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24년 1학기 미국 Georgia State University(GSU)로 교환을 다녀온 최혜온입니다.
1. 파견교 소개
GSU는 조지아 주의 주립대학으로, 주도(主都)인 애틀랜타에 위치해 있습니다. 애틀랜타 중에서도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어 교통 및 인프라가 정말 좋았습니다. Marta라는 지하철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주말에 이곳저곳 놀러가기 용이했고, 월마트/타겟/트레이더조 등 굵직한 마트들도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으로 20-50분이면 편하게 오고갈 수 있었습니다. 국제공항도 캠퍼스에서 가깝고 직통 노선이 있어 숙소에서 30-40분 만에 터미널 도착이 가능했습니다. 다운타운에 즐비한 Skyscraper도 하나의 매력이었는데요, 유명 호텔과 지사가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어서 기숙사 뷰가 참 예뻤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시만의 빠르고 효율적인 시스템뿐 아니라 도회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정말 만족스러운 생활지였습니다. 다만, GSU는 별도의 캠퍼스 없이 도시 전체에 강의실이 산재되어 있다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뉴욕 맨하탄 곳곳에서 NYU의 학과별 건물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GSU의 캠퍼스도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대학 특유의 팬시한 캠퍼스와 파티 라이프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는 비추드립니다. 학교를 하나로 아우르는 캠퍼스 공간이 없다는 점과 미 동남부 지역의 개인주의적 특성이 맞물려, 학생들은 술과 유흥, 그리고 여럿이 어울려 노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혼자서 다니거나 2-3명이서 조용히 이야기하는 편이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빠르게 집이나 기숙사로 귀가해 혼자만의/가족과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선호합니다. Frarernity에 속한 남학우들이 하우스 파티를 즐기기는 하지만, 이 또한 '모임'의 개념이어서 1달에 1번 꼴로 (의무적인 차원에서) 뭉칩니다. 학교에서 제가 만난 현지 친구들은 미디어에서 비추어지는 서부의 파티스쿨 모습을 보며 "우리와는 달라" 하며 선을 긋곤 했으며, 서부 사람들과 동부 사람들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은 매우 다르다고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동부 내에서도 각 지역마다 특성이 매우 다르긴 합니다. 애틀랜타 사람들이 유독 쿨하고 개인주의적인 것 같습니다.) 1학년들도 과제와 시험을 매우 중시하며 4학년은 링크드인 관리나 인턴 따기에 몰두하는 등 본인의 커리어와 목표 달성을 매우 중시하는 면모를 많이많이 보여줍니다. (자신의 일이 최우선이라서, 과제가 갑자기 생기거나 시간 내에 다 끝내지 못했을 경우에는 약속 취소도 빈번합니다.) 따라서 평소 미국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시는지 곰곰이 생각해본 후, 지역별 특징과 본인의 성향을 잘 고려하여 최적의 파견교를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파견 직전 한 학기 내내 메일로 여러가지 안내 사항이 옵니다. 해당 설명에 따라서 수강신청/기숙사 신청/밀플랜 신청/보험료 납부 등등 교환생활에 필수적인 여러 행정 절차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메일 답장이 느려서 조금 답답할 수도 있고, 간혹 중요한 공지사항이 누락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같이 파견가는 학우분들과 진행 현황을 수시로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1) Business Analysis (3학점, 전공선택)
수업 시간에 직접 엑셀을 쓰며 BA의 전반적인 이론을 다뤄볼 수 있는 유익한 수업입니다. 엑셀의 여러 함수를 차근차근 알려주시고 매 수업마다 실습도 해서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매주 온라인 강의 시청 및 퀴즈 풀기, 엑셀 과제 제출을 해야 하며 이에 더불어 3번의 개인 프로젝트 과제, 3번의 시험도 있어서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서인지 주차별 진도가 밀리는 일 없이 차근차근 즐겁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Consumer Behavior (3학점, 전공선택)
우리 학교의 '소비자행동'에 해당하는 전공 수업입니다. 총 3시간의 수업 시간은 [연사님 초청 강연+간단한 이론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Visa, AMA, Hothouse 등 유명 기업과 마케팅 컨설팅 펌에 재직 중인 연사님들이 와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시고는 '링크드인 맞팔/이메일 교환/댓글 달기 타임'을 갖습니다. 미국 취업의 경우 링크드인 관리와 인맥 연결이 가장 중요한 만큼, 학교 차원에서 이러한 커뮤니티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본 수업은 정말 짧고 간단하게 진행되며, 연사 특강이 없을 때에는 휴강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2-3주에 한 번 꼴로 개인 과제를 제출해야 하며(PPT 제작 및 발표 영상 촬영), 매 수업마다 팀별 토론, 기말 팀플도 있습니다. 대신에 시험은 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미국 취업 및 인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네트워크 형성 차원에서 추천드립니다!
