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2020년 1학기 덴마크 Aarhus University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경영학과 15학번 김명진입니다. 먼저 이 교환학생 수기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극성일 때 덴마크에 다녀온 후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고려하시는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기대하실 모습과는 많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수강신청
수강신청의 경우 교환학생이 신청할 수 있는 과목의 목록이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1학기보다 2학기에 교환학생 대상으로 개방되는 강의가 훨씬 더 다양하니, 1학기 파견으로 지원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고 가야 합니다. 오르후스 대학교는 타 학교들과는 다르게 무조건 25 ECTS (15학점) 이상 30 ECTS 이하를 수강신청하여야 하는데, 수업 시간이 매주 다른 수업이 있어서 전체 학사 일정을 보고 4번 이상 겹치는 수업은 정정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또, 1학기 개강이 1월 말로 매우 빠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등록한 수업은 총 5개지만, 제 학업 계획에 맞추어 실질적으로는 3과목만 수강하였습니다.
1) International Marketing (5 ECTS)
본교 국제마케팅에 대응되는 전공선택 3학점 수업입니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것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내용도 재미있고, 교수님 강의력도 괜찮지만 학점 받기가 까다롭습니다.
2) Consumer Neuroscience/Neuromarketing (5 ECTS)
전공선택 3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내용은 흥미롭지만, 뇌과학과 연관된 전문용어-특히 뇌 구성 부분의 영문명칭-를 꽤 많이 사용하고 이해해야 해서 에세이 시험 볼 때나 미리 읽을 때 힘들었습니다.
3) Danish Society I: Culture, Markets and Institutions (5 ECTS)
일반교양 3학점짜리 덴마크의 사회와 문화 수업입니다. 교환학생 온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꽤 재미있었습니다.
4) Frontiers of Strategy (5 ECTS)
경영전략으로 인정받고자 하였으나, 실라버스상 차이가 많이 나서 일반선택 3학점으로밖에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경영에 대한 전략을 다루지만, 환경적인 측면으로 경영전략을 바라보는 시각이 첨가되어 있습니다. 경영전략 대체를 원하신다면 이 과목 말고 Strategy라는 과목이 따로 열린 것을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5) International Business Law (5 ECTS)
국제회사법인데 너무 어렵습니다. 전공선택 3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업 시간도 10 ECTS 수업처럼 많고, 시험 시간이 써야하는 내용에 비해 짧으며 모든 부분에서 레퍼런스를 완벽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저를 포함해서 많은 학생들이 도중에 포기한 수업입니다.
6) Managerial Psychology (5 ECTS)
경영학과 심리학을 결합한 과목입니다. 내용이 흥미롭고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2학점밖에 인정받지 못합니다.
2020-1학기 오르후스 대학교의 모든 수업은 코로나로 인해 3월 17일 이후 인터넷 실시간 강의로 진행되었고, 시험 또한 레포트 제출같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교수님들이 전체적으로 학생들에게 높은 학업성취를 기대하십니다. 평균적인 수업 학점은 C이고 교환학생 수업에서 F는 거의 안주셔서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좋은 성적을 받아보고 싶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시험 스케줄은 보통 수업 마무리 이후 1달 정도의 여유를 두고 진행되는데, 이때 여행 다녀오시기 적당한 시간이 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기숙사
기숙사는 학교에서 오퍼 메일이 오는 걸 잘 확인해주셔야 합니다. 공식 메일이 도착한 이후 24시간 내로 수락해야 학교 주선 기숙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원하는 기간에 바로 입주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Ex) 1월 15일 입주로 신청했는데 2월 1일 입주로 계약)
