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1. 학교소개
제가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은 University of San Diego(이하 USD)는 San Diego의 Linda Vista Rd.에 위치한 작은 기독교 사립학교로, University of San Diego, California나 San Diego State University등과는 별개의 학교입니다. 처음 지원을 할 때는 주립대학인줄 알고 지원을 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지만 한 학기 생활을 한 결과, 작고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과,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한국인 유학생의 비중이 적어서(한 학년에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나마도 2세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어를 쓸 일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던 것 같습니다. 사립학교라 기숙사비나 Campus Dining 등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교수님과의 interaction 정도가 높으며 시험을 볼 때나 수업 때 교수님들께서 학생의 편의를 많이 봐주시며 (출결이 비교적 자유롭고, 시험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음), 학교를 다니다 보면 낯익은 얼굴을 자주 만나는 등 소규모 학교로써의 장점이 큽니다. 실제로 학생들 대부분이 오히려 UCSD보다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Business Administration의 경우 California에서 손에 꼽는 순위 안에 든다고 합니다.
2. 수업
저는 4학년이라 대부분의 전공수업을 들은데다가 USD에서는 Business Strategy(경영전략) 수업을 외국 교환학생들에게 열지 않아 12학점만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들은 수업은 International Financial Management, Organizational Theory/Management, Financing Real Estate, Economic Development in Asia입니다.
- International Financial Management (Dr. Rivetti)
국제재무관리 수업으로, 기존에 재무관리를 비롯하여 투자론이나 선물옵션을 들었다면 시험기간에 공부를 거의 하지 않고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업에서는 주로 Googling을 통한 잡담이 대부분이나, 잡다한 지식을 얻고 교수님께서 한국에 대한 호감이 높으셔서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총 3번의 시험으로 이루어져있으나 교수님께서 시험 전시간 즈음에 해주시는 review에서 대부분의 시험문제를 알려주십니다. 혹시 review class를 놓쳤더라도 교수님께서 email로 모든 내용을 발송해 주시며, 간단한 수식이 적힌 cheating sheet을 허용해 주시기 때문에 난이도는 정말 낮습니다. 실제로 교수님께서도 본인 수업보다는 다른 수업에 공을 들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Organizational Theory/Management (Mary McKay)
교환학생으로써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수업으로, 팀플이 대부분이며 인터뷰를 비롯한 각종 과제가 매주 있습니다. 수업이 일주일에 한번 있으며 (월요일 오후 7-10시) 시험이 없지만, 매주 이루어지는 독서퀴즈와 독서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가 비중이 높습니다. 또한 WPJ(weekly partner journal)이라고 하여 매주 정해진 chapter를 읽고 essay를 쓴 후 파트너와 교환하여 comment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본인뿐만이 아니라 partner의 성실함도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저는 partner가 제 때 journal을 넘겨주지 않아서 마감 하루 전까지 밤새워 작성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학교 투어를 비롯한 기업 CEO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를 수업에 접목시켜야 하는데, 미국에 지연이 없었던 저는 많이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교수님께서 수업준비도 많이 해오시고 학생들이 part-time job이나 internship등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활발한 상호 교류가 있고 다양한 소재를 수업 자료를 활용하는 등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새로운 수업이었으나 주말을 즐기려는 교환학생들에게는 크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과목입니다.
- Financing Real Estate (Vivak Sah)
인도 출신의 교수님으로 무난하면서도 알찬 수업이었습니다. 재무 쪽의 수업을 듣고 싶어 찾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수업으로, 부동산 관련 지식이 전무한 저로써도 대부분이 재무관련 내용이라 편하고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다만 초반에 교수님의 Accent가 강한 관계로 주의를 기울여 들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San Diego 중에서도 USD가 부동산 관련 학과가 유망하다고 들었으며, 이로 인해 관련 Seminar도 많이 열립니다. 교수님께서 지정해주신 Seminar에 참석할 경우 100점 만점에 5점 가량의 가산점이 주어지며, 시험도 저로써는 무난하게 봤습니다. 미국 학생들이 숫자에 약하며, 3-4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계산기를 잘 다루지 못해서 교수님께서 편의를 많이 봐주셨습니다. 총 세 번의 시험이 있으며 저로써는 무난했으나 평균이 낮아, 교수님께서 참여점수를 잘 주십니다.
