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Netherlands] 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 Erasmus University 2015-2 문진화
2016.07.11 Views 4190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2015-2학기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RSM(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13학번 문진화입니다. 우선, 네덜란드에서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교환학생 준비와 그 곳에서의 생활 등에 많은 도움을 주신 경영대학 국제실 선생님들과 RSM 국제실 담당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다녀온 지 시간이 좀 지나 기억이 완벽하지 않으며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체험 수기를 작성하는 것이므로 RSM에서의 생활에 대한 모든 부분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 글이 교환학생 파견을 준비하시는 선배, 동기, 후배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네덜란드 및 RSM 선택 이유
우선, 파견 국가를 선택할 때 크게 아시아권, 미국, 유럽권 등으로 나뉠 것입니다. 저는 미국과 유럽 중에 고민하다가 파견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싶었고, 좀더 이국적인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유럽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국민들의 영어 회화 실력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생활하기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영국, 독일, 네덜란드를 특히 선호하였습니다. KUBA(고려대학교 교환학생교류회)에서 사귄 RSM에서 온 친구를 통해 RSM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RSM이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럽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명문 경영대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문 대학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갖추어진 RSM의 여러 우수한 경영관련 프로그램들(학교에서 주최하는 커리어 미팅, 마이너코스 등)이 매력적이었고, 그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열정을 느끼고 싶었으며, 주변 국가를 여행하기 편리하다는 네덜란드의 지리적 위치 또한 고려하여 네덜란드의 RSM을 선택하였습니다. 개방적이고 자유롭다는 네덜란드 문화에 대한 이미지로 인해 네덜란드에 대해 막연하게 호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2. 준비서류 (은행잔고증명서, 보험가입, 거주허가증, acceptance letter 수령 방법 등)
파견 준비를 할 때 제일 복잡한 부분이었지만, 학교에서 온 메일에 준비해야 할 서류, 순서, 방법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네덜란드에서 4개월 간 생활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아닌 거주허가증을 발급 받아야 합니다. 거주허가증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에서 파견 기간 동안 생활할 충분한 재정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이에 대해 여러 방법이 있지만(그 방법은 파견학교 마다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RMS에서는 총 3907유로를 학교로 먼저 보내라고 메일이 왔습니다. 한 달에 대략 900유로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하여, 3600유로(900유로X4개월)+307유로(거주허가증 발급비용)=3907유로입니다. 네덜란드에 도착하신 후 그 곳에서 계좌를 만드셔서 학교로 계좌번호를 보내시면, 학교에서 3600유로를 되돌려줍니다. 거주허가증은 그 곳에서의 신분증과 같은 것이니 ind에서 연락이 오면 최대한 빨리 방문하시고 수령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의 경우, 학교에서 추천하는 네덜란드 보험(AON 등)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저는 학기가 끝난 후에 한 달 가량 더 여행을 할 계획이었으므로 네덜란드 외의 국가에서도 적용이 되는 삼성화재의 글로벌케어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각 보험의 적용 범위와 본인의 계획을 고려하여 잘 알아보고 가입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준비할 서류의 종류, 서류 제출 기한, 수강신청 방법 및 기한 등을 모두 파견교에서 오는 메일을 통해 알 수 있으므로 메일을 자주 체크하시는 것이 중요하고, 만약 조금이라도 의문이 가는 점은 파견교 담당자께 직접 메일로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3. 학교 소개 (오리엔테이션, 버디, 시설 등)
학교 시설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만큼 뛰어나진 않으나 깔끔하고, 여러 식당들과 카페, 마트가 있어 편리합니다. 특히 도서관의 경우 최근 신설되어 시설뿐만 아니라 디자인,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RSM 오리엔테이션에서 나라별로 자리가 배정되어 그 곳에서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들을 만나 친해질 수 있고, 미리 정해진 조별로 캠퍼스 투어, 게임 등을 진행하여 다른 교환학생들을 사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 이후에는 특별한 공식 행사가 많지 않으므로, 같은 조 교환학생들이나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친구들을 사귀기 수월할 것입니다. 오리엔테이션 때 유심 칩을 무료로 나누어 주므로, 미리 구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RSM 버디는 모두 자동으로 지정되며, 본인이 원하면 ESN(Erasmus university 전체 교환학생 도우미단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ESN 버디를 따로 신청하면 됩니다. RSM 오리엔테이션 외에도 학기 시작 전에 교환학생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저는 하지 않았지만, 참가하면 그 곳에서 여러 교환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므로 추천 드립니다. 이러한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공항픽업 서비스 신청 등에 대한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4. 수강 과목 설명 및 평가
