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Netherlands] 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 Erasmus University 2014-2 한규일
2015.03.31 Views 7098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2014년도 2학기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Erasmus University 소속의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이하 RSM)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한규일입니다. 먼저 항상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자 하는 저로서 4년째 다니는 정든 고려대학교 생활을 잠시 접고 유럽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대학교 중 하나인 RSM에서의 학교 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었던 것은 매우 보람찬 일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을 지망하시는 분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어 지원교를 선택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로테르담은 한때 세계 최대의 항구였다가 2차 세계 대전 때, 나치 독일군의 로테르담 폭격으로 네덜란드 전통의 건축물들이 모두 파괴되고 현재 현대적인 건물들로 가득하고 도시 내 인구도 네덜란드 최대인 모던한 도시입니다. 고풍스러운 유럽 도시들을 여행하다가 고층 빌딩이 많은 이곳을 와보면 낯선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건물들이 현대적일 뿐만 아니라 건축가들의 창의적인 작품들을 권하여 큐브하우스나 펜슬하우스 등 매우 특이한 건물들이 다수 존재하여 건축학도들이 공부하러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학교 옆을 흐르는 강가에서 자전거 타고 산책하고 강가에 걸터앉아 맥주 마시는 등 분위기를 내기도 동네입니다. Centraal역에서 24번이나 21번, 7번 트램 등을 타고 Woudestein역까지 가거나 지하철 D,E호선을 타고 Beurs역에 가서 A,B,C호선을 타고 Kralingse Zoom역을 가면 학교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RSM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좋은 경영대로 네덜란드에서도 최고로 알아주는 학교입니다. 경영대학 자체가 일반 경영대와 International Business Administration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학교 내에 외국인 학생들도 상당히 많고 한국인 학생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만 달랑 있는 일반적인 유럽 대학교와 달리 명확한 캠퍼스가 존재하고 캠퍼스 내에 식당이나 카페도 많아 캠퍼스 안의 낭만도 즐길 수 있습니다.
학교 생활
먼저 RSM에서의 학교 생활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이 학교는 3학기제이기 때문에 1학기에 지원하면 현지에서의 2,3 Trimester를, 2학기에 지원하면 1 Trimester를 다닐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대학교의 특별한 점을 꼽는다면 졸업반인 현지의 3학년 학생들은 꼭 Minor(환산 7.5학점)라고 하는 네덜란드 고유의 수업을 졸업 전에 꼭 한 과목 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환학생들에게도 이 과목들을 수강할 것을 권유합니다. 저는 Strategy Consulting이라는 컨설팅 과목을 들었는데 이 과목의 특별한 점은 단순히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소규모 수업으로 매 수업 시간에 KPMG, Capgemini, Bain, McKinsey 등의 네덜란드 지부 컨설턴트들이 직접 와서 매 시간 특강을 하고 토론식으로 진행하며, 팀 프로젝트도 네덜란드 내의 기업을 선정하여 실제 그 기업을 방문하고 그 기업의 직원과 함께 기업의 컨설팅을 가상으로 수행해보는 그런 수업이었습니다. 이론만 접하는 수업보다 다소 현실적이고 능동적인 수업이 저에게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Berenschot에서 온 컨설턴트들이 진행한 컨설팅 컴피티션에서 저희 팀이 우승하여 Utrecht라는 도시에 위치한 해당 회사 본부에 방문하게 될 기회를 받은 좋은 기억도 있습니다.
또한 저는 이 과목 외에 Quantitative Decision Making과 Leadership, Sustainability, and Governance라는 수업도 들었는데 Quantitative Decision Making은 오퍼레이션스 관리에서 배우는 Lead Time 등과 같이 수학적 개념들을 배우는 과목이었고 Leadership 과목은 조직행동론에서 배우는 리더십에 대하여 자세히 배우는 과목이었습니다. 참고로 수업마다 종강 날짜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강의 계획서를 참고해서 수강 신청을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Quantitative Decision Making만 12월 초까지 강의하고 기말고사를 봤고, Leadership 수업은 10월 말에 기말고사를 본 후 토론 수업에 3번 참여하는 것으로 학기를 마무리하였으며, Minor 과목은 모두 11월초에 종강합니다. 또한 Minor는 소형 강의라 출석 체크를 꼬박꼬박 하였고 다른 과목들은 400명 이상의 대강의라 출석 체크는 따로 없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직 성적표를 받지 못하였으나 같은 수업들을 들은 제 친구 말에 의하면 이 세 과목들 모두 전공 선택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외 학교에는 ESN, STAR 등의 학생 단체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학교 행사가 많으므로 학기 초반에는 외국 친구들과 친분을 맺기 위해 모든 행사에 참여하시길 권장합니다. 매주 화요일 BED라는 바에서 열리는 ESN 파티가 있고 매주는 아니지만 Blender나 Club Vie에서 열리는 파티도 학생 단체 주최로 진행하므로 많은 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시 자체에 유흥 문화가 아주 발달해 있지는 않으나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주최하는 홈 파티 등이 많으므로 있을 때마다 자주 즐기시길 바랍니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많이 열리기 때문에 페이스북 등에서 잘 찾아보고 참여하시면 됩니다. 제가 있었던 작년과 같은 경우 교환학생이 총 100명 정도 있었고 그 중 한국인 학생이 5명, 홍콩이나 중국, 대만 등에서도 많이 왔고 출신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주로 이 교환 학생들을 중심으로 친하게 지내게 되는데 수업이나 각종 행사 등에서 네덜란드 현지 학생들과도 친해질 기회가 생깁니다. 네덜란드는 워낙 현지 사람들이 남녀노소 대부분 영어를 잘하고 매우 친절하기 때문에 언어와 관련된 큰 불편함은 없으나 기차 플랫폼의 전광판이나 간판 등에 영어가 잘 안 써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핸드폰에 구글 번역기 등을 이용하여 해석하곤 했습니다.
