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2014년 2학기에 독일 University of Mannheim 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조원영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려고 다른 학우 분들 체험수기를 볼 때 제가 이렇게 수기를 쓰게 되는 날이 빨리 올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네요. 많이 부족하겠지만 제 수기가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됬으면 합니다.
1 지원하기까지
대부분 3학년 때 많이 교환학생으로 가는데 저는 4학년 1학기에 교환학생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가지 말고 빨리 취업준비 할까도 고민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정말 안 갔으면 크게 후회했을 뻔했습니다. 만약 늦은 것 같다고, 4학년 1학기나 2학기라고 망설이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정말 추천합니다. 굳이 독일이 아니어도, 유럽이 아니어도 어디든지 교환학생으로 가보시길 바랍니다. 이 정도로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저에게 있어 교환학생으로 있던 시간은 특별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낯선 곳으로 여행도 하고. 모든 것이 새로웠기 때문에 특별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구속 받던 거의 모든 것들로부터 일시적이나마 자유로웠기에 좋았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빛났던 시기 중 하나라고 기억될 것 같습니다.
2 Why Germany?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실 어디든 좋습니다. 독일이든 프랑스든 홍콩이든 어딜 가든지 그 곳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으니까요. 각자 개인적인 기준이 있기 때문에 제 기준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제가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3가지 입니다.
첫째, 위치입니다. 저는 미국이나 아시아 쪽보다는 유럽에 가고 싶었습니다. 흔히 가지고 있는 유럽에 대한 로망이랄까요? 여행도 많이 하고 싶었기에 지리적으로 유럽 중심에 위치한 독일이나 프랑스를 염두해 두었습니다. 독일이나 프랑스는 지리적으로 유럽 중심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같은 주변국가들을 기차로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둘째, 언어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외국어는 영어뿐입니다. 그래서 아예 영국도 생각해보았으나 물가가 비싸고 지리적으로 치우쳐 있어서 차선책으로 영어를 잘 쓰는 국가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미 첫번째 기준에 따라 프랑스나 독일을 생각하고 있었고, 프랑스보다는 독일이 영어로 생활하기 편하다고 해서 독일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물가입니다. 영국을 포기한 이유이기도 한데요. 독일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싸다고는 할 수 없으나 크게 비싸지는 않습니다. 외식하는 것은 약간 비싼 편이나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보면 기본적인 식재료들은 비슷하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3 출국 전 준비사항
-비행기
비행기 표는 아시다시피 가급적 일찍 끊는 편이 좋습니다. 일찍 살수록 싸게 살 수 있으니까요. 부담되신다면 장학금을 알아 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비자/보험
독일은 따로 한국에서 비자나 보험을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도착해서 독일에서 하면 되는데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따르면 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학교에서 만하임으로 3-4명은 꼭 가기 때문에 같이 가시는 분들과 같이 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보험도 AOK 보험이라고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데, 저는 한 달에 77유로 정도 내는게 비싸서 한국에서 따로 보험 들고 갔습니다.
-기숙사 신청
기숙사 신청도 만하임 대학교에서 신청할 시기 즈음에 메일을 보내서 어떻게 해야할 지 알려줍니다. 메일만 자주자주 체크하셔서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 됩니다.
-짐
짐은 돌아올 때를 고려해서 최대한 필요한 것만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돌아올 때는 그 동안 사놓은 것들과 기념품 같은 것 들 때문에 짐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여자분이라면 꼭 화장품, 바지, 신발은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외국이라 맞는 화장품이나 바지를 찾기 힘들고 신발도 우리나라보다 비싼데 디자인이 예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지는 따로 수선비용이 10유로(그것도 수선하는 곳은 제가 직접 찾았습니다)이기 때문에 웬만해선 챙기시길 바랍니다. 아무래도 체형 차이가 있다 보니 바지를 접어서 끝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반팔이나 긴 팔은 만하임에 ZARA, H&M, MANGO 같은 데가 있으니 사셔도 크게 무리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라면, 참치, 햇반 같은 비상식량은 몇 개 챙겨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도착하고 며칠은 정신이 없거든요. 간장, 고추장 같은 소스들은 가져오셔도 좋고 만하임에 있는 아시안 마켓에서 구매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친구랑 같이 kmall 에서 김치, 간장,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주문하곤 했습니다.