3) Art From Renaissance - Present (3학점, 교양)
미대 전공선택 과목이지만 저에게는 교양으로 인정된 수업입니다. 르네상스부터 현재까지의 미술사를 굵직한 작가와 예술 작품 중심으로 배우는 수업으로, 교수님의 강의력이 뛰어나셔서 한 학기 내내 엄청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한 학기에 4번의 시험을 보며, 작품별로 [작가-작품명-제작연도-표현기법-역사적 배경-기타 특징]을 암기해야 합니다. 슬라이드 스피드퀴즈와 4지선다 객관식 형태로 매 시험 50문항이 출제되는데, 시험 형식이 독특해서 재미있었습니다. 미국 여행을 하다 보면 각 지역의 미술관을 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지난 시험에 나왔던 작품을 실제로 보기도 하고 수업 때 들었던 특정 작가에 얽힌 tmi도 문득 떠오르면서 여행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4) History of Capitalism (3학점, 교양)
마찬가지로, 역사학과 전공선택 과목이지만 저에게는 교양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자본주의가 전 세계에 걸쳐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솔직히 강의가 재미있지는 않았고... 화폐와 은행의 탄생/동인도회사/마르크스와 레닌/대공황 등 고등학교 때 배운 개념들이 대부분이어서 수업 내용이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말 시험 1번에 레포트 2회 제출로, 타 수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워크로드 덕분에 참 좋았던 수업이었습니다.
3. 기숙사
저는 University Loft라는 on-campus 기숙사에 거주했습니다. Loft는 1인실부터 6인실까지 층마다, 방마다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주로 3-4명의 룸메들끼리 거실과 주방을 공용으로 쓰고 각자 개인 방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저는 운좋게 3인실을 혼자서 사용했는데, 방도 넓고 시설도 좋아서 매우 만족하며 생활했습니다. 방마다 자유롭게 취사가 가능하지만 저는 밀플랜을 구매해 기숙사 학생식당을 이용하였습니다. 뷔페식으로 선택지도 다양하고, 매 끼니 메뉴도 바뀌어서 초반 3달은 한식 생각도 안 난 채로, 짜고 달고 gravy한 미국 음식 먹는 즐거움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다회용기로 포장도 할 수 있어서 집에서 편하게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4. 생활 및 기타
1) 애틀랜타
한인 교포가 LA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곳이 애틀랜타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Doraville이라는 커다란 한인타운이 자리하며, 곱창/삼겹살/순두부찌개 등 웬만한 한식당은 다 있습니다. H-mart도 위치해 있어 많은 교환학생들이 이곳에서 식재료를 구매했습니다. GSU 경영대 건물 1층에도 분식집이 있었고, 다운타운에도 한식집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한식, 일식, 중식 등 아시안 푸드를 사랑하며 학생식당에도 스시가 엄청 자주 나왔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들도 종종 있었으며, 유창하지는 않아도 간단한 인사말은 할 줄 아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GSU를 다니는 한인 2, 3, 4세 학생들은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이들과는 영어로 소통해야 합니다.
2) 교환학생 프로그램
교환처에서 학기 초에 교환학생 OT를 진행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프랑스 교환학생 친구들과 미국 현지 친구들을 사귀어서 한 학기 내내 어울렸습니다. OT에서 적극적으로 말을 걸고 친구를 만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 2시에는 외국어 센터에서 언어 교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GSU에서 영어를 배우는 전세계 친구들과 더불어 다른 나라 언어를 공부 중인 미국 현지 친구들이 오는 모임으로, 이곳에서 매주 새로운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며 각국의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습니다.
