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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Hungary] 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 2014-2 강보성

2015.03.03 Views 5638 경영대학

20142학기에 헝가리의 Corvinus University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강보성입니다. 4개월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헝가리라는 다소 생소한 국가에서 오직 교환학생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준비 과정부터 수업, 생활과 여행 부분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준비
 
1) 항공권
 
아쉽게도 인천-부다페스트 직항로는 없습니다. 런던, 헬싱키, 프랑크푸르트 등의 도시를 경유해서 부다페스트 공항으로 향하게 됩니다. 저는 국제학생증을 발급받고 이를 이용해 isic를 통해서 프로모션 가격에 항공권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일찍 알아볼수록 저렴한 것이 항공권 가격이니만큼, 헝가리행이 확정되게 되면 가장 먼저 항공권부터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비자
 
교환학생을 준비하면 가장 곤란한 부분 중 하나가 비자인데, 헝가리 교환학생은 이 점에서는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우선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비자 발급여부와 상관없이 헝가리 입국 후 30일 내에 거주자증명을 받아야 합니다. 비자를 받을 경우 거주자증명 처리 단계가 다소 간략화 되기는 합니다. 저는 비자를 받았는데, 주한 헝가리 대사관에서 신청을 하게 됩니다. 여권, 사진 등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고 대사관을 방문한 후, 1달 후에 재방문 혹은 우편을 통해서 비자가 발급된 여권을 재수령 하면 됩니다. 비자 발급 기간에는 여권을 제출하기 때문에 그 동안 출국해야하는 일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대사관에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2) 짐싸기
 
가서 필요한 물품은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 여행을 갈 때보다도 오히려 짐이 적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학교 바로 옆에 아시아마켓이 있고, 40분 거리에 한인마켓도 있습니다. 저는 생활하면서 한인마트는 한번도 가지 않았고 아시아마켓만 들렸는데 그곳에 어지간한 물건은 다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다시 짐을 싸야 한다면, 저는 옷, 참기름(아시아마트에 없었습니다), 김치 많이, 김 많이, 스킨 로션 등의 기초화장품 정도만 챙길 것 같습니다.
 
4) 집 구하기
 
저는 불안한 마음에 미리 인터넷을 통해 계약을 했는데, 그 때문에 보통 학생들보다 많이 비싸게 집을 구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자취하는 비용보다 같은 방 크기 대비 저렴했습니다) 생각보다 매물이 많아서 도착해서 계약을 해도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5) 계좌
 
굳이 헝가리에서 사용할 계좌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해외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보통 하나은행에서 발행한 체크카드를 많이 씁니다. 그리고 부다페스트에는 CITI은행도 굉장히 많으므로 CITI은행에서 발행하는 해외 사용을 위한 체크카드를 만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헝가리는 포린트라는 자체화폐를 사용하며, :포린트는 4:1~5:1 사이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로는 프렌차이즈나 대형 마트에서는 통용되지만 환율로 따지면 손해를 많이 봅니다. 만일 미리 환전하시려면 유로를 여행용으로만 환전하시고, 헝가리에서 쓸 돈은 입국 후 ATM에서 인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2. 수업
 
Corvinus대학은 크게 Buda side Pest side 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경영학이 포함한 인문사회계열은 보통 Pest 지역의 두 건물 (Main building New building) 에서 수업을 받게 됩니다. Main building 은 중앙시장 바로 옆에 있고 유적지 같은 느낌의 외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New building 은 이름처럼 신식건물이고, 두 건물은 도보 1분거리상으로 거의 붙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심화전공이 아니라 전공인정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듣고 싶은 과목을 들었습니다. 2014년 가을학기부터는 자기 전공 영역의 수업을 최소 4개 이상 이수해야 한다고 학교측에서 공지했기 때문에 제가 들은 모든 수업은 'FBA'(Faculty of Buisness Administraion) 안의 수업이었습니다.
 
우리학교가 75분 수업 / 15분 휴식인 반면 이곳에서는 90분 수업 / 20분 휴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수업 시작시간이 정각, 30분이 아니라 시간마다 다르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습니다. 이것 때문에 의도치 않은 지각을 많이 했습니다. 꼭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1)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Business (6credit)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국제경영 수업입니다. 전공필수 국제경영론으로 인정됩니다. 2회 수업으로 1회는 대형 강의실에서 lecture, 1회는 소형 강의실에서 seminar 형태의 수업을 합니다. 독특한 점은 lecture 수업은 출석체크를 거의 하지 않지만, seminar 수업에서 3회 이상 결석을 하게 되면 F 처리가 됩니다. 시험 2, 팀플 1번이 있으며 고대에서 듣는 평균적인 수업과 비슷합니다. 팀플 주제는 A지역의 아이템으로 B지역에서 business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보고서와 발표를 준비하면 됩니다.
 
