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저는 23년도 2학기에 스페인의 IE University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나갔습니다. 깊은 고민 없이 단순히 해외에서 수업을 들으며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지원하였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고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미래에 해외에서 살아보거나 일해보고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께 교환프로그램을 추천드립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수강신청은 해당 학교의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수강신청 기간은 꽤 길지만 총 3번의 수정만 가능합니다. 3번의 기회를 다 쓴 후에는 수강신청 기간이 안끝났더라도 더이상 내 시간표는 바꿀 수 없습니다. 또 미리 이 수업이 어느 교시에 열리는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강신청 방법이나 사이트 구조가 고대와 달라서 조금 걱정했는데, 그전에 이메일과 두세 차례의 줌 세션으로 충분히 안내를 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줌 세션을 안듣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는 줌세션을 통해 사이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당일날 덜 헤맸던 것 같습니다. PC방에 가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사실 교환학생 TO도 넉넉해서 그냥 노트북으로 했어도 됐을 것 같습니다.
수업은 스페인어 수업을 포함해 5개를 수강하였고 고대 수업과 비교하였을 때 쉽습니다. 혹시 이중이나 복수 전공을 하고계시다면, IE에서는 수강학점의 70%는 무조건 경영대 수업으로 채우도록 한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금공강을 만들어서 금토일 여행을 자주 다녔고 웬만해서는 금요일이나 월요일 중 하나는 공강인 게 여행을 다니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음은 제가 수강한 수업들입니다.
- SPANISH INTERMEDIATE 1(3):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스페인어 수업입니다. 교환 전에 기초스페인어를 들어 중급반에 배정을 받았지만 외국인들 중에는 고등학생 때부터 스페인어를 배우는 친구들이 많아서 따라가는 데에 좀 힘들었습니다. 교수님이 문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시고 이를 활용하여 퀴즈를 풀고 짝꿍과 소회의실에서 말하기 연습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 IMAGINING YOUR FUTURE WITH YOUR BESTSELF(3): 자기 자신을 더 잘 아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업으로 고대에서 들어볼 수 없는 종류의 수업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시험을 보지 않고 팀플 한번과 기말과제가 있습니다. 매번 조활동(팀플조가 아니라 매번 새롭게 팀을 짜주심)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과 말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 BASIC EXCEL FOR MANAGEMENT(3): 재무/금융 직무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엑셀을 배웁니다. 시험이 2번 있고 팀플이 1회 있는데, 시험이 아주 쉽습니다.
- BUSINESS INTELLIGENCE AND ANALYTICS(6): 마지막에 딥러닝 쪽도 이론 위주로 가볍게 다루지만 주는 ML인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수업입니다. 유럽에서 데이터 분석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해서 수강한 수업이고 교수님 강의력이 좋으십니다. 다만 R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실무와는 거리가 조금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CUSTOMER INSIGHTS AND BEHAVIOR(3): 마케팅 조사과 비슷한 수업입니다. 한학기 내내 팀플이 진행되어 추천드리기 어려운 수업입니다.
2) 기숙사
IE University에서는 따로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Student residence나 직접 방을 구하여 지내는 2가지의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Student residence는 기숙사랑 비슷하지만 학교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직접 방을 구해 지내는 것보다 비싸서(월 800유로 이상) 저는 직접 방을 구해 룸메 네명과 아파트에서 지냈습니다. 저는 개강 한달 전에 같은 대학으로 파견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출국을 하였는데, 같이 일주일 동안 에어비앤비에서 지내며 방을 보러 다녔고 방을 구하고 남은 기간 동안은 여행을 다녔습니다. Idealista 라는 앱을 통해 집주인들과 직접 연락을 취해 방을 보러 다녔는데, 언어가 통하지도 않고 나온 방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집 구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혹시 저처럼 직접 방을 보러 다니며 지낼 곳을 구할 생각이시라면 방 보러 다니는 기간을 넉넉하게 일주일 이상 잡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 Idealista에서 그냥 마음에 드는 flat에서 방 하나를 구해도 되지만 이렇게 되면 flatmate들이 같은 학교를 다니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외국인 룸메들과 지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IE에서 룸메를 편하게 구할 수 있도록 Slack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Housing을 위한 Whatsapp 단체채팅방도 있으니까 이를 활용해서 룸메를 구하시면 됩니다. 룸메를 구하셨다면 아파트를 아예 렌트하거나 같은 flat에서 방을 따로따로 렌트하는 방향으로 집을 알아보시면 됩니다.