3) 물가
외식 물가가 정말 비싼 편입니다. 단품 메뉴를 먹거나 포장을 해도 세금+팁 포함 20달러는 기본이고, 웨이터가 있는 레스토랑에 가면 30달러 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지 친구들의 시급 기준으로는 비싼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교환학생 입장에서는 불리한 환율 때문에 무서운 물가가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4) 유용한 어플
(1) Venmo, Paypal
많은 친구들이 zelle은 사용하지 않고, Venmo나 Paypal만 씁니다. N빵을 해야 할 때 해당 앱이 없으면 지폐와 동전을 주섬주섬 꺼내야 하는데, 다들 현금을 선호하지 않아서 미국 계좌 개설 시 해당 앱도 함께 가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FlixBus
저는 숙박비와 항공비를 아끼기 위해 여행할 때 Flixbus를 애용했습니다. 생각보다 쾌적하고, 버스 내에 콘센트와 화장실도 있어서 타 도시로 이동할 때에 좋았습니다. 해당 앱을 이용하면 간편하게 예매가 가능합니다.
(3) 각종 항공사 앱과 지역별 교통패스 앱
여행 전 항공사 앱을 미리 설치한 뒤에 모바일 체크인을 하고, 이를 애플월렛에 저장해두면 공항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매우 단축됩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보딩패스를 서면으로 발급하지 않고, 모바일 패스를 이용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각 지역별로 지하철 이름과 사용법이 다 다른데, 뉴욕 외 대부분의 도시들은 신용카드 태깅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미리 앱스토어나 애플월렛에서 지역별 교통패스를 구매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4) 로깨비 eSIM
미국에서 교환을 하면 캐나다나 멕시코 등 인접국으로 여행을 가곤 하는데요, 그럴 때에 손쉽게 로밍을 할 수 있는 eSIM 앱입니다. 유심을 갈아끼거나 사전에 신청할 필요 없이, 필요한 순간에 바로바로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1) 보험
학교 보험으로 해결했습니다.
2) 비자
학교측에서 보낸 메일에 따라 비자 신청 및 발급 절차를 진행하면 됩니다.
6. 마무리
4개월의 교환 생활이 끝났다는 사실에 헛헛하기도, 후련하기도 합니다. 낯선 환경에 막 도착했던 1월은 애틀랜타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으며, 들뜬 마음에 우버 기사님, 길가던 행인 등 만나는 사람들마다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2월에는 학교 수업을 2주나 빠지고 멕시코와 뉴욕으로 홀라당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프랑스 친구들과 제법 친해져서 이곳저곳 함께 놀러다니느라 힌 달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3월에는 Spring Break 기간에 한국 교환학생 친구들과 서부 여행을 다녀왔고, 그 시간 동안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을 많이 쌓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왜인지 점점 우울해졌고 향수병이 시작되었습니다. 4월에는 교환 생활의 즐거움보다도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져 갔고, 방에서 혼자 우울해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 이후엔 3달간 먹지 않던 한식도 자주 챙겨 먹고, 종강도 하고, 2주간 동부 여행도 알차게 하니 미국 생활의 다채로움을 다시금 느끼게 된 것 같고요.
