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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China] University of Hong Kong 박서영 2011-1

2011.06.20 Views 1356 경영대학

2011-1학기 교환학생 파견 보고서

파견국가: 중국(홍콩)

파견학교: 홍콩대학교(University of Hong Kong, HKU)

박서영

 

1.    들어가기

 제가 홍콩대학교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어느덧 3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3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홍콩에서의 삶을 되돌아 보면 꿈처럼 아련하게 느껴지고 처음 도착했을 때의 설렘과 떨림이 느껴집니다. 비단 저뿐만 아니라 교환학생 갔다 돌아온 친구들 모두 교환학생 시절이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는 아마도 교환학생 기간이 꿈처럼 행복했고 또 자유로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환학생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한번쯤 꼭 해볼만한 꿈 같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학교측과 가족들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2.    파견 전

 홍콩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후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좀 덜렁거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서류 준비, 비자 신청, 기숙사 신청, 수강 신청, 비행기표 예매 등에 지장이 생길까 봐 노심초사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히려 이런 걱정 덕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몇 번씩 확인하면서 미리미리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비자 신청의 경우는 홍콩대학교와 우편을 주고받아야 하고 학교의 승인 절차를 기다리는 등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미리미리 준비할 것을 추천 드립니다. 또한, HKU에는 10개 내외의 다양한 기숙사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 3지망까지 신청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기숙사는 starr hall인데 저도 이 기숙사를 1지망에 쓰고 그 이후에는 학교 접근성을 기준으로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가 신청한 3가지 기숙사는 모두 탈락되었고 전혀 신청하지 않은 Patrick manson이라는 곳에 배정받게 되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뿐 아니라 고대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지원하지도 않았던 Patrick manson에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홍콩대에 워낙 많은 교환학생들이 오기 때문에 기숙사에 자리가 부족해서 밀리게 된 것 같습니다. 이미 배정이 끝났을 지라도 홍콩대에 도착하여 관계자에게 적당한 이유를 말하면 기숙사를 바꿀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마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수강신청의 경우 끝까지 골머리를 앓았던 부분입니다. 파견 전 온라인 수강 신청의 경우, 수강 후기를 볼 수 없을뿐더러 Finance & Economics 과목들의 경우는 아예 강의 계획서가 올라와 있지 않아서 일단 강의명만 보고 수업들을 신청해야 했습니다. 온라인 신청이 마무리 된 후 학기가 시작하면 약 2주 간의 수강 정정기간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수강정정이 우리 학교처럼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경영대 학사 지원부에 직접 가서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서류를 제출하면 학교에서 검토하고 승인해 주는 절차를 걸쳐야 되는데 평균적으로 1주일 정도 소요됩니다. 그러나 이번 학기의 경우 교환학생 수도 많았고 또 학교 포털 시스템도 새로 바뀌는 등의 이유로 수강 정정이 밀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저도 학기가 시작한지 3주 혹은 한 달이 되도록 수강 정정이 마무리 되지 않아서 시간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청을 받아줄지 안받아줄지도 모르는 강의를 들으러 학교를 가야 한다는 불확실성에 1월 내내 시달렸습니다. 이처럼 학교 행정에 있어서 절차가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어서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는 점은 홍콩 대학교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기 대다수의 교환학생들이 수강정정으로 인해 혼란을 겪었고 학교 측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으므로 다음 학기부터는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절차상의 준비 외에도, 저는 학교 웹 사이트, 홍콩 관광책, 사람들의 블로그 후기 등을 열심히 읽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미리 읽어보면서 꼭 가봐야 할 곳, 체험해봐야 할 것 등을 체크하면서 홍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해보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이런 사전 지식들과 준비들은 제가 현지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낯섦을 빨리 극복하고 현지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파견 중

(1)  들었던 수업 과목

-principles of entrepreneurship: 제가 들은 수업 중 가장 추천해 드릴만한 과목입니다. 교수님이 특히 젊고 멋있으신데 이번이 첫 번째 대학강의 셔서 그런지 매우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셨습니다. 학생들도 70% 이상이 교환학생이며 반 이상이 서양 문화권에서 온 교환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수업 분위기가 매우 자유분방하고 말 그대로 토론식 수업이 재현되었습니다. 교수님이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손을 들어 대답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역시 주로 참여하는 학생은 유럽, 미국 쪽 교환학생들 이였고 저 같은 경우는 토론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급급했습니다. 수업의 내용은 기업가 정신에 관한 것이었는데 상식 선에서 해결되는 수준이었고 시험도 매우 쉽게 나왔습니다. 선택 사항이었던 business idea presentation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financial market&institutions: 제가 들은 과목 중 2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과목입니다. 재무관리가 선수과목인 수업이었는데, finance쪽에 관해 정말 포괄적이고 꼼꼼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이번 학기 들은 과목 중에 공부할 양이 가장 많았으며 기말고사가 cumulative 18과 정도의 분량을 모두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공부 양이 좀 많고 수업도 농담 따먹기 하나 없을 정도로 수업 강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수업에 꾸준히 출석하고 시험 공부만 충실히 하신다면 재무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탄탄히 다질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International marketing: 무난한 난이도에 무난한 교수님의 수업입니다. 중국인 교수님이셨는데 영어를 꽤 잘하셔서 의사소통 부분엔 지장이 없으며 출석체크도 전혀 하지 않아서 수월했던 과목입니다. 그러나, 수업 중간 중간 pop-quiz로 출석 대체를 하시는데 이를 많이 놓쳤습니다. 중간 고사 이후에 수업에 나오는 학생들이 더 적어지기 때문에 pop-quiz가 더 자주 있었습니다. 이 과목의 경우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힘든 팀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과 팀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보니 의사소통 문제나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을 즐기고 열심히 하신다면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history of economic thought: 조금 비 추천하는 과목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 들었던 미시 거시 경제를 한번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에 가볍게 들은 과목인데 굉장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수업이었습니다. ‘History of economic thought’라는 원서 책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매 수업에 챕터를 미리 읽어와야 수업 내용이 머리에 박혔고, 책 자체도 강의록의 형식으로 기술되어있기 때문에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수업 방식은 프레젠테이션이나 필기 등이 전혀 없이 오로지 교수님의 설명에 의지하는 강의였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mandarin Chinese level 3(part 1)(6 credit): 고등학교 때 배웠던 중국어를 대학에서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들은 과목입니다. 6credit이라 한번에 2시간씩 강의가 진행되는 조금은 강도가 있는 외국어 수업입니다. 열심히 듣는다면 중국어 실력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2)  식사 관련:

