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체험수기

[Germany] WHU(Otto Beisheim School of Management) 2016-2 임현수

2017.02.06 Views 2798 경영대학

[Germany] WHU-Otto Beisheim School of Management 2016-2 임현수
 
안녕하세요. 저는 2016학년도 2학기에 독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12학번 임현수입니다.
 
1. 국가 및 학교 선택 이유
  먼저 저는 미국으로 가서 영어를 배워볼까도 싶었지만 번듯한 해외 여행 한 번 가 본 적 없는 토종 한국인으로서 ‘유럽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음으로 유럽 중 어떤 국가를 갈지 정해야 했는데 유럽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여 어느 나라로든 쉽게 갈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 유럽 내에서 비교적 값싼 물가 등의 이유로 독일을 선택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일 내 어떤 학교를 갈 지 정해야 했는데 Entrepreneurship 등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업들이 있어서 이 학교를 선택했고, 가기 전에는 몰랐는데 Köln/Bonn 공항, Dusseldorf 공항, Frankfurt Am Main 공항, Frankfurt Hann 공항 등으로의 접근성이 용이하여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할 때 그 때 그 때 가장 값싼 티켓을 선택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2. 학교소개
WHU라는 학교는 Koblenz라는 도시에서 8번 버스로 15~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Vallendar라는 작은 마을에 있습니다. 라인 강이 바로 옆에 흐르는 마을입니다. Vallendar는 WHU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노인 분들 혹은 유치원생~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들인 마을로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입니다. 개인적으로 심심하다는 느낌도 가끔 들었지만 여행하고 마을로 돌아왔을 때의 그 조용함은 편안하고 아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독일의 많은 대학들이 공립이지만 WHU는 사립학교이고 유럽 내 경영대학 중에서는 순위권에 들어가는 학교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본교 학생들의 자부심도 꽤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후 준비해야 할 것
A. 거주허가증(Residence Permit)
이 부분은 미리 준비할 필요 없이 가서 학교의 IRO(International Relationship Office)의 지시대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독일은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무비자로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객 신분으로 간 후 IRO 지시에 따라서 여권 제출하고 신청 비용 지불하면 근처 Koblenz 의 시청에서 거주 허가를 받아서 돌려줍니다. 참고로 거주등록증을 발급받는 과정 초기에 Vallendar의 청사에 가서 서류를 처리 받을 일이 있는데 업무시간을 잘 확인해서 가시기 바랍니다. 어떤 요일들에는 오후 12시 반까지만 일하고 퇴근하기도 합니다. 가을 학기로 갈 시 저 같은 경우에는 서류상 학기가 끝난 후 4일까지, 즉 1월 4일까지 거주 허가를 내 줬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내에 쉥겐 조약을 맺은 국가를 떠나야 합니다. 학기가 끝난 후 여행을 가려고 한다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기 중에도 틈틈이 여행을 다녔습니다. 만약 봄 학기에 가는 경우에는 학기가 끝나고도 한 달 넘게 넉넉하게 거주허가를 내 준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가야 할 것은 1)건강보험, 2)은행잔고증명서 3)반명함판 사진 등입니다. 건강보험은 학교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맞춰서 가입하시면 되고 확신이 안 간다면 영문 버전을 보험사 측에 요청해 받은 후 메일로 WHU 측에 물어보면 가능 여부를 답장으로 알려줄 겁니다. 은행잔고증명서의 경우에는 거주 허가 신청일 기준 1달(이었나 구체적인 수치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이내의 것, 즉 최근의 것이어야 하므로 미리 발급받을 필요 없이 출국일이 가까워졌을 때 발급받으시면 안전할 것 같네요. 저는 학기 시작 직전에 출국했고 출국일 열흘 전쯤 발급받았던 것 같습니다.
 