2학기에 파견되신다면 RSM에서는 Trimester 1에 해당합니다. Trimester 1은 학점 비중이 높고 좀더 수준 있는 minor course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강의들은 조직행동론, 경영학개론 등의 1, 2학년의 기초 강의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따라서, 특히 경영전략 등의 전공필수 과목을 교환학생 때 수강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파견교에서 파견 학기에 개설되는 강의를 미리 확인하신 후에 파견교를 결정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RSM에서 Trimester 1 동안 제가 수강한 과목은 QDM(Quantitative Decision Making), LSG(Leadership, Sustainability & Governance), 그리고 minor course 인 MLM(Moral Limits of Markets) 입니다. 각 강의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QDM은 오퍼레이션스 관리와 비슷한 과목으로, 수학을 좋아하고 잘 하신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Linear programming model, Markov model, Waiting line model 등에 대해 배우는데, 개념을 설명해주는 기본 강의뿐만 아니라 문제 풀이 시간이 따로 존재하므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본다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기출문제와 비슷한 형식으로 출제되니 교수님께서 올려주시는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대형 강의라 출석 체크는 하지 않으며, 전공 선택으로 인정됩니다.
LSG는 강의가 크게 Ethic/ Leadership/ Sustainability & Governance의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이것 역시 대형 강의로 출석 체크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1번만 보기 때문에 범위가 많으며, 객관식과 서술형으로 나오는데 난이도가 낮지는 않으므로 심도 있게 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험 후에 진행되는 3번의 dilemma meeting은 특정 주제에 대해 20명 정도의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는 것인데, 참여 점수가 있으므로 출석뿐만 아니라 토론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 과목도 전공 선택으로 인정됩니다.
MLM이라는 minor course는 제가 파견되었을 때 처음으로 개설된 강의여서 그런지 학생이 총 9명이었습니다. 시장의 도덕적 한계라는 주제에 대해 샌들의 ‘What money can’t buy’라는 책을 주로 읽고, 그에 대한 교수님의 강의와 학생들의 의견 공유의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시험은 없고, 중간, 기말 보고서 및 발표와 참여 정도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주제는 흥미로웠으나, Minor 과목이므로 인정되는 credit이 많은 만큼 학습량이 많습니다. 또한 교수님의 강의력이 뛰어나지 않아 지루한 면이 있었고 전공선택이 아닌 교양으로 인정되는 과목이므로, 주제에 많은 관심이 있는 분께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교환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모든 강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pass/ fail로 성적을 받게 됩니다. 10만점에 5.5 이상이면 pass인데, 이게 시험 점수로 100점 만점에 55점이 아닌 70, 80점 이상을 맞아야 받은 수 있는 점수이므로 이를 고려하여 시험 등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5. 기숙사 및 숙소
제가 교환학생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기숙사의 경우 신청을 하기만 하면 됐던 것 같은데, 제가 파견된 학기에는 시스템 상의 오류로 RSM학생들에게 기숙사 방이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고 5월 즈음 메일이 왔고, 따라서 RSM 국제실 담당자께서는 교환학생들에게 미리 각자 방을 구해놓을 것을 권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정말 기숙사에 살고 싶어 기숙사 신청 기간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신청을 하지 못하였고, 7월부터 방을 알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방 구하기 사이트 상의 방들은 대부분 계약이 끝난 상태였으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집주인과 직접 연락하여 방을 구하는 경우 미리 계약금을 보내기에는 신뢰가 가지 않았고,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오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결국, 8월에 네덜란드에 도착한 후에 중개인을 통해 겨우 방을 구할 수 있었지만, 그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면 그 안에 커뮤니티 등이 있어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고 학교와도 가까우므로, 가능하면 기숙사를 추천 드립니다. 하지만 만약 기숙사를 신청하지 못할 것 같다면 최대한 빨리 사이트에서 방을 구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사에 살지 않았으므로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신청 가능한 기숙사에는 Hatta와 F-building이 있습니다. F-building의 경우, 개인실이고 방이 더 넓습니다. 모두가 혼자 살다 보니 건물 전체는 매우 조용했습니다. 하지만 F-building의 불편한 점은 빨래를 그 건물에서 할 수 없고, 화장실은 복도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Hatta는 더 최근에 지어진 건물로, 2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부엌과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지만, 개인실입니다. F-building보다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많았고, 파티 등도 자유롭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숙사 외의 숙소를 구하는 방법은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accommodation 관련 사이트를 통해서나 Rotterdam Student Housing 등의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여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서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므로 더 싸지만 사기가 많으니 조심하셔야 됩니다.
