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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China] University of Hong Kong 2016-1 유재은

2016.08.16 Views 4122 경영대학

파견 지역: Hong Kong (China)
파견 기간: 2016/1/13 ~ 5/30
파견 학교: University of Hong Kong (홍콩대학교)
 
비자와 절차
이 부분은 앞선 분들의 수기에서 상세히 잘 설명되어 있으므로 따로 다루지 않겠습니다. 고려대 경영대 국제실에서 알려주는대로 하면 됩니다. 비자를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많은 국가들과는 달리 홍콩은 거의 열 장에 달하는 양의 양식을 작성해서 보내야 하지만 국제실에서 주는 서류들을 알아서 기한을 잘 챙기면서 하면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습니다. 다만 양이 조금 많고 내야하는 서류가 처음에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만큼 같이 교환가는 다른 학우와 서로 체크해주면서 하는 방법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학교로 파견되는 학우들의 이름과 연락처는 경영대 국제실에서 제공해줍니다).
 
학교생활
  • 홍콩대학교
제가 홍콩을 교환학교로 선택한 이유는 조금 복합적입니다. 먼저 저는 금융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이 끌렸고, 중국에 속했지만 오랜 영국의 식민지역사로 인해 서구와 동양의 모습이 혼합되어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마지막으로 동남아 여행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파견될 당시 고려대(경영대 및 고려대 본교)에서 홍콩으로 교환갈 수 있는 선택지는 홍콩대, 홍콩과기대, 홍콩중문대, 폴리유, 씨티유 총 5개의 학교였습니다. 이 중 제가 홍콩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유명세와 더불어 지리적인 위치 때문입니다. 홍콩대는 다른 4개의 대학교와 비교했을 때 가장 접근성이 좋습니다. 시내이자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곳들인 센트럴, 코즈웨이베이, 셩완, 빅토리아 피크 등등과 모두 한 지하철 노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30분내로 갈 수 있고, 특히 소호와 미드레벨이 있는 셩완은 도보로 30분 내, 빅토리아 피크는 학교 뒷길 언덕으로 오르는 산책길이 있을 만큼 가깝습니다.
 
  • 수업 및 시험
전반적으로 홍콩대 학생들의 학습열의는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제 홍콩대 로컬버디는 특히 로컬들에 비해 중국 메인랜드(본토)에서 온 학생들은 공부가 일상인 생활을 한다고 알려줬습니다. 수업은 교수님의 수업, 조교들의 튜토리얼 (tutorial), 과제, 팀플발표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대와 다른 점은 대부분의 수업은 수업 자체는 출석체크를 하지 않으나 오히려 조교가 하는 튜토리얼에서 출석체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혹시 학기 중 불가피하게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이 부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 (전공필수):
고대에서 MIS로 인정되는 과목으로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이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팀플발표, 수업참여도, 튜토리얼과 비슷한 개념인 Lab session 출석체크로 이루어집니다. 수업참여도 부분은 교수님께서 수업 중 학생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함으로, 교수님께서 수업 중 던지시는 질문들에 손을 들고 답을 하면 미리 준 쪽찌에 이름과 날짜를 적어 해당 수업이 끝난 후 제출하는 방식으로, 학기 중 최대 20번까지 할 수 있습니다. 저는 1번밖에 하지 않았지만 성적에 엄청 큰 지장이 없었던 것을 보아 무조건 20번 다 채워야 되는 부분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MIS수업답게 수업 중 교수님께서 직접 드론을 가져오셔서 교실에서 조종하시기도 하는 등 생생한 수업이었지만 지식적인 면에서 배우는 것이 다소 적고 오전 수업이어서 저 포함 많은 학생들이 자주 빠졌던 수업이었습니다.
 
Intermediate Microeconomics (전공선택):
고려대학교에서 정경대학의 미시경제학으로 대체인정되는 과목입니다. 특이한 점은 미시경제학을 수학적, 공학적 관점에서 많이 다루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시험문제도 그것과 관련된 부분이 비중있게 출제되었습니다. 성적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로 이루어집니다. 유일하게 튜토리얼 출석체크가 없었습니다.
 
Derivatives (전공선택):
선물옵션, 스왑, 보험 일부 등 파생상품을 다루는 과목으로 홍콩대 내에선 Finance 전공학생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인 만큼 열리는 과목 수도 많았고 수강하는 학생수도 많았습니다. 젊은 여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셨는데 홍콩에서 들은 수업 중 Sociology of Puniment와 더불어 가장 배운 게 많은 과목이었습니다. 중간고사 2번, 기말고사 1번, 과제, 그리고 튜토리얼 출석으로 이루어지며 파생상품의 기초부터 옵션심화까지 쭉 가르쳐주십니다.
 
