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지난학기 영국 University of Southampton 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나지원입니다. 수기엔 좋은 이야기가 대부분이죠. 누군가에겐 정말로 인생경험을 한 시간이 되었겠으나, 개인적으론 제 안의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부족한 정보 때문에, 아쉬웠던 점이 많은 교환이었습니다. ‘소중한 한 학기, 헛되이 보내는 사람 더 이상은 naver..,,,’ 라는 생각으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Getting ready
1. 사우스햄튼대를 선택해야하는 이유
- 영국입니다. 영어를 씁니다. 교수님들이 다 영국 출신은 아니지만, 꾸준한 영어의 자극 속에 나도 모르게 늘은 영어실력과 함께 귀국하실 수 있습니다. (수업 수준은 높지 않지만 질은 괜찮습니다.) 돌아오셔서는 바로 토익이나 토스를 쳐보시기 바랍니다. 점수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큰 용기 없이도 다른 나라 친구와 어울릴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 없기 때문이죠. 제가 파견된 학기는 고려대에서 저 혼자, 그리고 동국대 영화학과에서 두 명, 한국인은 이렇게 세 명의 교환학생뿐이었습니다. 수소문 해보았지만, 한국인 정규학생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 커뮤니티나 교회를 찾으시는 분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 치안이 좋습니다. 영국 전반의 치안이 나쁘지는 않지만, 사우스햄튼은 정말 안전합니다. 새벽 2시에 파티에 갔다가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도 무섭거나 위험하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밤’에 ‘혼자’ 사우스햄튼 커먼이라는 공원만 안가시면 됩니다)
1-1. 사우스햄튼대를 선택하면 안 되는 이유
- 볼 게 없습니다. City center라도 일컫는 곳도 쇼핑몰 네댓 개 있는 수준입니다. 활기차고 볼 거리 많은 동네는 아닙니다. 소소한 대학도시죠.
- 런던과 가깝지 않습니다. 왕복 5시간 걸립니다. 저도 파견 전엔, ‘한국에서 런던 가는 게 얼만데, 그 정도면 갈만한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런던을 자주 방문할 계획이시라면, 본인이 평소 왕복 5시간 걸리는 주말여행을 하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전 전혀 아니었습니다)
- 교통이 나쁩니다. 사우스햄튼 공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암스테르담 정도를 빼곤, 다 코치(버스)를 타고 런던 근처 공항으로 이동해서 비행기 탑니다. (최소 2시간 반~ 런던에서 환승해야하는 북쪽 공항은 5시간 걸림) 아침 7시, 6시에 비행기 뜨는 저가항공의 경우는 이게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사우스햄튼 시내버스는 밤 12시면 끊기데요. 그래서 본인의 집이 코치정류장(시내)와 멀다면 새벽 코치를 탈 수 없습니다. 전날 밤에 미리 이동해서 공항에서 떨며 노숙을 해야 한다는 소리죠. ㅎ
결론: 싼 저가항공/ 학교와 가까운 기숙사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한다.
- 남쪽인데도 추워요. 2학기는 모르겠으나 1학기 파견은 정말 춥습니다. 2월 말쯤엔 한국과 기온이 역전됐습니다. 한국이 점점 따뜻해지는 와중에 3월까지도 기숙사가 너무 추워서 전기장판을 5월 초에야 걷어낸 것 같습니다.
* 결론: 장단점을 바탕으로, 영어와 외국인 친구 사귀기에 방점을 두신다면 선택하길 추천 드립니다. 불편한 교통과 작은 도시가 싫으시다면 ‘공항 접근성’이 좋은 다른 대도시 추천 드립니다.
2. 기숙사 선택
사우스햄튼으로 파견을 받으셨다면 집을 구해야겠죠!
