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도 1학기에 University of San Diego로 파견되었던 15학번 이채은이라고 합니다. 이 수기를 읽고 계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아직 어느 국가, 어느 학교로 가야할지 고민 중에 계실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것을 정하는 과정에서 오랜시간동안 수많은 수기들을 읽고 결단에 도움을 받았었는데 여러분께도 이 수기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 기억력이 허락하는 한에서 최대한 솔직하고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견국가를 미국으로 정하셨다면 크게 동부 또는 서부로 선택지가 나누어지실 겁니다. 저는 서부의 좋은 날씨와 동부는 예전에 여행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서부는 그렇지 않다는 점 때문에 서부로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옵션이 몇가지로 좁혀졌는데 그 중에서는 한국인 그리고 동양인이 적은 학교를 기준으로 USD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한국인, 동양인이 많은 학교가 나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짧은 시간에 미국의 언어와 문화를 최대한 배우기 위해서는 그것이 제일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굳은 결심과 큰 포부를 가지고 출발하였지만 처음 USD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상상했던 것보다 더 한국인이 없고(그냥 아예 없었습니다) 동양인도 없어서(해당 학기에 USD로 파견된 모든 교환학생들 중 제가 유일한 동양인이었습니다) 조금 외롭고 막막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경우와 달리 해당 학기에는 경영대에서 선발하는 USD 교환학생 티오도 1명뿐이었어서 혼자 갔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이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의지할 곳이 없다는 생각에 더욱 적극적으로 현지 학생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할 수 있었고, 처음 접하는 국가(모로코, 이탈리아, 핀란드 등)의 교환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각자 교환학생의 경험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USD 아주 추천해드립니다!
1. 출발 전 준비
출발하기 전 준비해야할 것들이 몇가지 있지만 이미 USD에 다녀오신 많은 분들께서 후기로 적어주셨고 USD 국제처 측에서 미리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세히 적지 않겠습니다. 교환학생을 담당하고 계시는 Jessica (확실하지는 않지만 돌아오는 학기까지는 이분이 담당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께서 질문에도 매우 친절히 답해주시고 학생 개개인의 사정에 대한 배려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수강신청과정에서 작은 문제가 있어 고려대 경영대학 국제실을 통해 메일로 문의를 드렸었는데 답도 꽤 신속하게 해주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하셔서 생각보다 쉽게 문제가 해결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메일에 안내된 그대로 데드라인에 맞춰서 진행하신다면 아마 크게 걱정하실 부분은 없을 것입니다.
2. 수업
원래 5과목, 15학점을 신청했었는데 막상 첫주에 실라버스를 받아보니 과제량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결국 한과목을 드랍하고 12학점을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들이 특별히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USD에서 12학점 수강하면서 감당해야했던 과제량이 고려대학교에서 18학점 수강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과제하나하나의 난이도는 고대보다 쉬운 편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양이 많고 모든 과제(레포트, 발표 등)를 꽤 수준 높은 영어로 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12학점만 수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수강했던 과목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Business (BUSN 361)
그동안 USD에 다녀오셨던 많은 분들이 수강하셨던 수업입니다. 처음에 강의계획서를 보았는데 출석체크도 매번하고 중간고사 2번, 퀴즈 2번, 개인레포트 2개, 개인발표, 조별발표와 레포트, 기말페이퍼가 있길래 뭐 이렇게 많나 놀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과제들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이 귀찮긴 하지만 과제들과 수업 자체의 난이도가 쉽고 중간고사들도 어렵지 않아서 크게 부담스러운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성실히 출석하고 과제 제때 제출할 준비만 되신 분들이라면 수강하셔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Intermediate Microeconomics (ECON 201)
고대의 미시경제이론과 같은 수업입니다. 매주 3번 오전 수업이라는 것이 조금 귀찮긴 했지만 수강했던 4과목중 유일하게 출석체크를 하지 않던 수업이라 적당히 자체공강도 즐기며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제가 단 한개도 없다는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시험 3번으로만 성적이 매겨지는데 교수님께서 따로 강의자료를 사용하지 않으시고 수업 중 필기에서만 모든 문제를 출제하셔서 나름 열심히 출석하고 필기했더니 성적은 후하게 주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나이가 있으신 편이지만 서핑을 즐기시고 굉장히 쿨하신 편이라 유머도 있으시고 이런저런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셔서 수업시간에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Business and Society (ETLW 302)
후기들을 읽을때 평이 좋아서 제일 기대하고 갔던 수업인데 역시 저에게도 가장 애정이 갔던 수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래 기업윤리에 관심이 있어서 더욱 마음이 가는 수업이기도 했지만 교수님께서 워낙 독보적으로 재밌으시고 강의력도 좋으셔서 그렇지 않으신 분들이라고 해도 즐겁게 수강하실 수 있는 수업인 것 같습니다. 큰 과제로는 조 발표 2번, 개인 레포트 3번(이 중 2번은 제출하는 것에 의의를 두셨습니다), 퀴즈 8번정도?가 있었는데 중간, 기말 모두 없는 수업이라 평소 수업 때는 큰 부담없이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무런 암기가 필요없던 과목은 대학 입학한 이래로 이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일 부담되었던 것은 무조건 조원 전원이 발표해야하는 팀플 두번과 수업시간에 디스커션을 굉장히 강조하시는 수업 분위기 정도였지만 워낙 좋아하던 강의였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없이 한학기동안 수강하였습니다.
