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1. 개괄
저는 2012년도 2학기에 UIUC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교환학생에 지원하고자 하였을 때, 어떤 학교가 좋을 것인지 정보를 얻기 위해 수시로 읽었던 것이 전례의 체험수기였고, 또 입학허가가 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여러 가지 생활 면에 대해 정보를 얻기 위해 읽어보았던 것이 체험 수기였습니다. 교환학생을 지원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측면으로 미력하게나마 돕고자, 제가 겪은 많은 것들을 최대한 자세하게 서술해보려 합니다.
UIUC는 엄청나게 큰 학교입니다. 이전의 수기들을 읽었기 때문에 짐작은 했지만, 도착했을 때 받은 인상은 상상하던 크기보다 더욱 컸습니다. 서울대보다 큽니다. 따라서 학생들도 엄청나게 많고, 미국 대학교들 중 한인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이기도 합니다. 일리노이 주의 위치를 보면 아시겠지만, 아주 평탄한 지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서든 둘러보면 산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일리노이 근처에서는 동산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평야가 발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농업이 잘 발달했고(특히 옥수수), 학교 밖으로 나가면 대체로 옥수수 밭만 황량하게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도시에서 벗어나 전원적인 풍경에서 지내는 것이 많이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캠퍼스가 무척 크기 때문에, 학기의 모든 생활은 캠퍼스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 있는 대학 캠퍼스와는 개념이 많이 다릅니다. 기숙사들이 모여있는 지역과 캠퍼스 건물들이 모여있는 지역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캠퍼스가 하나의 생활 도시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캠퍼스 안에 참살이길(GREEN ST.)과 비슷하게 상권이 발달한 곳도 있고, 우체국, 은행 등 생활에 필요한 전반적인 것들이 캠퍼스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UIUC에서 상당히 특이한 경험을 많이 쌓고 왔습니다. 먼저 UIUC의 대표 축구팀으로 활동을 했었습니다. 80명 정도의 지원자들 중 7명 정도를 추리는 오디션을 통해 선출하는데, 치열한 경쟁 끝에 대표 선수로 선출되어 학교 대표팀으로 활동하다가 왔습니다. 이로 인해, 교환학생들 보다는 미국 현지 백인들과 많이 어울려 지냈고, 정말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하고 왔습니다. 또, 경제학과 대학원 수업과 수학과 수업들을 수강하다가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영어를 익히고, 많은 것들을 여유롭게 체험하는 기회로 인식하는데, 저는 미국의 대학생들과 여러 방면에서 부딪혀보고, 경쟁하고,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적극적인 기회로 이 기간을 보냈습니다. 전문적으로 축구하고, 대학원 수업까지 듣느라고 정신이 좀 없기도 했지만,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주어진 시간에 충실히 살다 보니 정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각보다 많이 힘든 시기들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떤 때에는 군대 이등병 때만큼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만큼 힘들었기에,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용감하게 많은 것들을 얻고 경험하는 기회로 교환학생을 생각 중이시라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기숙사 신청
UIUC의 기숙사 신청은 입학 예정 학기의 직전학기 중순 즈음에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UIUC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확정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물론 이후에도 신청을 할 수 있지만, 빠르게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Sherman hall에서 지냈습니다. UIUC엔 많은 기숙사들이 있습니다. 그 중 Sherman hall 과 Daniel hall은 대학원 기숙사인데, 3학년 이상의 학부 학생들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내던 Sherman hall은 정말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장점 : 1인1실, 최적의 입지(Green길과 가깝고, 경영대 등등 주요 건물들과의 접근성 용이), 개인적인 삶 영위 가능, 공부하기에 좋음, Microwave 설치됨, 냉장고 설치됨, 냉난방 시스템 좋음
단점 : 때론 감옥처럼 느껴질 정도의 좁은 방(고시텔보다 좁을 수도), 끝없는 혼자만의 삶으로 침전 가능, 고독하기도 함, 요리하기에 매우 불편(컵라면 끓여먹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Sherman hall에도 2인1실이 있긴 하지만,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폐쇄적입니다. 동아리나 다른 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소소하게 주변 외국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으신 분들은 ikenberry나 PAR과 같은 2인 1실의 기숙사를 추천합니다. 룸메이트들과 친해지면, 같이 여행을 가기도 하고, 곳곳에 널린 잔디밭에서 공돌이를 하기도 하고 이러저런 소소한 재미가 쏠쏠합니다. 하지만 Sherman hall엔 그런 여건이 없습니다. 하지만, 또 이러한 폐쇄적인 측면으로 인해, 혼자서 공부할 때는 효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기숙사 이외에도, 다른 선택권이 있습니다. Sublet을 활용하는 것인데요, Champaign에는 버스 시스템이 한국만큼이나 잘 발달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증 카드가 있으면 버스가 언제나 무료입니다. 따라서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주택에 자취를 하면 이래저래 정말 편리합니다. 기숙사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Sublet의 경우 가격측면에서는 그렇게 손해가 없습니다. 또, UIUC에 다니는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렇게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점 : 쾌적하고 넓음. 한인 룸메이트 가능. 요리하기에 매우 편리.