4 기숙사
외국에서 생활하므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주거인데요. 만하임에는 기숙사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Ulmenweg과 학교와 중간 거리인 Hafenstrasse, B7, 그리고 G7이 있습니다. 각 기숙사마다 장, 단점이 있습니다. Ulmenweg 은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교환학생들이 많이 거주해서 그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습니다. Ulmenweg 에 있는 바베큐장이나 파티룸도 잘 이용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숙사가 크다 보니 각 플랫에서 개인적으로 하는 파티도 종종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단점은 학교와 멀다는 것입니다. 60번 버스나 2번 트램을 이용해서 학교에서 30분 정도 걸립니다. Ulmenweg 은 다른 학우분이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것 같습니다.
Hafenstrasse 는 학교와 중간 거리에 있습니다. 60번 버스를 타면 5분 정도,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위치도 적당하고 교환학생들도 많이 거주해서 대부분 Hafenstrasse 를 추천합니다. 단점은 주변에 터키인들이 많아서 약간 불안하다는 건데 만약 Hafenstrasse 에 산다면 밤늦게 혼자 돌아다니는 것에 주의 하시길 바랍니다.
우리학교 학우분들 대부분이 Hafenstrasse 에 거주했던 것 같은데 사실 저는 B7에 살았습니다. B7은 4개 기숙사 중 학교에서 제일 가깝습니다. 걸어서 10분~15분 정도 걸립니다. 제가 B7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다만 B7에는 교환학생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규모 자체도 작아서 교환학생들에게 할당된 자리도 다른 2개 기숙사에 비해 적습니다. 그래서 저랑 같은 학기에 간 5명 중 저까지 4명이 B7에 신청했는데 2명만 됬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있을 때는 아무도 Hafenstrasse 에 살지 않고 B7 아니면 Ulmenweg 에 살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가깝다는 것만으로 만족했기 때문에 B7 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G7도 나름 학교와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B7은 기숙사 형태가 2가지 입니다. Apartment 아니면 single room without kitchen 입니다. Hafenstrasse 에는 single room with kitchen 도 있습니다. 각 방마다 장, 단점이 있기에 본인 성향을 고려해서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만약 잠자리에 예민하시거나 다른 사람과 부엌이나 화장실을 공유하는 것에 민감하시다면 apartment 가 좋을 것 같습니다. Single room with kitchen 은 부엌은 자기 혼자 쓰고 화장실만 같이 쓰는 건데 나름 좋습니다. 친구가 single room with kitchen 으로 Hafenstrasse 에 살았는데 각자 냉장고, 인덕션이 방에 있어 마음껏 한국 음식을 해먹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single room without kitchen 이어서 화장실과 부엌을 공용했는데 만족했습니다. 다른 플랫 메이트들이 있을 때는 유럽 애들이어서 차마 자극적인 한국 음식은 먹지 못했으나 부엌을 같이 쓰다 보니 종종 마주칠 일이 많아서 많이 친해졌습니다.
만약 single room 을 신청하신다면 어떤 플랫메이트들을 만나느냐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상한 애들을 만나서 문제가 있는 경우도 봤습니다. 데면데면한 경우도 있고요. 저는 운이 좋아서 좋은 플랫메이트들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만하임에 있는 동안 즐겁게 생활했던 이유의 반은 제 플랫메이트들 덕분이었습니다. 교환학생 1명, 독일 로컬 2명이었는데 지내는 동안 심적으로 많이 의지했습니다.
