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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 Champaign(UIUC) 안근혜 2010-2

2011.03.24 Views 1390 경영대학

1. 주거
저는 처음에는 여학생 학부 기숙사인 Busey-Evans에 배정을 받아서 룸메이트와 한 달 정도 지내다가 대학원 기숙사인 Sherman 싱글 룸으로 옮겼습니다.
i) Busey-Evans
Busey-Evans는 여학생들만 지내는 기숙사답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방은 대부분이 더블 룸인데, 방의 크기는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이기 때문에 그 점이 약간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경영대로부터 걸어서 10-15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CRCE라는 체육관이 2분 정도 거리에 있어서 Busey-Evans에서 생활 할 때는 자주 이용했습니다. 
지하에 카페테리아, 세탁실, 도서관, 컴퓨터실, 다용도실, 부엌 등이 있고, 카페테리아가 있어서 아침을 먹기에 좋지만, 식당이 작기 때문에 점심, 저녁은 다른 곳보다 메뉴가 적은 편입니다.
제가 Busey-Evans에서 Sherman으로 방을 옮긴 것은 대학원 기숙사에서는 밀플랜을 반드시 써야할 필요가 없고, 룸메이트가 있는 방보다는 혼자서 지내는 것이 편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ii) Sherman
저는 Sherman 2층 방을 사용했는데, 싱글 룸을 사용하는 세 명이 화장실과 세면대만 같이 사용하는 형태였습니다. 싱글 룸이어서 방은 Busey-Evans보다 작았지만,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있어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1층에는 부엌이 있어서 예약하면 사용할 수 있는데, 예약하는 것이 어렵지 않고, 주방 조리도구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부엌에서 다른 교환학생들과 요리를 해서 먹은 적도 몇 번 있습니다.
Sherman은 경영대로부터 5-10분 걸리는 거리에 있어서 경영대와 조금 더 가까운 편이지만, CRCE와는 멀고, ARC라는 운동 시설이 더 가깝지만, ARC에서도 10-15분 정도 걸려서 Sherman으로 옮기고 나서는 운동을 덜 한 것 같습니다. 지하에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작고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밀 플랜을 꼭 사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credit을 충전해서 학교 식당에서 일주일에 3-4번 정도 먹었고, 다른 때는 학교 주변 식당에서 사먹었습니다. 전반적으로Sherman으로 옮기고 나서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2. 생활/기후
U of I는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campus town이기 때문에 도시에서처럼 신나고 놀 것이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캠퍼스에서는 Walgreens 나County Market에 가서 장을 볼 수 있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웬만한 것은 다 캠퍼스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이 많은 학교이기 때문에 주변에 한국인 마트도 몇 개 있고, 한국 식당도 있습니다. U of I학생은 버스가 모두 무료이고, 20-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나가면 Walmart와 백화점(우리나라같이 크지는 않지만)이 몇 개 있는 쇼핑몰, 영화관과 노래방도 있습니다. 크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도시처럼 신나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학교에서 시카고까지는 버스 또는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데, 저는 버스만 이용해봤는데, 2시간 반-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저는 8월 중순에 도착했는데, 기온은 높아도 건조하기 때문에 불쾌하지 않고, 건물 안에서는 정말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틀어줍니다. 9월-10월까지는 건조하고 시원한 가을 날씨가 계속 되고, 잠깐 추워졌다가 다시 늦여름 정도로 따뜻해지는 인디언 서머도 있었는데, 9월 중순에서 11월 초의 날씨가 가장 기분 좋고, 지내기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11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고, 12월에는 눈도 많이 내립니다. 매일 아침마다 기온을 확인해봤는데, 아침 온도가 영하 16도에서 20도 정도고, 낮에는 영하 10도정도에 바람도 심하게 불어서 정말 춥습니다.
 