6. 날씨, 언어, 물가, 음식, 생활 등의 기본정보
네덜란드의 날씨에 대해서는 악명이 높은 만큼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비가 자주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 겨울엔 특히 추웠습니다. 학기 초에 날씨 좋을 때 피크닉이나 여행 많이 다니시는 게 좋아요. 비가 심하게 내리지는 않지만 조금씩 왔다가 그치기를 반복하여 사람들 거의 우산을 쓰지 않습니다. 자전거도 비 맞으면서 타는데, 이게 네덜란드 사람들 중 대머리가 많은 이유라는 말도 있습니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됐는데, 점점 우산을 쓰는 게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고 비 맞으면서 자전거 타는 게 시원하고 좋을 때도 있었습니다. :D
자전거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네덜란드의 주요 교통수단이 자전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고, 심지어 손으로 방향 표시를 해야 하는 등 자전거 관련 법규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구매하지 않고 걸어 다니거나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중고로 자전거를 사고 나중에 되팔고 돌아오시는 방법을 추천 드려요. 마트, 술집, 식당 등이 있는 시내(blaak, central역)쪽이 tram이나 지하철을 타고 가기에는 돈이 아깝고 가깝지만, 걸어가기는 너무 멀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같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사는 방법으로는 자전거 상점도 있지만 Rotterdam Commodity Market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 그룹에서 자전거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물품들의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가입하시면 한 학기 내내 유용할 것입니다. 네덜란드에 자전거가 많은 만큼 자전거 도둑도 정말 많으므로, 자물쇠는 필수입니다!
언어,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걱정하실 필요 없을 만큼 네덜란드 사람들 영어 잘합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트램(교통수단)에서 표 검사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영어 잘해요. 따라서 더치어를 공부할 필요성은 전혀 느끼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네덜란드에 교환 왔으면 기본은 알아야 할 것 같은 의무감과 새롭고 특이한 언어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학생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더치어 기본 수업을 신청하였습니다. 발음부터 어려워 많이 배우진 못하였지만 즐거운 경험이었고, 수강료도 비싸지 않으므로(100유로 정도) 배워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의 물가는 비싼 편이지만, 고기 등의 식재료 등은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했던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의 한 끼가 대략 15~20유로여서 대부분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를 직접 해먹었습니다. 장은 Albert heijn이라는 (중형)마트에서 많이 보았는데, Albert heijn은 우리나라 편의점처럼 곳곳에 많으므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가면 됩니다. Albert heijn에서 무료로 할인카드를 만들 수 있는데, 계산할 때 이 카드를 보여주면 당시 할인 중인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장 한꺼번에 많이 보실 때, 이 카드와 물건들을 담을 봉투 가져가는 것 잊지 마세요!(봉투도 사야 합니다. 저는 장 보러 갈 때마다 봉투 가져가는 것을 까먹어서 집에 아버트 하인 봉투가 여러 개 쌓였답니다..) 그리고 Albert heijn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상점들이 8시 이전에 모두 닫으니 미리미리 필요한 것을 사놓아야 합니다. Albert heijn에도 asian food 코너가 있지만, 고추장, 라면, 떡볶이 등의 한국 음식은 Blaak역 주변 한인마트인 ‘풍차’, Blaak의 Market hal 내 ‘Wah Nam Hong’, 그리고 Centraal역 주변의 ‘Amazing Oriental’이라는 아시안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우리와 술 문화, 놀이 문화가 조금 달라서 노는 것을 기대하고 가시는 분이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녁 8, 9시만 되어도 불빛이 다 꺼지고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술집은 맥주 집이 대부분이고, 대부분 친구들과 집에서 와인, 보드카 등을 마시며 놉니다. 파티(클럽)의 경우, 교환학생들은 매주 화요일에 Bed에서 열리는 파티(Esn주최)와 수요일마다 blender에서 열리는 파티를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또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면 집에서 열리는 여러 테마의 파티(toga party, housewarming party 등)에도 참석할 기회가 생기는데, 한국에서는 하지 못했던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낯선 곳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그리고 학기를 마치고 여행을 다니면서 여러 당황스러운 일들과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 때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하나씩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잊지 못할 추억들을 쌓았고, 성숙한 어른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교환학생으로서의 한 학기는 제게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선배, 동기, 후배님들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제 메일 주소와 카카오톡 ID를 남길 테니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세요 J
메일주소: wjdduswlsk@naver.com 카카오톡 ID: jinna9618
1. 네덜란드 및 RSM 선택 이유
