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학기 네델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RSM)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서 네델란드 인들의 더치 문화와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접하면서 사고가 좀 더 유연해지고, 새로운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RSM은 각종 대학 평가 및 순위에서 유럽의 탑에 항상 손꼽히는 학교입니다. 학부생들은 B.A, I.B.A학생으로 나뉘어 이미 학부 내에 비 네델란드인이 반이 넘습니다. 상당히 국제화되어 있는 학교로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서로 어울려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 시스템은 매우 잘 발달되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1, 2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나가고 있으며, 현지에 온 교환학생들도 아시아,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RSM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로테르담 도시가 건축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만큼 건물도 그냥 일반 블록이 아닌 차별화를 두어 신기(?)하고 시설도 매우 좋습니다. 높은 수준의 강의와 프로젝트,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으신 학우 분들은 RSM이 좋은 선택안이 될 것입니다.

<학업생활>
학부는 Trimester제로 실시하고 있으며 봄학기에 가신다면 Trimester 2, 3를 각각 선택하여 하나만 들으실 수도 있고 두 개 다 들으실 수 있습니다. 학기당 12주가 소모되는 프로그램으로 개인적으로 2학기 모두 수강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RSM은 학점제로 ECTS를 쓰는데 고려대에서 쓰는 Credit 개념과 2:1로 변환됩니다. 한 학기당 최소 15ECTS는 넘어야 하는데, 2학기 들으실 경우 최소 15학점은 벌 수 있기 때문에 타 대학으로 교환학생 갔을 때보다 더 많은 학점을 딸 기회가 있습니다. RSM수업은 매 과목 당 일주일에 한 번, 주로 2시간 수업으로 끝납니다. 한 과목이 주로 4~6 ECTS이기 때문에 20ECTS 듣는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시간만 잘 배분하면 일주일에 월, 화만 학교 가면 나머지는 쉽니다. 모든 시험은 객관식으로 몇몇 과목은 객관식 + 주관식도 있습니다. 다만 단점은 학점 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객관식이기 때문에 교환학생이라고 얻는 메리트도 없고,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바로 Fail이 나옵니다. (조심하세요). 수업선택의 폭은 Trimester 2, 3은 그렇게 넓지 않는다는 것이 단점일 수도 있지만 고려대학교에서 하지 않는 현장수업이라든지 다른 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업도 있어서 잘 선택하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각 클래스마다 가드가 지키고 있어서 수업시간 5분 늦으면 중간에 못 들어갑니다. 45분 수업을 하고 중간에 15분짜리 커피브레이크 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로테르담 생활>
로테르담은 전형적인 네델란드 도시가 아닌 유럽내에서도 손꼽히는 현대 도시입니다. 2차대전 때 말 그대로 폐허가 되어 새로 설계한 도시이기 때문에 이름있는 건축가들이 지금도 건물을 짓고 있고, 도시 자체 모든 건물들 하나하나 특색있고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로테르담도 여느 네델란드 도시와 마찬가지로 네델란드 만의 즐길 것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물가는 북유럽과 마찬가지로 비싼편입니다. 하지만 외식만 안 하신다면 오히려 서울에서 사는 것 보다 더 저렴하게 생활 할 수 있습니다. 로테르담을 동서남북으로 나누면 학교가 있는 동쪽, 시내와 중앙역이 있는 시티센터 만 돌아다니시면 안전합니다. 범죄가 많이 없는 나라이기는 하나 로테르담은 유럽 제 1의 물류량을 자랑하는 항구도시로 수많은 이주민들이 있기 때문에 네델란드 내 범죄율 1위 도시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한 동쪽, 센터만 다니신다면 한국과 비슷합니다. 실제로 제가 산 7개월동안 한국처럼 새벽에 다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교통은 버스와 트램, 지하철이 있는데 주로 트램을 제일 많이 이용하게 됩니다. 현금을 주고 탈 수도 있고 T머니처럼 교통카드를 사서 충전하는 방법도 있는데 당연히 교통카드를 쓰는 것이 저렴합니다. 교통카드를 쓸 때는 거리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학교에서 중앙역까지 2유로 정도 합니다. 무임승차도 가능하지만……. 해야할까요?
날씨는 비가 자주 내리고 바람이 엄청 강합니다. 하지만 비가 한국의 소나기처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추적추적 적시는 비이기 때문에 우산이 불필요할 정도 입니다. 실제로 7개월동안 우산없이 살았습니다. 현지인들처럼 비오면 후디입고, 뛰면 됩니다. 참고로 바람이 너무 세서 조그마한 우산들 피면 여차없이 부서집니다.
로테르담은 네델란드에서도 발전된 도시이기 때문에 주말에도 대부분의 샵들은 문을 엽니다. 다만 유럽 여느 도시처럼 일찍 닫습니다. 클럽도 있고, 바도 있고, night life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학교 IBA에서 주최하는 파티가 매주 2번씩 있는데 매번 참여하기가 힘들 정도로 즐겁게 노실 수 있습니다.
네델란드에서 교환학생하는 장점 중 하나가 네델란드어를 안 배워도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 7개월 살면서 인사말 조차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네델란드 인의 98% 정도가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보다(교포 아닌 네이티브 한국인 가정) 잘 합니다. 가게에서나 길에서 대화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단지, 표기는 네델란드어로 되어 있어 마트에서 물건 살 때 처음 갔을 땐 곤혹스럽습니다.