3. 수업
저는 BADM: International Marketing 한 과목, FIN 두 과목, ADV 한 과목, 그리고 KIN 한 과목을 들어서 13학점을 수강했습니다. 수업은 고대에서 열리지 않는 강좌 우선으로 선택하였습니다. U of I에 파견되는 것을 알게 된 바로 다음날 어떤 수업을 들을 지 적어 보냈기 때문에 처음에 선택할 때는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목록을 적어 보냈기 때문에 파견교에 도착하여 수강 과목 정정을 했습니다.
i) International Marketing(BADM382)
브라질 여자 교수님이 진행하는 수업으로, 수업 규모는 40명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학기 동안 하나의 큰 프로젝트, 4 번의 퀴즈, 2번의 케이스, 1번의 시사적인 이슈에 관련한 1-2페이지의 레포트가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는 정해진 몇 나라 중 한 나라에 없는 상품을 런칭하기 위해서 시장 분석과 마케팅 플랜을 짜는 것으로, country book 이라는 템플릿에 맞춰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과 템플릿의 내용이 겹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을 실제로 연습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퀴즈를 4번 보았는데, 교과서를 꼼꼼히 읽으면 충분히 다 맞을 수 있고, 수업만 들어도 10개 중 8개는 맞을 만큼 쉬운 편이고, 4번 중 가장 낮은 1번의 퀴즈 점수는 제외하고 성적에 들어갑니다. 퀴즈는 그렇게 성적에서의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2번의 케이스는 교과서 뒤에 있는 문화 비교 사례를 읽고 두 페이지 정도 쓰는 것으로 시사 이슈를 찾아서 레포트를 쓰는 것보다 오히려 쉽고, 주제들이 재미있어서 부담스러운 과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교수님이 점수도 상당히 후하게 주시는 편인 것 같습니다. 시사 이슈로는 BP의 기름 유출 사고에 관한 것을 찾아서 사건의 개요를 정리하고, 이 사건의 국제마케팅적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글을 써서 제출하고, 이에 대해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업 시간에 토론하거나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에는 좀 부담스럽고, 발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관심을 갖고 들어주기 때문에 부담 갖지 말고, 자유롭게 참여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제가 U of I에서 들은 수업 중에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ii) Fundamentals of Real Estate(FIN241)
교수님께서 부동산 관련 변호사를 하시는 분인데, 혼자서 계속 말씀하시고, 수업을 듣는 학생도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집중하지 않고, 교수님은 혼자 계속 말씀하십니다. 슬라이드를 보여주시는데, 교과서와 거의 내용이 비슷합니다.
내용은 부동산의 종류, 부동산 개발, 개발을 위한 financing 방식 등에 관한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한두 번 부동산 쪽에서 일하시는 분이 와서 강연을 하시고, 그 강연에 관한 내용도 시험에 나오는데, 강연에 가기만 하면 열심히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다른 과제는 없고, 시험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한 번씩 보는데, 수업을 들어야 시험을 잘 볼 수 있습니다. 7-80%정도는 교과서를 읽어서 배울 수 잇는 내용이지만, 나머지는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말씀하신 내용에서 나오는 편입니다.

iii) Introduction to Insurance(FIN230)
보험 쪽에서 일하신 적이 있는 교수님께서 수업하시는데, 재치도 있으시고, 수업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200명 정도 듣는 대형강의지만, i-clicker라고 리모컨 같이 생긴 것으로 출석 체크를 하고, 퀴즈를 풀게 되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푼 퀴즈와 출석, 10번의 숙제, 4번의 프로젝트, 3번의 시험이 있습니다.
거의 주말마다 숙제가 있어서 10문제 내외의 객관식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데, 교과서와 보험 약관을 다 읽어야 풀 수 있는데다가 미국 보험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TA들이 있기 때문에 TA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프로젝트는 문제를 풀거나, 창의적으로 보험에 관련한 이슈에 대한 발표 자료를 만드는 것, 강연에 참석하는 것 등이 있지만, 그렇게 어렵거나 힘들지 않습니다.
첫 번째 시험은 집에서 풀어가는 것으로 가장 어렵지만, TA들에게 가져가면 같이 풀어줍니다. 그렇다고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 (TA들도 답을 모르기 때문에) 두 번째 시험부터는 오픈 북이고, 모든 자료를 다 가져갈 수 있습니다. 시험은 숙제 정도의 난이도에 가깝습니다.
교수님께서도 너무 좋으시고 재미는 있지만 수업자체가 요구하는 것이 많고,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웠던 것 같고, 나중에 쓸모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뒤로 갈수록 의욕을 상실했던 수업입니다.