집 위치는 보통 1)학교 근처로 잡거나 2) 마드리드 중심부(Granvia, Sol, Plaza de Espana)에 잡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수업을 정말 많이 듣는 것이 아닌 이상 학교 주변에는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에 마드리드 중심부에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친구들과 학교 밖에서 약속을 잡아도 보통 중심부에서 잡고, 중심부가 늦은 시간까지도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가게들도 열어있기 때문에 비교적 밤에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 친구 만들기
IE에서는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으로 AMIGO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매칭만 해주고 만나는 빈도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하고있기 때문에 누구랑 매칭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학기 초에 만나서 한번 같이 밥을 먹었고, 사실 아미고 친구보다는 룸메 친구들이 학교생활에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을까 걱정을 좀 했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 같이 여행도 다니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수업을 같이 듣는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구가 되었고 또, 학기 초에 학교 차원에서 교환학생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열어주었는데 저는 친구를 사귀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거의 빠짐 없이 참석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러한 걱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다른 교환학생들도 똑같은 걱정을 안고 있기 때문에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싶습니다.
- 캠퍼스
IE는 캠퍼스가 없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고층 빌딩에서 수업을 듣고 빌딩과 연결된 식당가나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밥을 먹습니다. 저는 이걸 모르고 잔디가 펼쳐진 캠퍼스를 생각하고 갔다가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렇지만 IE빌딩에서 마드리드가 한눈에 보이는데 이게 엄청 예뻐서 나름 만족하면서 다녔습니다. 교내 헬스장과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고 학교에서 무료로 필라테스, 복싱, 스피닝 같은 단체수업을 매주 열어줍니다.
- 물가
물가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였을 때 외식물가는 비싸지만 마트물가는 오히려 싸서 집에서 밥을 자주 해먹는다면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한국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아시안마트는 plaza de espana와 차마르틴역 근처의 것들이 제일 큽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 항공편
저는 편도를 끊는 것보다는 한번에 귀국티켓까지 끊는 게 더 싸기 때문에 다구간으로 항공편을 끊어서 마드리드 가는 비행기 티켓과 이탈리아(그냥 마지막 여행지로 이탈리아를 가고싶었음)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같이 끊었습니다. 종강하고 짐을 미리 한국으로 보내놓고 여행을 다니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짐을 부치는 데에도 돈이 꽤 들어가기 때문에 종강 후 여행을 다니실 계획이라면 차라리 그냥 마드리드 왕복티켓을 끊고 마드리드에서 짐보관을 해두는 선택지도 있으니까 잘 생각하고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자 기간이 180일이니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짐
저는 28인치 캐리어 하나, 기내용 캐리어 하나, 그리고 백팩을 들고 갔습니다. 혹시 가을학기에 파견나가는 분들이라면 전기장판 꼭 챙기세요! 스페인이 유럽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따뜻하지만 밤에는 서늘하고 난방이 한국만큼 잘 되어있지가 않기 때문에 전기장판이 있으면 좋습니다. 아니면 위아래 수면잠옷으로도 버틸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리고 겨울에 북유럽 여행 계획이 있다면 롱패딩 챙기세욥... 그리고 불닭소스랑 라면 아시안마트에 다 팔아서 차라리 저처럼 매운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엽떡 밀키트를 가져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유심
한국유심은 싼 알뜰폰 요금제로 바꾸고 스페인에 같이 가져갔습니다. 종종 휴대폰 인증할 일이 생겨서 한국유심도 일시정지하지마시고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입국날에 보다폰에 가서 한달에 20유로씩 충전하여 쓰는 선불유심을 샀습니다.
