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UIUC 경험보고서
김연미
UIUC에서 보낸 2011학년도 봄학기는 정말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지내면서도 순간순간이 정말 소중했고 갔다 와서는 꿈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UIUC는 일리노이 주에서도 urbana, champaign 이렇게 두 마을에 걸쳐져 있는 미국에서도 가장 큰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학교였습니다. 전형적인 미국 캠퍼스 생활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되네요. 넓은 잔디밭에 학교 후드를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들, 프랫하우스 등 미국 캠퍼스에 있을 수 있는 건 다 있는 곳이었구요, 그러나 가장 가까운 도시인 시카고에서 3시간이나 떨어진 시골이라 도시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중부에 위치해서 날씨도 제법 험한 편이구요. UIUC에 대해서 얘기해 보라고 하면 정말 할 이야기는 끝이 없지만 같이 갔었던 06학번 김시준 선배께서 워낙 자세히 학교 정보를 설명해주셨기 때문에 저는 제 경험들 위주로 몇 가지 써 보고자 합니다.
1. 가기 전 준비
가기 전에 UIUC에서 서류를 받았을 때는 방대한 양에 놀라서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감을 못 잡을 정도였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DS-2019문서, 합격증서, 보험료청구서, 학교 지도, 기숙사 안내, 또 고대 포털 사이트와 비슷한 일리노이 컴퍼스 등록 안내 등이 있는데 보고서 차근차근 따라 하시면 되구요. 수강신청 같은 건 물론 미리 제대로 잘 신청해 놓으면 좋지만 가서 들어보고 정정할 수 있으니 부담 가질 필요는 없으실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짐 때문에 한 학기 내내 애를 먹었는데요, 처음에 갈 때 이민가방 하나에 캐리어 두 개로 가지고 갈 때도 너무 많아서 고생했습니다. 물론 가서 편하게 생활하기는 했는데 올 때 더 늘어난 짐 때문에 택배비가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시골이긴 하지만 정말 있을 건 다 있기 때문에 짐을 최소화 해서 캐리어 두 개 정도만 가져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2. 기숙사
저는 여자 전용 기숙사인 Busey-Evans에서 생활했습니다. Busey-Evans는 두 건물 사이에 두고 로비로 연결 되어있는 형태였는데 건물 자체도 정말 예쁘고 내부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또 매 학기 마다 테마를 정해서 내부를 꾸며 놓는데 저희 때는 디즈니월드여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팬 이런 테마로 R/A들이 기숙사를 꾸며놨었습니다. 여자 기숙사라서 치안도 잘 되어 있는 편이고, 식당, 컴퓨터실, 세탁실, 독서실도 있고 라운지가 정말 예뻐서 자주 그곳에 내려가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기숙사 주변도 조용하고 예뻤구요. 바로 옆에 CRCE라고 커다란 체육관이 있어서 운동하러 가기도 좋았습니다.
룸메이트가 있는 2인실이었는데, 룸메가 정말 괜찮은 애가 되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흑인이었는데 가끔 친구들 데리고 와서 그 좁은 방에서 노는 것 빼고는 별 다른 문제는 없었고요, 잘 지내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각자 생활이 있고 또 문화가 달라서 그런지 많이 친해지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기숙사 내에서 여러 행사가 있는데 다른 행사들이랑 겹쳐서 기숙사 친구들이랑은 많이 친해지지는 않았구요, 그래도 얼굴 마주치면서 인사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나중에는 몇 명 생겼습니다.
식사는 깔끔하고 여학생들이 좋아할만한 메뉴로 제공됩니다. 저지방우유나 무지방 랜치소스 등 소소한 부분에 신경이 쓰여져 있고요, 다만 주말에는 식당이 열지 않고 일요일 오후에만 샐러드바가 제공되어서 다른 기숙사 가서 먹거나 나가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밀플랜은 무조건 제일 개수 낮은 걸로 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일주일 당 10 meal에 45 credit이었는데 크레딧은 거의 써보지도 못하고 다 사라졌고 밀도 일주일에 10번을 다 먹었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잘 안 먹게 되더라구요. 친구들 사귀게 되면 아무래도 나가서 외식하게 되고, 밀플랜 자체가 플레인해서 학기 말 정도 되면 조금 지겨운 감이 있습니다. 크레딧으로는 밀을 살 수도 있고 기숙사에 있는 스낵코너에서 간식이나 과자, 음료 등을 살 수도 있는데 많이 쓰지는 않았어요. 물 사고 가끔 음료수 사는 정도?? Busey-evans에서는 late nite 이라고 해서 식당에서 밤마다 야식코너가 열리는데 초콜릿 입힌 딸기가 여기 명물이었습니다.