B. 집 구하기
가기 전 신경이 가장 많이 가는 부분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네요. WHU가 종합대학이 아니라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기숙사의 수용인원 또한 많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건물 주인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중개해주는 형태로 숙소의 대부분을 배정해 줍니다. 집은 학기가 시작되기 전 메일로 3곳 정도와 희망가격 상한선을 보내라고 연락이 옵니다. 메일을 보낸 순으로 선착순 배정이 되니 메일 받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답장을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나중에 보내도 되겠지 하고 미루다가 마지막 순위로 신청한 집을 배정받았습니다. (저는 결과적으로는 마지막 순위의 집이 배정된 것이 더 좋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1순위로 신청한 곳으로 배정받으면 기분 좋으니까요!). 저는 가격 외의 정보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격을 가장 크게 고려해서 집을 신청하였고 Höhrer Straße의 4인이 함께 사는 flat에서 살았습니다. 집에 관련돼서 자세한 후기는 아직 보지 못한 거 같아 이 집 저 집 방문해본 입장에서 제가 아는 부분들에 대해서 자세히 적어보려 합니다.
 
- CKK: 원룸 형태의 기숙사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모두 1인실이었고 각 방에 조리시설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크기는 고려대학교 근처 보통 원룸 정도입니다. 빨래는 공용 세탁기를 쓰면 됩니다. 학교와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가격도 가장 싸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많으니 이 곳을 신청하신다면 최대한 빨리 메일을 보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1층에 Common room이 있는데 여기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술도 마실 수 있습니다. 다만 바로 옆에도 방이 있으니 너무 큰 소란은 자제해야 합니다. 단점이라면 방을 뺄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데 방의 상태에 따라 반환금이 다릅니다. 그런데 기준이 상당히 깐깐해 보증금을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적게 돌려받습니다. 하지만 월세가 싸니 결국 상쇄되는 것 같습니다.
 
- Höhrer Straße: 정확히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34b에 살며 Höhrer Straße 34를 찾은 후 언덕을 내려가면 나오는 하얀 건물이 34b입니다. 크게 눈에 띄지 않아 처음에 찾느라 고생한 기억이 있네요. 이 곳은 대부분 방들이 1인실과 4인 shared flat 두 종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인실은 조금 큰 원룸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화장실, 조리공간 모두 개인용이며 세탁기만 지하실에 있는 것을 공동으로 씁니다. 공간은 길쭉한 형태인데 실측은 안 해봤지만 느낌상 CKK보다 조금 더 큰 것 같았습니다. 4인 shared flat은 침실은 각자 있고 화장실과 부엌, 냉장고 및 각종 그릇과 조리도구 등을 공유합니다. 확실히 공동 생활을 하는 것이다 보니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합니다. 급하게 나가야 하는데 룸메이트가 샤워를 하고 있다든지, 아니면 요리를 하려고 하는데 조리도구가 설거지가 되어 있지 않다든지, 혹은 밤에 공동공간에 룸메이트가 자기 친구들을 불러서 시끄럽게 논다든지 하는 경우 등이 있겠습니다. 저는 참다가 그냥 제가 설거지 다 해버리고, 룸메이트 친구들이라고 해 봤자 다들 교환학생들이라 조용히 하라고 말하러 나갔다가 같이 놀고 해서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만 이러한 공동생활의 단점들에 민감한 분은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장점으로는 룸메이트와 친해질 경우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에 비해 더 쉽게 깊은 친구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나면 인사하고 가끔 노는 정도가 아니라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말도 많이 하게 되고 쉽게 친해지게 됩니다. 저는 3명의 룸메이트 중 한 명이 미국인이었는데 말이 많은 친구였어서 친해진 후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영어가 더 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영어로 말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두려움이 적어졌던 건 있었습니다.
단점은 CKK보다 가격대가 조금 있고 학교와 거리가 가장 먼 축에 속합니다. 사실 그래 봤자 넉넉잡아 15분 정도라서 귀찮은 정도지 멀다는 느낌은 별로 못 받았던 것 같습니다.
 