따로 방을 구하기는 너무 힘들고 비싸기도 합니다. 제 경우에는 개인방/개인화장실/공동주방을 갖춘 기숙사에 배정받았는데 보증금은 150만원 정도, 월세는 48만원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교 가까운 기숙사로 배정받으면 편하지만, 교외 방면에 위치한 기숙사가 많아 버스 또는 자전거를 웬만해서는 필수로 이용하여야 합니다. 대부분이 언덕지형이라 평지를 예상하고 자전거를 타시기엔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제가 있었던 기숙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경우 베개와 침대시트, 이불을 따로 구매하여야 하니 주의하시고, 한국에서 챙겨가기 힘드실테니 도착한 당일 이케아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덴마크는 주거 계약 방식이 우리나라와 좀 많이 달라서 계약 종료일 2주 혹은 1주 전까지 방에서 퇴실하여야 합니다. 또, 보증금이 낮은 대신 청소 등의 기준이 매우 깐깐하기 때문에 계약 종료 후 퇴실시 신경을 많이 써서 정리하였더라도 5~10만원가량의 청소비가 발생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덴마크는 식료품과 이동통신비용을 제외한 전반적인 물가가 정말정말정말 비쌉니다. 식당에서 한번 먹으려면 기본 2만원가량의 지출을 감수해야 합니다. 심지어 교내 학생식당을 이용하더라도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식당가들이 전반적으로 매우 늦게 열고 매우 빨리 닫기 때문에 이용하기도 힘듭니다. 어떤 곳은 비자/마스터 카드를 받지 않아 현금을 사용해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식빵이나 육류, 면류 등 스스로 요리할 수 있는 재료는 가격이 한국과 비교해도 저렴하기 때문에 주로 식재료를 직접 사서 기숙사에서 요리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빵은 3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식빵이 1000원 언저리였고, 돼지고기는 한국 가격의 60%를 조금 넘는 정도였습니다. 면류도 저렴해서 파스타를 만들어 드신다면 5끼니 정도 먹을 수 있는 파스타면을 1700원 정도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심가 쪽에는 아시안마켓이 있어 가격은 좀 나가지만 친구들과 한식도 해 드실 수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 쉽게 사먹기 어려운 와인이나 리큐르가 선뜻 사서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동통신 비용은 매우 저렴하여 데이터 100기가를 사용하는데 17000원 정도로 부담이 적었습니다.
학교와 기숙사, 혹은 중심가까지의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자전거, 버스를 이용할 일이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르후스는 대부분이 언덕 지형이기 때문에 지갑과 건강 모두를 챙기겠다 하시는 분은 자전거를, 그렇지 않으신 분들은 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버스 이용은 한번에 3500~4000원정도 하고, 이용권 한번에 2시간동안 자유롭게 환승 등의 이용이 가능합니다. 10회권을 끊어 할인을 추가로 받거나 기간을 늘려서 한달간 이용할 수 있도록 월간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Studenterhus에서 ESN카드를 발급받으시면 Ryanair에서 8회정도 항공권 할인 및 수화물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플릭스 버스를 이용할 때에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 많이 다니실 분들은 꼭 발급받으세요.
또, 독일이나 영국, 폴란드 등으로 가는 항공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비행시간도 2시간 정도면 도착합니다. 3월달에 런던 왕복표를 5만원이 안되게 끊었고 폴란드 그단스크 왕복표는 3만원가량 했습니다. 수업 비는 날짜에 짧게 다녀오기 정말 편하고, 저도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으면 훨씬 많이 돌아다녔을 듯합니다. 플릭스 버스나 유레일 패스로도 돌아다닐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1월~3월 말까지는 덴마크 날씨가 나쁘고, 해가 짧습니다. 5분 전에 비가 왔다가 우박이 오고, 또 5분 지나면 그치는 것이 일상입니다. 하지만 4월을 기점으로 날씨가 세상 어디서도 찾기 힘들만큼 맑아지고, 해도 길어져서 5월~6월쯤에는 거의 하루종일 밝습니다. 온도도 4월 이후로 우리나라 가을날씨처럼 선선하고 쾌적해서 친구들과 놀러 나가기 좋습니다. 특히, 유럽국가 중 인종차별이 거의 없기로 유명해서 어딜 가시든지 친절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웬만하면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이 대부분이라서 생활하는데 직접적인 불편함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르후스의 명물 중 하나로 ARoS 미술관이 있는데, 회원권을 발급받고 친구들과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생 회원권으로 추가 1명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같이 파견을 가는 친구가 있다면 함께 이용하기도 좋습니다. 미술관 최상층에는 레인보우 파노라마가 설치되어 있는데 사진찍고 놀기 좋습니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 가면 더 좋습니다. 전시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미술관 방문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꼭 추천드립니다.
