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2학기에 독일의 WHU의 교환학생으로 파견됐었던 최서정이라고 합니다. 예상보다 후기를 늦게 작성하게 되어 기억이 잘 안 나는 부분도 있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기억을 되짚어보며 작성하겠습니다. 특히 저와 함께 파견되었던 최정우 학우의 수기에서 상세하게 설명된 사항들과 최대한 중복되지 않는 내용으로 작성하겠습니다.
1. 교환학생 파견교 선택 전
우선 제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마음 먹은 후, 가장 어려웠던 일이 제게 적합한 파견교를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예비 지원자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실 거라 믿고 제 경험을 조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일단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고 싶기도 하고, 원래부터 교환학생을 간다면 유럽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시아/미주/유럽 중 유럽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정적인 국가 상황(치안 및 경제 등)/ 여행에 적합한 입지/ 스포츠 문화가 발달한 국가/ 대학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독일과 프랑스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독일의 WHU가 경영대학 중 짧은 역사에 비해 명성과 수준이 높다고 하여 지원하였고, 운 좋게도 파견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파견교를 선택할 때엔 먼저 자신의 성향이나 얻고자 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대륙을 고르고, 그 후에 저처럼 세부 조건에 따라 국가와 대학을 고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 대학의 정보는 구글링을 하거나 경영대학의 체험수기, 그 대학 홈페이지 등을 통해 얻었습니다.
2. 파견이 결정된 후
먼저 많은 체험수기에도 나와있듯이 독일은 비자를 따로 신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파견 전에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파견 확정이 되면 WHU에서 안내메일을 보내주니 그대로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필요서류라고 해도 크게 특별한 건 없고 ①유학생보험서류 ②은행잔고증명서 ③여권사진 등입니다. 은행잔고증명서의 경우, 안내메일에 나와있는 금액 이상의 잔고가 있다는 것만 확인되면 되고, 혹시 부모님 명의의 계좌라면 부모님 친필 싸인 및 편지를 함께 제출하시면 됩니다.
WHU는 학교 안에 따로 기숙사가 있진 않지만 학교와 연결된 몇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파견 전 안내메일이 오면 그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모든 아파트가 시설도 좋고 깨끗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위치나 분위기가 다르고, 그 외 몇 가지 특이사항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기를 확인해보시고 자신과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숙소를 미리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내 메일이 오면 최대한 빨리 숙소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선착순이기 때문에 빨리 신청할수록 자신이 원하는 아파트에 배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지냈던 아파트는 Goethestrasse 8에 있는 아파트로 아마 WHU 홈페이지에는 smart flat이라고 소개돼있을 겁니다. 저는 shared flat 없이 개인 원룸에서 생활했습니다. 아파트의 분위기는 매 학기 거주하는 교환학생들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지만 제가 살았을 때는 항상 교환학생끼리 교류하고 파티 하는 분위기여서 저에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집주인인 Thomas 아저씨는 말이 좀 안 통하고 깐깐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나중엔 뭐 원래 그런 사람이려니 하고 해탈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론 별 불편한 점 없었습니다. 제가 지냈던 Goethestrasse 8에 대해서는 후에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수강신청은 파견 후에 진행됩니다. 그와 관련해서도 안내 메일이 오기 때문에 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제가 수강했던 과목과 관련해서도 후에 따로 설명하겠습니다.
이처럼 파견 전에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만약 교환학기 전후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국제학생증을 미리 발급받는 정도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파견 후
1) 수강과목
• International Markets and Derivatives
이 과목은 모듈로 진행되는 강의입니다. 난의도는 매우 쉽고, 중간고사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수업내용을 크게 공부할 필요는 없고 시험 전에 피피티만 보고 시험을 봐도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여행 다니기 위해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짜고 싶다면 부담 없이 넣어도 될 수업입니다.