Busey-evans가 안 좋은 점은 경영대랑은 가깝지만 캠퍼스 동쪽에 치우쳐있어서 버스를 타지 않고서는 어디 가기가 애매했습니다. 고대 참살이길과 비슷한 그린스트리트까지 버스 세 정류장, 또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렸고, undergraduate library와는 가까웠지만 제가 주로 갔던 공대 도서관인 grainger library와는 조금 멀었고요. 또 교환학생 친구들이 거의 다 Sherman에 살아서 친구들을 평일에는 자주 못 본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3. 수업
저는 수업을 다섯 개 신청했지만 결국 하나가 좀 어려워서 드롭하고 네 개를 들었습니다. 개인자산관리(personal wealth management), 국제경영(international business), german conversation and writing1, introduction to art 이렇게 네 과목을 들었는데 경영학과 과목을 더 많이 들을 걸 하는 후회가 조금 듭니다. 그러나 UIUC에 정말 괜찮은, 그리고 고대에는 없는 재밌는 교양과목들이 많기 때문에 놓칠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자산관리는 개인 자산을 어떻게 불릴 것인가, 결국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강의였는데 미국 세법을 다 공부해야 되고 미국을 기준으로 배우기 때문에 훗날 미국에서 사실 것 아니면 흥미롭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국제경영은 신기하게도 한국인 교수님이셨는데 학생들 수도 적었고 교수님도 정말 좋고 편하신 분이라 화기애애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이 진행되어서 정말 좋았어요. 이 수업에서 미국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구요. 독일어 과목은 들어가기 전에 시험을 봐서 레벨을 보고 배정받았는데 과제도 정말 많고 시험도 정말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그래도 독일어 실력은 많이 늘릴 수 있었습니다. 미술은 제가 예전부터 관심 있었던 분야라 들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직접 그림도 그리고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너무 재밌었구요, 써야 할 보고서가 조금 많았지만 제일 듣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과목입니다. 재료는 학교에서 다 제공해주고, 강의는 다 같이 듣지만 소수로 작업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친해질 수도 있었고요. 학교 내에 있는 여러 미술관에도 가 볼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단지 UIUC에 한국인 유학생들이 정말 많은데 그 유학생 사회에도 이 수업이 좋다고 소문났기 때문에 정말 한국인이 많았습니다.
제가 드롭한 수업은 entrepreneurship small business라고 직접 자기 사업을 구상하고 계획해보는 수업이었는데 시험, 과제 하나도 없고 정말 한 학기 내내 직접 자기 회사를 차리는 프로젝트를 하는 수업이었어요. 제가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닌데다가 미국이라는 외국에서 자본금까지 구해가면서 하는 프로젝트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서 결국 중간에 드롭하게 되었는데 혹시 창업 쪽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추천할 만한 수업이었습니다.
UIUC 외국어 강의는 대체로 과제가 많은 편이고 일주일 내내 가는 수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조금 힘든 수업입니다. 그만큼 수준이 높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추천하기가 조금 주저되네요. 재즈 댄스, 아이스 스케이팅 등 재미있는 스포츠 과목도 많으니 꼭 해보시길 바라구요. 전공과목은 체로 한국보다 조금 더 과제가 많고 시험도 많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시간을 잘 생각하셔서 얼마나 공부에 투자하고 얼마나 다른 활동에 투자할지를 고려해 수강신청 하셔야 할 것 같아요.
4. 교외활동
수업을 비교적 적게, 그리고 널럴하게 들은 대신에 저는 다른 활동들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일단 UIUC 경영대에는 BIEN이라고 우리학교의 KUBA와 같은, 교환학생을 도와주는 동아리가 있는데 주로 그 동아리 사람들과 다른 나라에서 온 경영대 교환학생들과 생활하게 됩니다. 오스트리아, 스페인, 호주, 중국, 싱가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등 전세계에서 모인 학생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렇게 모인 친구들과 친해지면 같이 파티도 가기도 하고 클럽이나 바에 가기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같이 놀고 하는데 정말 잊지 못할 추억들이었습니다. 또 한국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하기도 하고 한국 술게임을 알려주기도 했는데 인기가 많아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BIEN에서 행사를 주최하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게 되면 아파트나 하우스에 사는 친구들이 파티를 열어 정말 매주 목금토 저녁, 심지어 나중에는 평일에도 이벤트와 파티가 많았습니다. BIEN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주로 미국대학생 생활 체험 위주였는데, 기억나는 행사로는 인디애나 숲 속으로 간 캠핑이나 농구경기관람(미시간 대학과 일리노이 대학 경기), Beer Olympic(각국 나라 대항으로 미국 술 게임 경기하는 행사), Barn Dance(헛간에서 춤추는 파티) 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여행을 계획해서 BIEN 멤버들끼리 여행을 가기도 했는데 저는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그리고 봄방학 때 9박10일로 렌터카를 빌려서 한 플로리다 로드트립에 같이 갔었습니다. 그 외에 다른 친구들은 동부여행도 했고 지금은 다들 서부를 여행 중이라고 합니다. 정말 잊지 못할 시간들이었고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또한 미술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인 유학생들과도 친해질 기회가 있었는데 같이 놀면서 한국인 유학생 사회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살아온, 그리고 지냈던 환경이 전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보고 더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5. 캠퍼스 생활
UIUC 캠퍼스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미국에서도 큰 편에 속합니다. 버스를 타지 않으면 돌아다니기 어렵고 많은 학생들이 차를 몰고 다닙니다. 그러나 버스가 잘 되어 있고 처음 등록금을 낼 때 버스 비를 어느 정도 내게 되는데 그러면 학생증만 보여주고도 캠퍼스 밖까지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주로 생활하실 곳은 기숙사랑 경영대, 그린스트리트, quad가 될 것 같은데요. 기숙사는 제가 살았던 busey-evans(여자분이라면)도 좋지만 남자분이라면 six pack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특히 누젠트가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 좋구요, 근처에 커다란 아이켄베리 다이닝홀도 있고, 캠퍼스에서 제일 크고 시설 좋은 체육관 ARC가 있어서 생활하시는 데 편리하실 것 같아요. 무엇보다 경영대에서 정말 가깝구요. 룸메가 부담스럽고 밀플랜을 하기 싫으시거나 교환학생들이랑 좀 더 친해지고 싶다 하시면 sherman을 추천드려요. 다만 처음에는 sherman을 신청할 수 없고 나중에 신청기간 지나서 중간에 정정할 수 있습니다.
