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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 19-2 최연수

2020.02.05 Views 1827 최연수

안녕하세요. 저는 2019학년도 2학기에 USC로 파견되었던 최연수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분들, 특별히 USC를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께 제 체험수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학생의 경우 USC 행정실 측에서 대신 수강신청을 해주십니다. 8월에 학기가 시작하는 가을학기의 경우, 4월쯤 시간표를 짜서 양식을 제출하라는 메일이 오는데, 원하는 과목이 신청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하여 각 과목 당 3지망까지 적어 제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저는 과목 선택할 때 학교 홈페이지와 교환수기를 주로 참고했고, ratemyprofessor.com이라는 사이트에서 교수와 과목 평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웬만하면 제출한대로 신청이 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학기 시작 직전의 정정기간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과목 조정이 가능합니다. 고대의 수강신청에 비하면 훨씬 수월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USC에서 교양과목 없이 전공과목 총 4과목을 수강했습니다.
(1) Global Strategy (Carl Voigt)
고대 경영대에서 국제경영 또는 경영전략으로 대체인정 받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거의 매 수업마다 case study를 읽어가야 하고, 학기 내내 진행되는 팀 프로젝트와 두 번의 중간고사, 그리고 개인적으로 작성하는 케이스 페이퍼가 있어 학습량은 꽤 많은 편입니다. 그러나 학기 중간에 멕시코로 2박3일 간의 공장 견학 겸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점, 실제로 존재하는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점, 이론 위주가 아닌 참여형/학생주도형 수업이라는 점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2) Advertising and Promotion Management (Therese Wilbur)
고대 경영대의 전공선택 과목인 광고론과 유사하고, 전선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성적의 50퍼센트를 차지하는 큰 팀 프로젝트와 20퍼센트를 차지하는 중간고사, 그리고 나머지 20퍼센트에 해당하는 개인 페이퍼가 있습니다. 팀 프로젝트가 3회에 걸쳐 제출/평가되고, 설문조사, 집단 실험 등 여러 가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학습량이 만만한 편은 역시 아닙니다. 프로젝트 베이스 수업이기 때문에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편하신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교수님 자체는 정말 성격이 좋고 쿨하신 편이고, 마케팅, 특히 광고 쪽을 희망하시는 분들께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3)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Chris Bresnahan)
고대 경영대에서 개설되는 과목 중에서는 유사한 과목이 없지만, 전공선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인사관리 계열의 과목인데, 심리학이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대학원생도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고, 20명 안팎의 소수정예로 매시간 교수님이 들고 오시는 주제로 토의/토론을 진행하고 때때로 교수님의 경험담에 가까운 강의를 듣게 됩니다. 중간고사, 5번의 짧은 과제, 수업 참여도, 팀 프로젝트와 기말 페이퍼가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권력’의 의미, 필요에 따른 권력의 올바른 행사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학습 목표인데,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습량도 부담스럽지 않고, 교수님도 정말 좋으신 분이라 매번 놀러가는 기분으로 즐겁게 들었던 과목입니다.
(4) Introduction to Legal Environment of Business (Kevin Fields)
과목명은 기업법과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법 전반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다룬 후 기업 경영과 연관 된 법을 위주로 다루는 수업입니다. 수강인원이 약 80명으로 대형강의에 속하고, 두 번의 중간고사와 한 번의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법정을 견학하고 짧은 감상문을 쓰는 과제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신선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인원이 많기 때문에 출석체크 대신 pop quiz를 4회 정도 보는데, 오픈북이고 서로 상의도 가능해서 난이도는 거의 없습니다. 수업시간에 말씀하신 내용 위주로 시험문제가 출제될 뿐만 아니라, 교수님 강의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기 때문에 수업은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과목과 달리 벼락치기는 좀 힘들지만, 시험 3일 전에만 공부를 시작해도 중상위권에 들기에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법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과목입니다.

2) 기숙사:
기숙사는 크게 학교 기숙사와 사설 기숙사로 나뉘는데, 학교 기숙사의 경우 USC에서 메일이 오면 기한 내에 신청하기만 하면 됩니다. 배정이 안 되는 경우는 본인 불찰이 아닌 한 없다고 보아야 하고, 교환학생은 거의 같은 기숙사로 배정이 됩니다. On campus 기숙사는 정규학생들에게 우선권이 부여되기 때문에 교환학생은 캠퍼스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off campus 기숙사가 배정되는데, 2인1실부터 5인1실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자체는 넓고 깨끗한 편이고, 룸메이트 변경도 가능합니다. 다만 학교 관리 하에 있기 때문에 밤 10시 이후에는 떠들 수 없고, 음주 및 파티도 불가능합니다. 가격은 한 학기에 300-400만원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사설 기숙사를 이용했는데, 이 경우 따로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Lorenzo, Gateway, Icon 등이 대표적인 학생 사설 기숙사이고, 저는 이 중 가장 많은 수의 교환학생이 지내는 Lorenzo에서 지냈습니다. 기본적으로 2인1실에 기숙사 내에 스터디룸, 체육관, 농구장, 영화관, 수영장, 식당 겸 카페 등 정말 다양한 시설이 있어 지내기 정말 편리했습니다. Lorenzo 내에서 주최하는 이벤트도 많고, 일주일에 두 번씩 저녁식사도 제공합니다. USC로 가는 셔틀버스가 15분에 한 번씩 운행되고, 버스로 10분 거리에 학교가 있어 통학할 때 불편한 점도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파티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만큼 밤마다 시끄러울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가격도 한 학기에 500-600만원 선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학교 기숙사보다 조금 더 비싸고, 개인적으로 임대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합니다.

