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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Tulane University 이유환 2011-2

2012.03.06 Views 2206 경영대학

뉴올리언즈 Tulane University 교환학생 후기
이유환


이 글은 Tulane 대학과 고려대학교 사이에 맺어진 교환학생 교류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거나 이미 파견이 확정된 학우들을 위하여 저의 체험과 체류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해 서술한 실용적인 목적의 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따라서 이곳에 파견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자신이 품은 기대와 현실이 다를 때에 나타나는 혼란을 방지하며 도시와 학교생활에 대해 합리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기대를 가지고 학교에 방문하여 헛되이 보내는 시간이 없이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그 의의를 두고 씌여졌습니다.
8월 21일 아침 9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저는 도쿄와 휴스턴을 경유하여 22일 밤 11시에 뉴올리언즈에 있는 루이암스트롱 국제공항(MSY)에 도착하게 됩니다. 처음 느낀 뉴올리언즈의 인상은 정말이지, 숨이 탁 막히는 더위였습니다. 8월이 끝나가니 더위가 한 층  수그러들었을 것이라 생각한 저를 비웃듯, 밤이매도 뉴올리언즈의 공기는  뜨거운 열기와 습기로 제 목을 죄는 것 같았습니다. 공항에서 사전에 연락이 된 현지 교민의 안내를 받아 뉴올리언즈 한인 장로교회를 다니시는 한 집사님의 집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Tulane 대학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상당한 규모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태풍 카트리나에 의해 학교가 막심한 피해를 입은 후 일시적으로 폐지되었다가 최근 몇년 사이에 다시 생겨나 운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역사가 짧다보니 교환학생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및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KUBA와 같은 도우미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외국 학생들을 위한 기숙시설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곳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방문하는 외국 학생들은 모두 자기 스스로 인터넷이나 국제처 직원의 정보를 받아 집을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

저도 이점이 처음에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제가 가기 전 학기에는 국제처 직원이 학생들을 차로 데리고 임대 시장에 나온 집들을 보여주었다고 했는데 제가 갔던 학기에는 교환학생수가 전학기 비 두배 이상 늘어나 익숙치 않은 동네를 지도 한장 들고 하루종일 걸어다니며 집주인들과 일일이 연락하여 집값을 협상해야만 했습니다. 저는 그나마 다행히 그곳 뉴올리언즈에 있는 한인 장로교의 집사님과 연락히 닿아 집을 구할때까지는 그곳에 머물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의 경우는 숙소를 구하기 전까지 호스텔이나 호텔에 머무르며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불편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Tulane대학의 이러한 부분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하며, 이 점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계속해서 교환학생의 수만 늘리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하며 학교측의 도움을 기대하고 온 외국 학생들에게 지대한 불편을 초래하는 처사입니다.  저는 결국 6일만에야 원하는 가격, 원하는 조건의 집을 찾은 저는 그곳으로 짐을 옮겼습니다.  제가 살던 집입니다. 월세 $650, 기타 관리비, 전기, 수도세 $50-70이었고 아주 낡고 허름했지만 학교에서 5분거리라서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개학전 처음에 학교에 가면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몇가지 일이 있습니다. 자세한 건 국제처 직원이 상세히 설명해줄테지만 Tulane 대학으로 가고자 하는 학우분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하겠습니다. 우선 경영대 교환학생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공지사항은 경영대학 2층에 위치한 국제처 ,International office에서 관리합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Lenore와 Jennice라는 두 직원이 교환학생들을 담당하고 있으며 모든 문의사항이나 필요한 사항은 이 둘에게 부탁하면 느리기는 하지만 대부분 처리가 됩니다. 처음에 학교를 방문하여 국제처로 가면 이 직원들이 등록절차와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일정에 대해 간략하게 브리핑 해줄 것입니다. 이들은 경영대 소속의 교환학생 담당 직원들이기 때문에 교환학생들의 등록과 관련된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일은 잘 없다고 보셔야 됩니다. 학생증을 만들고 학교 국제처에 가서 등록 신고를 하는 일은 다른 건물에서 이루어지니 항상 여권을 지참하고 지시에 따라 움직이면 큰 문제 없이 등록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류 작업과는 별개로 교환학생들이 반드시 참가해야 되는 일 중 하나는 오리엔테이션이 있습니다. 