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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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 Universität Mannheim
왜 Universität Mannheim(이하 만하임 대학)인가?
개인적으로, 다른 아시아권 나라나 미주지역보다는 유럽을 가고 싶었습니다. 영어를 좀더 자유롭게 구사하고자 해서 미주 지역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나라로 교환학생을 가든 영어는 교환학생 커뮤니티에 기본이 되는 것이었고, 또 이미 한국이 아시아인데 다른 아시아권을 가는 것도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교환학생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느낌에서였습니다. 그 넓은 유럽 대륙에서 중앙부에 위치해 다른 곳을 여행하기에도, 또 고등학교 때 배운 독일어를 연습할 수 있는 독일은 저에게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그 독일에서 경영부문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대학이 바로 Universität Mannheim입니다. 1907년에 설립되어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지고 현재엔 독일의 하버드라고까지 불리는 이 대학은 세계대학순위 경영부문에 있어 꾸준히 25위 이내에 드는 명문입니다. 단지 학업적으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미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는 이 대학은 유럽에서 가장 큰 바로크 양식의 궁전을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라고 합니다.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하기로 마음먹은 저에게 이러한 여건을 가진 만하임 대학을 목표로 했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또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생각하는 많은 학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언어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독일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독일을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만, 사실 독일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유럽에 있으면서 여행도 많이 다녔었는데요, 영국 제외하고 가장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는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이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교환학생들 중에 독일어를 전혀 못하는 친구들도 별다른 불편함을 못 느낀다 하였고, 또 몇몇 독일인들은 제가 독일어로 어렵게 말을 걸어도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답해주시는 센스를 발휘하더군요.
수강신청, 수업, 그리고 시험
처음으로 다른 학교에서 다른 시스템의 수강신청을 하게 되면 처음에 긴장하기 마련인데요, 만하임을 포함한 독일 대부분의 학교에는 학기 시작할 때 하는 수강신청이 없습니다. 물론 몇 몇 세미나라던가 교환학생들만 듣는 독일어 수업등의 경우 처음에 교수님께 참석한다는 메일을 보내거나 신청을 해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강의의 경우 듣고자 하는 강의에 참석하여 듣다가 후에 시험기간이 되면 학점 받고자 하는 강의의 시험만 신청하면 됩니다. 수강신청이 없기에 출석 점수 같은 것도 없고 수업에의 참여는 당연시되어 참여점수도 따기 없습니다. 때문에 몇몇 교환학생들이 수업에 빠지고 나중에 시험만 보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수업을 빠지게 되면 이후에 따라잡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lecture가 한시간이 있으면 그 lecture에 대해 tutorial 시간이 있고 또 exercise 시간이 있습니다. 철저한 반복학습으로 강의 중 이해가 안되면 tutorial이나 exercise 때 질문하고 응용력을 기르는 학생들 사이에서 출석 점수 없다고 빠지게 되면 뒤쳐지기 일쑤입니다. 철저한 반복학습이라는 것이 시험에도 적용되어, 시험(보통 기말고사만 있습니다.)에서 점수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은 2월에 재시험, 또 낙제하면 3월에 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만 그 때문인지 단번에 좋은 학점받기가 한국에 비해 어려운 편입니다. 그나마도 귀국해야 하는 교환학생들에게 재시험은 있으나마나 입니다.
수강할 수 있는 강의 목록은 이메일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내주는데요, 목록에 독일어 수업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영어로 들을 수 있는 수업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독일어 수업 2개(Allegemeiner Sparchkurs, Mündliche Kommunikation) 와 International Accounting, Management1: International & Strategic Management, Corporate Finance & Risk Management 였습니다.
독일어수업은 교수님이나 각자의 레벨에 따라 수업 내용이 상이합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생기초반이든 고급반이든 그냥 독일어로 수업합니다. 수업을 들으시려면 어느 정도 독일어 기초는 알고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International Accounting 수업은 교환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IFRS관련 수업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 IFRS를 적용하기에 관심을 갖고 들었던 과목으로 전반적으로 무난한 수업이었습니다. IFRS를 바탕으로 회계원리 과목을 다시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Management1: International & Strategic Management 수업은 본래 경영전략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수강했었는데요, 만하임 대학에서는 1학년들이 듣는 과목이어서 매우 기초적인 내용만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경영학의 이해, 혹은 현기경을 들으신 분이라면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Corporate Finance & Risk Management는 학기 중 들었던 수업들 중 가장 난이도가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직전학기에 수강했던 교환학생들 중 1명 빼고 모두 fail이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던 과목으로 내용은 매우 어려웠으나 재무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추천할 만한 과목이었습니다.