- 교통카드
입국 다음날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마드리드에는 마드리드 학생들을 위해 한달에 8유로만 내면 무제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아보노 호벤 카드를 발급해줍니다.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잡고 발급받으러 가야하기 때문에 입국 다음날로 예약하시고 가면 바로 발급받을 수 있을 겁니다.
- 국제학생증
유럽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학생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학생증 만들어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교환교 학생증을 발급받을 수 있으면 그걸 써도 되긴 하는데 개강 전에 여행을 다니실 예정이라면 국제학생증이 필요합니다.
5) 보험 및 비자
- IE에 교환학생으로 합격하셨으면 바로 스페인 대사관에 비자 인터뷰 예약을 하셔야합니다. 인터뷰라고 해봤자 사실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거의 전부지만, 요구하는 서류가 꽤 많고 공증을 받고 아포스티유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생각해서 날짜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비자가 2주~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저는 8월 초 출국을 생각해서 여유롭게 7월 초에 인터뷰 예약을 잡았습니다.
또한 자비로 교환학생을 가는 게 아닌 이상 재정 보증서와 부모님의 소득 증명서, 은행 계좌 잔고 증명서 등등을 제출해야 하니까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서류를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보험은 교환교에서 안내해준 현지보험을 들려고 했는데 일처리가 한국만큼 빠르지 않아서 결국 한국보험을 들었고 비자 발급 받는 데에 아무런 문제 없었습니다.
6) 파견교 소개
IE대학교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명문대로 원래 Business School로 시작하였다가 지금은 다양한 학과가 있는 대학교로 확장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경영학과가 유명한 편이며 비즈니스애널리틱스 전공으로도 유럽 내에서 상위권에 위치해있습니다.
유럽으로 교환 오는 것을 희망하는 분들 중 혹시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스페인을 적극 추천합니다. 가을학기에 날씨가 안좋기로 악명이 높은 유럽권임에도 비가 많이 온 날이 열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맑고 따뜻합니다. 또한 마드리드의 경우 관광객이 너무 많지 않아서 좋았고 스페인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스페인 내 여행을 다니기 좋았습니다.
출국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앞으로의 반년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시간이 정말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지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년 내내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과 달리 여유로 가득 찬 스페인에 살면서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 혹은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도전을 하려고 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부러워요 저도 교환 또 가고싶어요)
1) 수강신청 및 수업
수강신청은 해당 학교의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수강신청 기간은 꽤 길지만 총 3번의 수정만 가능합니다. 3번의 기회를 다 쓴 후에는 수강신청 기간이 안끝났더라도 더이상 내 시간표는 바꿀 수 없습니다. 또 미리 이 수업이 어느 교시에 열리는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강신청 방법이나 사이트 구조가 고대와 달라서 조금 걱정했는데, 그전에 이메일과 두세 차례의 줌 세션으로 충분히 안내를 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줌 세션을 안듣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는 줌세션을 통해 사이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당일날 덜 헤맸던 것 같습니다. PC방에 가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사실 교환학생 TO도 넉넉해서 그냥 노트북으로 했어도 됐을 것 같습니다.
수업은 스페인어 수업을 포함해 5개를 수강하였고 고대 수업과 비교하였을 때 쉽습니다. 혹시 이중이나 복수 전공을 하고계시다면, IE에서는 수강학점의 70%는 무조건 경영대 수업으로 채우도록 한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금공강을 만들어서 금토일 여행을 자주 다녔고 웬만해서는 금요일이나 월요일 중 하나는 공강인 게 여행을 다니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음은 제가 수강한 수업들입니다.
- SPANISH INTERMEDIATE 1(3):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스페인어 수업입니다. 교환 전에 기초스페인어를 들어 중급반에 배정을 받았지만 외국인들 중에는 고등학생 때부터 스페인어를 배우는 친구들이 많아서 따라가는 데에 좀 힘들었습니다. 교수님이 문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시고 이를 활용하여 퀴즈를 풀고 짝꿍과 소회의실에서 말하기 연습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 IMAGINING YOUR FUTURE WITH YOUR BESTSELF(3): 자기 자신을 더 잘 아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업으로 고대에서 들어볼 수 없는 종류의 수업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시험을 보지 않고 팀플 한번과 기말과제가 있습니다. 매번 조활동(팀플조가 아니라 매번 새롭게 팀을 짜주심)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과 말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 BASIC EXCEL FOR MANAGEMENT(3): 재무/금융 직무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엑셀을 배웁니다. 시험이 2번 있고 팀플이 1회 있는데, 시험이 아주 쉽습니다.