International Financial Management (전공선택):
국제재무와 관련된 과목으로 환율과 관련된 것을 많이 다룹니다. 두 번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 튜토리얼 출석으로 이루어지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므로 따라가기 어렵지 않은 수업입니다. 다만, 중간고사 이후 앞서 배운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점차 심화적인 부분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수업을 많이 빠진다면 벅찰 수도 있습니다.
 
Sociology of Punishment (선택교양):
원래 들으려던 경영전략이 튕긴 이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강한 과목인데 예상외로 굉장히 많이 배운 과목이었습니다. 사회학과의 전공과목으로 홍콩과 관련된 형벌과 관련 형법을 다루는 과목인데 딱딱하고 주입식의 과목이 아니라 실례를 많이 다루고 수업 3시간 가량 중 1시간인 튜토리얼은 토론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 그리고 학생과 교수 사이에 교류가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낮은 톤의 영국식 발음을 하시는 중후한 매력의 중년의 교수님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넘치는 분으로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수업을 이끌어가시는 분이었고 특히 한 세션에 학생 10명씩 정도로 진행되는 튜토리얼에는 더욱 더 생생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성적 평가는 중간대체 에세이과제, 팀플발표, 기말고사 (에세이형태 문제), 튜토리얼 출석으로 이루어집니다. 여담으로 이 과목은 유일하게 CPD라는 인문대 건물에서 들어서 수업환경이 더 좋았습니다. (고대와 달리 홍콩대는 경영대 건물이 낙후된 편입니다.)  
 
홍콩생활
  • 날씨와 언어
홍콩은 굉장히, 매우, 정말 습합니다. 그런데 이 습도라는 것이 추위와 합쳐지면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를 몇 도 더 내리고, 더위와 합쳐지면 체감온도를 더 오르게 만듭니다. 그런 면에서 저처럼 봄학기에 교환을 오시게 된다면 겨울옷과 여름옷을 골고루 가져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실제 저는 홍콩을 단순히 ‘더운 곳’으로 착각해서 긴 옷을 몇 개만 챙겨간 결과, 교환기간 초기 1,2월에는 덜덜 떨면서 있는 옷을 다 챙겨입고도 추워서 결국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SOS를 청해서 택배로 워커와 옷 몇 개를 받았습니다. 반면 4,5월에는 더위가 점점 심해져서 벌레를 예방하고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방 안에 거의 하루종일 에어컨을 튼 적도 허다했습니다. 연대에서 온 친구의 경우는 방 안에 에어컨을 틀지 않은 채로 여권을 올려놓고 외출하고 왔더니 여권이 좀 쭈글쭈글해져 있어서 안에 있는 전자칩이 망가졌을까 걱정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홍콩은 구름이 거의 항상 깔려있고 높은 습도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비가 오는 곳입니다. 저는 홍콩에 있는 동안 설날이 있는 한 주 빼고는 구름 한 점 없는 푸름 하늘을 거의 본적이 없는 만큼 구름과 함께 살았습니다.
홍콩의 언어는 광동어와 영어로 나뉩니다. 먼저 영어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간단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지만 학교나 도심 외에는 엄청난 영어수준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대부분의 홍콩대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한국 학생들보다 영어를 더 편안하게 구사하였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 Sociology of Punishment라는 수업의 토론시간에는 홍콩학생들이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며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광동어는 홍콩 사람들의 모국어로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중국어인 만다린과는 매우 다릅니다. 표기는 우리가 아는 한자(번체자)를 사용하지만 읽는 법은 한자와 만다린 둘 다와 거리가 있습니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홍콩사람들도 만다린을 구사할 수 있지만 제가 느끼기엔 어디까지나 외국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았습니다. 제 홍콩 로컬버디도 광둥어가 제일 편하고 그 다음이 영어와 만다린으로 비슷비슷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홍콩에서 만다린을 배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교통 및 전반적인 경제적인 면 (물가 등등)
제가 교환을 간 16년도 봄학기에는 초반에 3년만에 역대급으로 홍콩달러 환율이 치솟아서 다소 궁핍한(?) 생활을 했지만 그 이후에는 점차 안정이 되었습니다. 홍콩 물가는 전반적으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1HKD =150원 기준). 옷이나 택시비 같은 경우는 한국보다 비싸고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총 금액의 10% 서비스료가 따로 붙는다는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이나 Wellcome이라는 대형마트 체인점에서는 빵, 우유, 물 같은 생필품의 경우 한국보다 다소 저렴한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홍콩의 대중교통의 경우 지하철, 버스, 트램, 미니버스가 있습니다. 학기 초에 홍콩대학교에서 학생증을 발급받은 후 그것과 학교에서 주는 form을 작성해서 지하철역에 제출하면 절차를 거쳐서 학생용 교통카드(옥토퍼스 카드라고 부릅니다)를 발급해주는데 이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지하철요금의 50%를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버스와 트램은 해당 안됨). 이외에도 트램이라고 홍콩의 여러 섬들 중 홍콩섬에만 있는 대중교통수단이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전차와 비슷합니다. 트램은 성인기준 2.3HKD(350원)로 굉장히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니버스는 사실 제가 가장 적게 이용해본 교통수단인데 그 이유는 제가 살던 곳이 지하철, 트램, 버스가 잘 돼있었기 때문에 굳이 미니버스를 이용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입니다. 미니버스는 녹색과 빨강색 두 종류가 있으며 다른 대중교통수단이 가는 곳을 포함해서 가지 않는 곳까지 홍콩 곳곳을 누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데 그만큼 한밤중에는 광란의 질주를 한다고 듣기도 했습니다.
 
