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학생 경험 보고서
KMBA 이은영
2010년 8월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싱가폴에 있는 지사로 옮기게 되어 정든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생애 첫 해외 생활 이라는 설레임과 도전이 있었다. 무엇보다 나의 이 설레임과 기대를 더욱 크게 한 것은 NUS에서 교환학생으로 한학기를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일찍 싱가폴에 도착한 나는 4개월간 이곳 저곳을 돌아보며 이미 싱가폴 생활에 익숙해 져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2011년 1월 설레임을 갖고 오리엔테이션을 비롯 환영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NUS Business School의 MBA 담당자들이 무척 환대해 주고 있다는 것을 몇 번의 만남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직원 중 한명과는 딸 아이를 둔 엄마라는 공통점 때문에 이후로 식사도 하고 연락도 주고 받는 친구가 되었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이번이 MBA 마지막 학기이었기 때문에 여러 기대와 욕심이 있었다. 첫째로 공부를 열심히 해 보고 싶었다. 한국에서의 3학기 동안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회사일과 가사일, 그리고 육아와 병행하느라 늘 아쉬움이 남아 회사일을 덜은 이번 학기는 정말 공부에 열중하고 싶었다. 둘째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교류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었다. 셋째로 수업 이외의 학교 생활에서의 즐거움을 찾고 싶었다.
이런 의미에서 수강 신청을 하는데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영어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좀 쉬운 과목을 택하고 싶다는 마음도 많이 있었지만, 마지막 학기이니 만큼 꼭 듣고 싶은 과목을 들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환학생은 기본 3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하고 최다 5과목까지 신청할 수 있었다. 가사와 육아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욕심을 줄여 3과목을 신청했다. 특히 한 과목은 거의 수업의 전부가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으로 이루어지는 Entrepreneurship & Innovation수업이었는데, 토론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아 상당히 스트레스가 많은 과목이었다. 그렇지만 교수님이 상당히 통찰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교환학생들이 대부분인 수업이라 정말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인 수업이었다. 또한 창의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개발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원래 Asia Pacific Business라는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강의 계획서를 보니 한국에서 이미 수강한 경영전략과 내용이 비슷할 것 같아 고민 끝에 듣지 않았는데 다른 학생들의 피드백을 들어 보니 아시아 각 나라의 경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추천할 만한 과목이라고들 한다. 수강하지 않은 것이 좀 아쉬움에 남는다. 교수진 또한 다양한 국적의 교수들이 있는데, 내가 들은 Financial Management의 인도 교수는 한국 학생들이 공부에 성실하고 예의가 바르다는 이유로 상당히 친절했다. Full time으로 있는 한국 학생들의 성적이 굉장히 좋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는데 상당히 자랑스러웠다.
이번 NUS교환학생은 무려 40명이 넘는 많은 숫자였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있었다.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렇지만 많은 친구들과 더 많이 교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시간의 제한도 많았다. 물론 KMBA도 학습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NUS는 과제와 수업 준비가 참 많았던 것 같다. 특히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수업 준비를 해 가지 않으면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낮아 지기 때문에 미리 수업 자료를 다 읽어가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도 그랬겠지만, 수업 준비에 시간이 참 많이 필요했다. 다른 학생들도 역시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네트워킹에 대한 부분은 덜 중요시 된 것 같다.
수업 이외에 내가 즐길 수 있었던 것 중의 하나는 다양한 세미나 였다. 참여형 세미나도 많았고 강의를 듣는 세미나도 많았다. 난 특히 Social Entrepreneurship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NUS내에도 Social Entrepreneurship 연구소가 있어서 종종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었다. NUS의 가장 좋다고 느낀 점의 하나는 영어 사용권 국가이고 동남 아시아의 중앙에 위치한 나라여서 인지 다양한 나라에서 훌륭한 연사가 많이 와서 스피치를 하고 또한 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학생들에게 많이 주어진다는 것 이다.
전반적으로 싱가폴은 참 잘 계획된 도시 국가라는 인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웬지 모르게 자유로움이 좀 억제된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질서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규제와 벌금 제도들은 좀 어색하기도 했고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싱가폴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을 지적 우수성, 생산성등 내 나름으로의 우수성이라는 기준을 놓고 자꾸 비교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나의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훨씬 똑똑하고 일도 잘한다고 평가를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싱가폴은 분명 많은 성장을 해 온 나라고 지금도 한국 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잠재력 또한 있다. 그 저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하고 자꾸 자문하게 된다. 내 나름의 답은 다양성과 개방성인 것 같다. 동남아의 중심이고 또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언어적으로나 인프라적인 면에서 싱가폴에서의 삶을 선호한다. 그 많은 지식과 노하우 다양한 방식이 이 나라에 축적되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나 스스로에게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할 다름과 다양성이 많이 있다는 것을 하루 하루 경험하며 이 경험이 무척 소중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