭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버디 공급이 적어 매칭이 어려운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아는 바가 없습니다.
c) 물가
아주 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한국보다 많이 비싸지도 않습니다. 특히 슈퍼마켓에서 장보는 물가는 한국보다 매우 저렴하고 가성비도 좋습니다. 한국의 다이소처럼 Woolworth나 tedi와 같은 매장들에서 생활용품들은 저렴하게 구하실 수 있고, dm에서 화장품이나 스킨헤어 제품을 싸게 사실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이나 카페 비용이 한국에 비해 많이 비싼 편이라, 학생들도 공부는 도서관에서 하고 친구들과 놀 때도 야외나 친구네 집에서 노는 편인 것 같습니다. 레스토랑의 경우 2024년 기준으로 한 접시당 평균 20유로~30유로 정도, 음료나 물은 2.5 이상으로 지불했던 것 같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아는 바가 없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너무 많은 것을 챙겨가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 미리 사온다고 짐과 씨름하고 공항에서 수하물 무게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아낀 돈으로 독일 와서 새롭게 물품들을 장만하는 것이 편할 겁니다. 특히 만하임은 시내가 거대한 쇼핑센터이기 때문에 웬만한 물건들은 다 구하실 수 있습니다. 옷의 경우 사이즈가 안 맞을 수 있으니 잘 챙겨 오시면 편하지만 만하임에도 쇼핑할 옷 매장들이 많으니 덜 챙겨오셔도 괜찮습니다. 외국인 친구들 줄 선물들(한국적인 물품들)은 자리가 있다면 챙겨 오시길 권합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TK 공보험을 들었습니다. 담당자 분과의 소통이 편리하고, 보험을 잘 활용하면 여러 백신 접종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비자를 출국 전에 받지 않고, 독일 도착 후 Residence permit을 받았습니다. 악명 높은 레지던스 퍼밋을 통과하기 위해 한국에서부터 관련 서류들을 미리 준비해 독일에서 신청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도착했을 때에는 외국인청에서 새로운 공지를 내려 온라인으로 간소화된 서류들만 제출하라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독일 도착 후 시청(K7)에 가서 안멜둥을 한 후, 제출하라는 서류들을 온라인 폼을 통해 제출했습니다. 이후 한 달 정도 뒤에 이메일로 테어민이 잡혔으니 시간 맞춰서 오라고 전달받았습니다. 저는 운이 좋은 경우였으나 담당자에 따라 결과가 다른 것 같습니다. 혹시 연락이 안 와 급한 상태에 처하신다면 독일 직원들은 아날로그를 좋아하니 편지함에 우편으로 모든 관련 서류들을 정리하고 정성스러운 편지를 작성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류 프린트는 T1에 있는 dm 매장에서 하시는게 가장 빠릅니다.)
6) 파견교 소개
만하임 대학교는 경영 경제 분야로 명성이 높은 학교입니다. 실제로 수업을 들어보니 정규학생을 비롯하여 교환학생 친구들의 수준도 매우 높았고, 전반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에 놀랍도록 자리가 없는 것을 볼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만큼 놀 때는 확실히 놀고 즐기는 분위기가 있어, 따분하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종종 목요일에는 학교 광장에서 슈네켄호프 파티를 열기도 하고, ESN 단체에서도 매주 교환학생을 위한 파티와 활동들을 기획해 줍니다.
파견 전 저의 목표는 단순히 여행을 많이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파견이 되고 나니 오로지 여행만 정신없이 다니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싶어 졌습니다. 물론 그 목표들을 모두 완벽히 이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대 이상의 것들을 얻었고, 직감을 믿고 그때 그때 순간에 충실했기에 후회 없이 행복했던 기억들만 남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지고 인연을 쌓으며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해 볼 수 없는 추억들을 쌓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독일 친구네 집에 초대받아 독일 가족의 문화도 엿보고, 스위스 친구의 집에서 온갖 종류의 치즈를 먹어 보기도 하고,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보러 갔다가 그 앞 호수에서 즉흥적으로 단체로 입수해 보기도 하고.. 이렇게 수많은 낭만 가득한 기억들이 앞으로도 살아가는 데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건강하게, 독일의 낭만을 한껏 가득 즐기고 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