기숙사
기숙사는 F-building과 Hatta Building, International House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부 학생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Blaak역 주위에 Flat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기숙사 구동인 F-building에 월 500유로 가량의 비용을 내고 거주하였고 Hatta Building과 International House는 550유로~600유로 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설이 비록 조금 낡은 것을 감수하더라도 1인 1실을 쓰면서 편안하게 생활하고 싶으면 F-building을 추천하고 깔끔한 시설에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3인, 또는 2인 부엌과 화장실, 샤워실을 공유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Hatta나 International House를 추천합니다. Hatta와 F-building은 캠퍼스 내에 위치하여 학교에 다니기 매우 편하고 International House나 Blaak 쪽에 플랫에 거주하는 경우 자전거로 캠퍼스까지 약 10~15분 정도 소요됩니다. F-building은 학교 와이파이도 잡히기 때문에 따로 공유기를 이용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Flat을 잡을 때는 난방이나 청결 상태 등을 고려해서 계약해야 합니다. 저희 때는 International House가 1년짜리 교환학생에게만 허용이 되었습니다만 아마 다음 번에는 1학기만 지내는 교환학생에게도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숙사를 계약할 때 첫 달과 마지막 달치와 1달 기숙사비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기숙사 업체인 SSH에 보내야하고 보증금은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에 한국 계좌로 보내줍니다. 교환 기간이 끝나고 귀국하기 전에 기숙사 체크아웃을 해야하는데 가구에 흠이나 더러운 부분이 있거나 없는 가구가 있으면 보증금에서 제해질 수 있으므로 꼼꼼히 체크하고 사진 등을 미리 찍어놓으시기 바랍니다.
생활 팁
먼저 네덜란드가 물가가 매우 싸진 않습니다. 유럽 여행 다니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았을 때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보입니다. 학교 기숙사 내에 식당이 없기 때문에 나가서 사먹거나 키친을 이용하여 직접 음식을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로테르담 내에 맛집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점들이 많이 없어 저는 주로 한국의 이마트 격이라고 볼 수 있는 Voorschoterlaan역에 위치한 Albert Heijn에서 장을 보아 기숙사 부엌에서 해먹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식 떠먹는 케밥인 Kapsalon을 추천해드리는데요 실제로 로테르담에 거주하는 네덜란드 친구들과 로테르담에 놀러온 제 한국 친구들이 모두 가장 맛있다고 인정한 음식입니다. Voorschoterlaan역에 있는 노란색 케밥집에 가면 5유로에 양도 많고 맛있는 케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기타 Centraal 쪽에 나가 스시 집이나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 음식점도 자주 갔습니다. 한국 음식은 Blaak역 뒤편에 있는 한인 마트인 ‘풍차’에서 사거나 Markthal이라는 현대식 재래 시장 내에 있는 아시안 마켓 ‘와남홍’에 있으며 김치나 라면, 장류, 소주, 막걸리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2학기 때 가면 초반에 매우 날씨가 좋으나 11월 이후에는 해가 매우 짧아지고 추워지기 때문에 날씨가 썩 좋지만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도착한 8월에도 쌀쌀하여 반팔을 잘 안 입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그곳이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겨울용 두꺼운 패딩도 준비해가거나 그곳에서 하나 장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학기에 가시는 분들도 1월초에 날씨가 매우 추울 것입니다.