• Brand Management와 Marketing Communication
이 두 과목도 모듈로 묶여있는 수업입니다. 모듈로 묶여있지만 둘 중 한 과목만 수강해도 상관없습니다. 이 두 과목 역시 크게 어렵진 않았는데 학기말에 두 과목을 한꺼번에 시험보기 때문에 시험 전에 봐야 할 양이 좀 많습니다. 대부분의 마케팅 과목이 그렇듯이 약간은 추상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지만, 중간중간 게스트렉쳐나 케이스 스터디가 있어 재미있게 배우실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이 자주 있지 않고, 한 번 수업할 때 길게 수업하는 스케줄이기 때문에 여행 다니기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수업입니다. 하지만 매 학기 수업 스케줄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청 전 다시 한 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Entrepreneurship
제가 좋아했던 수업 중 하나입니다. 큰 강당에서 하는 수업인데 매 수업이 게스트렉쳐로 이뤄집니다. 주로 WHU 출신의 스타트업을 하는 선배들이 와서 강연을 합니다. 강연 내용이 매우 흥미로워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론적인 진도는 교수님이 녹화해 업로드 해놓은 Youtube 영상으로 진행됩니다. 수업 시간 전에 그 영상을 보고 과제를 한 후에, 수업 때 과제를 제출하고 수업 시간에는 게스트렉쳐를 듣는 형식입니다. 매번 과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걸 귀찮아한다면 듣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원래 흥미를 가지고 있던 분야였기 때문에 재미있었던 수업입니다.
• Individual Decision Making & Motivation/ Interdependent Decision Making & Coordination
이 두 수업도 모듈로 묶여있는 수업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둘 중 한 과목만 따로 들으셔도 무방합니다. 이 수업 같은 경우에는 교환학생들은 거의 없고 로컬 학생들이 주로 듣는 과목입니다. 교수님이 굉장히 파워풀하시고 수업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일단 팀플이 하나 있는데, 주어진 논문을 분석하고 그 논문의 실험을 수업시간에 직접 진행하게 됩니다. 매 수업시간의 절반은 교수님 수업으로 진행되고, 점심시간을 가진 후에 나머지 절반은 그 주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실험을 진행합니다. 이 때 진행되는 실험들이 심리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들이라 재미있습니다. 매 수업시간 실험을 진행하는 학생들이 Gummy를 준비해오는데, 그게 또 은근히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한 쿼터가 끝나면 진행했던 실험과 연구했던 논문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다만 매 수업시간 전에 퀴즈를 보니 벼락치기를 하는 학생들에겐 좀 안 좋은 수업일수도 있습니다. 그건 저도 좀 힘들었습니다. 특히 지각을 자주 하는 학생들에겐 과감히 비추합니다. 퀴즈는 지각생을 기다려주지 않거든요.
• German 1
이 수업은 꼭 들으시길 바랍니다. 독일어 수업인데 수강생이 모두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입니다. 게다가 수업이 거의 파트너와 회화 연습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학기 동안 소소하게 수다 떨다 보면 어느새 교환학생 친구들과 친해져 있습니다. 한국인 학생들끼리만 몰려다니지 않고 마음을 열고 외국인 친구들과 회화 연습을 해보세요. 처음엔 어색해도 시간 지나면 시시콜콜한 이야기하면서 가까워집니다.
2) 학교 생활
일단 WHU 캠퍼스는 매우 작습니다. 어마어마하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캠퍼스를 꿈꾸시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길 잃을 걱정은 없어 좋습니다. 학교 안에 식당이 있습니다. 학생증에 돈을 충전한 후에 교통카드 찍듯이 카드를 찍고 드시거나 바로 현장에서 현금 내고 드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카드 충전해서 드시는 게 조금 더 싸고 편리합니다. 음식 맛은 그냥 전형적인 독일 음식 맛이고 양은 많습니다. 저는 자주 이용하진 않았지만, 수업이 연속으로 있어 집에 갔다 오기 좀 그렇다 싶을 때 빠르고 편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 gym이 있으며 항상 개방되어 있습니다. 웬만한 웨이트 갖춰져 있고 트레드밀과 사이클도 있기 때문에 트레이닝 복 하나 챙겨서 오셔서 운동하시면 좋습니다. 저도 그래서 초반엔 맘먹고 몇 번 갔었는데 귀찮아서 자주는 못 갔네요. 프린터는 컴퓨터실이나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고, 이 역시도 카드에 현금 충전해서 쓰시면 됩니다. 생활하시면서 어려움이 생기면 International Office 가셔서 말씀하시면 됩니다. 전 불편한 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찾아갈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3) 기타 행사
WHU의 경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매우 잘 되어있고, 교환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많은 편입니다. 먼저 매주 화요일에는 Tauschie’s Tuesday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Tauschie는 WHU에서 교환학생을 부르는 호칭입니다. 행사 이름 그대로 매주 화요일마다 교환학생들이 음식과 술을 준비하고 학교 앞에 있는 Korona라는 술집에서 판매하는 형식입니다. 각 국의 교환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운영을 하는데, 이 때 자신의 나라의 음식과 술을 준비합니다. 일종의 일홉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행사를 통해 창출된 수익은 한 학기 동안 모아지며, 학기가 끝나면 이 돈으로 마지막 파티를 개최합니다. 물론 개인 차가 있겠지만, 저는 이러한 행사를 최대한 많이, 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길 권장합니다. Tauschie’s Tuesday 때 교환학생들끼리 같이 술 마시고 춤추고 놀면서 많이 친해지기 때문입니다. 소극적으로 그냥 가만히 앉아있으면 물론 재미없겠지만 흥겹게 같이 놀고 떠들면 너무도 즐거운 시간입니다.