Introduction to Media Studies (COMM 130)
융합전공 과목을 수강하고자 신청했던 과목인데 한학기라는 짧은 시간안에 미국의 대부분의 대중매체, 텔레비전, 영화, 신문, 음악 등의 역사 흐름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배경지식이 없어 짧은 시간에 이해하고 외울 수 있을지 걱정되었지만 교수님이 강의 중에 사용하시는 피피티에서 많은 시험문제들이 출제되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교과서를 참고할 수 있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출석체크를 대신하는 팝퀴즈가 2주에 한번정도 진행되었고 개인페이퍼 3개 (어려운 과제는 아니었습니다), 중간고사 2번, 기말고사 1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3. 생활
저는 USD 기숙사 중 Manchester라는 곳에서 생활하였습니다. 기숙사 신청하기 전에 체험수기들을 읽고 SAPs 또는 San Buen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 둘을 1,2지망으로 지원하고 그 둘 중에 한곳으로 배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3,4,5지망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지원했는데 Manchester로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숙사들 중 캠퍼스와 제일 먼 편이어서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학기중에는 캠퍼스 내 트램도 잘 다니고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아침시간에는 자주 오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15분에 한대?정도씩 왔던 것 같습니다) 샌디에고 날씨가 정말로 매우 몹시 좋아서 바쁜 등교길에만 주로 트램을 이용하고 하교길에는 최고의 날씨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Post office가 기숙사에 따로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방은 침실 2개(2명이 침실 하나 사용)에 주방,거실이 있는 구조였는데 룸메이트들이 모두 현지 3,4학년 학생들이어서 현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거의 3,4학년이어서 기숙사 건물이 시끄럽지 않다는 것도 저에게는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식사는 학교식당에서 일주일에 2-3번? 정도 사먹고 나머지는 알아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증에 Campus Cash를 그때그때 조금씩 충전해서 식사하거나 프린트할때 사용했는데 학교 식당은 위치상SLP(학교 식당치고 싸지는 않지만 메뉴도 다양하고 맛은 괜찮은 편입니다) 를 가장 많이 이용했지만 다른 식당들도 나쁘지 않아서 가끔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식료품은 타겟이나 시온마트에서 많이 구입했습니다. 필요하거나 먹고 싶은 것들을 구하기 어려울까봐 출국 전에 걱정이 많았는데 도착해보니 역시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인지, 샌디에고에 한국인도 생각보다 많은 편이라 그런 문제는 겪을 일이 없었습니다.
