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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Germany] University of Mannheim 2013-1 김승현

2013.07.12 Views 2752 경영대학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3-1학기에 독일 만하임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를 마치고 돌아온 김승현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교환학교를 선택하기 전이나 이미 지원을 마치고 Nomination 이 이루어진 시점에서 출국을 앞두고 읽으실 텐데요. 만약 아직도 선택의 기회가 있으시다면 저는 무조건 ‘University of Mannheim’에 지원하실 것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교환학교를 선택할 때 영어실력의 향상을 제 1의 목표를 두고 미국학교 한 곳과 영국식 억양에 강한 애정이 있어 영국학교 2곳을 선택했었지만 결코 만하임대학에서의 한 학기가 아쉽지 않았으며 오히려 제가 앞서 지명한 학교에 저보다 훌륭한 인재들이 지원하여 떨어졌음을 감사(?)하게 생각할 정도로 만족하였습니다. 교환학생을 가려는 이유는 학우분들 저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그 모든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이 만하임대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째로, 만하임은 유럽 한 가운데 경제강국 독일내에서도 프랑크프루트에서 기차로 30분밖에 걸리지 않은 중심에 있으며 파리에 직행하는 ICE가 직통하는 도시임과 동시에 유럽 전역에 저가항공이나 훌륭한 독일의 철도시스템, 저렴하고 다양한 장거리 버스 등으로 교통의 요지에 있습니다. 때문에 한 학기 내내 남들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효율적인 동선으로 유럽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독일사람들은 영국과 북유럽을 제외한 다른 유럽인들보다 월등하게 영어구사력이 높아 영어로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물론 독일어를 유창하게 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빠르게 적응하실 수 있겠지만 독일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한 학기를 재밌고 알차게 보내는 데에 무리가 없습니다. 또한 저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운 독일사람들을 상대로 영어로 소통하다보니 오히려 자신감이 많이 생겨 회화실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많은 힘이 되었고 영미권 나라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것보다 더 많이 영어로 말하고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로, 만하임은 분당이나 일산과 같이 계획적으로 잘 설계된 도시라서 뉴욕 맨하튼처럼 거리들이 알파벳과 숫자들(예: A1, B7)로 구획되어 있어 길을 찾는 데에도 편리하고 트램과 버스가 수시로 운행하여 돌아다니기에 편리할 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영화관, 서점, 카페, 대형 마트 등이 학교 가까이에 있어 살기에 아주 편리합니다. 물가도 한국과 비슷하여 집에서 밥을 해먹는다면 한국의 자취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만하임대학의 면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수강신청
만하임은 따로 일정한 수강신청 시스템이나 서면제출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세미나로 분류된 수업의 경우는 드물게 Registration 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수업은 특별한 수강신청없이 개강하는 주부터 강의실을 확인해서 수업을 들으면 되고 시험 기간 전에 주어지는 시험등록기간에 자신이 원하는 시험에 등록하여 학점을 받으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최대 수강 학점의 개념도 없기 때문에 12학점을 받을 목표라고 하시면 15~18학점에 해당하는 수업을 수강해보고 시험기간이 되어 너무 힘들거나 시험날짜가 맘에 들지 않는 경우 포기하고 남은 시험에 집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Pass/Fail 로 분류되는 학점에서 시험기간에 정말 성실하게 공부하고 수업을 전혀 등한시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Pass를 받을 수 있으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만하임대학은 full-time 학생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는 편이므로 Master 수업이나 교환학생들이 적게 듣는 수업의 경우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수업보다 오히려 힘들 수도 있습니다.