사실 특별한 행사는 아니고 몇시간 동안 학교와 도시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시간으로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몇시간 동안 계속되는 지루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힘들겠지만 중요한 내용이 가끔은 나오니 발표자가 강조하는 부분에서만 집중하시면 중요한 내용은 빼놓지 않고 다 들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엔테이션 끝에 서류를 작성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중간에 지겹다고 나가시면 나중에 따로 찾아가 작성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하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리엔테이션, 등록절차, 숙소를 구하는 모든 과정을 마치셨다면 아마 곧 학기가 시작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파견교가 확정되면 그 학교에서 Application form 과 Course registration form을 보내올텐데요, 그때 신청하는 수업은 사실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개강 첫주는 정정기간입니다. 그 기간 안에는 얼마든지 수업을 바꿀수가 있습니다. 다만 정식 학생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교환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강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수기로 강좌명과 세부사항을 적어 국제처에 제출하여 바꿔야 됩니다. 그리고 정식 학생들에게만 열린 강의도 꽤 있어서 가끔 듣고 싶은 과목도 못듣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4,5번의 정정을 통해 저는 Auditing, Negotiation, Strategic management, Intermediate accounting 2, Investment in equity를 최종 수강리스트에 넣게 되었습니다. 다들 모교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을 받아보시면 알겠지만 전공 과목을 들을 시에는 신청한 전공과목이 모교의 과목과 호환이 되는 과목인지를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같은 이름의 과목이라도 커리큘럼이 상이할 경우에는 나중에 성적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듣고 싶은 과목과 학점인정 여부를 최대한 고려하여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첫 주의 유예기간이 지난 후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다른 미국 학교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듣지 못해서 잘은 모르지만 Tulane 대학 경영학과에서 제가 느낀 점은 굉장히 과제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과목은 매 시간 과제와 10번의 케이스 분석으로 구성되어 학기 시작부터 학기 끝날때까지 쉴새없이 그 과목 공부를 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Strategic management(본교 과목으로는 경영전략에 해당합니다) 와 같이 3시간 내내 토론을 요하는 과목의 경우는 언어의 장벽도 문제였지만 15,16 장 분량의 HBR(Harvard Business Review) 3,4개를 읽고 상당히 심도있게 준비를 해야 제대로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돌려서 말하면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과 친목을 다지고 미국 문화를 경험해 보기 위함이 주된 목적이었던 저에게 쉴새 없는 과제와 강도높은 수업 준비는 예상외로 학문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노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금요일과 토요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학교 밖으로 나가 시내나 주위 관광지를 둘러보는데에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뉴올리언즈는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관광도시입니다. 1년 사시사철 뉴올리언즈의 다운타운은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관광객들로 평일에도 거리가 사람으로 가득찰 정도로 미국 사람들 인식속에는 뉴올리언즈하면 유흥과 축제를 떠올리는 그런 도시입니다. 물론 캠퍼스는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업타운에 있지만  ‘스트리트 카’라는 트롤리처럼 생긴 전차를 타면 금방 내려갈 수 있습니다.  뉴올리언즈는 재즈의 본고장으로 유명합니다. 다운타운 거리에는 항상 악단들이 연주를 하고 술집에서 터져나오는 밴드들의 연주는 거리를 소음에 가까운 음악으로 가득채워 바로 옆사람과의 대화도 힘들 정도입니다. 거리 전체가 하나의 클럽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손에 술을 들고(루이지애나는 거리에서 음주가 가능한 몇 안되는 미국의 주중 하나입니다) 춤을 추며 음악과 술에 취해 거리를 활보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솔직히 이런 분위기와 잘 맞지 않았습니다.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저도 처음 서너번 정도는 신기한 마음에 가서 어울리려고 노력했지만 한국의 유흥문화와는 너무도 다르고 일반적인 미국의 유흥문화와도 너무나 다른 뉴올리언즈의 밤은 그안에 섞여들기 편안한 환경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광란에 휩싸인 파티가 뉴올리언즈를 대표하는 모든 면은 아닙니다. 뉴올리언즈는 역사적으로 굉장히 독특한 성장배경을 가진 도시입니다. 영국 이민자들이 아닌 프랑스인들에 의해 세워지고발전한 도시인 뉴올리언즈는 현재에도 19세기의 프랑스 식민지 풍의 건축양식이 너무나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미국영화에서 볼 수 있는 집들이 아닌 굉장히 고풍스럽고 독특한 양식의 건물과 집들이 전도시에 걸쳐 하나의 갤러리가 됩니다. 