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저는 2015학년도 1학기에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ESCP Europe Paris Campus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김민정입니다. 약 반년간 파리에서 지내며 정말 즐거운 생활을 하였기에 벅찬 마음을 타 학우에게 전하고자 보고서를 남깁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이미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었고 그 당시에 여행으로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유럽에서 짧게나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유럽권 교환학생을 선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파리를 1지망으로 지원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유럽의 다른 소도시들은 전원생활을 체험하기엔 좋지만 다소 심심할 것 같아서 대도시를 선택했고 그 중 파리는 파리 내에서도 볼 것과 할 것이 많기에 저에게 적합한 도시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려 네 개의 공항이 있고 타 국가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비행기, 기차, 버스 등 타 국가로의 여행이 용이한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예술품 관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예술의 도시 파리를 망설이지 않고 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ESCP는 그랑제꼴, 즉 대학원이기 때문에 대학원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는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모쪼록 저의 후기가 작게나마 ESCP와 파리 생활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출국 준비
1) 비자 발급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학생 비자 발급이 필수입니다. 저도 준비할 때 프랑스 비자 발급이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나 필요한 서류를 잘 준비해서 제때에 잘 내면 별 문제 없이 비자 발급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비자는 ESCP에서 입학 허가서를 보내주면 바로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교내에서 ESCP로 교환학교가 확정이 나면 미리 비자 발급 방법을 알아두셨다가 입학 허가서가 나오자마자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크게 프랑스문화원과 영사관 순서로 절차를 밟으셔야 하는데 초록창 블로그에 비자 발급에 대한 정보들이 정말 구체적으로 나와있습니다. 이 때, 꼭 내용이 최신 버전인지 확인하시고 그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가장 최신 포스트부터 한 두, 세 개 블로그의 내용들을 종합 참고하시면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관련 서류들을 원본뿐만 아니라 사본과 사진도 넉넉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비자 신청 시 은행잔고증명서에 잔고가 많을수록 비자 기간을 늘려준다는 속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랑 같이 수학했던 KAIST분의 경우 은행 잔고를 비교적 많이 넣었더니 저보다 한 달 더 길게 비자를 받았습니다. 혹시 학기가 끝나고 장기 여행을 하다 오실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속설입니다.)
2) 기숙사/숙소
파리의 물가는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집값과 교통비에서 비싼 물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행히 ESCP는 파리 1존 내에 사설 기숙사와 연계를 하여 이 기숙사 La Vivaldi에 들어갈 수 있도록 우선권을 줍니다. 이 사설 기숙사는 ESCP가 있는 11구 밑인 12구에 위치하여 학교와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기숙사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고(갈아타야 함) 등하교가 가능한데 저는 보통 30분 전에는 기숙사에서 출발했습니다. 크게 작은 방과 큰 방이 있는 모두 1인실이며, 저는 작은 방을 선택했고(작은 방이 안암동 일반적인 원룸보다 넓습니다) 한 달 방값으로 744.30 유로를 지불했고 처음에 기숙사 등록 시에 등록비로 550유로, 보증금으로 한 달 방값인 744.30 유로에 두 달 방값(총 2780.60유로)를 한 번에 지불해야 했습니다. 방 안에 작은 부엌과 화장실이 있는 구조입니다. 보통 기숙사가 인기가 많아서 들어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었는데 제가 지원할 당시에는 인기가 없어서 이후에 추가 모집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숙사로 마음을 굳히셨다면 늘 메일함을 확인하시고 ESCP에서 기숙사 안내 메일을 보내줄 때 바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기숙사 사진은 맨 아래에 첨부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숙사가 아니라면 직접 방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만 프랑스인과 거래할 경우 보증인이 필요하고 6개월 단위로 구하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걸로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학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카이스트 대학원의 다른 한국 분은 방을 구했고 보통 매달 1000유로 이상을 지불해야 했던 것 같습니다. Airbnb를 장기로 계약하는 친구도 있었고, 프랑스존(재불한인 커뮤니티)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만 저는 기숙사를 추천 드립니다. 같은 학교 친구들과 좀 더 친해지기 쉽고 이후 알로까시옹(주택보조금) 받는 것도 기숙사가 좀 더 수월하고 들었습니다.
3) 기타 서류
프랑스에 입국하시면 체류증(OFFI) 발급과 알로까시옹(주택보조금)을 신청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서류를 잘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입국
프랑스 행정처리는 정말 case by case에 기본적으로 느리다는 것,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늘 마음에 새기고 계셔야 합니다.
