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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Netherlands] Erasmus University(RSM) 김선숙 2011-1

2011.09.20 Views 1585 경영대학

RSM(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 파견보고서
 김선숙
[네덜란드]

네덜란드(Netherlands) 는 간혹 홀란드(Holland)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실 Holland는 서부의 바다 근교지역에 위치한 두 개의 홀란트 주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며, 다른 지역사람들은 네덜란드가 홀란드로 불리는 것을 못마땅해한다고 하기도 하니 (믿거나 말거나)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 사람들, 네덜란드어를 가리키는 말로 ‘Dutch’ 라는 표현이 있다.
 

1) 언어
네덜란드 교환학생의 큰 장점 중에 하나는 언어와 관련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옛날 동인도회사를 기반으로 세계로 진출했던!! 네덜란드 인들의 국제화된 마인드 덕분인지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영어를 정말 잘하기 때문이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 가면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답답할 때가 많았던 반면 네덜란드에서는 6개월 이상 거주하면서도 그런 일을 경험한 적이 없다.  
물론 공식 언어는 ‘네덜란드어’인데, 발음이 정말 강하고 모음 여러 개가 연속으로 쓰이는지라 낯선 느낌이 강하다. 내가 살던 거리의 이름이 struisenburgdwarsstraat 인데..외우는데 정말 힘들었다.
 

2) 지형과 기후
네덜란드의 nether 은 '낮은'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실제로 네덜란드의 50%가 넘는 지역이 해수면보다 낮다고 한다. 또한 산을 보기가 정말 힘들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높은 곳의 고도는... 323m 이다!)
사실 네덜란드를 선택하기 전에 '날씨'에 관한 걱정을 했었기 때문에 내가 경험한 네덜란드 날씨에 대해 조금 써 보고자 한다. 2011년 1월 초부터 네덜란드 생활을 시작했는데.. 겨울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촉촉한’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 겨울에도 비가 와서 눈을 보기는 어려웠으며 운하의 나라답게 안개가 자욱이 끼는 아침이 많은 것은 물론이다.

바람이 많이 불기도하고(가끔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방해가 된 적이 있다.) 흐린 날이 대부분이어서 처음에는 위 사진처럼 우중충한 하늘 덕분에 살짝 우울했다. 그러나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면서.. 화창한 날의 연속이었다! 꽃의 나라답게 길가에 핀 꽃들도 정말 예쁘고, 4월에 한창인 네덜란드의 튤립축제는 정말 아름다웠다.

[RSM-학교소개]

RSM은 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의 약자로, 에라스무스 대학교에 속한 단과대학의 이름이다. 에라스무스 대학교는 로테르담이라는 네덜란드 제2의 도시에 위치해 있는데,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상업도시이며 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가 있는 곳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에라스무스’는 로테르담 출신의 르네상스기 대표 인문학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에라스무스 대학교는 특히 경제, 경영 분야에 뛰어난 평판을 가지고 있는 대학교로서, RSM이 자랑하는 MBA코스로 유명하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선정한 '2010년 유럽 비즈니스 스쿨' 순위(European Business School Rankings 2010) 6위에 랭크된 명문대학교라고 할 수 있다.
 
 RSM의 전공은 3년 과정이며, BA와 IBA의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IBA(International Business Administration)의 수업이 모두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곳에 오는 교환학생들은 자연스레 IBA전공과목을 수강하게 된다. 수강신청의 과정은 듣고 싶은 과목을 표시해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선택했던 과목을 모두 수강할 수 있었다. 사실 1학기에 이곳에 파견된다면 선택할 수 있는 강의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다. 자유롭게 듣고 싶은 과목을 수강신청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 학생들은 학년별로 수업의 모든 커리큘럼이 짜여서 있다. 그러나 교환학생들은 학년의 제한 없이 모든 수업을 선택할 수 있어서 선택의 폭이 조금 넓어진다.

 알아둘 것은 RSM이 1년에 3학기가 운영되는 Trimester 학사과정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이다. 1학기는 9월에 시작되어 12월까지, 2학기가 1~3월, 3학기가 4~6월까지 지속된다. 따라서 고려대학교 기준 1학기에 파견될 경우 RSM으로의 파견기간을 2학기/3학기 둘 중 하나 혹은 두 학기 모두로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학기만 파견된다면 3개월 정도의 기간인데, 취득할 수 있는 학점도 제한될 뿐 더러 교환학생의 경험으로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되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강의 선택과 내용,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하자면 1학기와 2,3학기에 개설되는 과목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수학했던 2,3학기에는 고대에서도 접할 수 있는 익숙한 과목들이 개설된다. 나는 trimester2에는 Foundation of Business law(기업법), Management Accounting(관리회계), Human Resource Management(인적자원관리), Strategic Management(경영전략)의 4과목을 수강하였는데, (물론 내용측면에서 다른 점이 있겠지만) 이는 모두 고려대에서도 들을 수 있는 강의였다.

