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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China] Renmin University of China 2011-2 채가은

2013.04.04 Views 2455 경영대학

Renmin University of China 파견 경험보고서

2011학년 2학기 채가은

 

1) 파견 전 준비할 것들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는 입학허가서와 함께 받게 됩니다. 개인 비자 발급은 중국 대사관에서 해주지 않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해서 발급 받아야 합니다. 단기 비자와 복수 비자가 있는데 홍콩, 티벳, 대만 외 해외로 여행가실 계획이 있는 분들은 복수 비자로 신청해면 됩니다. 단기 비자로 신청했다 하더라도 중국 입국 후 학교에서 복수 비자로 바꿀 수 있습니다. 비자를 받기까지는 5일 정도가 걸리는데 돈을 더 지불하면 더 빨리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음식은 사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별로 맛은 없지만 교내 식당에서 한국 요리를 판매하고 있고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면 한인 식당가가 있는 오도구로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인민대까지 배달해주는 한인마트와 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음식을 챙겨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챙겼으면 하는 것은 옷, 샴푸 그리고 약입니다.

일단 중국 옷은 비쌉니다. 물론 한국보다는 싸지만 질을 생각하면 그렇게 싼 것도 아닙니다;; 유니클로, H&M에서 산 옷도 어딘가 촌스러워서 결국 한국 올 때 버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판매되는 샴푸랑 약은 한국인한테 잘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샴푸는 (비록 외국 브랜드라도) 머리를 감아도 개운하지 않고 기름진 느낌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중국 샴푸 이것저것 써봤지만 모두 실패하고 결국 한국 슈퍼에서 비싸게 주고 한국 샴푸 사서 썼습니다.

약은 소화제, 아스피린, 종합감기약과 같은 기본적인 구급약을 챙겨가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약을 사 먹은 적은 없지만, 저와 같은 방을 썼던 한국인 학생이 감기 기운이 있어서 인민대 교내에 있는 보건소에서 약을 처방 받았는데 오히려 편도 붓고 눈 붓고 더 고생한 것을 보면 중국 약이 많이 독해 보입니다.

 

2) 기숙사

 

기숙사 신청 서류는 입학허가서, 비자신청서류와 함께 오지만 신청은 메일을 통해서 해야 합니다. 선착순이니 서류 받자마자 신청하셔야 원하는 기숙사를 배정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숙사를 무사히 배정 받으셨다고 해도 개강 1주일 전에는 중국에 가셔서 수속절차를 밟기를 바랍니다. 기숙사 수용 인원보다 더 많이 교환학생을 받아서 기숙사 배정 받고도 방이 없어서 교직원과 실랑이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기숙사는 교환학생기숙사 1,2,3동과 고려회관이 있습니다. 1, 2동은 21실이고 3동과 고려회관은 개인실입니다. 가격은 1동이 가장 저렴하고 3, 고려회관이 비쌉니다. 저는 2동에서 살다가 나중에 1동으로 옮겼습니다.

1동은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소포나 짐을 옮길 때 편했습니다. 그리고 2동에 비해서 화장실, 세면실 그리고 샤워실이 깨끗합니다. 하지만 방음이 안 됩니다. 옆방은 물론이고 복도나 계단에서 말하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가끔 주말에 외국인 학생들이 파티 한다고 클럽음악 크게 틀어대서 시끄럽습니다. 방에는 침대, 책상, 옷장 세가지 가구가 있습니다. 책상이 작은 편인데, 저는 공부할 때 책이랑 공책 모두 올려놓고 하는 편이라 불편했습니다.

한편 2동은 1층은 책상이고 2층은 침대로 이루어진 이층침대를 사용합니다. 책상이 넓지만 침대 때문에 많이 어둡습니다. 2동은 1동보다 수납공간이 많고 2동도 그렇게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1동 보다는 난방과 방음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2 2층은 여학생만 사용하기 때문에 남학생들과 같은 층을 사용하는 것이 불편한 여학우들은 22층으로 달라고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있었을 때는 기숙사 통금시간이 12시였는데 아직도 그런지 모르겠네요……하지만 통금시간을 못 맞추어도 이름과 방번호를 적으면 방에 들여 보내줬습니다.