Vallendar는 매우 작은 마을이고 주로 부유한 노인분들이 사시는 곳이기 때문에 술 마시고 놀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bar를 가거나 club을 갈 때에는 Koblenz로 나갑니다. WHU 학생들이 거의 공식적으로 함께 going out하는 날이 매주 목요일입니다. 목요일에는 보통 친한 사람들끼리 저녁을 먹기도 하고, 식사 후에는 친구들끼리 하우스파티를 하거나 Goethestrasse 지하에서 파티를 합니다. 각자 술을 가져와 함께 술을 마시고 흥이 나면 노래를 틀어놓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춥니다. 그렇게 조금 취기가 오르면 밤 12시~새벽1시쯤 삼삼오오 모여 택시를 타고 Koblenz를 갑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Palais라는 클럽을 가고, 오늘은 좀 더 재미있게 놀고 싶다 싶으면 Agostea나 다른 클럽을 갑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개인차가 있겠지만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흥겹게 놀면 참 재미있습니다. 사실 클럽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클럽과는 많이 다르며,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춤추고 술 마시며 편하게 놀 수 있습니다. 또한 목요일엔 클럽에 있는 사람들의 90%가 WHU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냥 학교 친구들이 모두 모여 한 주의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 큼직큼직한 행사로는 Oktoberfest, winery tour, 11월의 쾰른 carnival 등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행사들은 자신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신나게 즐기느냐에 따라 재미있을 수도, 혹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말 재미있었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특히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때 그때 해당하는 코스튬도 입고 제대로 즐긴다면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2학기에는 Euromaster 행사도 있습니다. Euromaster는 유럽에 몇 개 대학들이 모여 Cheerleading competition도 하고 각종 스포츠 대회도 하는 아주 재미있는 행사입니다. 고연전과 느낌이 비슷하지만 각 국의 여러 대학들이 함께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Euromaser의 꽃 역시 각종 파티인데요. 각 파티마다 드레스코드와 컨셉이 있습니다. 이 때에도 수줍어하지 않고 컨셉대로 준비하고 함께 흥겹게 논다면 매우 즐거운 추억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4) 숙소에 대한 정보
파견이 확정된 후에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각종 안내메일을 받게 되실 겁니다. 숙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가 몇 가지 있는데, 이 때 도움이 되고자 전 제가 살았던 Goethestrasse 8 에 관해 조금 자세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나는 외국인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놀면서 친해지고 싶다.’ ‘나는 워낙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북적북적 술 먹는 걸 좋아한다.’ 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좋은 아파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주 지하에서 시끄럽게 파티가 열리기 때문에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별로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또한 Goethestrasse 8은 가격이 다른 아파트보다 조금 비싼 대신 개인실이며, 방 안에 화장실과 부엌이 모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방의 청결도가 중요하며, 룸메 없이 지내는 게 좋다’하는 분에게 적합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좀 아끼고 싶고, 다른 친구들과 flat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도 큰 불편함이 없다 싶은 분들은 다른 숙소를 선택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4. 글을 마무리 하며
불과 얼마 전의 일들처럼 아직도 생생한데 거의 일 년이 지났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Vallendar에서의 생활은 정말 흠잡을 곳 없이 너무 행복했고, 저에게 아주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제 교환학기를 되돌아보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임하려는 태도, 오픈 마인드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비 지원자 혹은 파견자 분들도 좋은 경험을 하고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드시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수기에 언급된 사항 이외에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seojeong337@gmail.com으로 이메일 주시면 언제든 답변 드리겠습니다.