- Economic Development in Asia (Doshi)
가장 우여곡절이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경제학과 수업으로 아시아의 경제 개발 문제나 발전 과정 등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이었으나, 기존 교수님께서 팔목 부상으로 인해 교수님이 대체되었고, 급하게 준비된 수업이다 보니 수업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대체된 교수님께서도 이전에 강의하셨던 수업이라 수업 내용 자체에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강의하시는 분과 시험 출제/채점자가 다르다 보니 학생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종강 3주전에 기존의 교수님께서 돌아오셨으나 수업에 차질이 있어 진도를 다 끝내지는 못했습니다. 시험의 난이도는 기존 교수님께서 매우 깐깐하시지만 매일 수업에 참석하여 열심히 듣는다면 큰 무리는 없습니다.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과제가 세 번 있었으며, 대부분이 수업에 관련된 내용이었고, 25%의 팀플 두 번, 중간/기말로 구성된 시험으로, 교수님께서 객관적인 자료 제시를 요구하시며 기말에는 관련 수치가 적혀있는 table을 지참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편집해야 함)
3. 기타활동
저는 club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International Student Organization에 가입하여 (가입비 $10) 여러 친구들을 사귀었습니다. 매주 목요일에는 Coffee hour가 열려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도 있고, 여러 행사가 열리며 학교 관계자 분들도 학생들의 이름을 아시고 근황을 묻는 등 친근한 모임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주최되는 buddy를 통해 생활에 도움도 많이 받았으며, 운전도 못하는 저로써는 이 활동을 통해 사귄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어려움 없이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주최하는 Tijuana (멕시코 국경지역) service trip도 다녀왔는데, 이는 Tijuana에 있는 한 고아원에 방문하여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허드렛일을 거두는 활동이었습니다.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는 저로써도 아이들과 교감할 수 있었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학교 내에 gym이 두 개 존재하며 둘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일정 금액을 내면 주변에서 할 수 있는 surfing이나 kayaking 등의 활동도 학교에서 자주 주최가 되니 관심 있는 학우들은 눈 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크고 작은 파티나 다과회 등을 열어주며, 학업이나 진로가 관심사인 분들을 위해 상담이나 세미나도 자주 열어줍니다. 학교가 크긴 하지만 총 3가지 경로로 가는 Tram 서비스가 있으며 학교에서 주변 관광지(Sea world, Disney land, Universal Studio) 및 티켓(교통카드, 영화관람권)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니 학교에서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4. 생활환경
San Diego의 날씨가 좋을 것이라 예상했던 저는 얇은 옷을 위주로 가져갔으나, 제가 가있는 동안 이상한파 등으로 인해 비도 많이 오고 기온이 크게 높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비해 쾌적한 날씨였으나, 밤낮으로 일교차가 커 밤에는 꼭 외투를 입어야 했습니다. 또한 저는 다른 사람과 방을 같이 써본 경험이 없는 관계로 학교에서 보내주는 관련 자료를 읽고 학교 주변에서 혼자 방을 얻어 생활하였으나 생각보다 통학이 힘들어 처음 한 달을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학교 밖으로 나가기도 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고, 일찍 끊겨 크게 도움을 받지는 못합니다. 이후 친구들의 도움으로 학교 길 건너에 있는 아파트에서 생활하였는데 기숙사 보다 훨씬 저렴하고, 기숙사에서 할 수 없는 여러 경험들이 가능하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교통이 불편하긴 했으나 처음 며칠간 사귄 친구들이 항상 도와줘서 이후에는 거의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저처럼 기숙사 생활을 원하지 않는 분들의 경우에는 sandiego.craiglist.org라는 사이트에서 가구나 방 등을 구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off-campus생활을 하던 중 치안에 위협을 받는 일은 거의 없었으나, 혹시 모를 사태에 멀리 살 때에는 귀가길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운전을 못하는 여학우들의 경우 학교 앞에 있는 Brunner st.에 거주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학교가 가까우며 (길 건너에 위치) USD학생들이 다수 거주하기 때문입니다.
San Diego는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모든 여가 활동이 모여있습니다. 규모가 큰 San Diego Zoo를 비롯한 Sea world등도 있고 박물관이나 자연환경이 좋은 Balboa Park가 Downtown 근처에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인 Coronado 섬도 차로 20분 내외에 있으며 근처 Sea port village도 방문할 만 합니다. 제가 잠시 거주했던 Old town place는 San Diego의 최초 정착지라고 하는데 스페인 문화가 다수 보입니다. 구경할 것은 별로 없지만 다양한 멕시코 음식점이 있으니 경험하시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들려볼 만 합니다. 해변으로는 학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Mission Beach가 있는데 USD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며 목요일 밤에는 Senior night이라 해서 sand bar가 열립니다. 또한 Pacific Beach는 작은 옷 가게와 음식점이 즐비하여 구경할 거리가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La Holla도 학교에서 20분 거리인데 해변 자체의 경치가 좋을 뿐만 아니라 부촌이라 다양한 카페나 음식점, 고급 빌라들이 있습니다. 또한 비교적 작은 도시이지만 주변에 3개의 아울렛과 곳곳에 위치한 쇼핑 센터가 있습니다. San Diego는 LA까지 차로 3시간이 걸리며 Santa Barbara나 Las Vegas와는 차로 4~5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니 친구들과 함께 로드 트립을 떠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선호도로 멕시코를 방문하고 싶었으나 주변의 만류와 마약 전쟁의 여파로 멕시코 방문이 쉽지 않아 봉사활동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관광지 주변은 안전하다고 하니 방문을 원하시는 학우 분께서는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친구들이나 관광사를 통해서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한인타운이 있는 Convoy St.에 가면 다양한 한국 음식과 물건들을 팔며, 한인사이트에 들어가면 보다 저렴한 값에 한국으로 소포를 보낼 수 있습니다. 실례로 저는 짐이 많아 학기가 끝나고 여행을 하기 위해 집으로 짐을 부쳤는데, US Postal Service의 절반 가격에 한인 택배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5. 마지막으로
학창시절의 마지막 추억을 쌓고자 지원했던 교환학생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고 큰 경험을 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매우 뿌듯했습니다. 4학년이라 취업준비 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지만 막상 교환학생을 가서는 한국에서 얻지 못했을 경험들과, 넓어진 시야 덕분에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적을 넘어서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고 챙겨주던 친구들, 학기 중간중간과 학기가 끝나고 했던 여행들에서 온 추억들은 학창시절 가장 뿌듯한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울타리 안에서 자라왔던 저는 미국 생활을 통해 요리나 빨래 등등을 처음 접해보고, 실제로 이런 저런 상황에서 혼자 부딪쳐 나가게 됨으로써 사회 생활이라는 것을 작게나마 경험해 봤다고 생각합니다. 학업을 뛰어넘어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장려해주신 많은 분들과 여러모로 도움을 주신 학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궁금하신 점은 메일로 문의 주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