보는것만으로도 영화 촬영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일으키는 너무나 아름다운 목조건물들 사이를 조깅하며 교환학생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뉴올리언즈의 독특한 색깔은 음악뿐 아니라 회화에도 반영이 되었습니다. NOMA, Ogden Museum과 같이 규모있는 미술관뿐만 아니라 다운타운에 있는 수십개의 개인 화랑에서는 미국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남부 특유의 색깔을 가진 멋진 회화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국 대부분의 유명 미술관들이 주로 유럽 화가들의 명화들을 중점적으로 전시해놓은 데에 비해 뉴올리언즈에는 굉장히 미국적이며, 특히 남부 사람들의 삶과 자연환경을 묘사한 보다 향토적인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술 평론을 목적으로 한 글이 아니라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이 도시에 머무시는 동안 회화 및 각종 예술 작품들을 꼭 한번 접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빠뜨릴 뻔 했군요. 사실 뉴올리언즈는 미국에서 음식으로 그 이름이 제일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파파이스 또한 뉴올리언즈에서 나왔으며 케이준 음식(Cajun cuisine)이란 말로 대표되는 뉴올리언즈의 요리는 그 향미가 굉장히 독특하고 깊어 기타 미국 지역의 조악한 전통음식과는 차별화됩니다. 프라이드 치킨 및 모든 튀긴 해산물 음식의 시초가 뉴올리언즈이며 양고기, 악어고기, 굴요리, 미국식 육게장(Gumbo, Jambalaya)등 굉장히 다양하고 맛 좋은 요리들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아 저는 뉴올리언즈에 머무는 동안 이 지역 음식 먹는 값으로 상당히 많은 비용을 지출했습니다. 다른 건 다 생각이 나지 않아도 뉴올리언즈 음식은 지금도 너무 그리울 정도로 이곳에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은 맛 보야할 필수 코스입니다.

도시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학교 생활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많은 학우분들이 교환학생을 가서 친구를 만드는 일에 대해 조금의 걱정을 하고 계실 겁니다. Tulane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학생들끼리 만나 친해질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그램이 전혀 없습니다. 이는 결국 각 개인들이 알아서 친구를 찾아 친해지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이 처음에는 약간 난감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친구를 만드는 것은 쉬웠습니다. 오리엔테이션 할때나 국제처 앞에 모여 앉아 같이 정보를 공유하며 이야기를 하고 페이스북주소나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면 됩니다.  그리고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끼리 뭉치기가 쉽다는 말처럼 아무래도 미국 학생들보다는 교환학생들끼리 주로 어울릴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다들 학교와 도시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상태이니 서로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주말이나 스케쥴이 맞는 날이면 낮에는 관광을 다니고 밤에는 파티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미리 말씀드리자면 Tulane대학으로 온 외국 교환학생들은 다른 학교 교환학생들과 그 구성 면에서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점 때문에 학기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처음에 친했던 친구들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Tulane대학의 교환학생의 인종비율은 히스패닉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90%에 가깝고 나머지 10%가 기타 유럽국가, 아시아계는, 제가 갔던 때는 저 포함 두명이었습니다.  인종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히스패닉 계열의 학생들은 같은 스페인어를 쓰는 친구들끼리 뭉쳐다니는 성향이 굉장히 강합니다. 심지어 수업시간 외에는 학기 중 한번도 영어를 쓰지 않고 지내는 사람도 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구 구성상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히스패닉계 학생들과 어울리려 해도  그 친구들끼리는 스페인어로만 의사소통을 하니 항상 저는 그 속에 녹아드는 것이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이 놀기는 놀아도 감정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학교에 있는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들과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Tulane대학에는 한국인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있을때 전교에서 2,3명 정도 있었는데 다음 학기면 다들 졸업을 해 학부에는 한국인이 단 한명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냥 외국인 친구들하고 놀면 돼’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충분히 그럴 수 있고 한국인이 전혀 없는 지역에서도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저 또한 외국에 나가있으면 한국인들과 거리를 두고 외국 문화를 경험하고, 그 문화권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바람직한 유학생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년 가까이 외국 생활을 하는데 자신의 속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한국인이 한명이라도 있는 것과 전혀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즐거운 것도 좋지만 사람에게는 때로는 진지한 대화와 감정적인 해소가 필요한 법입니다. 