1. 교환학생 파견교 선택 전
우선 제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마음 먹은 후, 가장 어려웠던 일이 제게 적합한 파견교를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예비 지원자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실 거라 믿고 제 경험을 조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일단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고 싶기도 하고, 원래부터 교환학생을 간다면 유럽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시아/미주/유럽 중 유럽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정적인 국가 상황(치안 및 경제 등)/ 여행에 적합한 입지/ 스포츠 문화가 발달한 국가/ 대학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독일과 프랑스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독일의 WHU가 경영대학 중 짧은 역사에 비해 명성과 수준이 높다고 하여 지원하였고, 운 좋게도 파견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파견교를 선택할 때엔 먼저 자신의 성향이나 얻고자 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대륙을 고르고, 그 후에 저처럼 세부 조건에 따라 국가와 대학을 고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 대학의 정보는 구글링을 하거나 경영대학의 체험수기, 그 대학 홈페이지 등을 통해 얻었습니다.
2. 파견이 결정된 후
먼저 많은 체험수기에도 나와있듯이 독일은 비자를 따로 신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파견 전에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파견 확정이 되면 WHU에서 안내메일을 보내주니 그대로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필요서류라고 해도 크게 특별한 건 없고 ①유학생보험서류 ②은행잔고증명서 ③여권사진 등입니다. 은행잔고증명서의 경우, 안내메일에 나와있는 금액 이상의 잔고가 있다는 것만 확인되면 되고, 혹시 부모님 명의의 계좌라면 부모님 친필 싸인 및 편지를 함께 제출하시면 됩니다.
WHU는 학교 안에 따로 기숙사가 있진 않지만 학교와 연결된 몇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파견 전 안내메일이 오면 그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모든 아파트가 시설도 좋고 깨끗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위치나 분위기가 다르고, 그 외 몇 가지 특이사항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기를 확인해보시고 자신과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숙소를 미리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내 메일이 오면 최대한 빨리 숙소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선착순이기 때문에 빨리 신청할수록 자신이 원하는 아파트에 배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지냈던 아파트는 Goethestrasse 8에 있는 아파트로 아마 WHU 홈페이지에는 smart flat이라고 소개돼있을 겁니다. 저는 shared flat 없이 개인 원룸에서 생활했습니다. 아파트의 분위기는 매 학기 거주하는 교환학생들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지만 제가 살았을 때는 항상 교환학생끼리 교류하고 파티 하는 분위기여서 저에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집주인인 Thomas 아저씨는 말이 좀 안 통하고 깐깐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나중엔 뭐 원래 그런 사람이려니 하고 해탈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론 별 불편한 점 없었습니다. 제가 지냈던 Goethestrasse 8에 대해서는 후에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수강신청은 파견 후에 진행됩니다. 그와 관련해서도 안내 메일이 오기 때문에 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제가 수강했던 과목과 관련해서도 후에 따로 설명하겠습니다.
이처럼 파견 전에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만약 교환학기 전후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국제학생증을 미리 발급받는 정도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파견 후
1) 수강과목
• International Markets and Derivatives
이 과목은 모듈로 진행되는 강의입니다. 난의도는 매우 쉽고, 중간고사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수업내용을 크게 공부할 필요는 없고 시험 전에 피피티만 보고 시험을 봐도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여행 다니기 위해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짜고 싶다면 부담 없이 넣어도 될 수업입니다.