여가활동
  • 홍콩 내
홍콩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금융의 허브, 화려한 야경처럼 도시적인 면들만 생각하지만 사실 홍콩에는 시내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매우 이국적이고 자연 가득한 모습이 많은 곳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성격으로 교환파견 기간동안 열심히 홍콩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제가 가본 곳 중에 인상적이었던 곳들을 소개해드리자면, 하얀 모래사장이 인상적이었던 리펄스베이(Repulse Bay), 그리고 리펄스베이에서 도보로 한 시간정도 떨어져 있는 지중해 작은 도시같은 느낌의 스탠리(Stanley), 타임지가 뽑은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래킹코스인 드래곤스백(Dragon’s Back), 야생원숭이들로 가득차서 소리지르며 걷는 재미가 있는 금산교야공원 (Kam Shan Country Park) 등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홍콩대학교는 홍콩섬(Hong Kong Island)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트램(tram; 로컬들은 ding-ding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의 서쪽 종점 근처에 위치해 있으므로, 그냥 할거 없는 날에는 집앞에서 트램을 타고 Sheung wan, Central, Causeway Bay 등 홍콩 중심부를 구경하며 반대쪽 동쪽 종점인 Shau Kei Wan이나 Happy Valley까지 가보곤 했습니다. 또한 홍콩에선 거의 매주 수요일마다 Causeway Bay 역 근처 Happy Valley라는 경마장에서 경마가 열립니다. 이곳은 축제 같은 생기 있는 분위기로 10HKD(약 1500원)이라는 작은 금액부터 베팅이 가능하여 학생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각국의 교환학생들이 자주 가곤 했습니다.
 
  • 홍콩 외
중국 남쪽에 위치한 홍콩은 지리적으로 동남아와 인접해 있습니다. 그래서 시기만 잘 노리면 한국보다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동남아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홍콩에 있는 동안 대만, 베트남, 캄보디아 세 곳을 다녀왔는데 베트남 같은 경우는 5박6일 동안 항공비, 숙박비, 그 외 식비 등 모든 경비를 합쳐서 인당 총 50만원도 나오지 않는 가성비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대만은 2월,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3월에 갔는데, 대만은 생각보다 쌀쌀했고 베트남은 35도의 무더운 날씨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설날 같은 명절은 항공권이 비싼 시기이므로 피하고, 시험기간 전에 Reading week이라고 일주일 동안 수업이 없는 기간이 있는데 그 기간이나, 혹시 금요일이나 월요일 공강인 경우 주말과 묶어서 여행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홍콩 교우회
이미 다른 홍콩 교환수기를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홍콩은 세계에서 고대 교우회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이 있고 그 외에도 봄학기에는 바베큐, 가을학기에는 고연전이 있습니다. 금융권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지만 물류,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 많은 분들께서 계십니다. 저와 다른 교환학생들은 정기모임 외에도 따로 연락을 드려 식사약속을 잡아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을 듣곤 했는데 모든 선배님들께서 감사하게도 ‘고대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살뜰히 챙겨주셨습니다. 저는 이 고대 교우회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웬만한 모임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학번차이가 많이 나고 경력이 많으신 분들을 뵙기 힘들고 특히 금융권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홍콩 고대 교우회는 살아있는 조언과 이야기를 듣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