단점 : 집 구하기까지 알아보는 시간 등의 비용, 버스가 있다고 해도 주요 건물로부터 꽤 떨어져 있을 수 있다. 마음먹으면 영어와 거리가 먼 삶을 살수도 있다.
3. 수강신청
기숙사 신청과 마찬가지로, 교환 학기의 직전 학기 중순에 수강신청을 합니다. 우편물로,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로서 수강신청 종이를 배부하는데요, 사실 입학 허가가 난 후, ID를 학교 사이트들에서 만들고 난 이후에는, 혼자서도 수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중전공이 수학이기 때문에, 수학 세 과목, 대학원 미시경제학 한 과목 이렇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국제 경영을 UIUC에서 수강할지 고민했었는데, 시험 삼아 들어가 본 첫 강의부터, 본교 경영대의 수업보다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바로 정정했습니다. 제가 들은 수학 세 과목은 미분방정식론, 확률론, 대수학 이었습니다. 교수님들이 매우 친절하시고, Office hour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발달해서, 수시로 교수님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문화가 좋았습니다. UIUC 수학과는 특히 숙제를 많이 내주는데, 저는 4학년과목 세 개를 수강했기 떄문에, 매주 숙제를 다해내기도 좀 벅찬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좀 더 여유있게 다 마무리 지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교환학생은 ‘경영대에서 원칙적으로 대학원 과목 수강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경제학과에서는 대학원 과목 수강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수강 전에, 교수님께 연락을 먼저 드리고 공식적인 허가를 받아야 수강이 가능합니다. 대학원 미시 경제학은 UIUC의 경영대 금융공학 석사들과 재무, 회계 박사들이 주로 수강하는 과목입니다. 하지만, 기초부터 탄탄히 가르쳐 주시기 때문에, 미시경제에 대한 기본적 토대가 갖추어진 학생이라면 도전해 볼만 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반적이지 않은 과목을 수강했기 때문에, 대다수의 분들에게 과목에 대한 설명으로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한가지 도움이 될만한 점을 말씀 드리자면, 미국 학생들은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나보다 영어를 당연히 더 잘 할테고, 미국 명문대 학생들이라 공부를 잘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사실과 정말 다릅니다. UIUC가 초 일류 명문대는 아니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생각하는 방식이나 논리적인 표현력 등에서 고려대생보다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모두들 자신 있게 원하시는 과목을 꺼려하지 마시고 도전하면서 수강하면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4. 출국 준비
-비행기표 예매, 비자, 짐 싸기
비행기표 예매: 저는 Gmarket에서 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Expedia등의 외국 사이트보단, 한국 사이트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귀국시의 비행기는 Expedia또는 Orbitz를 참고했습니다. Chicago O’hare공항으로 예매해야 합니다.
버스표 예매: O’hare공항에서 캠퍼스로 가는데 버스로 3-4시간 정도가 다시 소요됩니다.
기존의 LEX(LincolnandExpress)라는 버스가 불법적 운행으로 인해 강제 폐업을 했습니다.제가 시카고에서 샴페인으로 처음 들어올 때 까지만 해도, 운행하던 버스인데, 제가 귀국하기 직전 즈음에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기존의 체험수기를 읽으시고, 그 버스를 예매하려고 하셨다면 재고하셔야 합니다. 그 대안으로 Express air Coach Champaign을 이용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비자 : 네이버 블로그에 정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준비할게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블로그 참고하시면서 준비하면 하루, 이틀이면 준비할 수 있습니다.