• Brand Management와 Marketing Communication
이 두 과목도 모듈로 묶여있는 수업입니다. 모듈로 묶여있지만 둘 중 한 과목만 수강해도 상관없습니다. 이 두 과목 역시 크게 어렵진 않았는데 학기말에 두 과목을 한꺼번에 시험보기 때문에 시험 전에 봐야 할 양이 좀 많습니다. 대부분의 마케팅 과목이 그렇듯이 약간은 추상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지만, 중간중간 게스트렉쳐나 케이스 스터디가 있어 재미있게 배우실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이 자주 있지 않고, 한 번 수업할 때 길게 수업하는 스케줄이기 때문에 여행 다니기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수업입니다. 하지만 매 학기 수업 스케줄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청 전 다시 한 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Entrepreneurship
제가 좋아했던 수업 중 하나입니다. 큰 강당에서 하는 수업인데 매 수업이 게스트렉쳐로 이뤄집니다. 주로 WHU 출신의 스타트업을 하는 선배들이 와서 강연을 합니다. 강연 내용이 매우 흥미로워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론적인 진도는 교수님이 녹화해 업로드 해놓은 Youtube 영상으로 진행됩니다. 수업 시간 전에 그 영상을 보고 과제를 한 후에, 수업 때 과제를 제출하고 수업 시간에는 게스트렉쳐를 듣는 형식입니다. 매번 과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걸 귀찮아한다면 듣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원래 흥미를 가지고 있던 분야였기 때문에 재미있었던 수업입니다.
• Individual Decision Making & Motivation/ Interdependent Decision Making & Coordination
이 두 수업도 모듈로 묶여있는 수업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둘 중 한 과목만 따로 들으셔도 무방합니다. 이 수업 같은 경우에는 교환학생들은 거의 없고 로컬 학생들이 주로 듣는 과목입니다. 교수님이 굉장히 파워풀하시고 수업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일단 팀플이 하나 있는데, 주어진 논문을 분석하고 그 논문의 실험을 수업시간에 직접 진행하게 됩니다. 매 수업시간의 절반은 교수님 수업으로 진행되고, 점심시간을 가진 후에 나머지 절반은 그 주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실험을 진행합니다. 이 때 진행되는 실험들이 심리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들이라 재미있습니다. 매 수업시간 실험을 진행하는 학생들이 Gummy를 준비해오는데, 그게 또 은근히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한 쿼터가 끝나면 진행했던 실험과 연구했던 논문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다만 매 수업시간 전에 퀴즈를 보니 벼락치기를 하는 학생들에겐 좀 안 좋은 수업일수도 있습니다. 그건 저도 좀 힘들었습니다. 특히 지각을 자주 하는 학생들에겐 과감히 비추합니다. 퀴즈는 지각생을 기다려주지 않거든요.
• German 1
이 수업은 꼭 들으시길 바랍니다. 독일어 수업인데 수강생이 모두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입니다. 게다가 수업이 거의 파트너와 회화 연습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학기 동안 소소하게 수다 떨다 보면 어느새 교환학생 친구들과 친해져 있습니다. 한국인 학생들끼리만 몰려다니지 않고 마음을 열고 외국인 친구들과 회화 연습을 해보세요. 처음엔 어색해도 시간 지나면 시시콜콜한 이야기하면서 가까워집니다.
2) 학교 생활
일단 WHU 캠퍼스는 매우 작습니다. 어마어마하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캠퍼스를 꿈꾸시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길 잃을 걱정은 없어 좋습니다. 학교 안에 식당이 있습니다. 학생증에 돈을 충전한 후에 교통카드 찍듯이 카드를 찍고 드시거나 바로 현장에서 현금 내고 드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카드 충전해서 드시는 게 조금 더 싸고 편리합니다. 음식 맛은 그냥 전형적인 독일 음식 맛이고 양은 많습니다. 저는 자주 이용하진 않았지만, 수업이 연속으로 있어 집에 갔다 오기 좀 그렇다 싶을 때 빠르고 편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 gym이 있으며 항상 개방되어 있습니다. 웬만한 웨이트 갖춰져 있고 트레드밀과 사이클도 있기 때문에 트레이닝 복 하나 챙겨서 오셔서 운동하시면 좋습니다. 저도 그래서 초반엔 맘먹고 몇 번 갔었는데 귀찮아서 자주는 못 갔네요. 프린터는 컴퓨터실이나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고, 이 역시도 카드에 현금 충전해서 쓰시면 됩니다. 생활하시면서 어려움이 생기면 International Office 가셔서 말씀하시면 됩니다. 전 불편한 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찾아갈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3) 기타 행사
WHU의 경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매우 잘 되어있고, 교환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많은 편입니다. 먼저 매주 화요일에는 Tauschie’s Tuesday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Tauschie는 WHU에서 교환학생을 부르는 호칭입니다. 행사 이름 그대로 매주 화요일마다 교환학생들이 음식과 술을 준비하고 학교 앞에 있는 Korona라는 술집에서 판매하는 형식입니다. 각 국의 교환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운영을 하는데, 이 때 자신의 나라의 음식과 술을 준비합니다. 일종의 일홉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행사를 통해 창출된 수익은 한 학기 동안 모아지며, 학기가 끝나면 이 돈으로 마지막 파티를 개최합니다. 물론 개인 차가 있겠지만, 저는 이러한 행사를 최대한 많이, 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길 권장합니다. Tauschie’s Tuesday 때 교환학생들끼리 같이 술 마시고 춤추고 놀면서 많이 친해지기 때문입니다. 소극적으로 그냥 가만히 앉아있으면 물론 재미없겠지만 흥겹게 같이 놀고 떠들면 너무도 즐거운 시간입니다.