입국하시면 OFFI(체류증)과 알로까시옹(주택보조금)을 제일 먼저 신청해야 합니다. 체류증의 경우 ESCP 내에 체류증 업무를 처리해주는 사무소가 있으니 이 곳으로 관련 서류를 전부 모아서 바로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제출하면 보통 한 달 후에 OFFI 사무소에서 편지든 이메일이든 신체검사와 기타 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옵니다. 해당 사무소에서 각종 검사와 관련 서류를 전부 제출하면 합법적 체류라는 스티커를 여권에 발급해줍니다. 이 과정을 반드시 3개월 안에 마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되므로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저는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안 와서 학교 사무소에 연락을 취했더니 학교에서 해당 OFFI 사무실에 연락을 취해보겠으니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고 결국 거의 세 달이 되어갈 즈음 제가 직접 OFFI 사무소로 찾아갔습니다. 황당하게도 OFFI 사무소에서는 제 서류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여 거기서 다시 신청한 후에야 비로소 체류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학교 내 사무소만 믿지 말고 한달 후에도 연락이 없다면 곧바로 OFFI 사무소를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이메일 보내면 불어로 보내라고 오니까 직접 사무실 방문을 추천. 사무실 데스크 직원은 영어 가능). 알로까시옹은 해당 서류를 모아 직접 등기 우편을 보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저는 알로에 필요한 체류증이 늦게 나와서 받지 못했습니다. 늘 서두르시길 바랍니다. 알로 신청 시 기숙사 기준 150-200유로를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만 점점 알로 지급이 까다로워지는 추세라 제 친구들 중에는 처음부터 알로를 신청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알로까시옹을 받기 위해서는 프랑스 계좌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알로까시옹을 받지 않을 계획이라면 계좌 필요 없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11구에 있는 SOCIETE GENERAL 은행에서 계좌를 열었고, 학교와 연계가 된 지점이라 계좌를 닫을 때 20유로를 선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프랑스 은행은 업무를 보기 위해 늘 약속을 먼저 잡아야 하니 은행갈 일이 있다면 부지런해 지셔야 합니다.(이 은행의 경우 어플로도 약속을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은행은 때로는 영어를 못하는 직원이 많기 때문에 제가 고생을 좀 했는데 프랑스 친구를 만들어서 동행을 부탁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핸드폰은 보통 Free 모바일에서 유십침을 구매하여 사용합니다. 저는 후불제를 썼고 3G 2기가에 문자, 통화 일정량을 제공받고 다달이 19.99유로 정도를 지급했습니다. 해지할 때는 등기우편을 써서 보냈습니다(프랑스에서는 모든 서비스를 중지할 때 등기우편을 써서 보내야 합니다. 핸드폰이든, 은행 계좌든, 기숙사든…)
학교 소개 및 수강 신청
ESCP Europe Paris Campus는 전 세계 최초의 경영학교로 명문 그랑제꼴 중 하나입니다. 파리 11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동네가 당시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일어난 동네라 학기 초에 늘 벌벌 떨면서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ESCP의 경우 고려대와 KAIST만이 유일한 협정교라고 합니다. 이번 학기에는 우리 학교에서 저 혼자, KAIST 대학원에서 오신 분 한 분 이렇게 두 명이 파견되어 한국인은 두 명 뿐이었습니다.
ESCP는 한 학기에 보통 10주 수업을 하기 때문에 학기가 일찍 끝나는 편입니다. 수업은 5 ECTS와 2.5ECTS로 이루어져있으니 학점 인정비율을 생각해서 잘 짜시기 바랍니다. 저는 학점이 많이 필요해서 많이 들었는데 교환학생 중에 저처럼 많이 듣는 사람은 잘 없었습니다. 수강신청은 이메일을 통해 신청 방법을 고지해주며 인터넷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수강 결과가 나온 후 수강 과목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주어집니다. 적어도 한 과목 정도는 팀플이 있는 수업(마케팅, 인사 등등)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팀플을 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느끼는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거의 마케팅 수업 위주로 들어서 늘 팀플에 시달렸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전공 수업이 아니더라도 관심 있는 분야 수업을 듣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1월 19일부터 학교에 나갔고 첫 주는 오리엔테이션 주라서 학교 생활에 대한 전반, 그리고 프랑스에 관련된 교양 과목을 배웠습니다. (프랑스의 역사, 파리의 역사, 프랑스 사람들의 특징 등) 나름 흥미로운 시간이었고 본격적인 수업은 1월 말에 시작하였으며 2월 마지막 주에 일주일 동안 방학이 있어서 그 때 친구들과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고 하였습니다. 수업이 연기만 되지 않았다면 4월 둘째 주쯤 모든 수업이 종강을 하였을 텐데 전 연기된 수업이 있어서 4월 셋째 주에 방학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한 과목 당 일주일에 한 번 듣고 한 번 들을 때 세 시간씩 들었습니다.