학생 식당 중에서는 swire hall에 있는 카페테리아나 oliver’s sandwitch집을 추천 드립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먹어야 하나 당황스러웠지만 지내다 보면서 몇 가지 맞는 메뉴를 발견하게 되었고 주로 그 메뉴들 안에서 먹었습니다. 또한 main library옆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학생 대상으로 30%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행복하게 커피와 여러 케이크를 즐길 수 있습니다. 

(3)  기숙사:

제가 지낸 기숙사는 Patrick manson이라는 낡은 4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처음엔 이 기숙사를 신청하지도 않았었고 또 건물자체가 워낙 낡아서 매우 실망했습니다. 또한 hall이 아니기 때문에 high table dinner등의 hall culture를 전혀 경험할 수 없다는 점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지내다 보니 이 기숙사의 장점들이 몇 가지 있었고 그것에 만족하여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먼저 hall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시간을 가질 수 있고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더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Hall에서는 각 층마다 참여해야 되는 행사들이 많은데 종종 새벽 2-3시까지도 시끄럽게 계속됩니다. 홍콩 로컬 풀타임 학생들은 이미 이것에 잘 적응해 있고 하나의 문화로써 받아들여 잠을 매우 늦게 자고 또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교환학생들은 수면에 어려움을 겪어 불만을 토로하곤 했습니다. 막상 교환학생들이 이런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도 사실 어려움이 많은데 그 이유는 Hall에서는 홍콩 풀타임 학생들이 머무르는데 이들은 Cantonese(광동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hall에 사는 교환학생들은 hall culture에 참여를 많이 안하고 따로 노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Patrick manson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왜냐하면 90% 이상이 교환학생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룸메이트는 노르웨이에서 온 여자애였고 같은 층에도 독일, 스위스, 핀란드, 오스트리아, 미국, 영국 등 매우 다양한 교환학생들이 지내서 그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hall에 비해 규칙들이 엄격하지 않아서 common room에서는 종종 파티가 열리는 등 굉장히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기숙사입니다.

(4)  교우 관계:

교환학생 파견 가시면 간 첫 째 달에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투어와 환영회 파티 등의 행사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 행사들에 가능하면 모두 참여하여 최대한 다양한 그룹과 교환학생들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 한달 안에 교환학생 기간의 모든 대인관계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처음 한달 동안엔 정신 없을 정도로 매일 매일 행사가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행사는 줄어들고 결국 마음이 맞는 1-2 group과 함께 지내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도 학교에서 교환학생들 대상으로 진행했던 city tour에 참가했는데 여기서 한 학기 내내 계속 어울렸던 group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buddy program의 경우 홍콩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잘 운영되고 있지 않아서 큰 기대를 안 하시는게 좋습니다.

(5)  홍콩 고려대학교 교우회:

홍콩에 고대 교우회는 가기 전부터 익히 들었지만 홍콩에 가서 선배님들을 만나보니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1월달에 고려대학교 신년회, 맥주 파티 등을 비롯하여 약 4번 정도 선배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을 학기 때는 고연전 등 더욱 만날 기회가 많았다고 하여 아쉬웠습니다. 만난 선배님들의 수만 해도 약 30-40명이 넘는 것 같은데 모두들 각자의 분야에서 쟁쟁한 위치를 점하고 계셨습니다. 가장 막내였던 저에게도 진지하게 진로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고 흔쾌히 명함을 주시면서 밥 사줄 테니 연락하라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려대학교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파견 후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환학생 파견 전과 후에 저의 모습은 다른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서 생활해보는 것이었고 부모님과 친구들과 떨어져 생활해보는 경험이 저 스스로를 조금 더 성숙하게 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저 스스로의 틀을 깨려고 노력하면서 좀 더 자유분방해졌고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좀 더 느긋해진 것 같습니다. 저에게 교환학생은 공부를 하러 간다기 보다는 한국에서 하지 못할 여러 경험을 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교환학생을 가는 목적이 한국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었는데 처음 목적과 잘 부합한 생활을 한 것 같아 보람찼던 것 같습니다. 각 학생마다 교환학생 생활의 지향점이 다 다를 것입니다. 따라서 각자 처음 교환학생을 가려 했던 목적을 항상 유념하면서 생활한다면 짧은 교환학생을 충실히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