그 외 행정적인 사항 같은 경우, 먼저 네덜란드에 도착한 후에는 3개월 내로 거주자 등록을 해야 합니다. 네덜란드는 따로 비자를 발급 받지 않아도 3개월 체류 가능하기 때문에 3개월 내에 거주자 등록을 완료하지 않으면 불법 체류자가 됩니다. Immigration Office라고 할 수 있는 IND(Centraal역 근처)에 최대한 일찍 방문해서 지문과 사진을 등록하면 2주 정도 후에 거주 허가증 카드를 받으러 오라는 메일이 옵니다. 참고로 이 거주 허가증 카드는 반드시 잃어버리면 안됩니다. 다시 발급받으려면 150유로의 페널티가 부과되고 이 카드를 분실했을 때 경찰에게 신분 조회를 받았을 시 구치소에 구금되는 등의 다른 교환 학생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항상 소지하고 또 잘 보관해야 합니다. 거주 허가증을 발급 받은 후에 시청에 전화 또는 방문 예약하여 거주자 등록을 합니다. 이때 거주 허가증 외에 다른 문서도 몇 가지 준비해야 하니 인터넷으로 확인 바랍니다. 거주자 등록을 하면 네덜란드 교통 카드인 노란색 OV chipkaart를 발급 받을 요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버스, 트램, 기차, 메트로 등을 모두 탈 수 있는 이 카드의 장점은 익명 카드인 파란색 카드와 달리 네덜란드 내의 기차를 탈 때 40% 정도 할인된다는 점입니다(출퇴근 시간 제외). 거주자 등록을 일찍 해야 이 카드를 최대한 빨리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
공항이나 다른 도시로의 여행을 갈 때, 기차를 탈 일이 많고 실제로 기차 타는 비용이 꽤 많이 듭니다.(암스테르담-로테르담 간 편도 약 13유로) 이 때 노란색 OV chipkaart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지만 다양한 다른 방법으로도 할인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가끔 HEMA라는 마트에서 프로모션으로 발급해주는 기차 데이 티켓을 구매하여 본인이 쓰고 싶은 날 이용하면 하루종일 기차를 무한대 탈 수 있고, 또 여러 명이 기차를 타는 경우 그룹 티켓을 발급받아 1인당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나눌 수 있습니다. Facebook 페이지에서 같은 구간을 이용하려는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그룹 티켓을 발급 받아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핸드폰 같은 경우 저는 T-mobile에서 심카드를 5유로에 구입하여 한달에 약 10유로씩 충전하여 이용하였습니다. 데이터 1기가 정도 주는데 기숙사 내에서는 와이파이를 이용하다보니 1기가가 많이 남았습니다. 학교에서 50메가 정도 든 레바라 심카드를 주는데 너무 적어서 이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네덜란드는 덴마크 다음으로 통신 강국으로 알려져있고 실제로 4G를 이용 가능한 곳이나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정도 속도도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T-mobile이나 Vodafone 등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Centraal 근처에 매장이 많이 있으니 그쪽에서 이용하면 됩니다.
통장은 ING에서 체크카드 통장을 만들어서 이용하는데 처음에 발급 과정이 매우 귀찮고(여러 번 방문 해야 하는 불편함) 시간이 오래 걸리나 발급만 받으면 핸드폰으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고 출금 수수료가 0%이므로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Visa 카드는 이용 시마다 0.5유로의 수수료가 부가되거나 Visa 카드 자체를 거절하는 곳이 있어서 Maestro 카드나 Master 카드를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 수단인 자전거도 일찍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트램이나 메트로 시설도 잘 되어있지만 자주 이용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자전거를 자전거 샵 같은 곳에서 중고에 60~70유로 정도에 사서 이용하면 장을 볼 때나 시내를 나갈 때 항상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잘 관리하면 본인이 샀던 것과 비슷한 가격에 다시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전거 도둑이 많아 튼튼한 자물쇠를 써서 잠가야 하고 야간에는 전후에 램프를 꼭 달고 타야 합니다. 또, 트램이나 메트로, 기차 등에서 무임승차를 할 경우 벌금을 무겁게 물리기 때문에 카드로 체크인이 됐는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트램에서는 취식물도 금지하고 있어 조심하셔야 됩니다.
여행
교환학생 도중에 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여행입니다. 저는 처음에 학교 내의 친구들과 파티도 다니고 친하게 지내느라 여행을 많이 안 갔는데 후반에는 주말마다 짬을 내서 여행을 다니고 종강한 이후에 쭉 여행을 다니면서 추억을 많이 쌓았습니다. 로테르담 공항이 시내에서 매우 가까우나 로테르담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항공사 종류가 많지 않고 가격이 비싸 저는 주로 아인트호벤 공항에 가서 라이언에어나 스키폴 공항에서 이지젯 등을 이용하였고 벨기에 등과 같이 가까운 나라는 버스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메가버스나 유로라인 사이트에서 잘 찾아보면 1유로에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도 간혹 있고 사이트로 예약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라이언에어가 비교적 저렴하지만 아인트호벤 자체가 멀어 공항을 가는 데에 기차 및 버스 값이 많이 들고 공항까지 여러 번 환승해야 하여 가기 매우 불편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로테르담은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들 외에는 흥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건물들을 모두 신축해서 고풍스러운 느낌이 없고 큐브하우스 등의 특이하게 생긴 건물들로 가득한 이 도시는 보통 여행자들이 하루 정도 가볍게 보고 지나가는 관광지입니다. 다만 로테르담 근교의 Kinderdijk라는 풍차 마을, 헤이그 특사로 잘 알려져있는 Den Haag, 도자기 마을 Delft, Dordrecht 등 네덜란드 고유의 미를 잘 간직하고 있는 도시들이 근처에 매우 많기 때문에 국내 여행하기도 좋습니다. 암스테르담도 기차로 급행을 타면 25분 내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주 갈 수 있었습니다.
이상 제 2014년도 2학기 RSM 교환 학생 수기였습니다. 학교 생활이나 기타 사항에 대하여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hika818@gmail.com으로 연락해주시면 바로 답장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