1) Branding – Luca M. Visconti (10ECTS)
ESCP 후기를 찾아보신 분이라면 이 교수님에 대한 수기를 한 번은 읽어봤을 것 같습니다. ESCP에서 훈남으로 유명한(성격도 좋으십니다) 교수님 중 한 분으로 과목 자체도 흥미롭습니다. 브랜딩에 관한 내용을 다루며 보통 봄학기에는 큰 마케팅 대회와 수업을 연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공부할 당시에는 L’oreal과 연계하여 L’oreal Brandstorm이라는 competition을 준비하는 것이 팀 프로젝트 과제였습니다. 때문에 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 수업을 선택한 친구들이 많았고 L’oreal 직원들이 직접 수업시간에 방문하여 설명과 조언, 중간점검을 해주었습니다. 이 수업에서 1등한 팀은 학교 대표로 프랑스 대회를, 우승 시 전세계대회를 진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조는 아쉽게도 1등은 못했지만 실무진을 만나면서 공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수업이 거의 대회 위주로 흘러가긴 하였으나 대회 이후 진행되는 교수님 수업 자체도 정말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탄탄한 이론을 균형 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제일 좋아했던 수업 중 하나입니다.
2) Marketing Communication – Allan J. Kimmel (10ECTS)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배우는 수업으로 교수님의 설명으로 거의 내용이 진행됩니다. 사례가 풍부해서 가볍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습니다. 2인 1조로 진행되는 보고서 제출 2번(혹은 보고서 1번에 발표 1번도 가능. 선택)에 마지막 수업에 최종 발표가 있었습니다. 학술적인 것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팀플과 보고서 모두 수업 시간에 배운 이론을 잘 활용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3) Consumer Behavior – Allan J. Kimmel (10ECTS)
같은 교수님 수업으로 역시나 교수님의 설명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며 간단한 팀플 두 번에 시험 한 번으로 평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팀플은 이론/논문을 읽고 이를 발표하는 내용 한 번, 실제 간단한 리서치를 한 후 결과 발표를 하는 내용 두 번이었으며 시험은 내신 과목처럼 약간 지엽적으로 출제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4) International Human Resource Management – Maral Muratbekova (5ECTS)
인사쪽 과목을 듣고 싶어서 신청했던 수업으로 심리학적인 내용도 많이 나와서 흥미롭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중 거의 유일하게 정규학생(프랑스학생들)이 제일 많았던 수업입니다. 한 번의 팀 발표와 최종 보고서 작성으로 점수를 평가하였습니다. 교수님이 참여를 중요시하셔서 참여를 많이 독려하시는데 흥미롭게도 프랑스 학생들은 발표하는 걸 쑥스러워 해서 참여도가 낮았던 수업입니다. 무난합니다.
5) B2B Marketing Management – Fabrizio Zerbini (10ECTS)
제가 들었던 과목 중 가장 빡빡한 과목이었습니다. 정말 B2B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아니고서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우선 매주 케이스를 읽고 팀끼리 ppt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학기말에는 다른 주제에 관해 최종 ppt를 준비 해야 하며 기말 시험까지 봐야 합니다. B2B다 보니 저는 생소한 산업과 다소 관심이 없는 산업 분야가 많아서 수업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닮으신 이탈리아 교수님인데 수업 시간에 엄격하시며 많은 내용을 가르쳐주시지만 변두리에 있는 내용을 세세하게 가르치시는 등 약간 맥락이 없다는 기분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수업에 열정적이시며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셔서 이 분야에 정말 관심 있고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업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아니었습니다. 이 교수님 수업이 대체로 매주 과제가 나오고 수업 내용이 빡빡하면서도 큰 흐름이 없는 수업이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이 싫다 하시는 분은 수강신청 시 이 교수님의 이름을 잘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6) Supply Chain Management – Valentina Carbone & Valerie Moatti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말랑말랑하게 배울 수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프랑스 교수님 두 분이서 번갈아 수업을 하셨는데 친환경적인 측면 등 제가 우리 학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경영학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수업입니다. Beer game을 통해 Supply Chain을 몸소 공부해보는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들어볼 만한 좋은 수업입니다.