- Goethe Straße: smartflat이라고도 불립니다. Humboldthöhe로 올라가는 언덕 중간에 있습니다. 제가 가 본 방들은 1인실들이었는데 안암의 보통 원룸처럼 정방형인데 더 큽니다. 방에 마찬가지로 화장실과 조리도구 정도만 있었던 것을 보니 세탁기는 공동으로 쓰는 것 같습니다. 여기를 몇 번 갔던 이유는 이 건물의 지하에 있는 모여서 놀 수 있는 공간 때문이었는데 이 곳이 교환학생들의 주 아지트가 됩니다. 제가 갔던 학기의 경우 많은 교환학생들이 여기서 자주 모여서 술도 마시고 시끌시끌하게 놀았었습니다. 자기가 술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그 장소가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웠으면 좋겠다 하는 분들은 여기가 좋겠지만 밤에 조용함을 원하시는 분은 이 곳은 피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방음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 Humboldthöhe: 우리학교 기숙사에서 화정 체육관으로 가는 언덕 같은 언덕을 헐떡거리며 올라가면 있는 아파트형 숙소입니다. 정확한 숫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20여 층의 건물이며 엘리베이터가 있고 노인 분들이 주로 사시는 건물입니다. 따라서 조용함을 누릴 수 있고 또 조용해야 하는 곳입니다. 조용한 곳을 원하시는 분은 좋겠지만 나는 집에서 시끌시끌하게 지내고 싶다 하는 분들은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세요. 건물이 높은 만큼 높은 층을 배정받으면 마을이 다 내려다 보이는 좋은 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 봤던 방은 2명이 같이 사는 방이었는데 각자 침실 따로 있고 화장실과 부엌만 공유하는 곳이었습니다.
 
다른 종류의 집들도 있지만 이상이 제가 가 봤던 곳이고 또 이 곳의 방들이 공급되는 방들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니 이 정도만 알아도 신청하는 데에 어려움은 크게 없을 것 같습니다.
 
 
4. 수업
- 학생 수가 적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여기는 수강신청이 치열하지 않아 듣고 싶은 강의를 사람이 몰려서 못 듣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저도 수강신청 느긋하게 했는데 듣고 싶은 강의 모두 듣고 왔습니다. 수강신청 방법은 조금 복잡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학교 수강신청 OT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어렵지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우리 학교와 다른 점은 쿼터제로 한 학기가 또 두 개의 쿼터로 나눠지며 보통 한 수업은 한 쿼터 내에 다 이루어집니다. 다음은 제가 들었던 과목들입니다.
 
: 기말 100%입니다.
기업가는 어떠한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가, 기업가(Entrepreneur)과 관리자(manager)는 어떻게 다르고 따라서 기업가는 어떻게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가 등등에 대해 배웁니다. 교수님께서 찍으신 인터넷 강의를 유튜브를 통해서 보는 것과 스타트업을 하시는 분들의 guest lectures로 구성되어 있는 수업입니다. 비록 학점은 F를 겨우 면했지만 들으면서 많이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창업할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들으면 좋을 것 같은 수업입니다.
 
: 기말 100%입니다.
교수님께서 매우 활발하시고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의견 교환을 하려고 하십니다. 혁신을 단순한 개선 수준에서부터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는 수준까지 혁신의 수준 정도로도 분류해보고 각 혁신의 단계들 등을 배운 수업으로 무난했습니다. Entrepreneurship 수업과 같은 모듈이었고 마찬가지로 F를 겨우 면한 수업이었지만 흥미로웠던 수업이었습니다.
 
: 기말 100%입니다.
교수님이 과거에 BCG에 몸담으셨던 분으로서 수업을 듣다 보면 확실히 시선의 깊이나 연륜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다만 목소리가 작고 웅얼거리셔서 무슨 말씀을 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수업은 과거 전쟁에서의 전략가들의 주장, 의견 등을 가져오셔서 케이스들에 대해 적용해 보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시험은 어떠한 케이스를 주시고 배웠던 전략가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다양한 이론들을 적용하면서 ‘이 사람이라면 이러한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등으로 질문들을 만들어내는 형식입니다. 정해진 답이 있지 않고 얼마나 적절한 질문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인 시험이라 아주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고 확언하기 어렵지만 반대로 F를 받기도 힘든 과목이라 Pass or Fail인 입장에서 무난한 수업이었습니다.
 
