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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Chile] University of Chile 2018-1 전승민

2018.09.17 Views 2405 경영대학

  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2018학년도 1학기에 칠레 산티아고에 위치한 Universidad de Chile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12학번 전승민입니다. 여지껏 해외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했었기 때문에,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통해 가장 먼 곳으로 가보고자 칠레라는 나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Academic English 발표 시간에 몇 마디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올 정도로 영어를 못했고, 면접 때 영어 실력의 민낯을 확인하셨는데도 불구하고, 기꺼이 저에게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준 KUBS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 칠레 및 대학교 소개
 중남미에 위치한 나라들이 정치, 경제, 치안 등등 여러 방면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지만, 칠레는 압도적인 구리 매장량을 기반으로 그 중에 가장 안정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인당 국민 소득도 가장 높고, 한국이 첫 FTA를 칠레와 맺었던 당시에도 칠레는 여러 국가들과 이미 FTA협정을 맺고 있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개방적인 나라이기도 합니다. 치안의 경우도 다른 남미 국가보다는 안전한 편입니다. 하지만 여권, 지갑, 핸드폰 등을 도난 당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니 언제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칠레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교를 뽑자면, 칠레 카톨릭대학교(Universidad Catolica)와 국립 칠레대학교(Universidad de Chile)입니다. 칠레대학교는 고려대학교처럼 단과대학들이 한 곳에 모여있지 않고, 산티아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은 칠레대학교 경제경영대학(Facultad Ecinomia y Negocios)과 교환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교환협정을 맺은 학교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실제로 교환학생을 오는 아시아 사람들은 드물고 대부분이 북미와 유럽사람들 입니다.
  1. 출국 전 유의사항 – 비행기, 비자, 짐싸기, 출금, 수강신청 등
 한국에서 칠레로 가기 위해서는 한 번 이상의 환승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환승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루어집니다. 저는 마드리드에서 환승해 산티아고로 in-out 하는 대한항공 + 라탐항공 티켓을 구매하였습니다. 미국에서 환승하는 경우 시간이 더 적게 걸리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ESTA 비자를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여행을 하다가 비자를 잃어버린 경우, 대사관에서 짧은 시간 내에 받을 수 있는 단수여권으로는 ESTA 비자를 재발급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유럽을 경유하는 편이 낫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칠레는 학생비자를 사전에 받고 갈 수도 있고, 비자 없이 90일 관광비자로 거주할 수도 있습니다. 관광비자의 경우 학기 중간에 칠레를 출국해 관광비자를 다시 갱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대부분 학기 중간에 여행을 하면서 출국을 하게 됩니다. 저는 여권에 커다란 비자가 붙혀지는 것 자체도 설레서 학생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비자를 받는 방법과 준비물은 주한칠레대사관에 전화하시면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메일도 보내주십니다. 학생비자를 받으면 학생할인이 되는 교통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고, 중간에 칠레를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교통카드는 학기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즈음에야 발급이 될 정도로 행정처리가 느립니다. 따라서 그냥 아무 준비 없이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28인치 캐리어 하나와 60L 용량의 배낭을 가지고 칠레에 갔습니다. 칠레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학기를 마친 후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배낭을 가지고 갔지만 위탁수화물 2개는 무료이기 때문에 캐리어를 2개 가져가든 배낭을 2개 가져가든 상관없습니다. 저는 음식을 가리지도 않고, 옷도 다양하게 입지 않는 편이라서 최대한 적게 들고 갔습니다만, 제조업 기반이 없는 남미는 공산품이 한국보다 비싼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이나 칫솔 같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것들은 많이 가지고 오는 것도 좋습니다. 음식을 가리는 편이라면 한국 음식을 가지고 오는 것도 좋지만, 칠레는 입국할 때 농수산물에 대해서 엄격하게 검사를 하는 편이라 압수를 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인마트가 여러 곳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가격은 한국보다 2배 가량 비싼 편입니다.
 장기간 해외에 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돈을 한꺼번에 달러로 환전해오기 보다는 현지 ATM에서 카드를 이용해 출금하는 것이 낫습니다. 다만 수수료가 칠팔천원 가량으로 비싼 편입니다. 카드는 하나은행 VIVA G 체크카드 겸용인 국제학생증 하나, 하나은행 VIVA G 체크카드와 시티은행 체크카드 총 3개를 만들고 갔습니다. VIVA G 카드가 마스터카드이고 시티은핼 카드가 비자카드라서 여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어떤 ATM이나 음식점은 저 둘 중 하나만 결제가 가능한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여행을 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달러를 어느정도 인출해 오시는 것이 수수료를 이중으로 부과 받지 않고 좋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보통 50달러 이상 고액권만 환전을 해주기 때문에 고액권으로 가져오시는 것이 편합니다.