7) Francais
제가 제일 좋아했던 과목 중 하나인 프랑스어 수업입니다. 본격적인 개강 전에 프랑스어 레벨 테스트를 보고 그에 따라 수준별로 반을 배정합니다. 저는 불어를 하나도 몰라서 기초반에 배정되었습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있었으며 프랑스 교수님이 불어로, 학생들이 이해를 못하면 영어로 수업을 하시는데 나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날 배운 걸 현실에 하나 하나 적용해가며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간 기말 시험도 있습니다. 다만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하면 영어 실력이 그만큼 떨어졌던 기억도 납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ESCP는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엄청 잘 되어 있는 학교는 아닙니다. 크게 텐덤 제도(정규학생과 교환학생 간의 1:1 멘토 제도)와 국제 학생회 같은 제도가 있습니다. 텐덤은 자신의 관심사 등을 간략히 적어내면 그에 맞는 정규학생을 매칭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마르세유에서 온 프랑스 여자분과 텐덤이 되었으나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더 어울려 놀아서 별 교류는 없었습니다. 다른 저의 친구 같은 경우는 텐덤과 친하게 지내서 서로 집 초대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으니 프랑스 현지인들과 교류를 하고 싶으시면 텐덤 제도를 잘 활용하길 바랍니다. ESCP에도 KUBA 같이 교환학생들을 위한 단체가 있는데 이 단체에서 지하실에서 파티를 여거나 한 달에 한 두 번정도 파리 시내나 외곽 여행을 함께 가곤 했습니다. 저는 지하실 파티만 한 번 참여하였고 이후에는 별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파리 생활
파리는 파리만으로도 볼 것이 많은 도시입니다.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개선문, 몽마르트 언덕을 비롯한 많은 볼 거리와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모네, 피카소 미술관 등 수많은 크고 작은 박물관이 많은 곳입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친구들과 에펠탑 앞으로 피크닉을 가는 등 수업이 없을 때는 틈틈이 파리 구석구석을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ESCP에서 발급해주는 국제학생증으로 프랑스 대부분의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유럽 대부분의 박물관은 물론 베르사유, 몽생미셸의 수도원,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등). 교통권으로 정규권을 끊는다면(나비고나 이마지네) 파리 4,5존에 위치한 많은 성들을 교통비 무료, 입장비 무료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보르비콩트성 제외) 저는 주말을 이용하여 파리 근교와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곤 하였습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가항공 사이트와 철도청, 버스 사이트를 자주 들락날락하셔서 저렴하게 여행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에펠탑 주변에 한국문화원이 있습니다. 이곳에 작은 한국 도서관이 있어서 한국책을 빌려볼 수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파리 내에 프랑스인과 한국인 간 언어 교류를 하는 동아리/단체도 있었습니다. 매주 모여서 함께 공부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어쩌다 보니 참석하지 못했지만 불어에 관심이 많으시면 한 번 참석해보시기 바랍니다.
생활 면에서 물가 걱정을 많이 할 텐데 집값과 교통비를 제외하고 식비의 경우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요리해 먹는다면 상당 부분 아낄 수 있습니다. 기숙사 기준으로 기숙사 바로 건너편에 큰 마트(Simply)와 좀 더 걸어가면 더 큰 마트가 있는데 저는 대부분의 음식을 1,2 유로 내외로 구입하곤 하였습니다. 프랑스 마트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다양한 식재료와 맛있는 빵들을 고루 접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와인과 치즈가 한국에 비해 정말 저렴하므로 하나씩 골고루 먹어보길 권합니다. 오페라 역 주변에 한인마트와 한식당이 제법 있으니 쌀이나 고추장 등은 여기서 구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가끔 밥하기 싫을 때는 생미쉘 역 근처 레스토랑 밀집 지역에 가서 10유로 코스 요리를 먹고는 했습니다. 보통 파리에서 지내다 보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파리에 가면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하냐고 질문을 받곤 합니다. 저는 에스카르고(달팽이), 거위 및 오리 요리, 푸아그라, 팔라펠 등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마카롱을 비롯한 다양한 빵과 디저트도 즐기시길 바랍니다.
관광지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프랑스 사람들 영어 잘 못합니다. 하지만 불어를 못해도 파리에서 어찌저찌 살아갈 수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마세요. 불어시간에 짧게라도 불어를 배우셔서 최대한 아는 바를 불어로 말하고 모르면 영어로 조심스레 부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간혹 은행에서 말이 안 통해서 고생 한 적도 있지만 주변에 영어를 할 줄 아는 다른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곤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파리 날씨는 정말 좋습니다. 추울 땐 춥지만 늘 봄-가을 같은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최적의 날씨라고 생각합니다. 여름에도 선선한 편이라 지금도 파리가 그립습니다.
