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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Germany] University of Cologne 19-2 이하늘

2020.05.28 Views 1813 이하늘

안녕하세요! 2019년 2학기 독일 쾰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18학번 이하늘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의 5개월의 기억은 제가 평생 잊지못할 기억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경영대에서 같이 파견된 언니오빠들을 비롯해 그곳에서 만난 다른 학교 분들, 외국인 친구들과 여행 중간중간 스친 인연들 모두가 새롭고 소중했습니다. 유럽 교환을 꿈꾸는 분들, 특히나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저렴한 물가를 누리고 싶은 분들에게 독일은 참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나 쾰른은 경영대에서 파견하는 지역 중 가장 큰 곳이기도 하고 교통을 비롯해 문화적으로도 누릴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전 수기를 보며 <주거>에 대해 가장 걱정하실 것 같은 데요, 이 부분을 비롯해 예상치 못하게 눈물 흘린 부분들과 기대도 못했던 혜택들까지 여러분들께 마음을 담아 공유해보겠습니다.

1) 독일
독일은 일단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서 어디든지 여행가기 편하다는 게 특장점인 것 같아요. 경영대에서 저랑 같이 간 언니는 홍길동처럼 더 많이 다녔는데, 저는 수업 통틀어 한 두번만 빠지고 짬 날때마다 구석구석 다녔는데도 총 13개국 29개 도시를 다닐 수 있었어요….ㅎ 한 곳 한 곳이 너무나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옥토버페스트를 비롯해 NRW주 (쾰른이 속한 주) 크리스마스 마켓 도장 깨기, 그리스 여행, 빈 클래식공연 등등이 있는 것 같아요. 신발 밑창이 까질 정도로 많이 걷고, 울고 웃었던 한 학기였습니다. 쾰른에 중앙역, 공항, 플릭스버스 정류장이 있어 가까운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부터 좀 떨어진 프라하 같은 동유럽까지 가고 싶을 때 저렴하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번 비행기만 탈 순 없었지만, 그래도 DB(독일 국영기차)에서 열몇 시간씩 앉아서 여행할 일이 두 번 다시 찾아올까 싶어요! ㅎㅎ

뿐만 아니라 영어를 다들 너무 잘하셔서 더듬더듬 독일어 섞어서 얘기하면 친절하게 대답해주시기도 하고요! 그래도 관청 같은데선 다짜고짜 영어하는 것보다 독일어 번역기라도 쓰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일찍 처리해주는 것 같더라구요,,, 아 저는 독일어 하나도 못하는 상태로 가서 pre-German course A1 하나 들은 걸로 반년 버텼습니다 ㅎㅎ 독일어 대부분이 영어랑 비슷하기때문에 저처럼 A1 코스들으면 눈칫밥도 엄청 늘어서 사는데 전혀 지장 없으실 거예요. 그래도 런던 같은 곳과 다르게 늘 긴장하고 살아야 하긴 하지만…저에겐 여행이란 메리트가 너무 컸기 때문에 눈감을 수 있었습니다.

물가도 동유럽을 제외하고 제가 다닌 곳 중에 독일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물론 외식비용은 어마무시하지만, 식재료가 너무 싸기도 하고 한인마트도 쾰른 근처에 크게 있어서 맨날 언니들 (경영대 1명, 서울 시립대 1명)과 한식파티 해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ㅎ 맥주는 물론 초콜릿, 요거트의 종류가 정말 다양해요. 과일도 겨울에 가까워 질수록 토마토, 오렌지가 종류별로 다양해지는데 아쉬운 건 납작복숭아가 9월달까지만 나오는 걸 모르고 덜 자주 사먹었다는 겁니다…..,, 아 그리고 독일이 정말 숨은 감자맛집이에요! 유럽 그 어느 나라를 가도 독일감자 맛이 안나더라고요. 독일 가신 분들은 다 느끼실 거예요. 대체적으로 띠용스러운 음식을 많이 팔기도 하지만 신선한 유제품, 과일, 초콜릿, 맥주 덕분에 먹는거 걱정 없이 즐겁게 살다 왔습니다.