우선, 파견 국가를 선택할 때 크게 아시아권, 미국, 유럽권 등으로 나뉠 것입니다. 저는 미국과 유럽 중에 고민하다가 파견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싶었고, 좀더 이국적인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유럽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국민들의 영어 회화 실력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생활하기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영국, 독일, 네덜란드를 특히 선호하였습니다. KUBA(고려대학교 교환학생교류회)에서 사귄 RSM에서 온 친구를 통해 RSM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RSM이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럽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명문 경영대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문 대학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갖추어진 RSM의 여러 우수한 경영관련 프로그램들(학교에서 주최하는 커리어 미팅, 마이너코스 등)이 매력적이었고, 그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열정을 느끼고 싶었으며, 주변 국가를 여행하기 편리하다는 네덜란드의 지리적 위치 또한 고려하여 네덜란드의 RSM을 선택하였습니다. 개방적이고 자유롭다는 네덜란드 문화에 대한 이미지로 인해 네덜란드에 대해 막연하게 호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2. 준비서류 (은행잔고증명서, 보험가입, 거주허가증, acceptance letter 수령 방법 등)
파견 준비를 할 때 제일 복잡한 부분이었지만, 학교에서 온 메일에 준비해야 할 서류, 순서, 방법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네덜란드에서 4개월 간 생활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아닌 거주허가증을 발급 받아야 합니다. 거주허가증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에서 파견 기간 동안 생활할 충분한 재정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이에 대해 여러 방법이 있지만(그 방법은 파견학교 마다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RMS에서는 총 3907유로를 학교로 먼저 보내라고 메일이 왔습니다. 한 달에 대략 900유로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하여, 3600유로(900유로X4개월)+307유로(거주허가증 발급비용)=3907유로입니다. 네덜란드에 도착하신 후 그 곳에서 계좌를 만드셔서 학교로 계좌번호를 보내시면, 학교에서 3600유로를 되돌려줍니다. 거주허가증은 그 곳에서의 신분증과 같은 것이니 ind에서 연락이 오면 최대한 빨리 방문하시고 수령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의 경우, 학교에서 추천하는 네덜란드 보험(AON 등)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저는 학기가 끝난 후에 한 달 가량 더 여행을 할 계획이었으므로 네덜란드 외의 국가에서도 적용이 되는 삼성화재의 글로벌케어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각 보험의 적용 범위와 본인의 계획을 고려하여 잘 알아보고 가입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준비할 서류의 종류, 서류 제출 기한, 수강신청 방법 및 기한 등을 모두 파견교에서 오는 메일을 통해 알 수 있으므로 메일을 자주 체크하시는 것이 중요하고, 만약 조금이라도 의문이 가는 점은 파견교 담당자께 직접 메일로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3. 학교 소개 (오리엔테이션, 버디, 시설 등)
학교 시설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만큼 뛰어나진 않으나 깔끔하고, 여러 식당들과 카페, 마트가 있어 편리합니다. 특히 도서관의 경우 최근 신설되어 시설뿐만 아니라 디자인,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RSM 오리엔테이션에서 나라별로 자리가 배정되어 그 곳에서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들을 만나 친해질 수 있고, 미리 정해진 조별로 캠퍼스 투어, 게임 등을 진행하여 다른 교환학생들을 사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 이후에는 특별한 공식 행사가 많지 않으므로, 같은 조 교환학생들이나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친구들을 사귀기 수월할 것입니다. 오리엔테이션 때 유심 칩을 무료로 나누어 주므로, 미리 구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RSM 버디는 모두 자동으로 지정되며, 본인이 원하면 ESN(Erasmus university 전체 교환학생 도우미단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ESN 버디를 따로 신청하면 됩니다. RSM 오리엔테이션 외에도 학기 시작 전에 교환학생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저는 하지 않았지만, 참가하면 그 곳에서 여러 교환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므로 추천 드립니다. 이러한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공항픽업 서비스 신청 등에 대한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4. 수강 과목 설명 및 평가
2학기에 파견되신다면 RSM에서는 Trimester 1에 해당합니다. Trimester 1은 학점 비중이 높고 좀더 수준 있는 minor course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강의들은 조직행동론, 경영학개론 등의 1, 2학년의 기초 강의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따라서, 특히 경영전략 등의 전공필수 과목을 교환학생 때 수강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파견교에서 파견 학기에 개설되는 강의를 미리 확인하신 후에 파견교를 결정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RSM에서 Trimester 1 동안 제가 수강한 과목은 QDM(Quantitative Decision Making), LSG(Leadership, Sustainability & Governance), 그리고 minor course 인 MLM(Moral Limits of Markets) 입니다. 각 강의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QDM은 오퍼레이션스 관리와 비슷한 과목으로, 수학을 좋아하고 잘 하신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Linear programming model, Markov model, Waiting line model 등에 대해 배우는데, 개념을 설명해주는 기본 강의뿐만 아니라 문제 풀이 시간이 따로 존재하므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본다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기출문제와 비슷한 형식으로 출제되니 교수님께서 올려주시는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대형 강의라 출석 체크는 하지 않으며, 전공 선택으로 인정됩니다.