 수강신청과 수업목록에 관한 메일이 옵니다. 안내대로 수강신청 절차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곳 수강신청과 달리 아무때나 들어가서 신청하시면 원하시는 수업을 다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업 첫주는 정정기간인데 수업을 듣고 맘에 안들면 정정이 가능합니다만, 정정기회는 한 번으로 수기로 나눠준 형식에 작성한뒤 교환학생 담당 부서에 제출하시면 됩니다.
  1. 입국 후 – 시내이동, 거주, 외국인신청, 유심칩, 학교생활 등
 처음 공항에 도착하시면 굉장히 당황스럽습니다. 계절도 한국과 반대라서 날씨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커다란 짐과 함께 덩그러니 서있으면,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은 어리숙한 외국인들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택시를 타지 마시고 나오자 마자 TRANSVIP이라고 써있는 곳에 가서 주소를 말하시고 결제를 하시면 택시의 절반 정도의 가격에 숙소까지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칠레대학교는 기숙사가 없습니다. 따라서 거주할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데, 실물을 보지 않고 방을 계약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한인민박에 일정 기간 머물면서 방을 구하게 됩니다. 저는 한인민박에 갔다가 사장님이 한국에 2달 가량 가야한다며 그 동안 살아달라고 부탁을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시세보다 싸게 넓은 민박집을 4~5명이서 살았었고, 사장님이 다시 돌아오시고 나서도 계속 있었기 때문에 조언을 드리기에는 부족합니다. 민박에 있다가 방을 구하고 나간 워킹홀리데이 한국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방세는 일반적으로 250000 페소(한화 40~50만원 가량)을 내면 살만한 곳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이 현지인 룸메이트와 살아가야 하고, 룸메이트와 갈등이 생기거나 집주인과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본 사람들은 한 집에서 오래 살지 못하고 방을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방을 구하는 큰 사이트가 하나 있고,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룸메를 찾는 게시물들이 많습니다. 학교에서도 추천매물을 알려줍니다.
 관광비자로 칠레에 온다면 상관 없는 일이지만, 만약 학생비자를 발급받고 칠레에 오셨다면, 30일 이내에 반드시 PDI라는 기관에 가서 외국인 등록을 마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벌금이 부과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외국인 등록 절차는 꽤나 복잡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잘 소개해 놓은 블로그를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일을 하던 지인의 블로그인데, 절차는 동일합니다.( https://blog.naver.com/wkddnrthf/221216005266)
 아무래도 장기간 동안 로밍을 하는 건 비용상 무리가 있기 때문에 현지 유심을 사게 됩니다. 정식으로 외국인이 칠레 현지 유심을 사려면 통신사와 복잡한 절차를 함께해야 합니다. 하지만 노점상이나 가판대에서 유심을 그냥 판매합니다. 그런 유심을 사용해도 아무런 한 학기 내내 지장이 없습니다. 여러 통신사가 있는데, 저는 Claro라는 통신사의 유심칩을 사서 이용하였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통신비가 가장 저렴합니다. 유심칩을 산 뒤 핸드폰에 끼우고 인터넷 앱을 켜면 자동으로 Claro 홈페이지로 이동하는데, 그 곳에서 요금제를 확인 한 뒤, 그 요금제 요금만큼의 금액을 슈퍼나 가판대 등에서 충전한 뒤, 그 홈페이지에서 요금제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그 홈페이지에서 카드를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칸이 존재하지만 저는 아무리 시도해도 결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칠레 현지 카드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캠퍼스 시설이 아주 좋습니다. 단과대학 캠퍼스라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중간에 쉬기 좋은 잔디밭이 있고, 클라이밍 시설, 헬스장, 도서관 등 많은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다른 교환학생들과 수업을 들으면서 친해지기 마련이지만(교환학생들이 주로 듣는 영어강의는 몇 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같은 수업을 듣게 됩니다), 현지 대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들이 여럿 있습니다. FEN BUDDY라는 버디 프로그램이 있고, Let’s chat이라는 영어 스페인어 교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저는 버디가 연락을 주지 않고, 영어를 교환할 만한 실력이 아니기 때문에 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기 중에 꾸준히 학교측에서 주말마다 근교여행을 추진합니다. 저는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갔다온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업체를 홍보하기도 하는데, 나쁘지 않습니다. SEN(Santiago Exchange Network)이라는 곳을 통해 토레스 델 파이네 트래킹을 다녀왔었는데 같은 학교 교환학생 말고도, 산티아고 내에 있는 다른 학교 교환학생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친해진 친구들과 학기 중에 아타카마 사막과 우유니 소금사막을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사이트를 통해 방을 구하려면 스페인어를 알아야 하는데, 교환학생 대상으로 방을 렌트하기도 하므로, 이 곳에서 방을 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 수업
 스페인어 강의를 듣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스페인어라고는 축구선수 인터뷰가 전부이기 때문에 모두 영어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교환학생이 많이 듣는 영어수업의 경우, 대부분 교수님들이 시험기간에 여행을 갈 수 있도록 시험을 미리 봅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들은 이전에 다녀왔던 교우들이 들었던 수업들과 동일하고, 모두 전공선택으로 인정됩니다.