2) 수강신청 및 수업
고대와 다르게 쾰른대의 수신은 원하는 과목 대부분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제공되는 과목리스트에 수업 날짜와 시수를 고려해서 등록하면, 거의 대부분 등록이 되는데 저는 교환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Connecting across cultures 라는 과목은 등록이 안되었어요! 그렇지만 pre-German course를 포함해 총 약 15학점이라는, 교환치고는 꽤 많은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re-German course란, 본격적인 개강인 10월 한달 전, 즉 9월 동안 평일 매일 독일어 수업을 수강하는 제도예요. 제 기준 어학은 최대 3학점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저는 이 수업을 들으면서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그래서 같이 옥토버페스트를 비롯한 쾰른 이곳저곳을 놀러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평일 매일 수업이 있다 보니, 독일 최고의 날씨인 9월에 여행을 많이 못갔다는 아쉬움이 뒤늦게 들었지만 독일어를 못하시는 분들은 친구도 사귀고 개강 전 천천히 쾰른 적응도 할 겸 수강 하는 거 추천드려요! 독일어 수업은 이렇게 한 달을 미리 들을 수도 있고, 학기 중에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학기 수업은 가장 아쉬운 점이 수업의 다양성이에요. 유럽에 간 만큼 역사, 문화예술 관련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Wiso Faculty(사회과학학부)에 배정되다 보니,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이 한정적이에요. 제목을 듣기에 흥미를 끄는 과목이 없다는 점, 그리고 국경이나 경전같이 전필을 못 듣고 온다는 점이 아쉽지만 전공선택 대부분을 듣고 올 수 있고 수업 방식도 제각각인 점이 재밌었습니다. 물론 교수님마다 케바케겠지만요! 전 공부가 우선순위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유연한 수업스케줄 (일부 세미나를 제외하곤 출석이 전혀 반영되지 않습니다) 조정과 정량적인 수업방식 (경영대 수업인데도 암기보다 원칙과 공식을 교수님 모두가 공통적으로 강조하시는게 느껴졌어요)에 매우 만족했습니다.

아, 학교가 매우매우커요. 대학 단지 외에도 길 가다 보면 쾰른대 소속 건물이 보이는 경우도 있고 그렇답니다! 학교내 식당, 빵집 역시 많고 도서관도 잘 되어있어서 공부는 도서관에서 했어요. 카페에서 공부하겠다는 로망은 한 번도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카페의 개념이 살짝 많이 다른 것 같더라고요!

3) 기숙사
쾰른을 두고 가장 걱정했던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저를 비롯해 파견된 경영대 2분, 시립대에서 오신 분들 모두가 다행이도 배정받으셨는데요, 각각 배정받은 방의 크기, 위치, 시설, 가격이 모두 달랐습니다!

저는 파견이 확정되자마자 수기들을 검색해서 나오는 사이트를 통해 사설플랫을 찾아보려 했어요. 쾰른에는 대학 자체 기숙사가 아니라 시 단위로 기숙사가 운영되기 때문에, 기숙사 werks의 신청과 답을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여러 사이트에 집을 찾아보려 다녔는데 offer를 받기도 쉽지 않고 만약 받는다 해도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에게 선금을 보내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그러다가 werks로부터 입주 가능 메일을 받았고, 안내 절차에 따라 계약금+ 첫 달치 월세를 보내고 나서부터 주거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저때도 그렇고 몇 년 전부터 werks 기숙사 배정이 잘 이뤄지는 것 같더라구요. 주거문제 때문에 쾰른 걱정하시는 분들은 전보단 덜 염려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 경영대, 시립대 언니들과 저는 행정상 쾰른이 아닌 Efferen이란 곳에 배정받았는데요, 이 곳에 배정받는 순간 안도와 동시에 끝나지 않는 비자의 늪이 바로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비자는…한국에서 받아오는걸로 해요. 저는 상대적으로 고생을 덜 했지만 안 한건 아니니깐요! 비자 나오기 전까지 매 여행을 노심초사할 필요는 없잖아요? 저는 웃기게도 대사관에 신청을 해놓고 당일에 여권을 안가져가는 바람에….여러 수난을 거치고 쾰른카니발 날이 되어서야 빤짝빤짝한 비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비자에 관한 내용은 밑에 설명하겠습니다!

집은 저는 가장 비싼 방에 배정받았는데, 그래도 월세 40만원 정도였어요. 안암 집값이랑 비교가 안되죠? 구조의 경우, 여2 남2, 화장실 2개 주방 1개에 침실은 각방을 쓰는 구조였어요. 엄청 깔끔한 플랫 메이트 덕분에 한 학기 내내 편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다른 언니들 같은 경우는 소음, 청소 문제로 골치를 조금 겪은 것 같았습니다. 기본 가구들은 있었고, 이케아나 마트에서 식자재, 식기, 이불 등을 산 다음 한 학기만 쓰고 두고 왔습니다.

