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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Czech] University of Economics, Prague 2017-2 박용희

2018.02.21 Views 2586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프라하에 위치한 University of Economics, 그쪽에선 VSE라고 부르는 프라하 경제대학에서 2017년 가을학기를 보내고 돌아온 박용희라고 합니다. VSE는 본교 교환리스트에 비교적 신규로 추가된 학교이기 때문에 출국 전 할 일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정보를 드려보고자 합니다.
출국 전 할 일
교환학기를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그 학기에 대해 본교와 교환학교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는 것입니다. 여타 학교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VSE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 매우 즉각적인 편이고 국제 교환학생들에 대한 안내사항을 상당히 친절하게 개시해놓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걱정은 덜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게 출국 전 준비해야 할 일은 비자신청과 기숙사 신청, 그리고 수강신청이 있습니다.
비자신청
체코는 비자발급에 요구하는 서류도 많은 편이고 대사관측의 행정처리가 상당히 늦기에 신청일자신 잡는 것 자체도 시간이 걸리고 무엇보다 수령하기까지의 기간을 통상 2개월 가량으로 잡는 바, 아무래도 서둘러 신청하지 않으면 출국일자까지 비자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방을 썼던 홍콩 학생은 비자가 출국일자보다 늦게 나오는 바람에 자신의 여권을 다시 홍콩으로 보내서 친족으로 하여금 비자를 대리수령 하게 해야만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비자발급에 필요한 서류는 주한 체코대사관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있으며 비자에 관한 문의는 전화상이 아닌 오로지 이메일로만 가능합니다. VSE에서 발송하는 입학허가서와 필요서류들이 본교에 도착하여 이를 수령하는 즉시 준비를 시작하시기를 권합니다.
기숙사 신청
VSE는 교환학생들을 수용하는 자체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따로 월세를 내고 플랫을 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비자신청서류에 체코 현지에 거주하는 장소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숙사를 신청하는 것이 여러모로 다가오는 교환학기 진행을 매끄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기숙사는 학교에서 트램으로 1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데 학교에서 기숙사를 왔다갔다할 때 이용하는 트램이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는 프라하를 관통하는 핵심 노선이기도 하기 때문에 위치 자체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기숙사 신청은 VSE가 공지한 기간에 ISKAM이라는 기숙사 사이트에서 선착순 등록방식으로 진행됩니다. ISKAM에서 사용되는 계정은 학교측에서 메일로 보내주기 때문에 공지사항들이 메일로 올 때는 즉시즉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사는 플랫 형식으로 거실 겸 주방으로 이용하는 공용공간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각각 딸려있고 방은 두 개가 있습니다. 이 두 개의 방은 싱글룸이냐 더블룸이냐의 여부에 따라 혼자 사용하거나 둘이 사용하는데 따라서 한 플랫은 최소 2명에서 최대 4명의 교환학생으로 구성됩니다. 보통은 3명이서 하나의 플랫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싱글룸의 경우 더블룸에 비해 수도 적고 인기가 많기 때문에 등록기간 내에 재빨리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용을 못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계약기간은 기본적으로 학기 별로 명시된 4개월 가량의 기간이며 비행기 티켓 등으로 인한 날짜의 오차범위는 추후 협의를 통해 조정이 가능합니다.
수강신청
VSE의 수강신청은 따로 웹사이트가 있지 않고 본교의 포털과 같은 통합사이트에서 진행됩니다. 등록할 수 있는 과목의 리스트와 크레딧은 모두 같은 페이지에 기재되어있고 해당 과목에 대한 syllabus와도 바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본교의 수강신청보다 매우 직관적이고 간편합니다. 더군다나 시간표상에 겹치는 과목이 있더라도 수강신청은 진행되기 때문에 수정의 여지는 굉장히 넓게 열려있습니다. 본교에는 없는 블록 코스 (학기 중 단 한 주에 총 3회 각 8시간 정도를 할애하여 코스를 끝내는 것)가 처음에 헷갈릴 수 있는데 한 주만 진행되는 수업이기 때문에 겹치는 시간대의 교수님들도 다 이해를 해주십니다. 따라서 듣고 싶은 분야라면 타 수업과 겹치는 것과 상관없이 신청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강신청 자체는 출국을 하기 전에 끝나지만 수강 확정이 난 이후에 수정을 하는 기간은 프라하에 있는 동안 진행됩니다. 인기가 많은 수업들의 경우 수강신청을 해놓았다 하더라도 최종 확정단계에서 수강 불가로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미리 후보 군을 넓게 잡고 과목검토를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버디프로그램
VSE는 버디프로그램이 잘 구축되어있는 학교입니다. 이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안내 메일을 잘 보고 신청기간 내에 지시사항을 따르면 되는데 버디프로그램에 등록이 되면 배정받은 버디가 프라하에 입국하는 날짜에 맞춰 공항에 픽업을 옵니다. 그 외적으로는 경우에 따라 버디와 사적인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본교의 KUBA처럼 버디프로그램에서 운영하는 각종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주변 친구들의 경우에는 공항 픽업 이후로 버디를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고 교환학생끼리 모여서 어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출국 후의 생활
학교생활
프라하에서의 학교생활은 고려대에 비하면 비교적 여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케줄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생활양식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는데 VSE가 제공하는 과목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흥미로운 과목도 그만큼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수업도 들으면서 시간표까지 소위 “예쁘게”만들 수 있는 여지가 고려대에 비해 매우 많습니다. 저의 경우는 ECTS로 28크레딧, 변환학점으로 16학점 가량을 이수했는데 월요일과 금요일은 수업이 없었고 그 사이에만 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과제나 시험으로 특별히 바쁘지 않은 이상은 학교생활 외적인 활동을 하는데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학점에 욕심이 적고 교환 학기에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 경우라면 더욱 여유로운 생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과목들의 수준 역시 고려대에 비해서는 크게 어렵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패스를 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체코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저렴한데 학식 역시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체코 돈으로 85크라운, 우리나라 돈으로 5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피자나 파스타, 그리고 음료를 먹을 수 있습니다.