4. 여행
샌디에고는 여유롭고 한적한 도시라 뉴욕이나 엘에이처럼 화려하거나 관광할 곳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샌디에고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생각보다 도처에 있습니다. 특히 저는 델마, 토리파인 쪽을 좋아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이 알려진 라호야비치보다 이곳 바다가 더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구름 끼지 않고 화창한 날(샌디에고 날씨는 95프로 화창한 편이지만) 노을을 구경하는 것도 정말 좋고 토리파인에 산책로 정도 난이도의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하이킹하는 것도 참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운타운 쪽 리틀 이태리에도 이쁘고 분위기 좋은 식당들이 생각보다 많고 Convoy Street 쪽에는 일식당, 한식당이 많아서 가끔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 찾곤 했습니다. 샌디에고하면 역시 멕시칸 음식이 훌륭한데 제 최애 식당은 라호야와 멀지 않던 The Taco Stand 였습니다. 이 곳에서 제 인생 부리또를 먹었는데 타코나 다른 메뉴들도 다 맛있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에 돌아와 도스마스에 만족해야하지만 USD에 파견가시는 분이라면 저 곳을 한번쯤 꼭 방문해보세요! Old Town 쪽에 Café Coyote라는 곳도 크고 밤에 분위기 좋은 멕시칸 식당이니 추천해 드립니다. 샌디에고는 크지 않은 도시이니 마음만 있으시면 무리없이 도시의 좋은 곳들을 한번씩 다 가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샌디에고 밖으로도 학기 중 주말과 학기 후를 활용하여 열심히 여행을 다녔습니다. 학기 중에는 Amtrak을 이용하여 LA쪽을 3번정도, 뉴욕을 다녀왔고 본격적인 여행은 학기 후에 캐나다 벤쿠버에서 어학연수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록키산맥, 시애틀,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엘에이, 피닉스 이렇게 미국 서부를 길게 여행하였습니다. 여행은 언제나 신나는 일이지만 미국여행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미국 대중교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수록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것입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버스(그레이하운드)를 여러번 이용하였는데 딜레이가 되지 않으면 매우 신기하고 기쁘게 느껴질 정도로 딜레이 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제가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지만 현지 학생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들 원래 그렇다고, 그래서 되도록이면 여행할 때도 자가용을 이용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딜레이뿐 아니라 버스정류장도 서울의 고속터미널과 비교하면 안될 정도로 낙후된 경우가 많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원들에게 상황에 대해 물어봐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답답한 적이 많았습니다. 버스보다는 AMTRAK이라는 기차가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 마치며
저에게 이 한학기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훈련시키고 혼자 못할 것이 없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키워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혼자 먼길을 다녀오다 보니 생각치도 못한 일들을 다양하게 겪을 수 있었고 또한 더욱 다양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타인을 보는 눈과 더불어 제 자신을 바라보는 눈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편하고 익숙한 것도 좋지만 큰 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과 모험을 감수하는 결단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기들을 많이 보아도 고민이 해결되지 않거나 궁금하신 것들이 더 있으시면 chaeeun1246@gmail.com 으로 메일 주세요.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글로 표현하지 못한 생생하고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느낌들을 전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런 좋은 기회를 선물해주신 경영대와 국제실에 감사드립니다.
파견국가를 미국으로 정하셨다면 크게 동부 또는 서부로 선택지가 나누어지실 겁니다. 저는 서부의 좋은 날씨와 동부는 예전에 여행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서부는 그렇지 않다는 점 때문에 서부로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옵션이 몇가지로 좁혀졌는데 그 중에서는 한국인 그리고 동양인이 적은 학교를 기준으로 USD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한국인, 동양인이 많은 학교가 나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짧은 시간에 미국의 언어와 문화를 최대한 배우기 위해서는 그것이 제일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굳은 결심과 큰 포부를 가지고 출발하였지만 처음 USD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상상했던 것보다 더 한국인이 없고(그냥 아예 없었습니다) 동양인도 없어서(해당 학기에 USD로 파견된 모든 교환학생들 중 제가 유일한 동양인이었습니다) 조금 외롭고 막막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경우와 달리 해당 학기에는 경영대에서 선발하는 USD 교환학생 티오도 1명뿐이었어서 혼자 갔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이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의지할 곳이 없다는 생각에 더욱 적극적으로 현지 학생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할 수 있었고, 처음 접하는 국가(모로코, 이탈리아, 핀란드 등)의 교환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각자 교환학생의 경험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USD 아주 추천해드립니다!
1. 출발 전 준비
출발하기 전 준비해야할 것들이 몇가지 있지만 이미 USD에 다녀오신 많은 분들께서 후기로 적어주셨고 USD 국제처 측에서 미리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세히 적지 않겠습니다. 교환학생을 담당하고 계시는 Jessica (확실하지는 않지만 돌아오는 학기까지는 이분이 담당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께서 질문에도 매우 친절히 답해주시고 학생 개개인의 사정에 대한 배려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수강신청과정에서 작은 문제가 있어 고려대 경영대학 국제실을 통해 메일로 문의를 드렸었는데 답도 꽤 신속하게 해주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하셔서 생각보다 쉽게 문제가 해결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메일에 안내된 그대로 데드라인에 맞춰서 진행하신다면 아마 크게 걱정하실 부분은 없을 것입니다.
