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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UIUC) 2016-1 진승완

2016.12.26 Views 3728 경영대학

1. 수업
미국 주립대는 과제량이 많습니다한 학기 동안 가장 공부량이 많이 필요했던 순서대로 수강 후기를 적었습니다기본적으로는 절대평가이지만 학점 이상의 비율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습니다개강 주일 전에 있는 경영대 교환학생 때 메일로 보냈던 수강신청 희망과목 중 등록된 수업을 알려줍니다이 때 희망대로 신청이 안되었더라도수업 가 개인 면담을 통해서 듣고 싶은 수업을 최대한 조절해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1. MATH447 Real Variables (Xiaochun Li)
MATH444와 더불어 해석학 1으로 인정되는 과목입니다. 447은 주로 수학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하는 학부생과 컴퓨터공학 대학원생들이 듣는 반면, 444는 일반 학부생들이 듣습니다. 447에서는 실수 공간에서 정의했던 수렴과 연속성 등의 개념을 거리공간으로 확장하기 때문에 위상수학내용을 배우는 데 학기의 1/3을 투자합니다. (고대의 해석학 1과 비교하면 위상수학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매 수업마다 4~5문제씩 과제가 있고 시험은 3번을 보며 마지막은 누적입니다.
Xiaochun의 강의력은 수학과 내에서도 손 꼽힙니다. 교수님만의 정리 증명은 교재보다 더 자세하고 명료합니다.
 
  1. FIN321 Advanced Corporate Finance (Mathias Kronlund)
기업재무로 인정됩니다. 학부 수업이지만 UIUC MBA수업과 모든 것이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MBA수업과 강의계획서 및 수업 자료가 아예 같습니다. 향후 국내외 MBA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사실상 MBA 수업인 만큼 학문적인 연구 주제를 시사 이슈 및 실례와 접목하고 따라서 학생들의 질문과 수업참여도 활발합니다.
아래는 한 학기 동안 부여된 과제입니다.
  1. 조별 HBR 사례분석 과제 7개
  2. 위 HBR 사례분석에 대한 조별 발표 한번
2) 매주 WSJ, FT, The Economist 등에 대한 신문기사 제출 및 토의
3) Capital IQ를 활용한 기업가치 재무모델링 과제
4) 교재 연습문제 과제 5
5) 중간 및 기말고사(누적)
Mathias의 이력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핀란드 출신으로 학부는 산업공학과를 나왔는데, 방송·신문 기자였습니다. 이후 McKinsey를 다니다 Chicago MBA를 갔는데 도중에 동교 PhD로 진입해 학자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미국 재무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여러 번 개별 약속을 잡아 논문도 같이 읽고, 진학준비도 도와주었습니다. 봄 방학 직전 팀 발표 때, Mathias의 격려는 제 교환 학기의 전환점이자 미래의 유학 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1. FIN411 Investment Portfolios & Mgmt (Mao Ye)
투자론으로 인정됩니다. Investment Simulation 실습은 부담이 되면서도 실전투자경험을 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유익합니다. 가상주식투자프로그램(UISES)을 통해 펀드를 구성하고 마지막 수업 시간에 팀별로 성과를 발표합니다. 저희 팀은 Momentum strategy를 적용한 Hedge Fund와 Value strategy를 적용한 Mutual Fund를 만들었습니다. 이것만 제외하면 고대의 투자론과 난이도 및 과제의 양은 비슷합니다. 문제풀이 과제 5번과 시험이 2번 있지만 누적은 아닙니다. 강의 이외 모든 것을 (심지어 시험출제까지도) 경제학 석사과정에 있는 TA가 전담합니다.
Mao는 Cornell Econ PhD 출신으로 현재 UIUC에서 가장 잘 나가는 중국인 교수입니다. 올해는UIUC의 “Teacher of the Year”단독 선출되었습니다. 학생들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할 만큼 친근하고 캐주얼합니다. 특히, 아시안 친구들에게는 신경을 써주는 편입니다.
 