교환학생은 여행자와 현지 거주민 그 중간의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자보다는 좀 더 깊게 느낄 수 있으면서도 현지 거주민이 느낄 힘든 점이나 고통은 정말 맛보기 정도만 하는 좋은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셔서 많이 보고 느끼길 바랍니다.
추천하고 싶은 학생들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분들. 일상생활에서 영어가 하나도 안 통해도 잘
견딜 수 있는 분들. 빡빡한 일상에 지쳐서 휴식과 여유가 필요하신 분들.
연락처
ESCP나 파리 생활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 아래 메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comicomet@hanmail.net 감사합니다.
출국 준비
1) 비자 발급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학생 비자 발급이 필수입니다. 저도 준비할 때 프랑스 비자 발급이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나 필요한 서류를 잘 준비해서 제때에 잘 내면 별 문제 없이 비자 발급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비자는 ESCP에서 입학 허가서를 보내주면 바로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교내에서 ESCP로 교환학교가 확정이 나면 미리 비자 발급 방법을 알아두셨다가 입학 허가서가 나오자마자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크게 프랑스문화원과 영사관 순서로 절차를 밟으셔야 하는데 초록창 블로그에 비자 발급에 대한 정보들이 정말 구체적으로 나와있습니다. 이 때, 꼭 내용이 최신 버전인지 확인하시고 그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가장 최신 포스트부터 한 두, 세 개 블로그의 내용들을 종합 참고하시면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관련 서류들을 원본뿐만 아니라 사본과 사진도 넉넉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비자 신청 시 은행잔고증명서에 잔고가 많을수록 비자 기간을 늘려준다는 속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랑 같이 수학했던 KAIST분의 경우 은행 잔고를 비교적 많이 넣었더니 저보다 한 달 더 길게 비자를 받았습니다. 혹시 학기가 끝나고 장기 여행을 하다 오실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속설입니다.)
2) 기숙사/숙소
파리의 물가는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집값과 교통비에서 비싼 물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행히 ESCP는 파리 1존 내에 사설 기숙사와 연계를 하여 이 기숙사 La Vivaldi에 들어갈 수 있도록 우선권을 줍니다. 이 사설 기숙사는 ESCP가 있는 11구 밑인 12구에 위치하여 학교와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기숙사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고(갈아타야 함) 등하교가 가능한데 저는 보통 30분 전에는 기숙사에서 출발했습니다. 크게 작은 방과 큰 방이 있는 모두 1인실이며, 저는 작은 방을 선택했고(작은 방이 안암동 일반적인 원룸보다 넓습니다) 한 달 방값으로 744.30 유로를 지불했고 처음에 기숙사 등록 시에 등록비로 550유로, 보증금으로 한 달 방값인 744.30 유로에 두 달 방값(총 2780.60유로)를 한 번에 지불해야 했습니다. 방 안에 작은 부엌과 화장실이 있는 구조입니다. 보통 기숙사가 인기가 많아서 들어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었는데 제가 지원할 당시에는 인기가 없어서 이후에 추가 모집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숙사로 마음을 굳히셨다면 늘 메일함을 확인하시고 ESCP에서 기숙사 안내 메일을 보내줄 때 바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기숙사 사진은 맨 아래에 첨부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숙사가 아니라면 직접 방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만 프랑스인과 거래할 경우 보증인이 필요하고 6개월 단위로 구하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걸로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학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카이스트 대학원의 다른 한국 분은 방을 구했고 보통 매달 1000유로 이상을 지불해야 했던 것 같습니다. Airbnb를 장기로 계약하는 친구도 있었고, 프랑스존(재불한인 커뮤니티)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만 저는 기숙사를 추천 드립니다. 같은 학교 친구들과 좀 더 친해지기 쉽고 이후 알로까시옹(주택보조금) 받는 것도 기숙사가 좀 더 수월하고 들었습니다.
3) 기타 서류
프랑스에 입국하시면 체류증(OFFI) 발급과 알로까시옹(주택보조금)을 신청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서류를 잘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입국
프랑스 행정처리는 정말 case by case에 기본적으로 느리다는 것,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늘 마음에 새기고 계셔야 합니다.