Efferen은 미워할 수 없는 추억이 깃든 ‘한적함’의 정석인 마을입니다. 근처에 Rewe, Lidl같은 큰 마트가 있어 번갈아가면서 장도 보고, 독일 전역 통틀어 최고의 맛집도 에페른에서 찾았습니다. 기숙사 단지에서 트램역으로 가는 길에 딱 하나 있는 식당이에요. 정말 너무 친절하고 맛있었습니다. 단지 자체는 교환학생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치안도 괜찮고, 무엇보다 공기가 너무 좋고 하늘이 정말 높은게 느껴져요. 길고양이만큼의 토끼가 돌아다니고, 학교로 넘어갈 때 트램 차창 밖으로 때때로 양들이 풀 뜯어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에패른에서 더 남쪽으로 가면 베토벤과 하리보의 고향 Bonn이 나오고요, 좀더 가면 Drachen Hills라는 성이 나오는데 여기 꼭 꼭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석양이랑 강줄기가 유럽 여행 통틀어서 본 것 중에 가장 감격스럽고 아름다웠어요. 물론 이건 날씨를 많이 타는 것 같습니다. 왕겜 좋아하시거나 유럽시골 경험 제대로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Drachen Hills 정말 좋아하실 거라 확신합니다!

4) 문화
쾰른대는 교환학생을 위한 문화, 커뮤니티가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번 필참도 아니고 가고 싶으면 가면 돼서 파티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루할 틈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별로 안 좋아해서 몇 번 나가지 않았는데, 독일 템포가 쉽지 않더라고요. 독일 노잼이라는 얘기가 여기서 나오나 싶기도 했구요…ㅎ 농담이고, 제 독일인 플랫메이트는 15명이 오는 생일파티를 열었는데 맥주를 120병을 시켜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자체로 맺어주는 버디도 있고, 페이스북 그룹, 왓츠앱 단체채팅 등을 통해 파티나 행사 스케줄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요. 제가 갔을 땐 방탄, 블랙핑크, 기생충으로 한국을 좋아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재밌게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교내 한국인분들 같은 경우엔, 같은 학부 내에선 고경을 제외하곤 시립대분들밖에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가까운 곳에 한인교회 모임도 있는 것 같았고, 기차로 20분인 뒤셀도르프에 크게 한인 타운이 조성되어 있어서 한식먹고싶은 급한 불은 간간히 끌 수 있었습니다.

5) 행정 및 비자
독일에서 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공무원이 정말 살기 좋은 나라’ 였습니다. 관청을 비롯해 학교 오피스마저 낮 12시 이후엔 문을 닫습니다…그래서 거주지 등록, 비자 발급이 더욱 융통성 없고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독일이라는 낯선 땅에 내려서 처리해야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하나를 하기 위해서 이전의 것을 하지 않으면 말짱도루묵이 되는 구조라 순서와 타이밍 재는 것도 큰 일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저의 경우 도착 전엔
1. 슈페어콘토 (X-patrio) : 비자 발급을 위해 ‘나 이만큼 먹고 살 돈 있다’ 묶어두는 개념입니다. 미리 묶어 두고 후에 독일에서 내 은행 계좌 (N26)을 만들면 달마다 자동 입금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2. 보험들기 : 저는 mawista (사보험)을 한국에서 미리 신청하고 갔는데, 학교에서 공증받고 문제없이 비자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도착 후엔
1. 핸드폰 만들기
2. 보험 공증받기
3. 기숙사 입주 후 거주지 등록(안멜둥)
독일 도착 후 입사 전까진 에어비앤비에서 지냈는데요, 최대한 배정된 기숙사 근처에 머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저처럼 50+a의 짐을 끌고 기숙사 오피스 시간(12:30)맞추려 뛰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어요..! 안멜둥은 비자에 비해 관청도 가깝고, 절차도 간단합니다. 쫄지 않으셔도 돼요.
4. 카드만들기 (N26)
N26는 가입비, 유지비가 없고 유로쓰는 어느 국가던지 사용할 수 있어서 굉장히 편하게 썼던 카드입니다! 영국 갈 때도 환전 따로 안하고 다 이 카드 썼던 것 같아요. 앱 다운로드 후 카드 수령까지 저는 별 문제없었는데, 시립대의 어느 분의 경우 분실 후 재발급까지 너무 오래걸려서 1500유로 가까이 되는 돈이 12월이 되어서야 쓸 수 있게 되는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ㅠ
5. 비자 신청
Rhein-Erft-Kreis 관청은 쾰른 내 관청과 다르게 4-6주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 마저도 기다렸는데도 답이 안 와 계속 메일을 보냈는데요, 정말 이분들에게 내 거 하나 누락하는 건 일도 아니구나 싶었던 게 메일이나 전화로 확인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기 쉽상이라는 거예요. 이 밖에도 여행사나 학교나, 마땅한 응대나 답변을 듣지 못했을 때 ‘알아서 해주겠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물어보는 태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6. X-patrio에 묶었던 돈 풀기
한국에서 미리 묶어두었던 돈을 내 계좌로 매달 받기위해선 슈페어콘토를 해제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비자가 요구됩니다. 하지만 비자가 나올 때까지 환전해 온 현금만 쓸 수 없기 때문에, 비자 신청할 때 임시 비자 (픽치온)을 신청했습니다. X-patrio 측에 이 픽치온을 비롯한 다른 서류를 제출하면 계좌로 돈이 입금됩니다!
7. 비자 수령
저는 비자 신청 후 수령까지 약 2달이 걸렸던 것 같아요. 한국여권으론 무비자 체류 허용기간이 100일 있었던 것 같은데, 이 기간과 비자를 받기 전 사이에 그리스 여행을 가야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관청에선 ‘너가 비자를 신청했고, 그걸 기다리고 있다는 증명 (픽치온 같은)을 하면 돼’ 라고 했지만, 공항과 나라마다 규율의 강도가 다르다 해서 정말 쫄았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수많은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여권을 검사한 건 EU가 아닌 스위스, 영국 in out할 때 빼곤 없었습니다! (그래도 여행 시 여권은 늘 필수로 소지해야 해요)