짐 싸기 : 소비욕구가 강하신 분이라면, 짐을 너무 많이 싸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국은 정말 쇼핑하기가 좋습니다. 심지어 Champaign에도 작은 Market place가 캠퍼스 밖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는데, Abercrombie 등 괜찮은 브랜드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Chicago에 가면 Aurora Outlet에서 70%할인까지도 혜택 받을 수 있고 아웃렛이 아니더라도 이곳 저곳에 쇼핑할 곳이 많습니다. 소비욕구가 강하지 않으시다면, 월동준비를 탄탄히 해 가셔야 합니다. 샴페인의 겨울은 정말 춥습니다. 그리고 헤어드라이어 같은 기본적 생활용품은 Green St에 있는 Walgreen에서 모두 살 수 있습니다. 저는 모든 용품들을 Walgreen에서 샀습니다. 한국에선 Walmart는 많이 들어봤어도 Walgreen은 생소했는데,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Walgreen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올 때 전자제품을 들고 오신다면, 반드시 변압 컨버터(220v > 110v)를 사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5. 도착
버스를 타고, 샴페인에 도착하면 먼저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학교가 매우 넓어 쉽지 않습니다. 우편으로 보내준 지도를 펼쳐 들고 분주히 찾아 나선다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습니다. 다음날 먼저 해야 할 것이 은행계좌 만들기와 핸드폰 유심카드 신청하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청하는 은행이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Busey Bank, 다른 하나는 TCF Bank입니다. 저는 전자의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었는데, local은행이고 워낙 영세해서, 여러 가지 서비스들이 상당히 지연 되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TCF도 특별히 다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 은행 중 어느 곳에 계좌를 만들어도 무차별 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U-sim카드는 Blink Mobile이라는 대리점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Green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 대리점은 한국인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말로 아주 쉽고 간편하게 U-Sim카드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주로 T-mobile(미국의 4대 통신사 중 하나) 선불제 요금을 많이 신청하는데요, 저는 해외통화도 주로 하게 될듯하여, 60불 선불+해외요금제(10불)을 사용했었습니다.
처음 개통은 그렇게 하시고, 이 후, 요금 충전 등의 핸드폰 요금 제반 사항은 T-mobile홈페이지를 통해 진행 할 수 있습니다.
6.학기 중 생활
- 동아리, 음식, 운동
동아리 : 학기 초에 QUAD(중앙 광장과 같이 ILLINI UNION(학생회관) 앞에 놓인 잔디 광장)에 동아리 박람회를 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학생들이 인파를 이루며 동아리를 홍보하고 가입신청을 하는 자리인데요, 돌아다니며 관심 있는 동아리에 지원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특이하게 느낀 클럽은 여자 운동부였습니다. 미국 대학교의 좋은 점은 남녀 활동이 정말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여자 축구부, 여자 농구부 등 많은 여학우들이 다이나믹한 운동을 즐겨 합니다.
음식 : Meal plan을 신청하면, 정해진 Cafeteria에서 그 날 정해진 메뉴에 따라 부페식으로 식사를 하게 됩니다. 어떤 날은 맛이 괜찮으나, 어떤 날은 참 먹을 것이 없기도 합니다. 그 외에 캠퍼스의 다른 식당들에서 식사를 한다면 Green street을 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카사블랑카(인도음식점)의 치킨마카니 롤, Evo(중국음식점)의 도시락스타일 점심, Cravings의 탕수육, Potbelly의 샌드위치 등을 즐겨먹었습니다. 생활하다 보면, 한국음식이 정말 강렬하게 그리운 날이 옵니다. 다행히도, 한인들이 워낙 많이 살기 때문인지, 한인식당이 무려 6개 정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10불 이상이라 한국에 비교하면 많이 비싸지만, 맛이 괜찮습니다. 추천하자면, ARIRANG에는 찌개, 국류가 맛있고(된장찌개 스페셜), WOORI-JIP(우리집)에는 고기류(돼지불고기)가 맛있습니다. Sushi-Rock에는 초밥류가 맛있습니다.
운동 : UIUC는 미국 최대의 RECREATION 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Fitness, 수영, 실내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실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캠퍼스 내에 두 개의 운동시설이 있습니다. ARC와 CERC입니다. ARC가 가장 Main facility입니다. Fitness 시설이 한국의 웬만한 GYM보다 훨씬 좋은데, 무료입니다. 수영시설도 잘되어있고, 농구, 축구 모두 실내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개인 트레이너가 Fitness를 도와주는데, 저는 해보지 않았지만,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CERC 또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합니다. 학업, 친목을 위한 술 등으로 지친 심신을 이 시설들에서 규칙적인 운동으로 회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7. 학기 중 생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UIUC에서 한 학기 동안 지내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특히 UIUC Men’s Soccer를 하면서 자긍심이 강한 백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 안에서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문화를 향유하는지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팀 성적이 좋아서, 주 대표로 선발되고, 북미 대회까지 출전하여 다양한 미국선수들도 만나보고, 다른 대학교에 원정시합, 다른 주에서의 대회 등에 참여하여 참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명 중 유일한 동양인으로서, 인종차별도 당해보고, 6살 차이 나는 동생들한테 모욕적인 말도 들어보는 등 힘든 시간들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모두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됩니다. 교환학생은 제게 학문적으로, 정서적으로, 인격적으로 한층 더 성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계기였습니다. 제게 이런 멋진 기회를 제공해주신 경영대학에 정말 감사 드리고, 누군가 제게 교환학생에 대해 물어본다면 저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또 가서 부딪혀보길 권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