오르후스 대학교에 교우회는 따로 없었고,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장학금은 석사 이상부터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을 위한 버디 프로그램이 있어서 적응하는 것도 도와주고, 멘토 친구들을 통해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마지막쯤 같이 버디 편성된 친구들과 함께 도시 탐방도 하는데 기숙사에서 멀거나 학교랑 다른 방향에 있어서 쉽게 가보기 힘들었던 곳을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어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교환학생 친구들끼리 모여 노는 i-Night라는 행사도 진행하는데,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과 안면을 트고 파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타 학교에서 온 친구들도 만나고, 아시아권에서 온 다른 친구들이나 미국 쪽에서 온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권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홍콩 또는 싱가포르 친구들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교환학생이 거의 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현지 날씨를 고려하여 두꺼운 옷들과 전기매트를 꼭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라디에이터식 난방이기 때문에 난방을 틀어도 겨울에는 정말 춥습니다. 도착 당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루치 로밍을 해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공공 와이파이가 버스정류장마다 설치되어있긴 하지만 조금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처음 International Center 도착하셨을 때 궁금한 것, 기숙사 가는 길이나 택시 이용법(Aarhus Taxa 앱을 사용해서 불러야 합니다. 전화로 하는 콜택시는 오르후스에서 영업하지 않습니다.) 같은 것을 IC 근무 직원에게 꼭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5. 보험 및 비자
덴마크는 비자 비용이 타국과 비교해 매우 비쌉니다. Case order ID를 발급받고 이후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데 비용이 총 100만원 이상 소모되었습니다. 서류 준비하실 때 빠진 것 없이 모두 챙겨 가셔야 시간과 돈 모두 조금이라도 더 아낄 수 있습니다. 보험은 해외여행시 사고 보험 포함된 유학생 보험 들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에서는 기숙사 물건들도 도난당할 수 있으니 보험에 가입하라고 권장했지만 덴마크 치안 수준으로 미루어 볼 때 도난 보험은 따로 들 필요가 없는 듯합니다. 학교에서 날을 잡아서 CPR이라는 덴마크 주민번호를 다같이 등록하게 되는데 이때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해야 빨리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발급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걸 발급받으시면 덴마크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에도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하지만 치료 대기시간도 길고, 치과처럼 적용이 안되는 곳도 있으니 일부러 다치고 찾아가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또, 도착 2주 내로 경찰서로 가서 외국인 대상으로 생체 등록을 하고 핑크 카드를 받으라고 안내받으실텐데, 반드시 2주 내로 찾아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6. 마치며
오르후스 대학교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자유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중간에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부분이 망가지고 계획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긴 했지만 그곳에서 누렸던 행복과 여유, 경험은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었고 제 스스로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교환학생을 통해 제가 느꼈던 경험을 직접 체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risingup4194 지메일로 메일 주시면 최대한 상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수강신청
수강신청의 경우 교환학생이 신청할 수 있는 과목의 목록이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1학기보다 2학기에 교환학생 대상으로 개방되는 강의가 훨씬 더 다양하니, 1학기 파견으로 지원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고 가야 합니다. 오르후스 대학교는 타 학교들과는 다르게 무조건 25 ECTS (15학점) 이상 30 ECTS 이하를 수강신청하여야 하는데, 수업 시간이 매주 다른 수업이 있어서 전체 학사 일정을 보고 4번 이상 겹치는 수업은 정정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또, 1학기 개강이 1월 말로 매우 빠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등록한 수업은 총 5개지만, 제 학업 계획에 맞추어 실질적으로는 3과목만 수강하였습니다.
1) International Marketing (5 ECTS)
본교 국제마케팅에 대응되는 전공선택 3학점 수업입니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것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내용도 재미있고, 교수님 강의력도 괜찮지만 학점 받기가 까다롭습니다.
2) Consumer Neuroscience/Neuromarketing (5 ECTS)
전공선택 3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내용은 흥미롭지만, 뇌과학과 연관된 전문용어-특히 뇌 구성 부분의 영문명칭-를 꽤 많이 사용하고 이해해야 해서 에세이 시험 볼 때나 미리 읽을 때 힘들었습니다.
3) Danish Society I: Culture, Markets and Institutions (5 ECTS)
일반교양 3학점짜리 덴마크의 사회와 문화 수업입니다. 교환학생 온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꽤 재미있었습니다.
4) Frontiers of Strategy (5 ECTS)
경영전략으로 인정받고자 하였으나, 실라버스상 차이가 많이 나서 일반선택 3학점으로밖에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경영에 대한 전략을 다루지만, 환경적인 측면으로 경영전략을 바라보는 시각이 첨가되어 있습니다. 경영전략 대체를 원하신다면 이 과목 말고 Strategy라는 과목이 따로 열린 것을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5) International Business Law (5 ECTS)
국제회사법인데 너무 어렵습니다. 전공선택 3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업 시간도 10 ECTS 수업처럼 많고, 시험 시간이 써야하는 내용에 비해 짧으며 모든 부분에서 레퍼런스를 완벽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저를 포함해서 많은 학생들이 도중에 포기한 수업입니다.