긱사나 일반 렌트를 생각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알아보기 번거롭기도 하고 5 개월정도 살거니 그냥 편하게 기숙사 신청했습니다. 보통 시내(학교까지 버스로 25분 정도)에 있는 Mayflower hall과 Glen eyre(경영대까지 걸어서 빠르면 10분)가 대표적 기숙산데요. 메이플라워가 신축이어서 비쌉니다. 대신 시내에 있어서 코치 타기도 편하고 대형마트도 가까이 있어서 좋습니다. 글렌에어는 학교와 가깝습니다. 구글맵으로 보시면 알겠지만 잔디밭 깔려있고 오솔길 있는 자연친화적 기숙사 단집니다. 상황에 맞게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참고로 기숙사 신청을 이메일 오자마자하지는 않았고 한 5일정도 후에 했는데 1순위에 배정됐습니다.
3. 항공사/ 날짜 선택
- 항공사는 브리티시 에어였습니다. (직항 짱짱^^!)
- 돌아오는 날은 사우스햄튼 대학 홈페이지에 학기 끝나는 날이 6월 16일인가로 돼 있길래, 그 때로 했습니다. 근데 실질적으로 시험기간이 약 3주정도 되기 때문에, 5월 말부터 시험이 시작돼서 6월 초면 시험이 끝납니다. 6월 10일 정도면 정말 안 끝난 시험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에요. 한국 가서 인턴을 하거나 계절을 들을 분들은 참고하셔서 예매하시면 되겠습니다. 저에게도 누군가 미리 알려줬다면...(먼산)
- 도착하는날은 무조건 웰커밍 데이!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제발 웰커밍 데이에 도착하도록 예매하세요. 웰커밍 데이가 개강 전주 금요일인가 그랬는데, 전 사정상 최대한 미뤄야 해서 토요일에 도착했습니다. 겨우 하루 (흑흑) 차이였는데... 그 하루가 불러온 나비효과는 정말... 대단했죠.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1) 공짜 is always 진리
웰커밍데이에는 무료 코치로 같이 사우스햄튼으로 데려다줍니다. 편하고 공짜고. 그 짐 다 들고 혼자 코치타는거 만만찮아요 ㅠ 전 캐리어 두 개 갖고갔는데도 무거워서 넘 울고 싶었습니다. 놓치시면 안돼요! 전 20파운드인가 주고 ‘사우스햄튼 대학’ 정류장으로 가는 코치를 직접 끊었습니다.(내셔널 익스프레스)
(2) 심리적 안정
처음 가는 도시에 유심까지 없는 분들이라면 굉장한 불안 속에 첫 교환을 시작하시는 겁니다. 코치 예매는 했지만 공항 어디서 타라는 건지도 모르겠고(info 센터에 물어보세요 ㅠㅠ), 타서는 여러 stop 들이 있을텐데 잘못 내리면 어쩌지 또 노심초사. 네셔널 익스프레스 홈피에도 어디가 stop인지 제대로 안 알려줘서 너무나 불안했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묵기로한 glen eyre기숙사 근처인 University of Southampton 정류장으로 도착하게 예매했었는데 참고로 저 같은 걱정러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Burgess Rd, Southampton SO16 3HH, UK 여기가 내리는 정류장 주소입니다.)
(3) 웰커밍 데이에 온 사람 제외하곤 기숙사 조기 입사 불가
핵충격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출국 이틀 전인가 기숙사 입사가 가능한 건지 (정말 만약의 경우를 위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돌아온 답은 웰커밍 데이에 온 사람 말고는 기숙사 입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일찍가는 것도 아니고 겨우 하루 늦게 갈 뿐인데... (억울) 여튼 그래서 출발하는 밤에 잠도 못자고 사우스햄튼 시내에 있는 호텔 예약을 했습니다. (highfield 호텔이었는데 혹시라도... 가지 마세요. 옆방 남자분 코고는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려서 자다가 누가 제 방에서 자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결론 : 여러분~ 제발 웰커밍 데이에 가세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며 굿 교환 스타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교환친구들과 버스를 함께 타고 가면서 친구도 사귈 수 있어요!
4. 챙길 거
- 이 부분은 다들 알아서 잘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네이버에 교환학생 짐싸기 쳐서 참고했어요. 다만 전기장판과 멀티탭은 정말 필수.
- 아, 국제학생증은 돈 들여 만드실 필요 없습니다. 영어로 된 학생증이라 유럽 어디든 통해요.