3) 생활 및 기타
(a)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USC Marshall에도 KUBS BUDDY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버디를 원하는 경우 신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성향 및 성별도 고려해서 배정됩니다. 학교 측에서 버디를 만나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는 하지만, 그 이후로는 자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버디의 성격에 따라 복불복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 저와 같은 기숙사에 사는 한국인 언니가 버디로 배정되어 생활에 도움도 많이 받고 종종 같이 한국 음식도 만들어 먹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USC에 별도의 고대 교우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신 최근에는 고대 행정학과에서도 USC Price와 교환 협정을 맺어 두 명씩 파견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교내에 한국인이 정말 많아서 한인 문화 커뮤니티, 한인 기독교 커뮤니티, 한인 학생회 등 다양한 한인회가 있습니다. 외국에 와서 한국인과만 어울리게 되는 단점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인턴이나 취업 등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분들은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c) 물가
LA는 외식 물가가 정말 높습니다. 밖에서 음식을 사먹으면 20달러에서 50달러 정도 드는 반면, 고기와 과일 값은 한국에 비해 정말 저렴하기 때문에 요리를 할 줄 아신다면 자주 집에서 해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외국 친구들이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해서 장 봐다가 친구들이랑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 먹었습니다. 마트는 USC village 내에 있는 Trader Joe’s 와 학교에서 차로 5분 거리인 Ralph’s가 있고, 15분 정도 가면 한인타운에 한국마트도 여러 곳 있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USC에서 교환학생을 위한 장학제도는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 유심 및 현지 계좌
휴대폰 유심의 경우 크게 한국에서 유심을 구입해서 가거나 현지 통신사 plan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선불 유심을 미리 사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도착하자마자 사용할 수 있고, 선불이기 때문에 매달 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상대적으로 편했습니다. 통신사는 T-Mobile, AT&T, Verizon 이렇게 세 가지가 대표적인데, T-Mobile이 가장 저렴하지만 신호가 잘 안 터지는 편이기 때문에 중간 가격대에 기능성도 괜찮은 AT&T를 추천해드립니다. 미국에 도착해서 유심을 구입하는 경우도 학교 캠퍼스 근처에 통신사 스토어가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카드나 계좌의 경우 저는 하나 비바플러스 체크카드 하나만 만들어서 가고, 미국에서 현지 계좌를 사용했습니다. 은행은 CHASE를 사용하면 혜택이 많다고 하는데 체류기간이 7개월 이상이어야 하는 조건이 있어서 BOA에서 계좌를 개설했습니다. 따로 현지 계좌를 사용하지 않고 국제용 신용카드와 현금만 사용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BOA 사용자끼리 사용할 수 있는 Zelle이라는 무료 송금 기능도 있어 여러모로 편리했던 것 같습니다. USC village 내에 BOA 은행이 있어 관련 업무 처리도 편리하고, 출국 며칠 전에 은행 방문하셔서 계좌만 닫으면 되기 때문에 사용하시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f) 치안
USC는 다운타운 LA 쪽에 있기 때문에 사실 치안이 안 좋은 편에 속합니다. 노숙자도 많고, 총기사건도 자주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USC에서는 저녁 7시부터 오전 2시까지 free lyft라고 해서 학교 근처의 경우 무료로 택시를 제공합니다. 저도 밤 늦게까지 수업 또는 팀플이 있을 때나 저녁에 장을 보러 갈 때, 친구 집으로 놀러갈 때 자주 free lyft를 이용했습니다. 7시 이후에는 여러 명이서 함께 다니시고,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 경우 눈을 마주치지 말고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한 혼자 다니지 않고 경각심을 갖고 지낸다면 치안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준비할 것들이 정말 많기는 하지만, USC Marshall 교환담당자 선생님께서 메일을 순서대로 자세하게 보내주시기 때문에 메일 확인만 꼬박꼬박 잘한다면 어려울 것은 전혀 없습니다. 특별히 수강희망과목 제출, 기숙사 신청 등은 기한이 있으니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학교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고 기준을 충족하는 사설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는데, 웬만하면 학교보험을 선택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상대적으로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교환 기간 동안 아플 경우 학교에서 커버가 되고 필수로 맞아야 하는 여러 예방접종도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보험이 이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비자의 경우 교환학생용인 J-1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미국은 비자유효기간 전후 30일을 grace period라고 해서 체류를 허용해주기 때문에 비자 발급 날짜와 출국 날짜에 대한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비자 인터뷰는 대학, 전공, 부모님 직업 정도만 묻는 아주 단순한 형식이고, 인터뷰 이후 3-4일 정도 안에 발급이 됩니다.

6) 파견교 소개
USC는 고대 경영대와 교류를 맺고 있는 미국 대학 중 최상위권에 속합니다. 경영대인 USC Marshall 자체가 유명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학교 동문인 Trojan끼리 결속도 고대만큼이나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인맥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LA는 일단 날씨가 거의 1년 내내 환상적입니다. 겨울의 우기를 제외하면 비가 거의 오지 않고, 습도도 낮고 햇살이 화창해서 정말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또 할리우드거리,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리피스 천문대, 산타모니카 등 가볼 만한 곳이 정말 많습니다. 친구들끼리 차 렌트해서 샌디에고, 산타바바라, 말리부 등 근처 여행지도 꼭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작년 2학기는 제 인생에서 가장 다채롭고 행복한 한 학기였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과정이 까다롭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니 꼭 다녀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