6) Managerial Psychology (5 ECTS)
경영학과 심리학을 결합한 과목입니다. 내용이 흥미롭고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2학점밖에 인정받지 못합니다.
2020-1학기 오르후스 대학교의 모든 수업은 코로나로 인해 3월 17일 이후 인터넷 실시간 강의로 진행되었고, 시험 또한 레포트 제출같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교수님들이 전체적으로 학생들에게 높은 학업성취를 기대하십니다. 평균적인 수업 학점은 C이고 교환학생 수업에서 F는 거의 안주셔서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좋은 성적을 받아보고 싶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시험 스케줄은 보통 수업 마무리 이후 1달 정도의 여유를 두고 진행되는데, 이때 여행 다녀오시기 적당한 시간이 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기숙사
기숙사는 학교에서 오퍼 메일이 오는 걸 잘 확인해주셔야 합니다. 공식 메일이 도착한 이후 24시간 내로 수락해야 학교 주선 기숙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원하는 기간에 바로 입주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Ex) 1월 15일 입주로 신청했는데 2월 1일 입주로 계약)
따로 방을 구하기는 너무 힘들고 비싸기도 합니다. 제 경우에는 개인방/개인화장실/공동주방을 갖춘 기숙사에 배정받았는데 보증금은 150만원 정도, 월세는 48만원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교 가까운 기숙사로 배정받으면 편하지만, 교외 방면에 위치한 기숙사가 많아 버스 또는 자전거를 웬만해서는 필수로 이용하여야 합니다. 대부분이 언덕지형이라 평지를 예상하고 자전거를 타시기엔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제가 있었던 기숙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경우 베개와 침대시트, 이불을 따로 구매하여야 하니 주의하시고, 한국에서 챙겨가기 힘드실테니 도착한 당일 이케아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덴마크는 주거 계약 방식이 우리나라와 좀 많이 달라서 계약 종료일 2주 혹은 1주 전까지 방에서 퇴실하여야 합니다. 또, 보증금이 낮은 대신 청소 등의 기준이 매우 깐깐하기 때문에 계약 종료 후 퇴실시 신경을 많이 써서 정리하였더라도 5~10만원가량의 청소비가 발생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덴마크는 식료품과 이동통신비용을 제외한 전반적인 물가가 정말정말정말 비쌉니다. 식당에서 한번 먹으려면 기본 2만원가량의 지출을 감수해야 합니다. 심지어 교내 학생식당을 이용하더라도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식당가들이 전반적으로 매우 늦게 열고 매우 빨리 닫기 때문에 이용하기도 힘듭니다. 어떤 곳은 비자/마스터 카드를 받지 않아 현금을 사용해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식빵이나 육류, 면류 등 스스로 요리할 수 있는 재료는 가격이 한국과 비교해도 저렴하기 때문에 주로 식재료를 직접 사서 기숙사에서 요리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빵은 3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식빵이 1000원 언저리였고, 돼지고기는 한국 가격의 60%를 조금 넘는 정도였습니다. 면류도 저렴해서 파스타를 만들어 드신다면 5끼니 정도 먹을 수 있는 파스타면을 1700원 정도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심가 쪽에는 아시안마켓이 있어 가격은 좀 나가지만 친구들과 한식도 해 드실 수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 쉽게 사먹기 어려운 와인이나 리큐르가 선뜻 사서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동통신 비용은 매우 저렴하여 데이터 100기가를 사용하는데 17000원 정도로 부담이 적었습니다.
학교와 기숙사, 혹은 중심가까지의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자전거, 버스를 이용할 일이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르후스는 대부분이 언덕 지형이기 때문에 지갑과 건강 모두를 챙기겠다 하시는 분은 자전거를, 그렇지 않으신 분들은 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버스 이용은 한번에 3500~4000원정도 하고, 이용권 한번에 2시간동안 자유롭게 환승 등의 이용이 가능합니다. 10회권을 끊어 할인을 추가로 받거나 기간을 늘려서 한달간 이용할 수 있도록 월간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Studenterhus에서 ESN카드를 발급받으시면 Ryanair에서 8회정도 항공권 할인 및 수화물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플릭스 버스를 이용할 때에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 많이 다니실 분들은 꼭 발급받으세요.