Vallendar는 매우 작은 마을이고 주로 부유한 노인분들이 사시는 곳이기 때문에 술 마시고 놀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bar를 가거나 club을 갈 때에는 Koblenz로 나갑니다. WHU 학생들이 거의 공식적으로 함께 going out하는 날이 매주 목요일입니다. 목요일에는 보통 친한 사람들끼리 저녁을 먹기도 하고, 식사 후에는 친구들끼리 하우스파티를 하거나 Goethestrasse 지하에서 파티를 합니다. 각자 술을 가져와 함께 술을 마시고 흥이 나면 노래를 틀어놓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춥니다. 그렇게 조금 취기가 오르면 밤 12시~새벽1시쯤 삼삼오오 모여 택시를 타고 Koblenz를 갑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Palais라는 클럽을 가고, 오늘은 좀 더 재미있게 놀고 싶다 싶으면 Agostea나 다른 클럽을 갑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개인차가 있겠지만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흥겹게 놀면 참 재미있습니다. 사실 클럽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클럽과는 많이 다르며,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춤추고 술 마시며 편하게 놀 수 있습니다. 또한 목요일엔 클럽에 있는 사람들의 90%가 WHU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냥 학교 친구들이 모두 모여 한 주의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 큼직큼직한 행사로는 Oktoberfest, winery tour, 11월의 쾰른 carnival 등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행사들은 자신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신나게 즐기느냐에 따라 재미있을 수도, 혹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말 재미있었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특히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때 그때 해당하는 코스튬도 입고 제대로 즐긴다면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2학기에는 Euromaster 행사도 있습니다. Euromaster는 유럽에 몇 개 대학들이 모여 Cheerleading competition도 하고 각종 스포츠 대회도 하는 아주 재미있는 행사입니다. 고연전과 느낌이 비슷하지만 각 국의 여러 대학들이 함께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Euromaser의 꽃 역시 각종 파티인데요. 각 파티마다 드레스코드와 컨셉이 있습니다. 이 때에도 수줍어하지 않고 컨셉대로 준비하고 함께 흥겹게 논다면 매우 즐거운 추억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4) 숙소에 대한 정보
파견이 확정된 후에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각종 안내메일을 받게 되실 겁니다. 숙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가 몇 가지 있는데, 이 때 도움이 되고자 전 제가 살았던 Goethestrasse 8 에 관해 조금 자세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나는 외국인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놀면서 친해지고 싶다.’ ‘나는 워낙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북적북적 술 먹는 걸 좋아한다.’ 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좋은 아파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주 지하에서 시끄럽게 파티가 열리기 때문에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별로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또한 Goethestrasse 8은 가격이 다른 아파트보다 조금 비싼 대신 개인실이며, 방 안에 화장실과 부엌이 모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방의 청결도가 중요하며, 룸메 없이 지내는 게 좋다’하는 분에게 적합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좀 아끼고 싶고, 다른 친구들과 flat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도 큰 불편함이 없다 싶은 분들은 다른 숙소를 선택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4. 글을 마무리 하며
불과 얼마 전의 일들처럼 아직도 생생한데 거의 일 년이 지났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Vallendar에서의 생활은 정말 흠잡을 곳 없이 너무 행복했고, 저에게 아주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제 교환학기를 되돌아보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임하려는 태도, 오픈 마인드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비 지원자 혹은 파견자 분들도 좋은 경험을 하고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드시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수기에 언급된 사항 이외에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seojeong337@gmail.com으로 이메일 주시면 언제든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