그렇게 한국에 돌아온 뒤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무 연고도 없는 외국인이 혼자서 지내기엔 애틀랜타는 다소 차가운 도시이지 않나, 하는 소회도 듭니다. 비도 많이 내리고 안개도 많이 끼는 우중충한 날씨에 더불어 시크하고 도도한 사람들이 많아서 저는 이방인으로서 종종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저곳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준 애틀랜타의 엄청난 지리적 이점은 한 학기 내내 정말 고맙고 든든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항상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준 여러 소중한 인연들도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고, 여러 문화권의 다양한 사람을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교환학생을 통해 여러 다른 문화에 대해서 직접 보고 느끼며, 더욱 열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교환 생활 중간중간 힘든 순간도 물론 있겠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이고 전체적인 경험 자체는 분명 여러분에게 값지고 행복한 기억을 많이 남겨줄 것이라 자신합니다. 한 번쯤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 파견교 소개
GSU는 조지아 주의 주립대학으로, 주도(主都)인 애틀랜타에 위치해 있습니다. 애틀랜타 중에서도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어 교통 및 인프라가 정말 좋았습니다. Marta라는 지하철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주말에 이곳저곳 놀러가기 용이했고, 월마트/타겟/트레이더조 등 굵직한 마트들도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으로 20-50분이면 편하게 오고갈 수 있었습니다. 국제공항도 캠퍼스에서 가깝고 직통 노선이 있어 숙소에서 30-40분 만에 터미널 도착이 가능했습니다. 다운타운에 즐비한 Skyscraper도 하나의 매력이었는데요, 유명 호텔과 지사가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어서 기숙사 뷰가 참 예뻤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시만의 빠르고 효율적인 시스템뿐 아니라 도회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정말 만족스러운 생활지였습니다. 다만, GSU는 별도의 캠퍼스 없이 도시 전체에 강의실이 산재되어 있다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뉴욕 맨하탄 곳곳에서 NYU의 학과별 건물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GSU의 캠퍼스도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대학 특유의 팬시한 캠퍼스와 파티 라이프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는 비추드립니다. 학교를 하나로 아우르는 캠퍼스 공간이 없다는 점과 미 동남부 지역의 개인주의적 특성이 맞물려, 학생들은 술과 유흥, 그리고 여럿이 어울려 노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혼자서 다니거나 2-3명이서 조용히 이야기하는 편이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빠르게 집이나 기숙사로 귀가해 혼자만의/가족과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선호합니다. Frarernity에 속한 남학우들이 하우스 파티를 즐기기는 하지만, 이 또한 '모임'의 개념이어서 1달에 1번 꼴로 (의무적인 차원에서) 뭉칩니다. 학교에서 제가 만난 현지 친구들은 미디어에서 비추어지는 서부의 파티스쿨 모습을 보며 "우리와는 달라" 하며 선을 긋곤 했으며, 서부 사람들과 동부 사람들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은 매우 다르다고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동부 내에서도 각 지역마다 특성이 매우 다르긴 합니다. 애틀랜타 사람들이 유독 쿨하고 개인주의적인 것 같습니다.) 1학년들도 과제와 시험을 매우 중시하며 4학년은 링크드인 관리나 인턴 따기에 몰두하는 등 본인의 커리어와 목표 달성을 매우 중시하는 면모를 많이많이 보여줍니다. (자신의 일이 최우선이라서, 과제가 갑자기 생기거나 시간 내에 다 끝내지 못했을 경우에는 약속 취소도 빈번합니다.) 따라서 평소 미국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시는지 곰곰이 생각해본 후, 지역별 특징과 본인의 성향을 잘 고려하여 최적의 파견교를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파견 직전 한 학기 내내 메일로 여러가지 안내 사항이 옵니다. 해당 설명에 따라서 수강신청/기숙사 신청/밀플랜 신청/보험료 납부 등등 교환생활에 필수적인 여러 행정 절차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메일 답장이 느려서 조금 답답할 수도 있고, 간혹 중요한 공지사항이 누락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같이 파견가는 학우분들과 진행 현황을 수시로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1) Business Analysis (3학점, 전공선택)
수업 시간에 직접 엑셀을 쓰며 BA의 전반적인 이론을 다뤄볼 수 있는 유익한 수업입니다. 엑셀의 여러 함수를 차근차근 알려주시고 매 수업마다 실습도 해서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매주 온라인 강의 시청 및 퀴즈 풀기, 엑셀 과제 제출을 해야 하며 이에 더불어 3번의 개인 프로젝트 과제, 3번의 시험도 있어서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서인지 주차별 진도가 밀리는 일 없이 차근차근 즐겁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Consumer Behavior (3학점, 전공선택)
우리 학교의 '소비자행동'에 해당하는 전공 수업입니다. 총 3시간의 수업 시간은 [연사님 초청 강연+간단한 이론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Visa, AMA, Hothouse 등 유명 기업과 마케팅 컨설팅 펌에 재직 중인 연사님들이 와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시고는 '링크드인 맞팔/이메일 교환/댓글 달기 타임'을 갖습니다. 미국 취업의 경우 링크드인 관리와 인맥 연결이 가장 중요한 만큼, 학교 차원에서 이러한 커뮤니티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본 수업은 정말 짧고 간단하게 진행되며, 연사 특강이 없을 때에는 휴강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2-3주에 한 번 꼴로 개인 과제를 제출해야 하며(PPT 제작 및 발표 영상 촬영), 매 수업마다 팀별 토론, 기말 팀플도 있습니다. 대신에 시험은 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미국 취업 및 인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네트워크 형성 차원에서 추천드립니다!