입국하시면 OFFI(체류증)과 알로까시옹(주택보조금)을 제일 먼저 신청해야 합니다. 체류증의 경우 ESCP 내에 체류증 업무를 처리해주는 사무소가 있으니 이 곳으로 관련 서류를 전부 모아서 바로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제출하면 보통 한 달 후에 OFFI 사무소에서 편지든 이메일이든 신체검사와 기타 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옵니다. 해당 사무소에서 각종 검사와 관련 서류를 전부 제출하면 합법적 체류라는 스티커를 여권에 발급해줍니다. 이 과정을 반드시 3개월 안에 마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되므로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저는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안 와서 학교 사무소에 연락을 취했더니 학교에서 해당 OFFI 사무실에 연락을 취해보겠으니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고 결국 거의 세 달이 되어갈 즈음 제가 직접 OFFI 사무소로 찾아갔습니다. 황당하게도 OFFI 사무소에서는 제 서류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여 거기서 다시 신청한 후에야 비로소 체류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학교 내 사무소만 믿지 말고 한달 후에도 연락이 없다면 곧바로 OFFI 사무소를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이메일 보내면 불어로 보내라고 오니까 직접 사무실 방문을 추천. 사무실 데스크 직원은 영어 가능). 알로까시옹은 해당 서류를 모아 직접 등기 우편을 보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저는 알로에 필요한 체류증이 늦게 나와서 받지 못했습니다. 늘 서두르시길 바랍니다. 알로 신청 시 기숙사 기준 150-200유로를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만 점점 알로 지급이 까다로워지는 추세라 제 친구들 중에는 처음부터 알로를 신청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알로까시옹을 받기 위해서는 프랑스 계좌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알로까시옹을 받지 않을 계획이라면 계좌 필요 없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11구에 있는 SOCIETE GENERAL 은행에서 계좌를 열었고, 학교와 연계가 된 지점이라 계좌를 닫을 때 20유로를 선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프랑스 은행은 업무를 보기 위해 늘 약속을 먼저 잡아야 하니 은행갈 일이 있다면 부지런해 지셔야 합니다.(이 은행의 경우 어플로도 약속을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은행은 때로는 영어를 못하는 직원이 많기 때문에 제가 고생을 좀 했는데 프랑스 친구를 만들어서 동행을 부탁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핸드폰은 보통 Free 모바일에서 유십침을 구매하여 사용합니다. 저는 후불제를 썼고 3G 2기가에 문자, 통화 일정량을 제공받고 다달이 19.99유로 정도를 지급했습니다. 해지할 때는 등기우편을 써서 보냈습니다(프랑스에서는 모든 서비스를 중지할 때 등기우편을 써서 보내야 합니다. 핸드폰이든, 은행 계좌든, 기숙사든…)
학교 소개 및 수강 신청
ESCP Europe Paris Campus는 전 세계 최초의 경영학교로 명문 그랑제꼴 중 하나입니다. 파리 11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동네가 당시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일어난 동네라 학기 초에 늘 벌벌 떨면서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ESCP의 경우 고려대와 KAIST만이 유일한 협정교라고 합니다. 이번 학기에는 우리 학교에서 저 혼자, KAIST 대학원에서 오신 분 한 분 이렇게 두 명이 파견되어 한국인은 두 명 뿐이었습니다.
ESCP는 한 학기에 보통 10주 수업을 하기 때문에 학기가 일찍 끝나는 편입니다. 수업은 5 ECTS와 2.5ECTS로 이루어져있으니 학점 인정비율을 생각해서 잘 짜시기 바랍니다. 저는 학점이 많이 필요해서 많이 들었는데 교환학생 중에 저처럼 많이 듣는 사람은 잘 없었습니다. 수강신청은 이메일을 통해 신청 방법을 고지해주며 인터넷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수강 결과가 나온 후 수강 과목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주어집니다. 적어도 한 과목 정도는 팀플이 있는 수업(마케팅, 인사 등등)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팀플을 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느끼는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거의 마케팅 수업 위주로 들어서 늘 팀플에 시달렸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전공 수업이 아니더라도 관심 있는 분야 수업을 듣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1월 19일부터 학교에 나갔고 첫 주는 오리엔테이션 주라서 학교 생활에 대한 전반, 그리고 프랑스에 관련된 교양 과목을 배웠습니다. (프랑스의 역사, 파리의 역사, 프랑스 사람들의 특징 등) 나름 흥미로운 시간이었고 본격적인 수업은 1월 말에 시작하였으며 2월 마지막 주에 일주일 동안 방학이 있어서 그 때 친구들과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고 하였습니다. 수업이 연기만 되지 않았다면 4월 둘째 주쯤 모든 수업이 종강을 하였을 텐데 전 연기된 수업이 있어서 4월 셋째 주에 방학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한 과목 당 일주일에 한 번 듣고 한 번 들을 때 세 시간씩 들었습니다.