Trimester3에는 Innovation Management(혁신경영), Supply Chain management(공급사슬관리), International Marketing Research(국제마케팅조사론)을 들었는데, 이 역시 모교에서 비슷한 과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Trimester1에는 참신한(심화된) 과목들 위주로 개설되니, 외국에서 새로운 학문을 경험하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면 되도록이면 2학기 파견을 계획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수업시간은 45분 진행, 15분 쉬는 시간으로 고대에 비하여 상당히 편하게 진행된다. 그렇게 2시간 또는 3시간 정도를 연달아 수업하곤 한다. 모교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학교생활 / 기숙사생활] 

   카페테리아의 모습! 샌드위치, 빵, 샐러드, 치즈, 버터, 쨈 등등이 매일 제공되고, 일일메뉴로 조리한 음식 등을 비교적 싼값에 먹을 수 있다! (싼값이라고 해도 7유로 정도는 각오해야 하지만..)
뷔페 형식으로 담아서 마지막에 마트의 카운터 같이 생긴 계산대를 통과하면! 저런 큰 홀이 나온다.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공부를 하거나 팀플을 하는 경우도 많다. 

 
 워낙 대규모 강의로 진행되는 까닭일까, 이렇게 엄청나게 커다란 시험 보는 전용 고사장이 있다!!!!
거의 모든 시험을 이곳에서 치렀다. 학번별로 구역이 정해져 해당하는 구역 내 아무 자리에나 앉으면 된다. 시험은 객관식 형식이 많아서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쉬는시간의 강의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많다. 교환학생은 물론 정규학생들 중에도 다른나라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꽤 많다. IBA 의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된다는 특성과, 네덜란드에서 영어를 알면 의사소통이 문제없다는 것.
무엇보다 RSM 의 명성 때문인지.. 유럽 각국의 학생들이 이곳에 입학하고 싶어하는 듯 하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학교의 건물들은 대체로 칙칙하고.. 네모 반듯하게 생겼다. 고대만큼 예쁜 캠퍼스를 기대하고 간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3학기 다닐 무렵이었나,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해서... 캠퍼스를 멋지게 변신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센터! 는 십 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3달 동안 fitness center 와 다양한 운동기구들을 빌려 쓸 수 있고 요가나 줌바, 에어로빅, 합기도 등 여러 가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같이 운동을 한다면 외국 친구들과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학교 곳곳에 간식을 파는 곳이 있는데, 교외에서 사먹는 것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이며 맛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도서관에는 네덜란드어 책 뿐만 아니라 영어로 된 책도 많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시설이라든지, 복사기(복사카드필요) 등등 역시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교환학생을 위한 복지에서 조금 아쉬운 것은 많은 교환학생이 살고 있는 기숙사, International House 에 관한 것이다. 학교와 가깝다는 장점은 있지만 가격이 한 달에 한화 80만원을 훌쩍 넘는다. 기숙사를 구하는 방법은 학교 측에서 안내해 주는 대로 따르면 되는데, 선착순으로 배정하기 때문에 좋은 여건의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관련 사이트를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사는 기숙사는 위에서도 언급한 International house, 줄여서 아이하우스로 부르는데 학교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소요된다.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2명이 같이 산다. 방은 각자 개인 카드키가 있는 독립된 공간이며, 그 크기가 매우 크다. 교환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파티를 열기도 좋고, 한국음식을 소개하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여행 및 문화생활]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이 덤으로(?) 얻게 되는 크나큰 수확은 바로 유럽 여행일 것이다. 교환학생의 의미가 꼭 ‘다른 나라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나라에서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한국에서 하지 못하는 일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며 그에 대한 해답은 바로 여행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유럽 주요나라와 모두 가까운 네덜란드는 유럽 여행의 측면에 있어서도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RSM은 그 커리큘럼이 빡빡하지 않고, 수업/시험의 난이도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마음만 먹으면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여건이 조성된다는 점에서도 추천하고 싶다.
지역 내에서 열리는 문화축제에 관심을 가진다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인상 깊었던 것은 3월 쯤에 열렸던 Museum night 라는 행사였다. 밤 늦은 시각까지 로테르담의 각종 박물관들과 갤러리를 개방하고 이들을 노선으로 하는 버스를 운행한다. 각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전시를 준비하고 공연, 플래쉬몹 등의 깜짝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네덜란드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콘서트가 활발하게 열리고, 수도인 암스테르담에서는 세계적인 로열 헤보우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감상할 수 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