 

3) 학교 생활

 

2학기 파견이면 늦여름에서 겨울까지 북경에서 지내게 됩니다. 건조하고 스모그가 심합니다. 심각한 날에는 안개가 낀 것처럼 창 밖이 그냥 뿌옇습니다. 늦여름과 가을은 날씨가 한국과 많이 차이 나지 않지만 겨울이 매우 춥습니다. 라디에이터로 난방을 하는 방식이라 한겨울에는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덥고 있어도 너무 추워서 잠 못 들곤 했습니다. 한국에서 전기장판을 보내서 겨울을 무사히 보냈지만, 전기장판을 쓰다가 화재가 발생한 일이 있어서 이제는 전기장판이 반입 금지 물품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2동에 있었을 때는 불시검문이 있었는데,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미리 공지하기 때문에 그 날만 여행용 가방에 숨겨 뒀다가 다시 꺼내 썼고, 1동은 검사를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내에 식당이 많은데 저는 중국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거진 다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헐리우드는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맥도날드나 KFC 먹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식당에서 사먹었는데 나중에는 세 끼 모두 기름진 중국음식 먹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취사도구를 사서 제가 요리해 먹었습니다. 정문 바로 앞에 백화점도 있고 시장, 대형 마트도 학교 가까이에 있어서 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룸메이트 허락 하에) 본인 방이나 기숙사 층마다 있는 주방에서 요리하면 됩니다.

카페도 많이 있는데 비싼 가격에 비해 음료가 맛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생증 발급 받고 인터넷 사용료 충전하기 전까지는 카페에서 제공하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카페는 항상 교환학생들로 붐빕니다. 이 시기에 고려회관 지하 1층에 있는 카페에 가시면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많이 사귈 수 있습니다.

 

수업은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학부 영어수업은 학수번호가 낮아서 이미 고대에서 수강한 과목들뿐이었고 MBA 수업을 열어주었지만 2개로 수강 제한을 해서 12학점 채우기도 힘들었습니다. 수강 제한도 이미 학기가 1달 넘게 지난 시점에 갑자기 생겨서 혼란스러웠습니다. 잘 다니고 있던 수업에서 갑자기 나오지 마라고 해서 많은 항의가 있었습니다. 그 덕에 2학점 수업 2 Compensation, Organizational Strategic Change를 열어주어서 학사경고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MBA 수업이라고 해도 학부에서 경영학 수업을 받지 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MBA인지라 수준이 고대 학부 수업만 못했습니다. 경제학 수업은 공산주의 관점에서 본 새로운 해석이나 비판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조금 흥미로웠습니다. 오히려 연구 교수로 와 계시던 캐나다 교수님들이 가르친 급조된 두 과목이 내용 면으로 보나 교수님의 전달력으로 보나 훨씬 나았습니다.

어학 능력이 되신다면 영어 강의보다는 중국어 강의로 듣는 편이 나은 것 같습니다. 미국식 경영은 중국과 맞지 않다며 텍스트북 외의 중국 실정에 맞는 이론이나 모델들을 알려준다고 하는데, 저도 한 번 청강해보았지만 언어의 장벽을 느끼고 중국어 강의는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어를 잘하신다면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2011년도까지만 해도 경영대 교환학생들은 따로 중국어 수업을 들었습니다. 초급, 중급 두 개 반으로 나뉘어서 수업이 진행됐는데, 중급에서도 음식 주문, 날씨 묘사 등 기초적인 회화 밖에 배우지 않아서 수업을 듣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부터는 제도가 바뀌어서 language students와 함께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낮은 반에 들어가면 한자 쓰는 법부터 배운다고 하니까 한국에서 조금 준비하고 가셔서 중급 이상의 반에 배정 받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읽기, 쓰기는 잘 가르치는데 말하기, 듣기는 그저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업의 질은 강사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제 감상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강사들도 열심히 가르치는 분이 계신가 하면 열의가 없으신 분도 계시거든요.

기본 커리큘럼에서 제공되는 중국어 수업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오도구에 있는 중국어학원을 다니거나 중국 학생들에게 과외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육비가 비싸기 때문에 저는 중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민대에는 버디 시스템이 있습니다. 버디는 이미 개강 전에 정해져서 방학 때부터 교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버디가 먼저 메일을 보내요). 모두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을 없을 것입니다. 막상 학기가 시작하면 중국 학부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현지인 친구 사귀기 힘들기 때문에 버디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 들어보니까 KUBA처럼 조직화된 것도 아니고 그냥 봉사활동 개념으로 하는 것 같던데, 그래서 그런지 중국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버디 활동에 임하지는 않습니다. 제 버디 역시 그랬는데요. 다행히 버디의 친구들과 두루두루 친해서 그 중 저와 성격이 맞는 서너 명과 어울렸습니다. 버디가 열심히 안 할 것 같거나 관심사가 겹치지 않는다 싶으면, 같이 밥 먹을 때나 함께 외출할 때 친구 부르라고 하세요. 인민대 학생이라도 모두 출신지가 달라서 지역간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민대에 있으면서 중국어도 많이 늘었지만, ‘젊은중국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점이 무엇보다도 값졌던 것 같습니다.