- BUSINESS INTELLIGENCE AND ANALYTICS(6): 마지막에 딥러닝 쪽도 이론 위주로 가볍게 다루지만 주는 ML인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수업입니다. 유럽에서 데이터 분석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해서 수강한 수업이고 교수님 강의력이 좋으십니다. 다만 R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실무와는 거리가 조금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CUSTOMER INSIGHTS AND BEHAVIOR(3): 마케팅 조사과 비슷한 수업입니다. 한학기 내내 팀플이 진행되어 추천드리기 어려운 수업입니다.
2) 기숙사
IE University에서는 따로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Student residence나 직접 방을 구하여 지내는 2가지의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Student residence는 기숙사랑 비슷하지만 학교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직접 방을 구해 지내는 것보다 비싸서(월 800유로 이상) 저는 직접 방을 구해 룸메 네명과 아파트에서 지냈습니다. 저는 개강 한달 전에 같은 대학으로 파견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출국을 하였는데, 같이 일주일 동안 에어비앤비에서 지내며 방을 보러 다녔고 방을 구하고 남은 기간 동안은 여행을 다녔습니다. Idealista 라는 앱을 통해 집주인들과 직접 연락을 취해 방을 보러 다녔는데, 언어가 통하지도 않고 나온 방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집 구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혹시 저처럼 직접 방을 보러 다니며 지낼 곳을 구할 생각이시라면 방 보러 다니는 기간을 넉넉하게 일주일 이상 잡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 Idealista에서 그냥 마음에 드는 flat에서 방 하나를 구해도 되지만 이렇게 되면 flatmate들이 같은 학교를 다니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외국인 룸메들과 지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IE에서 룸메를 편하게 구할 수 있도록 Slack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Housing을 위한 Whatsapp 단체채팅방도 있으니까 이를 활용해서 룸메를 구하시면 됩니다. 룸메를 구하셨다면 아파트를 아예 렌트하거나 같은 flat에서 방을 따로따로 렌트하는 방향으로 집을 알아보시면 됩니다.
집 위치는 보통 1)학교 근처로 잡거나 2) 마드리드 중심부(Granvia, Sol, Plaza de Espana)에 잡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수업을 정말 많이 듣는 것이 아닌 이상 학교 주변에는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에 마드리드 중심부에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친구들과 학교 밖에서 약속을 잡아도 보통 중심부에서 잡고, 중심부가 늦은 시간까지도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가게들도 열어있기 때문에 비교적 밤에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 친구 만들기
IE에서는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으로 AMIGO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매칭만 해주고 만나는 빈도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하고있기 때문에 누구랑 매칭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학기 초에 만나서 한번 같이 밥을 먹었고, 사실 아미고 친구보다는 룸메 친구들이 학교생활에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을까 걱정을 좀 했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 같이 여행도 다니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수업을 같이 듣는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구가 되었고 또, 학기 초에 학교 차원에서 교환학생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열어주었는데 저는 친구를 사귀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거의 빠짐 없이 참석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러한 걱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다른 교환학생들도 똑같은 걱정을 안고 있기 때문에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싶습니다.
- 캠퍼스
IE는 캠퍼스가 없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고층 빌딩에서 수업을 듣고 빌딩과 연결된 식당가나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밥을 먹습니다. 저는 이걸 모르고 잔디가 펼쳐진 캠퍼스를 생각하고 갔다가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렇지만 IE빌딩에서 마드리드가 한눈에 보이는데 이게 엄청 예뻐서 나름 만족하면서 다녔습니다. 교내 헬스장과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고 학교에서 무료로 필라테스, 복싱, 스피닝 같은 단체수업을 매주 열어줍니다.