3) Art From Renaissance - Present (3학점, 교양)
미대 전공선택 과목이지만 저에게는 교양으로 인정된 수업입니다. 르네상스부터 현재까지의 미술사를 굵직한 작가와 예술 작품 중심으로 배우는 수업으로, 교수님의 강의력이 뛰어나셔서 한 학기 내내 엄청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한 학기에 4번의 시험을 보며, 작품별로 [작가-작품명-제작연도-표현기법-역사적 배경-기타 특징]을 암기해야 합니다. 슬라이드 스피드퀴즈와 4지선다 객관식 형태로 매 시험 50문항이 출제되는데, 시험 형식이 독특해서 재미있었습니다. 미국 여행을 하다 보면 각 지역의 미술관을 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지난 시험에 나왔던 작품을 실제로 보기도 하고 수업 때 들었던 특정 작가에 얽힌 tmi도 문득 떠오르면서 여행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4) History of Capitalism (3학점, 교양)
마찬가지로, 역사학과 전공선택 과목이지만 저에게는 교양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자본주의가 전 세계에 걸쳐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솔직히 강의가 재미있지는 않았고... 화폐와 은행의 탄생/동인도회사/마르크스와 레닌/대공황 등 고등학교 때 배운 개념들이 대부분이어서 수업 내용이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말 시험 1번에 레포트 2회 제출로, 타 수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워크로드 덕분에 참 좋았던 수업이었습니다.
3. 기숙사
저는 University Loft라는 on-campus 기숙사에 거주했습니다. Loft는 1인실부터 6인실까지 층마다, 방마다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주로 3-4명의 룸메들끼리 거실과 주방을 공용으로 쓰고 각자 개인 방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저는 운좋게 3인실을 혼자서 사용했는데, 방도 넓고 시설도 좋아서 매우 만족하며 생활했습니다. 방마다 자유롭게 취사가 가능하지만 저는 밀플랜을 구매해 기숙사 학생식당을 이용하였습니다. 뷔페식으로 선택지도 다양하고, 매 끼니 메뉴도 바뀌어서 초반 3달은 한식 생각도 안 난 채로, 짜고 달고 gravy한 미국 음식 먹는 즐거움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다회용기로 포장도 할 수 있어서 집에서 편하게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4. 생활 및 기타
1) 애틀랜타
한인 교포가 LA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곳이 애틀랜타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Doraville이라는 커다란 한인타운이 자리하며, 곱창/삼겹살/순두부찌개 등 웬만한 한식당은 다 있습니다. H-mart도 위치해 있어 많은 교환학생들이 이곳에서 식재료를 구매했습니다. GSU 경영대 건물 1층에도 분식집이 있었고, 다운타운에도 한식집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한식, 일식, 중식 등 아시안 푸드를 사랑하며 학생식당에도 스시가 엄청 자주 나왔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들도 종종 있었으며, 유창하지는 않아도 간단한 인사말은 할 줄 아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GSU를 다니는 한인 2, 3, 4세 학생들은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이들과는 영어로 소통해야 합니다.
2) 교환학생 프로그램
교환처에서 학기 초에 교환학생 OT를 진행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프랑스 교환학생 친구들과 미국 현지 친구들을 사귀어서 한 학기 내내 어울렸습니다. OT에서 적극적으로 말을 걸고 친구를 만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 2시에는 외국어 센터에서 언어 교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GSU에서 영어를 배우는 전세계 친구들과 더불어 다른 나라 언어를 공부 중인 미국 현지 친구들이 오는 모임으로, 이곳에서 매주 새로운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며 각국의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습니다.