1) Branding – Luca M. Visconti (10ECTS)
ESCP 후기를 찾아보신 분이라면 이 교수님에 대한 수기를 한 번은 읽어봤을 것 같습니다. ESCP에서 훈남으로 유명한(성격도 좋으십니다) 교수님 중 한 분으로 과목 자체도 흥미롭습니다. 브랜딩에 관한 내용을 다루며 보통 봄학기에는 큰 마케팅 대회와 수업을 연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공부할 당시에는 L’oreal과 연계하여 L’oreal Brandstorm이라는 competition을 준비하는 것이 팀 프로젝트 과제였습니다. 때문에 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 수업을 선택한 친구들이 많았고 L’oreal 직원들이 직접 수업시간에 방문하여 설명과 조언, 중간점검을 해주었습니다. 이 수업에서 1등한 팀은 학교 대표로 프랑스 대회를, 우승 시 전세계대회를 진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조는 아쉽게도 1등은 못했지만 실무진을 만나면서 공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수업이 거의 대회 위주로 흘러가긴 하였으나 대회 이후 진행되는 교수님 수업 자체도 정말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탄탄한 이론을 균형 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제일 좋아했던 수업 중 하나입니다.
2) Marketing Communication – Allan J. Kimmel (10ECTS)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배우는 수업으로 교수님의 설명으로 거의 내용이 진행됩니다. 사례가 풍부해서 가볍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습니다. 2인 1조로 진행되는 보고서 제출 2번(혹은 보고서 1번에 발표 1번도 가능. 선택)에 마지막 수업에 최종 발표가 있었습니다. 학술적인 것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팀플과 보고서 모두 수업 시간에 배운 이론을 잘 활용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3) Consumer Behavior – Allan J. Kimmel (10ECTS)
같은 교수님 수업으로 역시나 교수님의 설명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며 간단한 팀플 두 번에 시험 한 번으로 평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팀플은 이론/논문을 읽고 이를 발표하는 내용 한 번, 실제 간단한 리서치를 한 후 결과 발표를 하는 내용 두 번이었으며 시험은 내신 과목처럼 약간 지엽적으로 출제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4) International Human Resource Management – Maral Muratbekova (5ECTS)
인사쪽 과목을 듣고 싶어서 신청했던 수업으로 심리학적인 내용도 많이 나와서 흥미롭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중 거의 유일하게 정규학생(프랑스학생들)이 제일 많았던 수업입니다. 한 번의 팀 발표와 최종 보고서 작성으로 점수를 평가하였습니다. 교수님이 참여를 중요시하셔서 참여를 많이 독려하시는데 흥미롭게도 프랑스 학생들은 발표하는 걸 쑥스러워 해서 참여도가 낮았던 수업입니다. 무난합니다.
5) B2B Marketing Management – Fabrizio Zerbini (10ECTS)
제가 들었던 과목 중 가장 빡빡한 과목이었습니다. 정말 B2B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아니고서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우선 매주 케이스를 읽고 팀끼리 ppt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학기말에는 다른 주제에 관해 최종 ppt를 준비 해야 하며 기말 시험까지 봐야 합니다. B2B다 보니 저는 생소한 산업과 다소 관심이 없는 산업 분야가 많아서 수업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닮으신 이탈리아 교수님인데 수업 시간에 엄격하시며 많은 내용을 가르쳐주시지만 변두리에 있는 내용을 세세하게 가르치시는 등 약간 맥락이 없다는 기분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수업에 열정적이시며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셔서 이 분야에 정말 관심 있고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업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아니었습니다. 이 교수님 수업이 대체로 매주 과제가 나오고 수업 내용이 빡빡하면서도 큰 흐름이 없는 수업이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이 싫다 하시는 분은 수강신청 시 이 교수님의 이름을 잘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6) Supply Chain Management – Valentina Carbone & Valerie Moatti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말랑말랑하게 배울 수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프랑스 교수님 두 분이서 번갈아 수업을 하셨는데 친환경적인 측면 등 제가 우리 학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경영학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수업입니다. Beer game을 통해 Supply Chain을 몸소 공부해보는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들어볼 만한 좋은 수업입니다.
