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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Denmark] Copenhagen Business School 이은규 2010-1

2011.11.02 Views 1277 경영대학

[Denmark] Copenhagen Business School (2010-1) 이은규

1. 지원과정 및 지원동기
처음 무작정 교환학생에 지원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어느 지역을 갈 것인지 혹은 어느 학교에 갈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지도교수님께서 덴마크 Copenhagen Business School을 추천해주셨고, 고민 끝에 CBS를 포함한 유럽 각지의 대학들을 지원하였습니다. 사실 출국 직전에는 교환학생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친숙한 국가가 아닌 덴마크라는 다소 생소한 나라에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5개월 간의 코펜하겐 생활을 통해 언어적인 면에서나 문화적인 면에서나 제가 교환학생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바를 모두 이룰 수 있었고 대학생활 혹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시간이라 생각될 정도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2. 출국 전 준비사항
- 비자 신청
이태원에 있는 덴마크 대사관 (혹은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Residence & Work Permit을 받으면 됩니다. 입학허가서를 포함한 각종 서류와 일정금액이 있는 (체류기간 동안 사용할 돈으로 US달러로 환산된 본인 명의의 통장이어야 합니다) 은행 잔고 증명서를 제출하면 약 6~7주 뒤에 비자가 발급됩니다. 저는 처음 서류를 제출할 때 예전 수기를 참고하여 4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의 USD를 환산한 증명서를 제출하였는데 금액 부족으로 문제가 되어 이후에 200만원 정도 추가로 입금했던 것 같습니다.


- 기숙사 신청
교내 선발 과정이 끝나면 CBS측에서 기숙사 신청과 관련한 이메일이 오고, 11월 말에서 12월 초까지 학교측에서 만든 기숙사 신청 페이지에서 기숙사 신청이 진행됩니다. 저는 CBS 홈페이지에 있는 각각의 기숙사들에 대한 간략한 정보들과 체험 수기들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정하여 신청하였습니다. 학생들이 지원하게 되는 기숙사는 소수의 기숙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학교측에서 운영하는 기숙사가 아니라 나라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들이기 때문에 기숙사별로 교환학생 비율도 제각각이고 특징도 다 다릅니다. 저는 Tietgen Kollegiet이라는 기숙사에 머물게 되었는데 건축관련 상을 받았을 정도로 그 외관부터 남다른 기숙사입니다. 처음부터 무척 가고 싶은 기숙사였지만 수기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고 배정가능인원 역시 12명정도로 너무 적어서 고민하다가 1순위로 신청하였는데 처음에는 다른 기숙사로 배정이 되었다가 이후에 추가로 연락이 와서 운 좋게 배정이 되었습니다. Tietgen은 건물 외관과 실내 디자인이 북유럽 특유의 느낌으로 깔끔하고 창의적으로 되어있고 그 밖의 시설 역시 정말 좋아서 지내는 내내 만족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Tietgen에서 산다고 하면 다른 학생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정말 좋은 기숙사이니 CBS에 선발된 학생들은 꼭 한번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학교까지 지하철 세정거장 정도로 비교적 거리가 있는 편이고 기숙사 학생들이 대부분 덴마크인이어서 교환학생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원한다면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 수강신청
기숙사 신청과 비슷한 시기에 이메일로 이루어집니다. 강의 리스트와 syllabus를 바탕으로 듣고 싶은 과목들을 이 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저는 Intercultural Business Communication, Emerging Markets – Societies in transition, Psychological Perspective, Management Accounting and Control systems 등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듣고 싶은 강의들은 시간표가 겹치지 않는 한 대부분 수강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Intercultural Business Communication이나 Emerging Markets – Societies in transition과 같은 과목들은 교환학생들이 대부분이라 학생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Intercultural Business Communication와 Psychological Perspective는 팀프로젝트도 있어서 다른 나라 학생들과 팀플을 해볼 수도 있고 Management Accounting은 학생들의 활발한 토론을 바탕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 버디 신청
입국 전에 CBS 측에서 교환학생 한 명당 버디 한 명을 붙여주는데 버디들 대부분이 CBS에서 Asian study를 전공하거나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 혹은 Asian들이기 때문에 친해지기도 쉽고 덴마크에 있는 동안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 버디는 덴마크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중국인이었고 다른 친구들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어렸을 때 입양을 왔거나 우리학교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덴마크인도 있었습니다. 버디들을 통해서 파티에 초대받는다거나 다른 CBS학생들을 소개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면 좋을 듯 합니다.


3. 코펜하겐에서의 생활
- 날씨, 교통, 언어, 음식 등
제가 코펜하겐에 도착한 1월 말에는 기록적인 한파와 이상기후로 이미 엄청난 양의 눈이 온 상태였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몇 달간 눈이 계속해서 왔습니다. 사실 온도 자체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정도인데 바람이 상상 이상으로 거세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욱더 낮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기간 동안에는 이런 날씨가 2월말에서 3월초까지 계속되다 잠깐 따뜻해지는 듯 하더니 4월말까지 여전히 추웠습니다. 5월이 되어서야 조금 따뜻해졌는데 여기서 따뜻해졌다는 게 우리나라에서 초봄 정도의 날씨이니 봄 학기 파견자들은 겨울 옷을 되도록이면 많이 가지고 오는 것이 좋습니다. 바람막이를 가지고 오면 바람이 많이 불 때 (사실 지내는 내내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습니다) 유용하게 입을 수도 있습니다.
 