6) 기타 꿀정보
젤라또가 독일만큼 싼 곳이 없습니다. 물론 맛은 이태리가 압승이지만, 밥 먹고 1유로 내외로 젤라또 먹는 기쁨이 정말 컸습니다.
맥주가 정말 싸고 많고 맛있습니다. 양주, 와인도 너무너무 싸고 맛있고 다양해서 한국의 술찌였던 저는 술 일기까지 쓰게 됐어요.. 쾰른 지역 맥주인 쾰시도 너무 제 취향이었는데, 뒤셀도르프 맥주도 정말 진하고 맛있습니다. 최대한 많이 시도해보시고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는 아직도 Becks에 소맥 말아먹었던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맥주, 초콜릿이 발전한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우울한 날씨가 한 몫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9, 10월까지 정말 산뜻선선의 정점을 찍다가 11월, 12월이 되면 해도 4시에 지고 우중충한 날들이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우산도 안 쓰고 그냥 옷에 달린 모자 쓰고 다니는게 넘나 충격이었어요. 저는 여름의 날씨 vs 겨울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두고 교환 시기 고민을 많이 했는데, 후자가 압도적으로 매력적이어서 2학기 때 갔고요 아직도 후회는 안합니다. 그래도 여러분은 여행 계획 짜실 때 스위스, 잘츠부르크 같이 푸른 자연 경관이 중요한 곳은 초반에, 빈이나 프라하, 영국 이태리 스페인 같이 문화유산이 풍부한 곳은 뒤에 배치하시면 도움 될 것 같습니다.

독일의 교통을 절대 믿지 마세요. 저는 독일 도착한 당일을 비롯해 여행 다니면서 독일 교통이랑 대판 싸우고 울고 난리도 아니었는데요, 연착은 너무나 이들에게 당연한거라 죄송하다고 사과방송도 안나옵니다. 제 생각엔 독일이랑 이태리가 가장 심한 것 같아요. 종강하고 한 달을 여행만 다녔는데, 마지막 여행지였던 파리에서 쾰른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 할 때 한시간 반이 연착됐다는 걸 듣고 ‘아 내가 독일로 가긴 가는구나’를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늘 여유있게 생각하시고, 환승할 일이 있으면 최소 1시간은 잡아두시길 바랍니다. 예로 쾰른에서 프라하를 가는데 제가 타는 기차가 늦어서 다음 갈아탈 편을 놓쳐 새벽 3시에 프랑크푸르트에 홀로 버려진 적도 있습니다. 대체편을 급히 탔는데 돈을 또 지불하라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냈는데, 후에 중앙역 DB센터에 영수증이랑 증명하니까 환불은 해주었습니다. 정당한 요구 주춤하지 말고 꼭 하기! 아주 중요합니다. 기차뿐만 아니라 트램, 버스, 비행기 등 맘대로 취소하고 시간 바꾸는 일이 허다하니 늘 신경쓰시길 바랍니다.

독일은 그 자체로 재밌다기보단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인 듯합니다. 지역 별 특색과 사람들의 자부심이 곳곳에 살아있고, 독일스러운 유머와 따뜻함에 정이 계속 가는 나라예요. 쾰른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이 부딪히고, 보고 배우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요새도 가끔 꿈에 대성당이 나오는데, 그만큼 중후하지만 젊은 매력이 있는 도시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은 다 제가 찍은 겁니다! 허락없이 사용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