2. 수업
원래 5과목, 15학점을 신청했었는데 막상 첫주에 실라버스를 받아보니 과제량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결국 한과목을 드랍하고 12학점을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들이 특별히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USD에서 12학점 수강하면서 감당해야했던 과제량이 고려대학교에서 18학점 수강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과제하나하나의 난이도는 고대보다 쉬운 편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양이 많고 모든 과제(레포트, 발표 등)를 꽤 수준 높은 영어로 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12학점만 수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수강했던 과목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Business (BUSN 361)
그동안 USD에 다녀오셨던 많은 분들이 수강하셨던 수업입니다. 처음에 강의계획서를 보았는데 출석체크도 매번하고 중간고사 2번, 퀴즈 2번, 개인레포트 2개, 개인발표, 조별발표와 레포트, 기말페이퍼가 있길래 뭐 이렇게 많나 놀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과제들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이 귀찮긴 하지만 과제들과 수업 자체의 난이도가 쉽고 중간고사들도 어렵지 않아서 크게 부담스러운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성실히 출석하고 과제 제때 제출할 준비만 되신 분들이라면 수강하셔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Intermediate Microeconomics (ECON 201)
고대의 미시경제이론과 같은 수업입니다. 매주 3번 오전 수업이라는 것이 조금 귀찮긴 했지만 수강했던 4과목중 유일하게 출석체크를 하지 않던 수업이라 적당히 자체공강도 즐기며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제가 단 한개도 없다는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시험 3번으로만 성적이 매겨지는데 교수님께서 따로 강의자료를 사용하지 않으시고 수업 중 필기에서만 모든 문제를 출제하셔서 나름 열심히 출석하고 필기했더니 성적은 후하게 주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나이가 있으신 편이지만 서핑을 즐기시고 굉장히 쿨하신 편이라 유머도 있으시고 이런저런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셔서 수업시간에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Business and Society (ETLW 302)
후기들을 읽을때 평이 좋아서 제일 기대하고 갔던 수업인데 역시 저에게도 가장 애정이 갔던 수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래 기업윤리에 관심이 있어서 더욱 마음이 가는 수업이기도 했지만 교수님께서 워낙 독보적으로 재밌으시고 강의력도 좋으셔서 그렇지 않으신 분들이라고 해도 즐겁게 수강하실 수 있는 수업인 것 같습니다. 큰 과제로는 조 발표 2번, 개인 레포트 3번(이 중 2번은 제출하는 것에 의의를 두셨습니다), 퀴즈 8번정도?가 있었는데 중간, 기말 모두 없는 수업이라 평소 수업 때는 큰 부담없이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무런 암기가 필요없던 과목은 대학 입학한 이래로 이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일 부담되었던 것은 무조건 조원 전원이 발표해야하는 팀플 두번과 수업시간에 디스커션을 굉장히 강조하시는 수업 분위기 정도였지만 워낙 좋아하던 강의였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없이 한학기동안 수강하였습니다.
Introduction to Media Studies (COMM 130)
융합전공 과목을 수강하고자 신청했던 과목인데 한학기라는 짧은 시간안에 미국의 대부분의 대중매체, 텔레비전, 영화, 신문, 음악 등의 역사 흐름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배경지식이 없어 짧은 시간에 이해하고 외울 수 있을지 걱정되었지만 교수님이 강의 중에 사용하시는 피피티에서 많은 시험문제들이 출제되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교과서를 참고할 수 있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출석체크를 대신하는 팝퀴즈가 2주에 한번정도 진행되었고 개인페이퍼 3개 (어려운 과제는 아니었습니다), 중간고사 2번, 기말고사 1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3. 생활
저는 USD 기숙사 중 Manchester라는 곳에서 생활하였습니다. 기숙사 신청하기 전에 체험수기들을 읽고 SAPs 또는 San Buen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 둘을 1,2지망으로 지원하고 그 둘 중에 한곳으로 배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3,4,5지망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지원했는데 Manchester로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숙사들 중 캠퍼스와 제일 먼 편이어서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학기중에는 캠퍼스 내 트램도 잘 다니고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아침시간에는 자주 오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15분에 한대?정도씩 왔던 것 같습니다) 샌디에고 날씨가 정말로 매우 몹시 좋아서 바쁜 등교길에만 주로 트램을 이용하고 하교길에는 최고의 날씨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Post office가 기숙사에 따로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방은 침실 2개(2명이 침실 하나 사용)에 주방,거실이 있는 구조였는데 룸메이트들이 모두 현지 3,4학년 학생들이어서 현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거의 3,4학년이어서 기숙사 건물이 시끄럽지 않다는 것도 저에게는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식사는 학교식당에서 일주일에 2-3번? 정도 사먹고 나머지는 알아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증에 Campus Cash를 그때그때 조금씩 충전해서 식사하거나 프린트할때 사용했는데 학교 식당은 위치상SLP(학교 식당치고 싸지는 않지만 메뉴도 다양하고 맛은 괜찮은 편입니다) 를 가장 많이 이용했지만 다른 식당들도 나쁘지 않아서 가끔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식료품은 타겟이나 시온마트에서 많이 구입했습니다. 필요하거나 먹고 싶은 것들을 구하기 어려울까봐 출국 전에 걱정이 많았는데 도착해보니 역시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인지, 샌디에고에 한국인도 생각보다 많은 편이라 그런 문제는 겪을 일이 없었습니다.