<주거>
저는 학교에서 연결시켜준 업체의 I-house에서 살았습니다. RSM학교 자체내 기숙사는 없고, 기숙사와 같은 것을 제공하는 전문 업체가 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을 받으면 학교에서 업체를 소개해 주는데 이 업체 말고 학생 사이트에 들어가서 직접 찾을 수도 있습니다. 업체에서 소개하는 것 중 3개를 추천하자면 I-house, Casa, F-building이 있습니다. F-building은 학교 안에 있는 유일한 기숙사고 I-house, Casa는 학교에서 도보로 10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I-house와 Casa는 마주보고 있는데 I-house 경우 건물도 높아 전망이 정말 좋습니다(정말로!). 방과 부얶도 Casa보다 2배정도 크며 자판기도 있고 세탁기가 건물 안에 있습니다. Casa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세탁하러 매번 I-house에 와야 합니다. 하지만 Casa가 400유로 정도고 I-house는 560유로 정도로 150유로 정도 차이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따로 집을 구할 수도 있지만, I-house나 Casa에 교환학생들이나 다른 나라에서 온 다른 과, 혹은 대학생들도 살기 때문에 훨씬 교류할 기회가 많고, 건물 내 파티가 자주 있고, 옆방 사람들 혹은 RSM 학생들끼리 파티도 자주 하기 때문에 6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기엔 더없이 좋은 방안인 것 같습니다.

<여행>
여행을 선택하고 싶으시다면 RSM을 선택하는 것이 탁월한 선택입니다. 극소수의 수업만이 출석참여를 요구할 뿐 출석체크가 없습니다. 이 말은 수업을 안 들어가도 성적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캐나다 친구는 시험칠 때 한 번 얼굴 비추곤 10주정도 여행 떠나기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저가 항공이나 기차 노선이 네델란드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여행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네델란드 안을 여행하고 싶어도 기차노선이 매우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이나 로테르담 같은 경우 24시간 기차가 계속 운행합니다. 기차나 비행기가 비싸다면 버스를 이용해 싸게 여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로테르담에서 폴란드 까지도 버스가 운행합니다.

교환학생을 갔을 때 얼마나 많은 학업을 하고 오느냐도 중요하고 언어를 얼마나 학습하고 오느냐도 중요하지만 제 생각엔 얼마나 많은 문화를 접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느끼는 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는 단순히 놀고 온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놀면서 느끼는 점이 자신도 모르는 새 유연한 사고를 하게 되고, 직접 경험을 통해 다문화를 경험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유럽, 특히 네델란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윗 글이 부족한 점이 많고, 못다한 말들도 많으니 선택하고 나서 궁금한 점이라든지 선택할 때 필요한 정보를 원하시면 amhoony@gmail.com으로 부담없이 연락주세요. 성심 성의껏 대답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