7) Francais
제가 제일 좋아했던 과목 중 하나인 프랑스어 수업입니다. 본격적인 개강 전에 프랑스어 레벨 테스트를 보고 그에 따라 수준별로 반을 배정합니다. 저는 불어를 하나도 몰라서 기초반에 배정되었습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있었으며 프랑스 교수님이 불어로, 학생들이 이해를 못하면 영어로 수업을 하시는데 나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날 배운 걸 현실에 하나 하나 적용해가며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간 기말 시험도 있습니다. 다만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하면 영어 실력이 그만큼 떨어졌던 기억도 납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ESCP는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엄청 잘 되어 있는 학교는 아닙니다. 크게 텐덤 제도(정규학생과 교환학생 간의 1:1 멘토 제도)와 국제 학생회 같은 제도가 있습니다. 텐덤은 자신의 관심사 등을 간략히 적어내면 그에 맞는 정규학생을 매칭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마르세유에서 온 프랑스 여자분과 텐덤이 되었으나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더 어울려 놀아서 별 교류는 없었습니다. 다른 저의 친구 같은 경우는 텐덤과 친하게 지내서 서로 집 초대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으니 프랑스 현지인들과 교류를 하고 싶으시면 텐덤 제도를 잘 활용하길 바랍니다. ESCP에도 KUBA 같이 교환학생들을 위한 단체가 있는데 이 단체에서 지하실에서 파티를 여거나 한 달에 한 두 번정도 파리 시내나 외곽 여행을 함께 가곤 했습니다. 저는 지하실 파티만 한 번 참여하였고 이후에는 별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파리 생활
파리는 파리만으로도 볼 것이 많은 도시입니다.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개선문, 몽마르트 언덕을 비롯한 많은 볼 거리와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모네, 피카소 미술관 등 수많은 크고 작은 박물관이 많은 곳입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친구들과 에펠탑 앞으로 피크닉을 가는 등 수업이 없을 때는 틈틈이 파리 구석구석을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ESCP에서 발급해주는 국제학생증으로 프랑스 대부분의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유럽 대부분의 박물관은 물론 베르사유, 몽생미셸의 수도원,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등). 교통권으로 정규권을 끊는다면(나비고나 이마지네) 파리 4,5존에 위치한 많은 성들을 교통비 무료, 입장비 무료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보르비콩트성 제외) 저는 주말을 이용하여 파리 근교와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곤 하였습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가항공 사이트와 철도청, 버스 사이트를 자주 들락날락하셔서 저렴하게 여행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에펠탑 주변에 한국문화원이 있습니다. 이곳에 작은 한국 도서관이 있어서 한국책을 빌려볼 수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파리 내에 프랑스인과 한국인 간 언어 교류를 하는 동아리/단체도 있었습니다. 매주 모여서 함께 공부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어쩌다 보니 참석하지 못했지만 불어에 관심이 많으시면 한 번 참석해보시기 바랍니다.
생활 면에서 물가 걱정을 많이 할 텐데 집값과 교통비를 제외하고 식비의 경우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요리해 먹는다면 상당 부분 아낄 수 있습니다. 기숙사 기준으로 기숙사 바로 건너편에 큰 마트(Simply)와 좀 더 걸어가면 더 큰 마트가 있는데 저는 대부분의 음식을 1,2 유로 내외로 구입하곤 하였습니다. 프랑스 마트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다양한 식재료와 맛있는 빵들을 고루 접해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와인과 치즈가 한국에 비해 정말 저렴하므로 하나씩 골고루 먹어보길 권합니다. 오페라 역 주변에 한인마트와 한식당이 제법 있으니 쌀이나 고추장 등은 여기서 구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가끔 밥하기 싫을 때는 생미쉘 역 근처 레스토랑 밀집 지역에 가서 10유로 코스 요리를 먹고는 했습니다. 보통 파리에서 지내다 보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파리에 가면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하냐고 질문을 받곤 합니다. 저는 에스카르고(달팽이), 거위 및 오리 요리, 푸아그라, 팔라펠 등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마카롱을 비롯한 다양한 빵과 디저트도 즐기시길 바랍니다.
관광지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프랑스 사람들 영어 잘 못합니다. 하지만 불어를 못해도 파리에서 어찌저찌 살아갈 수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마세요. 불어시간에 짧게라도 불어를 배우셔서 최대한 아는 바를 불어로 말하고 모르면 영어로 조심스레 부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간혹 은행에서 말이 안 통해서 고생 한 적도 있지만 주변에 영어를 할 줄 아는 다른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곤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파리 날씨는 정말 좋습니다. 추울 땐 춥지만 늘 봄-가을 같은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최적의 날씨라고 생각합니다. 여름에도 선선한 편이라 지금도 파리가 그립습니다.
교환학생은 여행자와 현지 거주민 그 중간의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자보다는 좀 더 깊게 느낄 수 있으면서도 현지 거주민이 느낄 힘든 점이나 고통은 정말 맛보기 정도만 하는 좋은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셔서 많이 보고 느끼길 바랍니다.
추천하고 싶은 학생들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분들. 일상생활에서 영어가 하나도 안 통해도 잘
견딜 수 있는 분들. 빡빡한 일상에 지쳐서 휴식과 여유가 필요하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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