그렇다고 Single room with kitchen 이라고 친해지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 친구는 single room with kitchen 이었지만 오히려 각자 자기나라 음식을 해서 나눠먹고, 같은 교환학생이어서 여행도 같이 가곤 했습니다. Single room 을 신청하시게 된다면 좋은 플랫메이트들 만나길 바랍니다.
5 수업
-Corporate Finance and Risk Management
우리학교 기업 재무와 비슷하지만 좀 더 심도 있었습니다. 교수님 두 분이 수업하셨습니다. 강의 스타일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교수님이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학생들이 간간히 질문합니다. 특이한 점은 수업은 1주일에 한번인데 대신 조교들이 진행하는 exercise 와 tutorial 이 있습니다.
-Strategic and International Management
우리학교 경영전략과 국제경영이 합쳐진 수업입니다. 전공필수인 경영전략으로 인정되서 들은 수업입니다. 이 수업도 exercise 와 tutorial 이 있습니다. 재무와 마찬가지로 교수님 두 분이 수업하십니다.
-Human Resource Management
인적자원관리 수업입니다. Tutorial 이 없어서 4ECTS 입니다. 수업은 교수님이 주로 슬라이드를 읽는 편이셔서 특별히 기억에 남지는 않습니다.
-Stock Market Anomalies and Trading Strategies
젊은 교수님이 수업하십니다. 약간 행동재무학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관심 있으시다면 추천 드립니다. 이 수업은 학점도 작고 그만큼 tutorial과 exercise 가 없습니다.
6 여행
교환학생에게 있어 여행은 빠질 수가 없습니다. 저 또한 우선순위가 여행이었는데요. 거의 매주 빠짐없이 여행을 가곤 했습니다. 열심히 다닌다고 했는데 그래도 부족했습니다. 저는 원래 무계획적이라서 여행 가기 일주일 전에야 부랴부랴 다녔는데 이왕이면 미리 크게나마 계획을 세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독일에 도착하면 Bahn card를 사시게 될 텐데요, bahn card 25와 50 이 있습니다. 주로 bahn card 25를 사는데 이 카드로 특별가(special price)에 25%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습니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특별가의 가격은 높아지니 일찍 사실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반카드는 꼭 해지해야 합니다. 아니면 자동 연장이 되므로 미리 해지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먼 곳으로 갈 때는 반카드 말고도 German rail pass를 이용해 여행하셔도 좋습니다. 유레일과 비슷한 패스인데 독일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패스입니다.
7 이 외
대부분 Hafenstrasse 나 Ulmenweg 에 살기 때문에 semester ticket 은 필수입니다. 교통카드 같은 건데 150유로 주고 사면 한 학기 내내 버스, 트램, 심지어 때에 따라서는 지역 열차(ex 하이델베르크)까지 이용 가능합니다. 사실 저는 B7에 살아서 semester ticket 을 사지 않았습니다. 바쁠 때 가끔 트램을 무임승차하곤 했는데 트램이나 버스에 저 같이 무임승차 하는 사람들을 잡는 controller 가 있기 때문에 비싸도 semester ticket을 사시길 추천합니다. 걸리면 벌금이 40유로 입니다.
그리고 빨래는 기숙사 지하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습니다. 학생증 ecum card 를 멘사에서 충전해서 이용 가능합니다.
8 마치면서
만하임은 정말 작은 도시입니다. B7에서 걸어서 20분~25분 정도면 중앙역에 도착할 정도입니다. 저는 semester ticket 이 없었기에 계속 걸어 다녔는데 큰 무리 없을 정도입니다. 크고 복잡한 서울과는 전혀 다릅니다. 조용하고 작은 도시기에 저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독일 특유의 흐린 하늘 조차 떠나기 전 일주일에는 좋았습니다.
체험수기를 쓰니 이제서야 제 교환학생 시간이 끝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는 취업준비에 집중하겠죠. 하지만 교환학생으로 있던 2014년 2학기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따로 산 것도 처음이었고, 가고 싶었지만 못 갔던 곳들에 여행도 많이 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과 플랫메이트들을 만났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