경영대는 경영본관느낌이라고 할 수 있는 wohler hall과 엘포관 같은 새 건물인 BIF가 있는데 컴퓨터실이나 커다란 라운지, 까페도 있어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실 거예요. South quad 서쪽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린 스트리트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참살이 길 느낌이 나는, 캠퍼스 안 유일한 번화가인데 이곳에 서점이나 옷집(urban outfitters), 식당들이 모여있습니다. IHOP이나 치폴레도 가볼 만한 곳이구요, 한국 식당도 아리랑, 우리집, 스시락, 스시에비뉴 이렇게 네 군데 정도 있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은 스시에비뉴였습니다. 여기 짬뽕이나 칼국수, 회덮밥, 떡볶이가 맛있었습니다. 그린스트리트 말고도 가 볼만 한 데가 샴페인 다운타운인데 맛있는 컵케이크 집과 카페코피라고 분위기 좋은 까페가 있어서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린 스트리트 동쪽으로 보면 학관이라고 할 수 있는 Illini Union과 Main Quad가 있습니다. Union에는 커다란 라운지와 지하에는 볼링장, 오락실, 그리고 식당들이 있고요, 위층에는 호텔인데 처음 여기 와서 기숙사 들어가기 전에 이곳에서 묵었었습니다. Main Quad는 커다란 잔디밭이 있고 학생들이 날씨 좋으면 이 곳에서 책을 읽거나 일광욕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도서관은 여러 군데가 있는데 저는 Grainger, Undergraduate, ACE 이렇게 세 도서관을 가봤습니다. Grainger는 공대 도서관인데 Illini Union 건너편 공대 쪽에 있고요, 24시간 개방이라 한국인들이 많습니다. 크고 넓고 예쁘게 되어있어서 자주 이용했습니다. UGL은 경영대 근처에 있는 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도서관이라 조금 시끄럽구요, ACE는 south quad 근처에 있는데 자그맣고 예쁜 도서관 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많아서 한국 슈퍼도 잘 되어 있는데요 걸어갈 수 있는 앰코와 차가 있어야 갈수 있는 green onion이 있습니다. Green onion이 좀더 깔끔하고 또 더 다양한 한국상품이 많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차가 없으면 정말 가기가 어렵구요, 앰코는 다른 아시아 음식들도 취급하고 가격이 조금 비싼편입니다. 나중에 한국에 택배 부치실 때 앰코 이용하시면 될 거 같아요. 라면이나 햇반, 김 등등 거의 다 팔기 때문에 굳이 한국에서 가져오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한국보다 100~200원정도 밖에 안 비싸고요. 외국친구들한테 한국음식을 해줄 때 이 두 곳에 와서 장을 봐서 삼겹살이나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핸드폰은 저는 prepaid phone을 구입해 썼습니다. Boost mobile이라는 통신사에서 나온 건데 한 달에 55불이면 미국에서나 한국으로 무제한 문자와 통화가 가능했습니다. 또 몇몇 외국도 가능해서 외국으로 교환학생 간 친구들과도 연락하고 지냈습니다. 대신에 잘 안 터지거나 외부에서 오는 전화나 문자를 잘 못 받는 경우도 있어서 답답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UIUC에서 저는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국 문화의 다양성과 포용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국 문화 체험을 하면서 느낀 점은 미국은 미국만의 문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어우러진 곳, 그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미국이 그래서 세계 강대국이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정말 저는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제가 끝까지 잘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준 부모님, 관계자분들, UIUC 교수님 그리고 여러 외국인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분은 다음 메일로 연락 부탁 드립니다.
E-mail : clare9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