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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University of San Francisco 안지호 2011-1

2011.10.19 Views 1232 경영대학

경험 보고서
안지호
University of San Francisco

2011년 1학기(1월~5월) University of San Francisco(이하 USF)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안지호입니다. 기 파견자 분들의 과거 체험수기를 검색해 보시면 준비과정이라든지 USF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잘 정리해 놓으셨기 때문에 중복되는 정보 전달은 최대한 피하고 저의 개인적인 경험 위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미국이란 나라가 다민족국가이긴 하지만,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아시아와 라틴 계열의 이주민들이 대거 살면서 여러 면에서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USF 역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으며 특히 중국 학생들의 비율이 엄청납니다. 실제로 미국 현지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수강생의 20%에도 체 못 미치는 반면, 중국 학생들은 1/3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를 가나, 도시를 돌아다니나 사람들만 보면 미국이라기 보다는 아시아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끼리도 다름에 대한 편견 없이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기 전 일주일 동안 몇 차례의 오리엔테이션과 ISSS에서 기획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데, 이 때가 교환학생 외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저는 이 일주일 동안 모든 O.T와 프로그램들에 참석해서 현지 및 국제 학생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이 때 만난 친구들과 학기가 끝날 때까지 가장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USF에는 교환학생을 포함해 한국인 비율이 극히 적습니다. 제가 한 학기 동안 만난 한국 학생은 단 두 명이었고, 그마저도 전공이 달라 거의 교류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Korean Student Association(KSA)가 있지만, 운영이 잘 안 되고 있고 별로 활동을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전에는 기숙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저 때는 모든 교환학생들이 Pedro Arrupe Hall이라는 학교에서 도보로 15~20분 정도 떨어진 기숙사에 반강제적으로 배치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우선 USF에서는 가장 저렴한 기숙사이고 (Small Double Room 기준 한 학기 $3,080) 학교와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사생들끼리의 유대가 더 끈끈합니다. 주변에 한식, 아시안, 유럽 등 다양한 식당도 있고 근처에 (10th & Geary) 한국 마트도 있어 한국 반찬이나 식품도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열악한 시설(화장실 층당 1개, 1층은 샤워부스도 1개)과 사생활이 보장이 안 된다는 점(사생 70명이 세탁기, 부엌, 냉장고 등을 공유)입니다.

고려대에서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Jesuit Exchange Program(JEP) 학생으로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규모가 작고 (11년 봄 학기에는 총 15명) 한 학기 짜리 단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수강신청이라든지 여러 면에서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JEP에 대한 내용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담당자인 Allyn Nobles에게 이메일이나 방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물어볼 것을 권장합니다. 수강신청은 경영대 학사 담당인 Deanna L Paching이라는 여성 분과 상담하시면 되는데, 준비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분 일 처리가 심각하게 늦습니다. 메일을 보내면 2주 후 쯤에야 답장을 보내는 게 다반사입니다. 따라서 학기 초 수강신청 및 정정 기간에는 이메일보다는 경영대(Malloy Hall) 1층에 있는 안내데스크에서 시간약속을 잡고 방문해서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수강신청 및 수업 얘기를 좀 더 하자면, JEP 교환학생들은 수강신청이 까다로우면서도 쉽습니다. 까다로운 이유는, 기존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기가 쉽지 않고, 전공과목의 경우 대부분 선수과목 조건이 있어 Deanna에게 이를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언급했다시피 이 분 업무처리가 너무 늦어 답장 올 때 쯤에는 이미 마감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학기 시작할 때까지 원하는 수업을 다 신청하지 못했다 해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수강정정 기간 일주일 동안 Deanna를 만나서 부탁하면 (혹은 조르면) 편법을 써서라도 다 넣어 줍니다. (이 때 정말 이 수업을 꼭 들어야 한다고 절실함을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까지 3일 동안 18학점을 듣는 너무도 이상적인 시간표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신청한 수업들은 Intermediate Accounting I, Quantitative Business Analysis, Internet Data Sources, Academic Oral Comm II, Spreadsheet Computing I입니다. 중급회계는 Diane H. Roberts 교수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굉장히 인자하시고 친절한 스타일이셔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Daily Assignment, 7번의 퀴즈, 총 3번의 시험에 개인프로젝트 하나까지 매우 tight한 커리큘럼을 자랑하지만, 꾸준히 출석만 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교수님의 영어가 몹시 빠르고 목소리가 하이 톤이셔서 개인적으로는 강의 내용을 쫓아가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QBA는 강력하게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Mouwafac Sidaoui라는 아랍계 멋쟁이 교수님께 들었고 워낙 인기강좌라 정정기간 막판에 간신히 수강신청에 성공했습니다. MS Excel을 통한 데이터 분석과 모델링을 배우는 수업으로서 실효성도 있고 한 학기 동안 정말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이 수업을 들으시다 보면 현지 및 서양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수업에 임하는지, 하지만 얼마나 못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본인의 수학 실력을 뽐내며 팀원들한테 신으로 추앙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나머지는 온라인 수업이라 신청한 경제학 수업 하나와 교양수업, ESL 수업입니다. ESL은 개인적으로 비추천합니다. 제가 들었던 Academic Oral Comm II 수업은 저 빼고 14명의 학생들이 모두 중국인이라 중국어 Class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Public Speaking이 훨씬 괜찮습니다.

학교의 카페테리아는 비싼 가격에 비해 먹을 게 터무니 없이 적습니다. 이것은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기숙사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주변의 저렴한 중국음식점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USF의 자랑 중 하나는 Koret Center라는 훌륭한 체육관입니다. 학기 초에는 정말 운동하는 재미에 푹 빠졌을 정도로 체육관을 매일같이 이용했습니다. 다만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허리에 디스크가 온 것은 큰 오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의 매력입니다. 수많은 언덕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다닥다닥 붙어있는 개성 넘치는 집들과 블록 사이사이 보이는 바다와 신비함을 뽐내는 Alcatraz 섬, Pier 39을 중심으로 항상 관광객들과 거리의 에너지로 가득한 Fisherman’s Wharf와 그 곳에서 바라보는 금문교와 Bay Bridge, 다양한 사람들과 거리공연이 끊이질 않는 다운타운과 늦은 오후 벤치에 앉아 몇 시간이고 음악을 들으며 행복해 했던 Union Square, 이 모든 아름다운 곳들을 학교에서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 Muni Pass로 한 시간 이내에 갈 수 있었다는 게 지금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번 교환학생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지만, 샌프란시스코만큼 독특하고 매력적인 곳은 없었습니다. 이러한 샌프란시스코에서 행복한 한 학기를 보냈으며, 여러분도 USF와 함께 즐거운 경험 많이 하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끝으로 이상 경험 보고서를 마치겠습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경영대와 국제실에 감사합니다.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1.10.17
201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