LSG는 강의가 크게 Ethic/ Leadership/ Sustainability & Governance의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이것 역시 대형 강의로 출석 체크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1번만 보기 때문에 범위가 많으며, 객관식과 서술형으로 나오는데 난이도가 낮지는 않으므로 심도 있게 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험 후에 진행되는 3번의 dilemma meeting은 특정 주제에 대해 20명 정도의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는 것인데, 참여 점수가 있으므로 출석뿐만 아니라 토론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 과목도 전공 선택으로 인정됩니다.
MLM이라는 minor course는 제가 파견되었을 때 처음으로 개설된 강의여서 그런지 학생이 총 9명이었습니다. 시장의 도덕적 한계라는 주제에 대해 샌들의 ‘What money can’t buy’라는 책을 주로 읽고, 그에 대한 교수님의 강의와 학생들의 의견 공유의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시험은 없고, 중간, 기말 보고서 및 발표와 참여 정도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주제는 흥미로웠으나, Minor 과목이므로 인정되는 credit이 많은 만큼 학습량이 많습니다. 또한 교수님의 강의력이 뛰어나지 않아 지루한 면이 있었고 전공선택이 아닌 교양으로 인정되는 과목이므로, 주제에 많은 관심이 있는 분께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교환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모든 강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pass/ fail로 성적을 받게 됩니다. 10만점에 5.5 이상이면 pass인데, 이게 시험 점수로 100점 만점에 55점이 아닌 70, 80점 이상을 맞아야 받은 수 있는 점수이므로 이를 고려하여 시험 등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5. 기숙사 및 숙소
제가 교환학생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기숙사의 경우 신청을 하기만 하면 됐던 것 같은데, 제가 파견된 학기에는 시스템 상의 오류로 RSM학생들에게 기숙사 방이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고 5월 즈음 메일이 왔고, 따라서 RSM 국제실 담당자께서는 교환학생들에게 미리 각자 방을 구해놓을 것을 권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정말 기숙사에 살고 싶어 기숙사 신청 기간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신청을 하지 못하였고, 7월부터 방을 알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방 구하기 사이트 상의 방들은 대부분 계약이 끝난 상태였으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집주인과 직접 연락하여 방을 구하는 경우 미리 계약금을 보내기에는 신뢰가 가지 않았고,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오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결국, 8월에 네덜란드에 도착한 후에 중개인을 통해 겨우 방을 구할 수 있었지만, 그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면 그 안에 커뮤니티 등이 있어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고 학교와도 가까우므로, 가능하면 기숙사를 추천 드립니다. 하지만 만약 기숙사를 신청하지 못할 것 같다면 최대한 빨리 사이트에서 방을 구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사에 살지 않았으므로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신청 가능한 기숙사에는 Hatta와 F-building이 있습니다. F-building의 경우, 개인실이고 방이 더 넓습니다. 모두가 혼자 살다 보니 건물 전체는 매우 조용했습니다. 하지만 F-building의 불편한 점은 빨래를 그 건물에서 할 수 없고, 화장실은 복도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Hatta는 더 최근에 지어진 건물로, 2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부엌과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지만, 개인실입니다. F-building보다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많았고, 파티 등도 자유롭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숙사 외의 숙소를 구하는 방법은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accommodation 관련 사이트를 통해서나 Rotterdam Student Housing 등의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여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서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므로 더 싸지만 사기가 많으니 조심하셔야 됩니다.