기숙사
만하임은 출국 전 이메일을 통해서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해당하는 날짜에 학교에서 개설한 포탈에서 기숙사를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가 있습니다. 이번 학기의 경우는 총 6명이 만하임에 파견되었는데 저를 제외한 5명은 전부 Hafenstrasse를 신청하고 저는 그보다 학교에서 가까운 B7에서 홀로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지금 다시 되돌이켜보자면 만약 기회가 되신다면 학교에서 가까운 B7에서 생활하는 것이 저녁 늦게 여행을 위해 집을 나설 때 덜 부담스럽고 20분에 한 대 있는 버스를 타기 위해 시간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편리하지만 교환학생들의 비중이 그리 높지는 않아 기숙사 내에서 친구를 사귀기에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학기동안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는 수도 없이 많으니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되고 하펜과 B7을 제외한 Ulmenweg과 같은 기숙사는 학교에서 멀어 트램이 끊기는 새벽에 파티에서 집에 갈때 어렵고 외진 곳에 위치하여 통학에 번거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활
앞선 후기에서 이미 독일은 특별히 출국 전에 준비할 게 없다는 사실을 아실테고 일단 기숙사에 짐을 풀고 학교를 다니기 전에는 K7에 가서 미리 약속을 잡아 그 날 필요한 서류들을 들고가 Residence Permit을 받고 Deutsch Bank에 가서 계좌를 연 다음 각자 원하는 통신사의 유심으로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L1에 위치한 Express Service에서 보험과 학교등록에 관한 행정적인 절차들을 마치는 것으로 완료됩니다. 말로는 굉장히 복잡하고 할게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서 안내 메일도 많이 오고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같은 일들을 하기 때문에 주위 친구들이나 학교 포탈, 페이스북 페이지 등으로 충분히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K7에서 Residence Permit을 받을 때 담당하는 분이 독일어를 할 수 있는 친구를 데리고 올 것을 강요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지정해 준 버디에게 연락을 해서 도움을 구하거나 고려대학교에서 파견 간 모든 친구들이 다 같이 K7에 독일인 친구 한 명과 같이 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업
저는 이번 학기에 총 15학점을 이수하고 왔는데 보통 12학점 정도를 이수하는 것이 보통인 듯합니다. 학기 시작 전에 진행되는 German Course 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온 10명 가량의 친구들 중 딱 한 명이 수강했었는데 학기 시작전에 미리 친구들을 사귀고 독일에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는 말하지만 딱히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수업 하나만을 들으면서 만하임에서 한달을 보내고 더군다나 1, 2학기를 막론하고 학기 시작 전 한달은 날씨가 그리좋지 않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에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경험이겠고 누구보다 알차게 교환학기를 채울 생각이신 분이라면 하루라도 먼저 나가 독일을 느끼고 독일어를 조금이라도 더 유창하게 배워서 추억을 만들 수는 있겠습니다.
이외에 제가 들은 수업은 독일어 교양과 학점에서 제외되는 영어말하기 수업을 포함하여 총 7개 입니다. 평균적으로 4-5개 정도 수강하는 것 같습니다만 6-7개도 고려대학교에서 수강하신 학우분들이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1. Market Anomalies : 시장의 이상현상에 대해 한 학기 내내 배우는 수업으로써 저의 교환학기 하이라이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500% 만족했던 수업입니다. 행동경제학의 기초부터 인간의 비이성적인 사고를 가져오게 되는 다양한 유인들과 학설들, 그리고 그에 따른 투자결정의 오류들과 이를 간파하여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 등 정말 흥미로운 주제로 진행되며 교수님도 이번 학기가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영어도 정말 유창하시고 질문에 대한 답변도 Reference까지 써가시면서 수업을 꽉꽉 채워주십니다. ECTS 3짜리 수업이라 고려대학교에서는 1.5학점밖에 인정받을 수 없지만 흔하지 않은 주제에 따끈따끈한 학설들까지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2. Corporate Governance :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 배우는 수업으로 교수님 두분이 번갈아가시면서 맡으신 주제에 대해 수업을 진행하시는데 ECTS 8짜리 수업으로 강의가 커버하는 양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지만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꽤 많이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만 남자 교수님의 경우 독일 억양이 강하시고 말씀이 지루하셔서 많은 학생들이 빠지곤 했습니다.

3. Social media marketing : 이름만 듣고 혹해서 많은 교환학생 친구들과 수강하였지만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드는 것부터 트위터의 다양한 기능까지 내심 기대했던 방향과는 전혀 달라 실망했던 수업입니다. 강의 주제자체가 아직 학계에서 정리되지 않은 트렌디한 내용이라 산만한 느낌이고 2번의 팀플이 귀찮을 수도 있지만 수업 내적으로 얻는 것보다 외국인 친구들과 팀플을 하면서 가까워지고 같은 주제에 대해 참신한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재밌었던 수업입니다.

4. Behavior Economics : 경제학과 내에 개설된 수업으로 이름 그대로 행동경제학에 대해 배우는 수업인데 경제활동에 관련된 인간의 인지능력을 분류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논문들과 비이성적인 경제활동을 가져오는 여러 조건들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교수님도 열심히 강의하시고 교환학생이 적은 수업인 만큼 배우려는 학생들의 의지도 대단하지만 수업 내용이 정말 어렵고 경영학과 학생으로서 많이 생소하여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데에 많이 애를 먹었던 수업입니다. 뻔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치열하게 공부하고 참고서적들을 뒤지며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독일에 결코 놀러온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했던 수업이므로 추천합니다.

5. Strategy & Innovation : 일주일동안 진행되고 금요일에 시험을 보고 끝나는 초단기 세미나 수업으로 우리 학교 경영전략 수업을 일주일에 끝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부분 케이스 스터디로 진행되고 수업 전에 읽어야 할 케이스 논문이 대략 3개쯤 되고 수업은 거의 교수님의 질문과 학생들의 답변, 서로의 논쟁 등으로 진행되므로 반드시 예습이 동반되어야 하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수업입니다. 짧은 기간에 영어도 많이 쓰고 외국인 학생들 앞에서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고민하며 치열하게 한 주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시험을 보고 성적을 받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앞서 말한 것처럼 만하임은 여행다니기에 최적의 도시로 저는 개인적으로 9개국 39개의 도시를 여행하였는데 거의 대부분의 여행을 혼자 다니면서 새로운 세계를 배우고 많은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고자 하는 목적이 영어실력향상이나 스펙쌓기, 한국에서의 도피와 같이 개인적으로 갈증을 느끼는 부분에 집중될 수는 있겠지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고 젊은 청춘을 단 한 번 주어진 것이기에 많은 학우분들이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큰 부담감없이 한 학기라는 기간을 충분히 즐기고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것들도 많이 해보고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niseapple@korea.ac.kr 로 문의주시고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귀중한 추억과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고려대학교 국제처 분들과 교수님들, 그리고 함께 고생하고 고민했던 많은 학우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