- 카드는 다들 쓰시는 하나 비바 지 발급 받아 갔습니다. 처음에 800파운드 환전해가고, 그거 이후로는 현금 인출 안하고 카드로 긁으면서 지냈어요! 유럽여행 할 때도 마찬가지!
-How to pass in Southampton
5. 수업
최대 4개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타과 과목 한 개까지 수강할 수 있고요. 전 영화과 수업을 너무 듣고 싶었는데, 거긴 선수과목이 있어서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101 수업 한 개만 선수과목이 필요 없는데, 가을학기에만 열린다고 결국 경영대 과목으로 총 네 과목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벼락치기를 해야 했기에) 얼마나 해야 패스를 할 수 있는 건지, 어느 정도로 열심히 하면 어떤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건지 너무 궁금했는데 수기에 써있지 않더라고요. 제가 공부한 방법, 범위, 점수를 쓰겠습니다.
*고대 학점으로 4학점씩입니다.
*백점 만점 중 40점 이하면 F입니다. 그 이상이면 P.
(* 거의 모든 수업, 출첵은 안합니다. ‘오늘 어차피 가봤자 팀플할 시간 줄텐데, 그냥 가지말까?’ ‘저희 따로 만나서 팀플해서 저번시간에 안 왔어요 교수님.’ 이런 말들이 아주 자연스러운 곳입니다. 그래도 이론을 배우는 lecture class 엔 가지 않더라도, 팀플이나 토론 점수와 직결되는 tutoring class 엔 가길 추천 드립니다 )
-MANG2044 Marketing Communications and Media Management (Mark 74, 난이도 하, 전선)
일단 수업 내용은 팀플에도, 에세이에도 쓸데가 없습니다. 팀플 발표 하나, 에세이 하나 있는 과목입니다. 팀플은 회사를 하나 정해서 그들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미디어 플래닝 하는 내용이고, 에세이는 실제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인터뷰 바탕으로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쓰고 그 일에 대해 조사하면 됩니다(+ 팀플을 통해 배운점도 후반부에 기술) 수월한 과목입니다. 팀플은 그냥 성실히 팀 모임에 참가하고 발표 열심히 준비하셔서 하시면 됩니다.(엄청나게 번뜩이는 아이디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교수님이 평을 되게 착하고 너그러이 주셔요) 에세이는 미리미리 런던이나 영국의 마케팅 에이전시 구글링 하셔서 이메일 보내놓으시는 것만 한다면(가장 주저되고 귀찮은 부분), 대부분 개인적 감상평으로 채우면 되기 때문에 하루 빡세게 하면 후딱 씁니다.
-MANG2064 Business Research (Mark 60, 난이도 중, 전선(그러나 처음엔 경영대 과목으로 인정해 줄 수 없다고 심사 때 오래 계류돼 있었음. 내년 과목 검토엔 어떻게 될지 모르니 듣지 말 것을 추천))
리서치 프로포절 하나, 객관식 시험 있는 과목입니다. 객관식 시험은 문제은행식이어서 한 이틀 전부터 진짜 세 번만 풀어보시고 복습하시면 백점 맞으실 수 있어요.
나머지 점수는 에세이에서 채우시면 될텐데, 수업가시면 예시로 작년에 썼던 에세이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거 참고하시고 쓰면 도움이 될 거예요. (모든 에세이에서) 제일 먼저 꼭! 참고하실 건, rubric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성적을 부여하는지 과목마다 criteria를 작성해 놓은 표가 있더라고요. 블랙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데, 이 criteria에 맞춰서 에세이를 써 내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시간이 없을 때는 criteria를 하나하나 충족하는 개요를 먼저 짜는 게 급선뭅니다. 저는 첨에 정해주신 기본서를 도서관에서 두 세권 빌려서 인용하면서 앞의 내용을 채우고, 뒤에는 내 제안서랑 이론이랑 버무려가면서 에세이를 써 냈습니다. 별로 잘한 것 같진 않네요.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한 과목인 것 같습니다. 높은 마크를 원하신다면 이론 수업 열심히 듣고 이해하시길 바라요. 제 에세이 점수는 40점대로 객관식 시험이 없었다면 참 간당간당 했거든요. 쓰는데 최소 4일은 잡으셔야 해요.