2) International Debates (6credit)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수업입니다. 2회 수업으로, 한 주의 첫 번째 시간에는 하나의 국제이슈에 대해 강의 및 토론이 진행됩니다. 그 다음 시간에는 모의 UN 활동으로 직접 그 이슈에 대해 당사자가 되어 토론에 참여합니다. 제가 영어를 못하는 편이라 토론에 잘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교수님께서 영어를 못하더라도 많이 배려해 주셨습니다. 유럽인들 말고도 저를 비롯하여 베트남인, 미국인, 파키스탄인 등 다양한 지역의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국가별로 얼마나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수업시간에 다룬 각 주제 하나당 한 문단 정도씩 에세이를 쓰면 됩니다. 분량이 많아보이지만,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 + 전날에 위키백과에 주제를 검색하는 정도로도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슈 중 거의 100% North Korea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들으신다면 북한에 대해 조금 알고 가시는걸 추천합니다.(교수님이 그시간만큼은 절대로 빠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3) European Underclass (6credit)
 
이 수업도 전공과 상관없이 수업을 신청하신다면 정말 권해드리는 수업입니다. 동유럽의 하층민들, 특히 집시들의 겪어야 했던, 그리고 지금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배우게 됩니다. 특이하게도 시험이나 리포트제출이 없습니다. 단 결석을 했을 경우 그날의 진도 부분을 요약한 리포트를 제출하면 되고, 발표를 하는 경우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대신 2번의 field trip을 가게 되는데 한 번은 12일의 일정으로 pech라는 도시를 가게 되고, 나머지 한 번은 부다페스트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노숙자들의 현실을 보게 됩니다. 페치에서는 집시 마을을 가 보게 되는데 신기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점은 마지막 날에 교수님께서 한명 한명 얼굴을 보시고 한 학기 동안 활동을 고려하여 바로 이야기해 주십니다.
 
3) Introduction to EU (3credit)
 
EU에 대해서 간략하게 배우는 수업입니다. 1학년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인 것 같았습니다. EU가 어떻게 시작했는지부터 어떤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떻게 협력을 하는지 등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수업은 전형적인 강의형 수업으로 약간 지루하지만,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많이 생각해 주시는 게 느껴졌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리포트 과제 1번이 있습니다. 시험 난이도는 중간고사는 굉장히 쉽고 기말고사는 약간 어려웠습니다. 리포트는 EU에 대해서 자유롭게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EU와 한국의 관계가 궁금해서 이에 대하여 리포트를 썼습니다. 저는 그동안 중국, 미국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이 있었지만 유로존 지역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었는데 이 수업을 들으면서 또 하나의 거대 시장인 EU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Critical Thinking (3credit)
 
개인적으로는 비추천하는 수업입니다. 이 수업도 역시 1학년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입니다. 사고와 표현에 해당하는 수업입니다. 글의 논리 구조에 대해 배우게 되고, 시험 대신 글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하는 2번의 report가 있습니다. 1학년 수업이라 그런지 분위기도 산만하고, 교수님의 강의력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헝가리 역시 영어를 쓰는 국가가 아니고, 또 헝가리어는 영어보다 오히려 우리나라 언어와 구조가 비슷합니다. 따라서 저나 헝가리 친구들 모두 영어의 논리구조에 맞게 글을 쓰는 훈련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3. 생활
 
체감상 물가가 굉장히 저렴했습니다. 우리나라의 2/3 수준의 물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 해외 수입품이나 IT기계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많았습니다. 특히나 저렴한 것은 주류와 식료품입니다. 와인의 경우 토카이라는 지방에서 나오는 와인이 유명합니다. 또한 거위가 유명해서 선물용으로 파는 거위 간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헝가리 구스 패딩을 구하고 싶었는데 구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다시피 헝가리어는 영어와 구조가 굉장히 달라,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게다가 80년대까지 공산주의 정권이었기 때문에 40대 이상 분들은 거의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요즘은 많은 것들이 자동화 되어있고, 관광지 사람이나 젊은이들은 영어를 굉장히 잘합니다. 언어로 인해 크게 힘들었던 점은 없었습니다.
 
Corvinus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ESN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활발하게 교환학생들끼리 교류합니다. 또한 tendom 이라는, 우리학교의 KUBAKUBS buddy 같은 현지인 친구들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라서 인종차별?같은 문제도 거의 없었고, 오히려 한국에 대해 궁금해 하고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4. 여행
 
헝가리는 유럽의 중앙부에 위치해서 여행을 다니기 좋습니다. 특히 동유럽, 발칸지방과 국경을 맞닿아 있기 때문에 평소에 접하기 힘든 곳들을 많이 가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행지의 위치, 그리고 시간에 따라 저가항공, 기차, 버스를 선택하셔서 여러 곳을 둘러 볼 수 있다면 교환학생을 보내는 시간이 더욱 보람찰 것입니다.
먼저 저가항공의 경우 유명한 라이언에어나 이지젯 이외에도 여러 저가항공사가 있는데, 헝가리를 기반으로 한 기업으로 주로 동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wizzAir가 유명합니다. 30유로를 지불하고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비행기 편도 1회마다 10유로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왕복 2회 이상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여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차의 경우 헝가리는 서유럽과 발칸을 잇는 요충지에 위치하여 기차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와는 불과 3시간 거리이며, 특별 상품으로 3일 이내에 자유롭게 왕복할 수 있는 기차표를 17유로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야간열차의 경우 베를린, 프라하, 바르샤바, 부큐레슈티, 베오그라드 등 근방의 모든 유명한 도시들 사이를 운행합니다. 야간열차에서 만나는 여행객들과의 대화는 여행의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버스의 경우에도 여러 도시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저는 베니스를 여행할 때 야간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이외에도 TV 방영이후 인기 있는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크로아티아를 여행할 때에도 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면 많이 느낀다고 하지만, 특히 헝가리에 교환학생을 오게 되면 여유가 넘치게 됩니다. 사람도 적고 (헝가리의 면적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인구는 1000만명, 인구밀도도 우리보다 낮습니다) 사람들 모두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저녁마다 세계3대 야경이라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며 달릴 수 있던 것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헝가리로 교환학생을 오는 분들도 저처럼 즐거운 경험만 가지고 갈 수 있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gamesat@naver.com 으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