여행
교환학생 기간에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경험이자 보람은 단연 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라하는 그 점에서 정말이지 최적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유럽과 동유럽의 한복판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버스로도 어디든지 갈 수 있으며 위치적 특성상 취항하는 항공사들이 많기 때문에 비행기 티켓 가격 역시 결코 비싸지 않습니다. 유럽의 웬만한 곳은 모두 2시간 비행으로 갈 수 있고 계획과 타이밍만 잘 잡으신다면 유럽의 대도시들은 왕복 1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여행이라는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는 실망한 부분은 전혀 없이 만족스러웠던 부분만 남는 도시였습니다.
기본 생활 및 대중교통
VSE의 학생이 되면 할인된 가격에 통신과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현지유심은 한달 3기가의 데이터를 우리나라 돈 9천원 가량에 이용할 수 있고 대중교통 역시 한 달 만 오천 원 가량이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프라하는 트램이 24시간 운행하며 밤에 즐길거리 역시 타국에 비해 많다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많이 받았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이른 시간에 상점들이 문을 닫고 일요일이면 한산하기 그지없는 일반적인 유럽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 한국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프라하의 물가는 부다페스트 정도를 제외하고는 유럽에서 가장 싼 편이고 특히나 맥주가 생활밀착형으로 발달해있어 학식을 이용하면서도 마실 수 있고 시내의 일반적인 식당들에서조차 2천원 대, 싸게는 천원 대에 필스너 우르켈이나 코젤과 같은 생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프라하에 있는 동안 오케스트라나 오페라를 볼 기회는 없었는데 프라하에는 국립극장을 비롯한 많은 극장이 있으며 들은 바에 의하면 한국에 비해 싼 값에 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업 후기
Foundation of Business Strategy
본교의 경영전략을 대체할 수 있는 과목으로써 두 분의 교수님이 동시에 한 세션씩 나누어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과목 이름 그대로 경영전략에 대한 기본을 배우는 것이 수업의 주 내용인데 그에 필요한 이론들과 이를 접목한 케이스 스터디를 위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개인보다는 팀워크가 요구되는 과목이며 많은 양의 pre-reading을 하고 이를 통해 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과제가 매 주 있기에 수업강도는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기말 팀 보고서는 30장 정도를 제출해야 하고 큰 발표가 하나 있습니다.
Strategic Management and Business Model Innovation in English
실제 사례들을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어떤 전략으로 기존의 모델과의 차별화를 두며 성공하고 그 지속가능성은 어떤지, 기존 모델과의 충돌이 어떤 식으로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학생의 의견은 어떻고 그에 대한 논리 전개를 어떻게 하는지를 보는 수업입니다. 블록 코스로써 1주일의 3일을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 수업에만 오롯이 투자해야 하고 원래는 레포트도 있지만 저의 경우는 교수님의 변경으로 인해 생략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수업 이후 에세이 식의 시험을 보고 수업 참여도와 에세이의 성적 등을 종합해 그 자리에서 바로 패스여부가 결정 납니다.
Human Resources Management in International context
인적자원관리가 국제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공부하는 수업입니다. 본교의 인적자원관리와 특별히 큰 차이점은 없고 세션별로 배워야 할 개념을 정리하는 세션과 학생들이 준비하는 발표위주의 세션 두 부분으로 하루의 수업을 진행합니다. 작은 과제가 두 번 있고 한 번의 발표와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Personal management 1
역시 인적자원관리에 관한 과목으로 기업이 어떠한 전략으로 노동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내부인력의 경쟁력을 재고하는지를 다룹니다. 팀 프로젝트가 하나 있고 그에 따라 한번의 발표와 레포트가 있으며 기말고사가 있으며 출석점수는 반영이 되지 않는 과목입니다.
Quality of Working Life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가지는 특징과 그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 또는 기업이나 국가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차별사례들을 조명하는 수업으로 최대 8장의 레포트와 기말고사가 있으며 수업강도는 무난한 편입니다.
Strategic Leadership and Management of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대해 다루는 수업입니다. 기업이 CSR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CSR의 순수성 여부와 도구로써의 전략적 이점을 알아보는 수업입니다. 최대 8장의 레포트가 있고 기말고사가 있으며 수업강도는 무난합니다.
마무리하며
프라하는 개인적으로 교환학기를 보내기에 정말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으레 프라하를 낭만의 도시로 머릿속에 그리듯 분위기가 실로 낭만적이며 교환학기 동안 그 도시의 일부가 되어 길거리를 거닐 수 있었다는 점은 어찌 보면 저에겐 굉장한 특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기에 미처 다 담지 못할 정도로 프라하에서 제가 보낸 시간은 뜻깊었고 학점과 여행의 밸런스를 맞추기에도 최적화된 도시였다고 생각합니다. 프라하로의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학우가 있다면 부족하나마 이 수기를 읽고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프라하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parkyh277@gmail.com으로 연락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