- 물가
물가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였을 때 외식물가는 비싸지만 마트물가는 오히려 싸서 집에서 밥을 자주 해먹는다면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한국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아시안마트는 plaza de espana와 차마르틴역 근처의 것들이 제일 큽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 항공편
저는 편도를 끊는 것보다는 한번에 귀국티켓까지 끊는 게 더 싸기 때문에 다구간으로 항공편을 끊어서 마드리드 가는 비행기 티켓과 이탈리아(그냥 마지막 여행지로 이탈리아를 가고싶었음)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같이 끊었습니다. 종강하고 짐을 미리 한국으로 보내놓고 여행을 다니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짐을 부치는 데에도 돈이 꽤 들어가기 때문에 종강 후 여행을 다니실 계획이라면 차라리 그냥 마드리드 왕복티켓을 끊고 마드리드에서 짐보관을 해두는 선택지도 있으니까 잘 생각하고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자 기간이 180일이니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짐
저는 28인치 캐리어 하나, 기내용 캐리어 하나, 그리고 백팩을 들고 갔습니다. 혹시 가을학기에 파견나가는 분들이라면 전기장판 꼭 챙기세요! 스페인이 유럽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따뜻하지만 밤에는 서늘하고 난방이 한국만큼 잘 되어있지가 않기 때문에 전기장판이 있으면 좋습니다. 아니면 위아래 수면잠옷으로도 버틸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리고 겨울에 북유럽 여행 계획이 있다면 롱패딩 챙기세욥... 그리고 불닭소스랑 라면 아시안마트에 다 팔아서 차라리 저처럼 매운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엽떡 밀키트를 가져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유심
한국유심은 싼 알뜰폰 요금제로 바꾸고 스페인에 같이 가져갔습니다. 종종 휴대폰 인증할 일이 생겨서 한국유심도 일시정지하지마시고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입국날에 보다폰에 가서 한달에 20유로씩 충전하여 쓰는 선불유심을 샀습니다.
- 교통카드
입국 다음날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마드리드에는 마드리드 학생들을 위해 한달에 8유로만 내면 무제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아보노 호벤 카드를 발급해줍니다.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잡고 발급받으러 가야하기 때문에 입국 다음날로 예약하시고 가면 바로 발급받을 수 있을 겁니다.
- 국제학생증
유럽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학생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학생증 만들어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교환교 학생증을 발급받을 수 있으면 그걸 써도 되긴 하는데 개강 전에 여행을 다니실 예정이라면 국제학생증이 필요합니다.
5) 보험 및 비자
- IE에 교환학생으로 합격하셨으면 바로 스페인 대사관에 비자 인터뷰 예약을 하셔야합니다. 인터뷰라고 해봤자 사실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거의 전부지만, 요구하는 서류가 꽤 많고 공증을 받고 아포스티유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생각해서 날짜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비자가 2주~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저는 8월 초 출국을 생각해서 여유롭게 7월 초에 인터뷰 예약을 잡았습니다.
또한 자비로 교환학생을 가는 게 아닌 이상 재정 보증서와 부모님의 소득 증명서, 은행 계좌 잔고 증명서 등등을 제출해야 하니까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서류를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보험은 교환교에서 안내해준 현지보험을 들려고 했는데 일처리가 한국만큼 빠르지 않아서 결국 한국보험을 들었고 비자 발급 받는 데에 아무런 문제 없었습니다.
6) 파견교 소개
IE대학교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명문대로 원래 Business School로 시작하였다가 지금은 다양한 학과가 있는 대학교로 확장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경영학과가 유명한 편이며 비즈니스애널리틱스 전공으로도 유럽 내에서 상위권에 위치해있습니다.
유럽으로 교환 오는 것을 희망하는 분들 중 혹시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스페인을 적극 추천합니다. 가을학기에 날씨가 안좋기로 악명이 높은 유럽권임에도 비가 많이 온 날이 열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맑고 따뜻합니다. 또한 마드리드의 경우 관광객이 너무 많지 않아서 좋았고 스페인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스페인 내 여행을 다니기 좋았습니다.
출국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앞으로의 반년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시간이 정말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지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년 내내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과 달리 여유로 가득 찬 스페인에 살면서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 혹은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도전을 하려고 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부러워요 저도 교환 또 가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