 

. 북경교우회에 본교 교환학생 명단은 전해지는데 경영대 교환학생 명단은 안 간다고 합니다. 지금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인민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되실 때는 고려회관 2층에 고대 선배님들 계시는데 그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될 것입니다. 이제는 중국어 수업이 본교, 경영대 섞어서 하니까 본교 교환학생들을 통해 연락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4) 인터넷 & 휴대폰

 

인터넷은 학생증 만드신 곳에서 요금을 충전하면 쓸 수 있습니다. 저는 한 달에 30위안 정도 충전해서 썼습니다. 안 그래도 인터넷이 느린데 만리장성 방화벽 때문에 외국 사이트를 서핑 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또 컴퓨터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와이파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와이파이를 쓰려면 무선인터넷에서 로그아웃 해야 합니다. 이렇듯 교내 인터넷이 많이 열악해서 통신 회사에 연락해 개인 인터넷 라인을 까는 한국인 학생들도 있지만 비싸다고 들었습니다.

 

휴대폰은 중국에서 현지 심카드를 구입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모델은 모르겠는데 아이폰은 중국에 오기 전에 KT에 연락해 컨트리락을 해제해야 통화가 가능합니다. 중국에는 이동통신회사가 중국이동통신, 중국연통 두 가지가 있는데, 연통이 이동통신보다 3G가 더 빠른 대신 통화 품질이 나쁩니다. 특히 인민대 캠퍼스 내에서는 이동통신은 잘 터지는데 연통은 정말 안 터집니다. 연통은 기숙사 방 안에서 작대기 한 개라도 뜨면 잘 터지는 거였습니다;; 이동통신 같은 경우는 인민대 안에 지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기 초에 스마트폰 용 심카드를 공짜로 나눠주기도 합니다. 학교 밖에서 심카드를 사려고 하면 바가지를 왕창 쓸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안이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핸드폰 가게에 가서 구입하길 바랍니다.

 

국제전화는 한국에서 070전화기를 사오거나 중국에서 국제전화카드를 사서 통화하면 됩니다.

 

5) 교통 & 여행

 

교통비는 버스 1위안 (교통카드 0.4위안), 지하철 2위안, 택시 기본료 10위안+기름값 2위안입니다. 저는 주로 버스를 사용했습니다. 가끔 지하철도 탔는데 지하철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오고 가는데 진이 다 빠집니다;; 중관촌 같은 경우는 가까워서 운동도 할 겸 그냥 걸어서 갔습니다. 다만 북경에서는 차도 사람도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다녀서 친구 없이 혼자서 길 건널 때는 많이 무서웠습니다.

 

저는 북경 밖으로 여행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산공원, 고궁, 천안문, 이화원, 왕푸징, 호우하이, 만리장성, 798예술거리, 올림픽공원, 만리장성 등 북경에도 볼거리가 많아서 북경 안에서만 있었어도 즐거웠습니다. 북경 밖으로 나가지 않는 대신 저는 현지인 친구들과 중국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거리나 맛집을 찾아가거나 공연 등을 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관광 명소에 갈 때는 현지인 보다 교환학생들과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국인들 보다 외국인들이 오히려 역사적 배경이라던가 여행 최적 루트 등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 보다는 평일을 추천합니다. 주말은 너무 붐벼요.

 

6) 마지막 코멘트

 

지금 중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 구세대 중국인들끼리도 서로 대화가 안 된다며 답답해 하는데, 외국에서 아무리 관찰하고 분석한다 한들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현지인들 사이에 들어가서 부딪히다 보면 그들의 사회와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까우면서도 너무나 다른 나라기 때문에 중국에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저 역시 한국을 제외하면 영미권과 유럽 국가에서만 지냈기에 중국으로 교환학생 가는 것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불편함과 다름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조금은 시야가 넓어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인민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수업은 그리 퀄리티가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수업을 통해서 전공지식이 늘었다거나 언어 능력이 나아졌다거나 그러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제 보고서를 읽으며 인민대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 학우분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교 밖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고 오라는 것입니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언어는 보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늘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