그런데 Tulane대학은 80%이상이 백인이며 교환학생들의 경우도 80%이상이 히스패닉 계열이다 보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만한 친구를 찾는 것이 저는 조금 힘들었습니다. 아예 모조리 다양한 문화권에서 유학을 왔으면 모를까 특정 인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집단에 소수인종 남성으로 함께 어울린다는 것은 전에 해외 체류경험이 없는 저에게는 아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점 더 정서가 훨씬 더 잘 맞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찾아서 어울리게 되고 교환학생들과는 점점 더 멀어졌었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말씀 드린 사례가 절대 전형적이라고는 말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수많은 유학생들의 사례가 있고 그 사례의 성격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당히 외향적인 성격이고 2년동안 카투사 생활을 통해 외국인들과 어울리는 것에 익숙했던 터라 아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이런 상황에 처하고 보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울적해진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걱정을 심어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마음의 준비는 하고 가라는 말씀입니다. 사람사는 곳이면 어디나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항상 먼저 다가가는 사람과 친해지고, 상대방을 이해라는 배려심을 가진 사람에게 호감이 갑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주눅들지 않으려 일부러 ‘쿨한척’ 하려 했던 제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고 Tulane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분들은 저보다 이런 부분을 훨씬 더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들과 즐거운 일들을 겪고나면 어느새 한 학기가 끝나있을 겁니다. 그럼 반드시 여행을 가십시오. 저 같은 경우는 학기 중에 학업이 너무 바빠서 한번밖에 주 밖으로 여행을 가지 못해서 학기가 끝난 후 장기간 여행을 가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2주동안 미국 동부여행을 갔고 1주일은 멕시코 아래 위치한 과테말라라는 나라로 여행을 갔습니다. 물론 혼자 여행하는 것은 힘듭니다. 저는 저만의 테마를 갖고 여행계획을 짰던 터라 관광을 다니는 동안은 아무하고도 같이 다니지 않았습니다. 물론 밤에는 숙소에서 만난 다른 나라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지만요. 그러면서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단순히 여행을 다니면서 제가 본 것들에서 느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혼자 여행을 하면 생각할 시간이 정말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제가 삶에 대해 가지고 있던 수많은 고민들에 대해 밑바닥까지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저는 마음이 너무 편안해졌고,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더불어 여행지에서 접하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예술작품들은 저의 감성을 한단계 성숙시키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래 음악과 미술에 지대한 관심이 있던 저는 가는 모든 도시의 크고 작은 미술관과 연주회를 찾아 다니려고 했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육체적으로 많이 고되긴 했지만 그때 보고 느꼈던 1분 1초의 순간들은 지금까지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학기가 끝나면 조금 지치고 집 생각도 나겠지만 반드시 시간과 비용을 내어 여행을 많이 다닐 것을 추천합니다. 의미있는 여행을 한다면 반드시, 정말 반드시 즐거움과 좋은 추억외에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누가 제게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감상을 묻는다면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즐겁거나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가치있는’ 시간이었다고. 남들 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을 것만 같은 유학생활, 막상 가보면 분명히 힘든 점이 있습니다. 어려움 없이 재미있기만한 교환학생 생활을 하신다면 즐거움 외에는 남는 것이 없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낯선 환경에서 만나는 모든 새로운 문제들을 피해서 숨으려 하지 마시고 똑바로 마주하세요. 있는 동안은 힘이 들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생각지도 못한 큰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 조금 무겁게 끝이 났네요. 지금까지 저의  짧지 않은 수기를 읽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이 글이 앞으로 Tulane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학우분들께 부족하나마 지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