: 기말 100%입니다.
과거 글들에서 괜찮다는 평을 보고 신청했는데 교수님께서 바뀌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중급회계까지는 배웠으니 조금만 공부해도 F는 면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신청했는데 수업이IFRS의 변천사를 다루고 어떠한 문제에 대해 ‘몇 항에 의하면 이렇다’ 식으로 전개해 나가는 형식이라 당황했습니다. 분개처럼 숫자를 직접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시험 때도 IFRS 조항들에 대해 오픈북이었고 저는 그 양이 너무 많아 인쇄비가 아까워 지참하지 않았는데 문제에서 O/X 문제로 ‘~항에 의하면, ~이다’ 등의 문제가 나와 당황했습니다. F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던 과목이었는데 막상 학점은 해당 쿼터에 들은 과목 중 가장 높았습니다. 아마 다른 학생들이 더 당황했었나 봅니다. 결과적으로 학점은 괜찮았지만 학기 내내 이 수업을 왜 듣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과목이었습니다.
 
: 기말 100%입니다.
Bond, stock, swap, option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채권과 주식 부분은 우리 학교에서 배운 내용으로 거의 모든 부분이 커버가 되었고 옵션도 저 같은 경우 교환 직전 학기에 김배호 교수님의 <선물옵션>을 들었었는데 그 때 다뤘던 내용들이라 무난하게 들었습니다. 스왑 부분이 낯설긴 했지만 아주 어렵지는 않았고 또 교수님이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십니다. 수업 때 목소리가 작으시고 버벅거리는 면이 있으셔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수업 이후 개인적으로 질문 드리면 잘 대답해 주셔서 괜찮았습니다. 우리 학교 재무관리, 투자론 등만 듣고 오셔도 무난할 것 같습니다. 같이 들었던 한국 학생들 모두 생각보다 시험이 쉬웠다고 했고 학점도 잘 받아서 만족스러웠던 수업이었습니다.
 
: 팀플, 퀴즈 및 참여도
교수님이 매우 강한 독일 악센트를 구사하셔서 사실 무슨 말씀 하시는지도 알아듣기 힘든 수업이었습니다. 뭔가 열정적으로 강의는 하시는데 이해하기 힘들어서 나중에 그냥 ppt 자료 보고 독학했습니다. 나중에 호주 친구를 통해 들었는데 자기도 수업 중간중간 알아듣지 못해서 미국 친구들에게 ‘너희는 저거 알아듣겠니?’라고 했더니 미국 친구들도 ‘우리도 100% 들리지는 않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매 수업 시작마다 이전 수업 시간 때 배운 내용으로 퀴즈를 보고 기말고사는 없으며 학기 초에 주어지는 팀과 주어진 논문을 읽고 발표도 하고 그를 토대로 레포트까지 써서 내는 수업입니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논문 하나를 받게 되고 그 글을 읽은 후 그 글에 나오는 실험 내용 등에 대해 발표를 하고 해당 수업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와 관련된 in class 실험을 진행한 후 그 결과를 가지고 레포트를 씁니다. 기말고사가 없는 대신 팀플 하느라 조금 바쁘긴 했지만 그래도 여유 있게 하고 학점도 잘 받았습니다.
 