교통편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하철, 버스, 그리고 자전거를 이용하게 되는데, 저는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있는 편이라 매달 한 달에 약 6만원 정도 드는 monthly pass를 구입하여 지하철을 이용하였습니다. 코펜하겐의 지하철은 24시간 무인 운행되어 안전하고 편리한 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덴마크인들과 자전거에 익숙한 교환학생들은 자전거를 주로 이용합니다. 중고를 구하거나 근처 샵에서 싸게 구입하여 사용하다 출국 전에 되팔면 비교적 저렴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펜하겐에는 모든 차선 한 쪽에 자전거 도로가 마련되어 있고 도시 대부분이 평지이기 때문에 자전거로 다니기가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와 함께 도로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저와 같이 자전거 타는 것 자체가 미숙한 학생들에게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워낙 자전거 운전 체계(?)가 잘 발달되어 있다 보니 수신호도 충분히 익혀서 타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덴마크로 교환학생을 가길 잘 했다고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언어입니다. 대부분의 덴마크인들은 어린아이부터 나이 많은 백발의 할머니까지 훌륭한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영어로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습니다. 영어 발음 역시 자기네들은 danglish라고 danish발음이 약간은 섞여있다고는 하지만 Italy나 France식 영어보다는 훨씬 잘 들리니 언어적인 부분에서는 아무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danish를 모르고 생활하는데 아무런 불편함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배울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결국 정말 간단한 생활용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배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혹시 기회가 되거나 언어에 관심이 많으신 분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Danish course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배우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덴마크 전통 음식이라고 해서 몇 가지 음식들을 학기 초반에 접해보기는 했지만 사실 덴마크의 음식이 특별히 맛있다거나 다른 나라들의 음식과 많이 다르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워낙 물가가 비싸서 나가서 사먹은 적도 많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 마트에서 사서 해먹거나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먹었는데, 특히 CBS 카페테리아 음식들이 잘 되어있고 가격도 괜찮은 편이여서 수업이 있는 날이면 매번 거기서 사먹었던 것 같습니다. 마트는 기숙사 근처의 fakta나 학교 앞 지하철역 쇼핑몰에 있는 마트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주로 파스타 재료를 사서 파스타를 해먹거나 아주 가끔 마트에서 파는 Japanese rice를 사다가 밥을 해먹기도 했습니다. 다른 것들에 비해 과일이 비교적 저렴하고 다양해서 과일을 많이 먹었고 워낙 낙농업이 발달되어 있다 보니 다양한 유제품들을 접할 수 있어 우유나 요거트 등을 많이 먹었습니다. 한국 음식이 정말 먹고 싶을 때에는 norreport 근처에 있는 asian market에서 라면이나 포장김치를 살 수도 있습니다. 한국 음식점은 코펜하겐 전체에 한 개 혹은 두 개밖에 없는데다 김치찌개 1인분에 3만원 정도로 매우 비싸기 때문에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여행
유럽 간 운행하는 저가 항공사들이 워낙 발달되어 있는데다 학교 수업이 일주일에 4일 안에 끝나기 때문에 시간도 많아서 유럽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언제든지 유럽 각국을 여행하기에 최적화 되어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먼저 계획을 세워서 일찌감치 항공권을 구입해두면 왕복 10만원에 다른 나라에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저는 주로 http://www.skyscanner.kr/ 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였고 easyjet이나 vueling과 같은 항공사 홈페이지도 이용하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북유럽의 다른 나라를 여행하지 못한 점인데, 날씨가 추운 2월과 3월에는 Italy나 Spain과 같이 따뜻한 나라들을 먼저 가두고 여름에 Norway나 Sweden을 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미리 찾아보면 Copenhagen 내에서 아직 내한하지 않은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접할 수 있고, 여행하기 전에 해당 도시에서 하는 공연들을 미리 예매해두면 생각보다 많은 공연에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사정상 가지 못했지만, 여름까지 유럽에서 머무는 경우에는 덴마크의 Roskilde Festival이나 영국이나 벨기에 등지에서도 많은 Rock festival이 있기 때문에 한번쯤 가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마치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코펜하겐에서의 한 학기는 정말 꿈만 같은 생활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너무나 추운 날씨와 낯선 문화 때문에 힘든 점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곳에서의 모든 것들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날들로 다가옵니다. 덴마크와 한국 사이의 물리적 거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더욱더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 곳에서 알게 된 소중한 인연들과 색다른 문화를 통해 얻은 경험들은 저 자신에게 깊이 녹아 들어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자산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지고 나태해져 있던 제가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몸소 깨닫게 된 것은 익숙한 무언가에 의지하려 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생활할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배가 된다는 것입니다. 꼭 덴마크가 아니더라도, 유럽이 아니더라도 교환학생 그 자체는 지루한 대학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고 경쟁에 치여 살아온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