3) 물가
외식 물가가 정말 비싼 편입니다. 단품 메뉴를 먹거나 포장을 해도 세금+팁 포함 20달러는 기본이고, 웨이터가 있는 레스토랑에 가면 30달러 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지 친구들의 시급 기준으로는 비싼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교환학생 입장에서는 불리한 환율 때문에 무서운 물가가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4) 유용한 어플
(1) Venmo, Paypal
많은 친구들이 zelle은 사용하지 않고, Venmo나 Paypal만 씁니다. N빵을 해야 할 때 해당 앱이 없으면 지폐와 동전을 주섬주섬 꺼내야 하는데, 다들 현금을 선호하지 않아서 미국 계좌 개설 시 해당 앱도 함께 가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FlixBus
저는 숙박비와 항공비를 아끼기 위해 여행할 때 Flixbus를 애용했습니다. 생각보다 쾌적하고, 버스 내에 콘센트와 화장실도 있어서 타 도시로 이동할 때에 좋았습니다. 해당 앱을 이용하면 간편하게 예매가 가능합니다.
(3) 각종 항공사 앱과 지역별 교통패스 앱
여행 전 항공사 앱을 미리 설치한 뒤에 모바일 체크인을 하고, 이를 애플월렛에 저장해두면 공항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매우 단축됩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보딩패스를 서면으로 발급하지 않고, 모바일 패스를 이용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각 지역별로 지하철 이름과 사용법이 다 다른데, 뉴욕 외 대부분의 도시들은 신용카드 태깅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미리 앱스토어나 애플월렛에서 지역별 교통패스를 구매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4) 로깨비 eSIM
미국에서 교환을 하면 캐나다나 멕시코 등 인접국으로 여행을 가곤 하는데요, 그럴 때에 손쉽게 로밍을 할 수 있는 eSIM 앱입니다. 유심을 갈아끼거나 사전에 신청할 필요 없이, 필요한 순간에 바로바로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1) 보험
학교 보험으로 해결했습니다.
2) 비자
학교측에서 보낸 메일에 따라 비자 신청 및 발급 절차를 진행하면 됩니다.
6. 마무리
4개월의 교환 생활이 끝났다는 사실에 헛헛하기도, 후련하기도 합니다. 낯선 환경에 막 도착했던 1월은 애틀랜타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으며, 들뜬 마음에 우버 기사님, 길가던 행인 등 만나는 사람들마다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2월에는 학교 수업을 2주나 빠지고 멕시코와 뉴욕으로 홀라당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프랑스 친구들과 제법 친해져서 이곳저곳 함께 놀러다니느라 힌 달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3월에는 Spring Break 기간에 한국 교환학생 친구들과 서부 여행을 다녀왔고, 그 시간 동안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을 많이 쌓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왜인지 점점 우울해졌고 향수병이 시작되었습니다. 4월에는 교환 생활의 즐거움보다도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져 갔고, 방에서 혼자 우울해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 이후엔 3달간 먹지 않던 한식도 자주 챙겨 먹고, 종강도 하고, 2주간 동부 여행도 알차게 하니 미국 생활의 다채로움을 다시금 느끼게 된 것 같고요.
그렇게 한국에 돌아온 뒤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무 연고도 없는 외국인이 혼자서 지내기엔 애틀랜타는 다소 차가운 도시이지 않나, 하는 소회도 듭니다. 비도 많이 내리고 안개도 많이 끼는 우중충한 날씨에 더불어 시크하고 도도한 사람들이 많아서 저는 이방인으로서 종종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저곳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준 애틀랜타의 엄청난 지리적 이점은 한 학기 내내 정말 고맙고 든든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항상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준 여러 소중한 인연들도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고, 여러 문화권의 다양한 사람을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교환학생을 통해 여러 다른 문화에 대해서 직접 보고 느끼며, 더욱 열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교환 생활 중간중간 힘든 순간도 물론 있겠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이고 전체적인 경험 자체는 분명 여러분에게 값지고 행복한 기억을 많이 남겨줄 것이라 자신합니다. 한 번쯤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