또, 독일이나 영국, 폴란드 등으로 가는 항공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비행시간도 2시간 정도면 도착합니다. 3월달에 런던 왕복표를 5만원이 안되게 끊었고 폴란드 그단스크 왕복표는 3만원가량 했습니다. 수업 비는 날짜에 짧게 다녀오기 정말 편하고, 저도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으면 훨씬 많이 돌아다녔을 듯합니다. 플릭스 버스나 유레일 패스로도 돌아다닐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1월~3월 말까지는 덴마크 날씨가 나쁘고, 해가 짧습니다. 5분 전에 비가 왔다가 우박이 오고, 또 5분 지나면 그치는 것이 일상입니다. 하지만 4월을 기점으로 날씨가 세상 어디서도 찾기 힘들만큼 맑아지고, 해도 길어져서 5월~6월쯤에는 거의 하루종일 밝습니다. 온도도 4월 이후로 우리나라 가을날씨처럼 선선하고 쾌적해서 친구들과 놀러 나가기 좋습니다. 특히, 유럽국가 중 인종차별이 거의 없기로 유명해서 어딜 가시든지 친절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웬만하면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이 대부분이라서 생활하는데 직접적인 불편함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르후스의 명물 중 하나로 ARoS 미술관이 있는데, 회원권을 발급받고 친구들과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생 회원권으로 추가 1명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같이 파견을 가는 친구가 있다면 함께 이용하기도 좋습니다. 미술관 최상층에는 레인보우 파노라마가 설치되어 있는데 사진찍고 놀기 좋습니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 가면 더 좋습니다. 전시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미술관 방문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꼭 추천드립니다.
오르후스 대학교에 교우회는 따로 없었고,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장학금은 석사 이상부터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을 위한 버디 프로그램이 있어서 적응하는 것도 도와주고, 멘토 친구들을 통해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마지막쯤 같이 버디 편성된 친구들과 함께 도시 탐방도 하는데 기숙사에서 멀거나 학교랑 다른 방향에 있어서 쉽게 가보기 힘들었던 곳을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어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교환학생 친구들끼리 모여 노는 i-Night라는 행사도 진행하는데,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과 안면을 트고 파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타 학교에서 온 친구들도 만나고, 아시아권에서 온 다른 친구들이나 미국 쪽에서 온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권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홍콩 또는 싱가포르 친구들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교환학생이 거의 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현지 날씨를 고려하여 두꺼운 옷들과 전기매트를 꼭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라디에이터식 난방이기 때문에 난방을 틀어도 겨울에는 정말 춥습니다. 도착 당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루치 로밍을 해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공공 와이파이가 버스정류장마다 설치되어있긴 하지만 조금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처음 International Center 도착하셨을 때 궁금한 것, 기숙사 가는 길이나 택시 이용법(Aarhus Taxa 앱을 사용해서 불러야 합니다. 전화로 하는 콜택시는 오르후스에서 영업하지 않습니다.) 같은 것을 IC 근무 직원에게 꼭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5. 보험 및 비자
덴마크는 비자 비용이 타국과 비교해 매우 비쌉니다. Case order ID를 발급받고 이후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데 비용이 총 100만원 이상 소모되었습니다. 서류 준비하실 때 빠진 것 없이 모두 챙겨 가셔야 시간과 돈 모두 조금이라도 더 아낄 수 있습니다. 보험은 해외여행시 사고 보험 포함된 유학생 보험 들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에서는 기숙사 물건들도 도난당할 수 있으니 보험에 가입하라고 권장했지만 덴마크 치안 수준으로 미루어 볼 때 도난 보험은 따로 들 필요가 없는 듯합니다. 학교에서 날을 잡아서 CPR이라는 덴마크 주민번호를 다같이 등록하게 되는데 이때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해야 빨리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발급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걸 발급받으시면 덴마크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에도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하지만 치료 대기시간도 길고, 치과처럼 적용이 안되는 곳도 있으니 일부러 다치고 찾아가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또, 도착 2주 내로 경찰서로 가서 외국인 대상으로 생체 등록을 하고 핑크 카드를 받으라고 안내받으실텐데, 반드시 2주 내로 찾아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6. 마치며
오르후스 대학교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자유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중간에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부분이 망가지고 계획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긴 했지만 그곳에서 누렸던 행복과 여유, 경험은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었고 제 스스로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교환학생을 통해 제가 느꼈던 경험을 직접 체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risingup4194 지메일로 메일 주시면 최대한 상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