4. 여행
샌디에고는 여유롭고 한적한 도시라 뉴욕이나 엘에이처럼 화려하거나 관광할 곳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샌디에고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생각보다 도처에 있습니다. 특히 저는 델마, 토리파인 쪽을 좋아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이 알려진 라호야비치보다 이곳 바다가 더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구름 끼지 않고 화창한 날(샌디에고 날씨는 95프로 화창한 편이지만) 노을을 구경하는 것도 정말 좋고 토리파인에 산책로 정도 난이도의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하이킹하는 것도 참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운타운 쪽 리틀 이태리에도 이쁘고 분위기 좋은 식당들이 생각보다 많고 Convoy Street 쪽에는 일식당, 한식당이 많아서 가끔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 찾곤 했습니다. 샌디에고하면 역시 멕시칸 음식이 훌륭한데 제 최애 식당은 라호야와 멀지 않던 The Taco Stand 였습니다. 이 곳에서 제 인생 부리또를 먹었는데 타코나 다른 메뉴들도 다 맛있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에 돌아와 도스마스에 만족해야하지만 USD에 파견가시는 분이라면 저 곳을 한번쯤 꼭 방문해보세요! Old Town 쪽에 Café Coyote라는 곳도 크고 밤에 분위기 좋은 멕시칸 식당이니 추천해 드립니다. 샌디에고는 크지 않은 도시이니 마음만 있으시면 무리없이 도시의 좋은 곳들을 한번씩 다 가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샌디에고 밖으로도 학기 중 주말과 학기 후를 활용하여 열심히 여행을 다녔습니다. 학기 중에는 Amtrak을 이용하여 LA쪽을 3번정도, 뉴욕을 다녀왔고 본격적인 여행은 학기 후에 캐나다 벤쿠버에서 어학연수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록키산맥, 시애틀,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엘에이, 피닉스 이렇게 미국 서부를 길게 여행하였습니다. 여행은 언제나 신나는 일이지만 미국여행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미국 대중교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수록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것입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버스(그레이하운드)를 여러번 이용하였는데 딜레이가 되지 않으면 매우 신기하고 기쁘게 느껴질 정도로 딜레이 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제가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지만 현지 학생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들 원래 그렇다고, 그래서 되도록이면 여행할 때도 자가용을 이용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딜레이뿐 아니라 버스정류장도 서울의 고속터미널과 비교하면 안될 정도로 낙후된 경우가 많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원들에게 상황에 대해 물어봐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답답한 적이 많았습니다. 버스보다는 AMTRAK이라는 기차가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 마치며
저에게 이 한학기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훈련시키고 혼자 못할 것이 없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키워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혼자 먼길을 다녀오다 보니 생각치도 못한 일들을 다양하게 겪을 수 있었고 또한 더욱 다양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타인을 보는 눈과 더불어 제 자신을 바라보는 눈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편하고 익숙한 것도 좋지만 큰 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과 모험을 감수하는 결단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기들을 많이 보아도 고민이 해결되지 않거나 궁금하신 것들이 더 있으시면 chaeeun1246@gmail.com 으로 메일 주세요.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글로 표현하지 못한 생생하고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느낌들을 전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런 좋은 기회를 선물해주신 경영대와 국제실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