6. 날씨, 언어, 물가, 음식, 생활 등의 기본정보
네덜란드의 날씨에 대해서는 악명이 높은 만큼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비가 자주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 겨울엔 특히 추웠습니다. 학기 초에 날씨 좋을 때 피크닉이나 여행 많이 다니시는 게 좋아요. 비가 심하게 내리지는 않지만 조금씩 왔다가 그치기를 반복하여 사람들 거의 우산을 쓰지 않습니다. 자전거도 비 맞으면서 타는데, 이게 네덜란드 사람들 중 대머리가 많은 이유라는 말도 있습니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됐는데, 점점 우산을 쓰는 게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고 비 맞으면서 자전거 타는 게 시원하고 좋을 때도 있었습니다. :D
자전거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네덜란드의 주요 교통수단이 자전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고, 심지어 손으로 방향 표시를 해야 하는 등 자전거 관련 법규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구매하지 않고 걸어 다니거나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중고로 자전거를 사고 나중에 되팔고 돌아오시는 방법을 추천 드려요. 마트, 술집, 식당 등이 있는 시내(blaak, central역)쪽이 tram이나 지하철을 타고 가기에는 돈이 아깝고 가깝지만, 걸어가기는 너무 멀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같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사는 방법으로는 자전거 상점도 있지만 Rotterdam Commodity Market이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 그룹에서 자전거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물품들의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가입하시면 한 학기 내내 유용할 것입니다. 네덜란드에 자전거가 많은 만큼 자전거 도둑도 정말 많으므로, 자물쇠는 필수입니다!
언어,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걱정하실 필요 없을 만큼 네덜란드 사람들 영어 잘합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트램(교통수단)에서 표 검사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영어 잘해요. 따라서 더치어를 공부할 필요성은 전혀 느끼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네덜란드에 교환 왔으면 기본은 알아야 할 것 같은 의무감과 새롭고 특이한 언어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학생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더치어 기본 수업을 신청하였습니다. 발음부터 어려워 많이 배우진 못하였지만 즐거운 경험이었고, 수강료도 비싸지 않으므로(100유로 정도) 배워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의 물가는 비싼 편이지만, 고기 등의 식재료 등은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했던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의 한 끼가 대략 15~20유로여서 대부분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를 직접 해먹었습니다. 장은 Albert heijn이라는 (중형)마트에서 많이 보았는데, Albert heijn은 우리나라 편의점처럼 곳곳에 많으므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가면 됩니다. Albert heijn에서 무료로 할인카드를 만들 수 있는데, 계산할 때 이 카드를 보여주면 당시 할인 중인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장 한꺼번에 많이 보실 때, 이 카드와 물건들을 담을 봉투 가져가는 것 잊지 마세요!(봉투도 사야 합니다. 저는 장 보러 갈 때마다 봉투 가져가는 것을 까먹어서 집에 아버트 하인 봉투가 여러 개 쌓였답니다..) 그리고 Albert heijn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상점들이 8시 이전에 모두 닫으니 미리미리 필요한 것을 사놓아야 합니다. Albert heijn에도 asian food 코너가 있지만, 고추장, 라면, 떡볶이 등의 한국 음식은 Blaak역 주변 한인마트인 ‘풍차’, Blaak의 Market hal 내 ‘Wah Nam Hong’, 그리고 Centraal역 주변의 ‘Amazing Oriental’이라는 아시안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우리와 술 문화, 놀이 문화가 조금 달라서 노는 것을 기대하고 가시는 분이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녁 8, 9시만 되어도 불빛이 다 꺼지고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술집은 맥주 집이 대부분이고, 대부분 친구들과 집에서 와인, 보드카 등을 마시며 놉니다. 파티(클럽)의 경우, 교환학생들은 매주 화요일에 Bed에서 열리는 파티(Esn주최)와 수요일마다 blender에서 열리는 파티를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또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면 집에서 열리는 여러 테마의 파티(toga party, housewarming party 등)에도 참석할 기회가 생기는데, 한국에서는 하지 못했던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낯선 곳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그리고 학기를 마치고 여행을 다니면서 여러 당황스러운 일들과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 때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하나씩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잊지 못할 추억들을 쌓았고, 성숙한 어른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교환학생으로서의 한 학기는 제게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선배, 동기, 후배님들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제 메일 주소와 카카오톡 ID를 남길 테니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세요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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