iv) Introduction to Advertising(ADV300)
현지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이 쉽기로 유명합니다. 300명 정도 되는 대형 강의로 일주일에 세 번 수업하는데, 교과서도 잡지같이 생긴 걸 쓰고, 재미있습니다. 교과서 읽고, 수업시간에 보는 광고들만 잘 기억하면, 5번의 시험을 다 잘 볼 수 있습니다. 과제도 4번 있는데, 전혀 어렵지 않고, 생활 속의 내용들을 잘 기억해서 의사결정 과정과 관련해서 레포트를 쓰거나 자기에 대한 광고를 만드는 과제가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다루는 브랜드들이 다 미국 브랜드다 보니 광고를 보면서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v) Weight Training I(KIN100)
일주일에 두 번 저녁 시간에 운동하는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운동도 틈틈이 할 수 있고 재미있습니다. 시험은 여자는 윗몸 일으키기와 무릎 꿇고 팔굽혀펴기 시험을 봤는데, 개수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과제로 자신의 운동 일지를 1-2페이지로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이 있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4. 여행/연휴
가을 학기에 가면 9월 초에 Labor day가 있어서 금요일과 주말을 이용해서 짧은 여행을 할 수 있고, 11월 중순에 추수감사절이 있어서 일주일 정도 수업이 없습니다.
9월에는 같이 간 교환학생 언니들과 오빠, 포항공대 교환학생, 호주 교환학생들과 시카고로 3박 4일간 여행을 갔다 왔는데, 여행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였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는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11월 중순 추수감사절 때에는 정말 학교에 학생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추수감사절 전 주 목요일부터 대부분의 학생들은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가고, 추수감사절 주간 화요일부터는 공항 버스는 운행하지 않고, 일반 버스도 운행 횟수가 적어집니다. 저는 시애틀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 떠나고 나서 한참 늦게 출발했습니다. 어차피 학교에 있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비행기를 일찍 예약해서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때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예약할 때, 시카고에서 출발할 것인지 샴페인 공항에서 출발할 것인지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샴페인 공항은 공항이 작아서 비행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비행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시애틀에 갈 때 샴페인-댈러스 포트 워스-시애틀 시택 공항으로 가서 8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여행을 할 때에는 미리 일정을 정해서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고, 호텔을 예약할 때는 www.priceline.com 이라는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면 숙박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5. 교환학생에서 느낀 점
교환학생을 갈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저는 반드시 갈 것을 권합니다.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외국에 있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또는 놀고 여행하다가) 오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문화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가기 전까지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었고, 미국 문화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아는 만큼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본 것들, 그리고 책을 통해서 본 것 정도였고,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가기 직전까지도 제가 아는 것이 미국이라고 생각했고, 대단히 새로운 것을 배워올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에서 대학을 다녀보는 것에 대한 로망을 실현해보는구나,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미국에 도착해보니 식당에서 주문하고 계산하는 것과 같이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혼자서 생활하는 것,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까지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고,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과 인간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운 점들도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환학생이라는 이유로 저를 배려해주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고, 우리나라에서라면 너무 당연한 일들이 당연하지 않은 일이었고, 아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크게 다른 것인지 새삼 느꼈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교환학생들에게는 스스로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그 시간을 한국에 있었다면 얼마나 편한 생활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교환학생을 괜히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서 보냈습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외롭기도 하고, 도와줄 가족과 가장 친한 친구들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절히 대해주지만, 먼저 손을 내밀어서 도와주거나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먼저 마음을 열고 미국의, 그리고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려는 자세가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합니다. 제가 처음에 힘들었던 것은 제가 갖고 있는 가치관에 대해서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서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제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때부터 정말 교환학생 생활이 즐겁고, 매일매일이 새롭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마음이 열린 사람이어서 새로운 것을 더 많이 배워 올 수 있을 만큼 현명한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 동안 교환학생으로 생활을 하면서 미국 문화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더 존중하고, 좋은 점을 자꾸 배우려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고, 세상을 보는 좀 더 넓은 마음 자세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공부를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고민을 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환학생은 외국에 나가서 좋은 대학, 좋은 수업을 듣는 것 이상의 경험이고, 배우고 싶다는 열린 마음만 있다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을 만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국제실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 드리고, 더 많은 학우 분들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교환학생을 다녀오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