  1. INTERNATIONAL MANAGEMENT(Gabriela Schulten - ENNEG324)
 국가 간의 문화적 차이, 다국적기업에서 문화적 차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등, 주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한국이나 아시아 관련 이슈가 소개될 때마다 항상 저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친절하시고 유쾌한 교수님입니다. 중간, 기말, 케이스 4개, 글로벌 마인드 프로젝트 발표로 성적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성적도 잘 주시는 편입니다. 글로벌 마인드 프로젝트는 팀별로 국가를 하나씩 맡아 문화적 배경, 차이 등을 소개하는 발표입니다. 중간은 객관식과 짧은 에세이 문제, 기말은 전부 객관식으로 이루어진 시험이었습니다.
  1. INTERCULTURAL BUSINESS CHALLENGES IN LATIN AMERICA(Veronica Uribe Obrador - ENNEG 317-01)
 위 수업이 주로 커다란 문화권 별 차이를 주로 다룬다면, 이 수업은 라틴 아메리카 내의 국가 간 문화차이에 대해서 주로 다룹니다. 중간, 기말, 발표 및 보고서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중간 기말 모두다 서술형 시험이라 영어를 못하는 저에게는 조금 부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실력을 감안하시는지 부분점수는 정말 잘 주시는 편입니다. 발표는 각 조별로 라틴아메리카의 주요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등을 맡아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 사업상 에티켓 등을 소개하는 발표입니다. 중간, 발표, 보고서의 점수가 좋다면 기말을 보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이미 PASS를 할 수 있는 사람의 명단을 기말 시험 전에 올려주십니다.
  1. LATIN AMERICA IN WORLD’S AFFAIRS(Walter Sánchez G. - ENNEG 423-01)
 교수님이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학기 중에 여행을 간다고 하더라고 미리 교수님께 말씀을 드리면 감안을 해주십니다. 여행 때문에 시험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하서 따로 시험일자를 마련해 주실 정도로 교환학생들에게 친화적이십니다. 중간, 기말, 발표로 성적이 매겨집니다. 중간, 기말의 시험범위가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시험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팀으로 나뉘어서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발표를 하기 때문에 이 수업은 다른 팀의 발표를 듣는 수업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수업이기 때문에 흥미로웠습니다.
  1. STRATEGIC ALLIANCES, MERGERS AND ACQUISITION(Ricardo Alvial - ENNEG 426)
 이 수업의 큰 틀은 단지 M&A에 관련해서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이러한 수단을 통해서 라틴아메리카에 투자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던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이 무심한듯 하시면서도 학생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중간, 기말, 팀플 발표로 성적이 매겨집니다. 중간 기말 시험은 한국의 시험 난이도와 비교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팀플의 내용이 라틴아메리카의 기업과 합병, 전략적 제휴등을 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내가 기업의 임원으로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인데, 자료를 찾기가 힘들어서 조금은 까다로웠습니다. 하지만 수업 내용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1. 마무리.
취업을 준비하기 전 학생 생활을 즐길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다녀왔습니다. 가서 좋은 인연들도 많이 만들고, 학기를 마치고 홀로 한 달 반 동안 배낭여행을 다니며 느낀 점들도 많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환학생을 통해 가는 유럽, 북미, 아시아보다 저는 칠레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