: 출석, 퀴즈, 기말고사
교환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듣게 되어 있고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서 듣지 않을 수 있는 과목인데 듣기를 추천합니다. 거의 모든 교환학생들이 이 강의는 듣기 때문에 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Isabel 교수님도 열정 있으시고 재미 있으셔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한 학기 동안 즐겁게 수업 들었습니다. 출석률을 보기는 하지만 75%이상 출석하면 만점을 주시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30번의 수업 중 여행 다닌다고 6번 빠졌었지만 교수님께서 ‘유럽여행 하려고 교환학생 온 거 다 안다. 75% 이상만 출석하면 출석점수 만점 주니까 신경 쓰지 말고 여행 즐겁게 하고 와라’라고 말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기초였지만 독일어를 배우면서 점점 마트나 음식점 등 실생활에서 알아볼 수 있는 단어가 늘어나고 대화의 일부가 점점 들리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5. 여행
- 여행은 각자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라 그냥 제가 사용했던 어플 정도만 소개하려고 합니다.
DB navigator: 독일 국내 및 인근 국가들로의 기차 일정 조회 및 표 예매 등을 할 수 있는 어플입니다.
Skyscanner: 항공편을 검색할 수 있는 어플입니다. 저는 이 어플로 근처 네 곳의 공항을 모두 검색해본 후 가격이나 시간대 등을 비교해서 가장 적합한 항공편을 구매하곤 했습니다.
Hostelworld: 저는 에어비앤비보다는 호스텔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이유는 호스텔이 에어비앤비보다 저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호스텔 검색 및 예약을 하곤 했습니다.
Flixbus: 독일 및 다른 국가들 사이를 다니는 고속버스(?)를 검색할 수 있는 어플입니다. 기차는 보통 가격대가 높아 이 어플을 통해 버스도 자주 이용했었습니다.
Google map: 필수라고 생각하는 어플입니다. GPS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이 앱을 쓰면 여행을 갔다가 길을 잃고 국제 미아가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 여행 가기 전 미리 가보고 싶은 장소들을 별표로 뜨게 저장을 해 놓은 다음 GPS로 제 위치를 추적, 비교하면서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미리 해당 지역의 오프라인 지도를 다운로드 해놓으면 데이터가 터지지 않아도 그 지역에 한해서 지도를 볼 수 있어 저는 까먹지 않는 이상 항상 다운로드를 받았습니다.
 
6. 교통
가시면 Koblenz 역에서 반카드(Bahn Card)를 만드세요. 25와 50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25는 DB에서 제공하는 교통편을 25% 할인, 50은 50% 할인해주는 카드입니다. 25가 19유로 정도였던 반면 50은 49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격 차가 꽤 나니 자기가 여행을 얼마나 많이 다닐 것 같은지 생각해 보신 후 어떤 카드를 살지 결정하면 좋을 겁니다. 그리고 꼭 다른 사람 한 명이랑 둘이 가서 만드세요. 제 글을 읽으신 후 갔을 때 정책이 바뀌어 있을지는 모르지만 제가 있을 때는 한 명과 두 명이 카드 만드는 비용이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저 혼자 Bahn25 한 장을 만들어도 19유로, 두 명이 각자 카드를, 총 두 장을 만들어도 총 비용이 19유로였다는 것입니다. 1+1도 아니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모르고 제 것만 만들었던 저는 왠지 억울했으니 다른 분들은 된다면 두 장 친구랑 같이 만드셔서 돈 아끼시고 그 돈으로 맛있는 거 한 번이라도 더 사 드세요. 그리고 3개월과 1년짜리 두 종류가 있는데 사시고 바로 그 자리에서 카드 연장 취소를 하시기를 권장합니다. 학기 시작하고 지내다 보면 취소하는 것을 까먹을 수도 있고 연장 취소를 따로 하지 않으면 자동 연장이 되어 나중에 돈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사시면서 그 자리에서 ‘나 연장 취소 해 달라’라고 해서 취소하면 3개월 후 자동 만료됩니다.
+ 버스는 8번 버스를 주로 타게 될텐데 (Koblenz~Vallendar 구간) 반카드 보여주면 할인됩니다. 가끔 WHU 학생증을 보여주면 돈을 안 내는 경우도 있는데 그 이유는 독일의 학교를 다니면 버스비를 안 내도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공립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사립인 WHU 학생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없습니다ㅠㅠ 하지만 간혹 WHU가 사립학교인지 모르시는 (혹은 모른 척 해주시는 것 같은 분도 있었습니다) 분이 계신데 그런 분들은 돈을 안 받으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립임을 알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으니 무료 탑승을 위해 학생증을 제시해 볼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에 맡기겠습니다.
 
7. 마무리
해외 여행은 거의 해 보지 못한 한국 토박이로서 처음엔 서양인들만 있는 공항 풍경부터 낯설었고 막연함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것저것 겪으면서 지냈고 돌이켜보면 모두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좋은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게 되고 수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경험도 하고 좋은 추억들 많이 만들었습니다. 귀국한지 한 달 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 기억들이 꿈처럼 아득해지고 있네요. 평화롭고 조용했던 Vallendar는 빌딩 빽빽한 도시에 지쳤던 제게 디톡스 같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좋은 기억 많이 만들고 오시고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주저 말고 dlagustn1203@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