-MANG 3021 Corporate Governance (Mark 64, 난이도 상, 전선)
여기부턴 3학년 과목이라 내용 자체가 심화된 내용입니다. 이 과목은 에세이30퍼, 시험 70퍼인 과목으로 타 과목과 다르게 시험 비중이 높은 과목인데요. 에세이는 삼성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한국의 임원 보수가 어떤 편인지, 재벌과 관련된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어떠한가와 관련한 논문을 찾아서 인용하면서 엮어서 냈습니다. 재무제표를 되도록 상세히 조목조목 분석하는 게 좋습니다. 최소 10년치는 보셔야해요! 점수 잘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꽤 분석해야하는 과목이고.. due date가 다른 과목보다 일러 미친 듯이 하진 않았습니다. 9일 걸렸습니다.
이제 더 중요한 시험을 준비해야되는데,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수업때 올려주시는 ppt로 강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저는) 어려웠고요 ㅜ 맥락을 알아야 풀 수 있는 에세이형 문제들을 내시는데... 읽으라는 pdf material 만 열 개가 넘어서 참 좌절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추천하는 공부법은, 그래도 수업을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가셨다면 계속 들렸던 키워드들이 있을거에요. 기출도 한 4개년 보시면 항상 반복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그 키워드를 한 다섯 개 정도 뽑은 다음에 그 아래에 선생님이 읽으라 한 자료들을 쫙 써보고 완성된 답안을 만듭니다. 그담 그걸 달달 외웁니다. 매 년 조금씩 핀트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출제되는 주제는 같기 때문에, 팩트 위주로 답안을 상술할 수 있게 외워두면 어떤 문항이 나오든지 문항 당 최소 50점은 맞을 수 있을 겁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시험보기 한 12시간 전에 정리를 끝낸 탓에 밤새서 외웠는데, 무사히 패스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공부는 한 2주안에 에세이 쓰면서 나눠서 해서 정확히 어느 정도 걸릴지는 가늠하기 힘드네요.
-MANG3029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nd Sustainable Business (Mark 64, 난이도 중상, 전선)
교수님이 되게 겁주시는데 딱히 어렵진 않습니다. 특이한 건 위의 마케팅 과목과 마찬가지로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이 에세이랑 팀 발표에 1도 쓸데가 없다는 겁니다. (...)
에세이는 기본적인 csr 개념들 개념서랑 논문들 찾아서 인용해서 정리했고, 삼성과 패스트리테일(유니클로 있는 그룹)을 주제로 해서 한국과 일본의 csr 특성이 어떤지 썼습니다. Institutional 관점으로 된 논문들 찾아 적용시켰습니다. 에세이가 좀 까다로워요. 완성하려면 한 4-5 일 잡아야 합니다.
팀플은 20퍼를 차지하는데, 간단합니다. 교수님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요. 저희 팀은 만나지도 않고 그냥 구글 드라이브로 각자 슬라이드 추가하면서 피피티 만들었습니다. 발표를 하는데 질문도 안하시고 수고 했다고 하셨던 걸 보니, 팀플엔 변별력을 두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점수가 짜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공부한 것처럼 하시면 대략 저 점수정도 받는다고 참고하시고 자기가 조절하시면 될 것 같아요. F 는 그리 쉽게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불안해서 영국 친구들에게 어느 정도 써야 F 냐고 참 많이도 물어봤었습니다. 진짜 아무 말이나 써도 F는 아닐 거라고 하더군요. 교환을 가서 불안함에 수기를 다시 읽어보고 있는 분! 힘내세요 F 받기 쉽지 않습니다.
*생활 관련해서는 다른 분들의 후기를 참고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어디든 사는 건 똑같으니까요! 제 후기로 누군가의 시행착오가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의미 있는 교환 학기 보내시길 바랍니다. 질문있으시면 cammywaydara@gmail.com 으로 메일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