  1. FIN461 Financial Intermediation (Rustom M. Irani)
전공선택으로 인정됩니다. 321처럼 대학원 MS와 MBA 수업과 syllabus가 아예 같습니다. 461은 심지어 시험문제도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부담이 없는 수업입니다. 논문 요약 발표가 1번, 문제풀이 과제가 3번, 시험은 2번입니다. 그런데 시험이 과제에서 많이 나와 굉장히 쉽습니다.
수업은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과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에 대해 배웁니다. 올해 1월에 개봉한 “The Big Short” 란 소설 원작의 영화를 보셨는지요? 2008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미국의 대형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복잡하고 불투명한 금융상품의 정보비대칭성을 통렬히 풍자하고 고발하는 영화입니다. 수업의 전반기를 듣고 나면 이 영화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업의 후반기는 금융기관 도산의 부정적 외부효과를 줄이기 위한 각종 규제와 그 역사에 대해 배웁니다.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본인들의 대출채권이 가지고 있는 부도 위험을 제 3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유동화증권을 고안해냅니다. 증권유동화는 정크본드(BBB+ 미만 등급의 채권)가 구조화를 통해 A등급의 채권으로 변신시키는 금융 기법입니다. 이 구조에서 은행은 수수료를 받는 중개업자의 역할만을 합니다. 차입자의 부도 위험은 증권을 구입한 투자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은행은 대출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는 심지어 차입자가 대출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 대신 애완견의 이름을 적어도 은행은 상관하지 않고 대출을 남발합니다. 한층 더 문제를 심각하게 하는 것은 이 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입니다. 증권화를 통해 주식처럼 가치의 등락이 생긴 이 파생상품에는 이 증권의 부도 가능성에 betting을 하는 이해관계자도 생깁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파생이 두 세번 더 진행되면 설계자도 기초 담보자산의 위험을 모르는 매우 불투명한 금융상품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품에 무분별하게 투자한 대형투자은행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져 담보 자산인 집값이 폭락하자 도산하고 맙니다. 당시 거의 모든 금융기관은 상호 연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미노 파산이 일어나 미국은 경제 위기의 수렁에 빠집니다.
Rustom은 Banking을 연구하는 Stern Econ 출신의 영국인 교수입니다. Rustom이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호의적이었던 만큼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한 편이었고, 수업을 듣던 한 중국인 정규학생에게는 FRB 인턴 기회를 주선해주기도 했습니다. 다만 영어가 모국어여서 말이 굉장히 빠릅니다.
 
2. 생활
교환학기 지원 및 준비 과정과 학교 생활은 과거 UIUC 체험 수기를 통해 많이 축적되어 있는 만큼 저는 개인적으로 느꼈던 몇 가지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1) 영어 능력 향상이 교환학생의 주 목표 중 하나라면, UIUC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UIUC 중국인 유학생 수는 5천명, 한국인 유학생 수는 8백명 정도로 동아시안 비율이 전미 최고입니다. 수업마다 한국 학생이 2~3명씩은 꼭 있고, 서로 안면을 트게 되는 순간 자연스레 편한 한국말을 많이 쓰게 됩니다.
2) UIUC에 온다면, 숙소는 UIUC 한인학생회(www.illinoisksa.org)를 통해 단기 전대 매물을 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 학생끼리 거래하여 굉장히 안전한 편입니다.) 그동안 UIUC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고대 경영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묶었던 기숙사는 Sherman Hall이지만 사실 고시원과 다름없습니다. 학교 기숙사비로 더 넓은 주변 아파트나 복합주택을 구할 수 있습니다.
3) 한식을 챙겨 먹어야 하는 학생이라면 UIUC를 추천합니다. 한국 학생들이 많은 만큼 Green St (UIUC의 참살이길)에는 5집 건너 하나로 한국 식당이 있습니다.
4) 4~6학기 사이에 교환학생을 1년 이상 다녀올 것을 추천합니다. 영미권 혹은 유럽 한 학기, 홍콩이나 싱가폴 쪽으로 한 학기를 다녀올 수 있다면 한국에서 보다 훨씬 다채롭고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영미권이나 유럽과는 달리 홍콩이나 싱가폴 쪽으로는 매 학기 TO가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