Housing
Housing같은 경우에는 대학 측에서 상당히 많은 기숙사 건물들을 제공하므로 큰 걱정이 없습니다. 오히려 여러 곳에 나뉘어 있는 기숙사들 중 어떤 곳에 머물러야 할지 고민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처음에 서류 빨리 안 보내서 관련 자료를 늦게 받는다거나, 관련 자료 및 홈페이지를 통한 이메일 링크를 받고도 바로 신청하지 않으면 원하는 기숙사를 신청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인기가 있는 곳은 빨리 마감되니 housing 관련해서는 괜히 여유부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대략 열 군데 정도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월세로 208유로씩 내고 Hafenstaße에 머물렀습니다. Hafenstaße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물 바로 앞에 버스정거장이 있고 걸어서 5분 거리에 페니마트라는 대형 슈퍼마켓이 있어 먹거리 장만하기 편합니다. 또 융부시 라고 터키인들 주로 사는 지역이 근처여서 터키인 마켓에서 쌀 등을 아시안마켓보다 싼값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학교와 가까운 편입니다. 버스로 5~10분, 자전거로 10~15분 정도면 학교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고 갤러리아가 있는 중심부까지도 자전거로 10분이 채 안 걸립니다. 학기 중에 파티가 많은 편인데, Hafenstaße주민들은 차 끊겨도 걸어서 집에 갑니다.
단점이라면 방금 언급했던 터키인들 사는 지역이 밤에는 위험해 보입니다. 직접적으로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는 못 들었지만 여학생들이 밤에 동네 돌아다니는걸 많이 꺼려하더군요. 또 Hafenstaße관리인이 영어를 못합니다. 꼭 필요하면 독일어 하는 친구들에게 부탁하면 되고 자주 볼 일도 없습니다만, 급하게 필요할 땐 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시설은 배정받은 방에 따라 천차만별인 듯 합니다만, 대체로 양호한 편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 오십니다만.. 그냥 스스로 하는 편이 더 깨끗합니다. 한가지 더 특징이라면 이 곳이 가장 많은 파티가 열리기로 유명합니다. 이 점은 사람에 따라 장점일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Hafenstaße외에도 Ulmenweg과 Steingarten에 몇 번 갔었는데요, Steingarten 1층에 있는 파티룸에서도 꽤나 많은 파티가 열렸었습니다. 이 파티룸을 빌려서 하는 파티는 Hafenstaße보다 규모가 큰 편이었으나, 주변 주민들이 자주 경찰에 신고하더군요. 시간이 좀 늦었다 싶으면 경찰들이 와서 모여있던 학생들은 주로 다른 파티장으로 옮겨 계속 즐깁니다. 그 외에 시설에 대해서는 안으로 들어가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Ulmenweg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만 운영되는 단지 내 pub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스크린이 있는 펍에서 경기를 보기도, 옆에 있는 탁구 대에서 탁구를 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허나 파티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Ulmenweg이 약간 지루하다고 하더군요. 시설은 Hafenstaße보다 깔끔한 편이고 주변에 슈퍼도 있고 평소에 조용하다고 하지만, 학교와 거리가 먼 편입니다. 학교까지 버스로 Ulmenweg은 약 30분, Steingarten은 약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이 외에도 결정이 난 이후에 만하임 대학에서 보내주는 안내책자에 여러 기숙사에 대해 소개된 내용이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그밖에 생활
처음으로 낯선 땅을 밟으면 설레기도 하지만 답답하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하임 대학에서는 독일인buddy를 지정해주어 교환학생이 독일에서 사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버디를 10월이 돼서야 만났기에 이전에 고대로 교환학생을 왔었던 독일인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이 버디가 residence permit을 받는 것부터 전화기 마련하는 것까지 많은 도움을 줍니다. 혹시라도 버디가 연락이 없다 하더라도 기숙사에 독일인학생들도 같이 있으므로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유럽에서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건 한국에 비하면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당시 환율이 1750정도였고 보통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이 15유로쯤이었으므로, 그냥 재료들 슈퍼마켓에서 사서 기숙사에서 요리해먹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는 학생식당인 Mensa가 있어 매일매일 다른 메뉴를 약 3유로로 먹을 수 있고, 멘자가 질리면 카페테리아인 EO에서 살짝 더 비싼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배부르게, 싸게 먹고 싶다면, 역 앞에 ‘시티도너’라는 케밥집이 있습니다. 2.5유로면 halber doner로 든든하게, 3.5유로면 Grosser doner로 매우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만하임의 상징이라고 하면 Wasserturm이라던가 Schloss 등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시티도너입니다.
학교에서 학생증을 발급받은 후에 구매할 수 있는 것 중에 semester pass란 것이 있습니다. 127유로를 지불하고 일정 구역 내 트렘, 버스, RB, RE(일반기차) 등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게 하는 패스인데요, 버스 한번을 타도 2유로 넘게 나가는 독일 대중교통의 특성상 학교 바로 앞에 집을 구하지 않는 한 있는 편이 좋습니다. 앞서 언급한 기숙사들에서는 모두 60번 버스를 타면 학교까지 한번에 통학이 가능합니다. 이 패스가 너무 비싸다 하시는 분들은 자전거라는 대안이 있는데요, 만하임에 중고 자전거 마켓을 추천합니다. www.berlinreport.com 라는 사이트에서 중고 거래를 해도 좋지만, 독일이 워낙 넓어서 조건이 맞는 판매자를 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하임에는 목요일마다 중고자전거를 판매하는 곳이 있어 보다 싼 가격의 자전거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neckarrau인가 하는 지역이었는데-친한 독일인 형이 차를 태워줘서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지인 친구들에게 물어보시면 아마 친절하게 알려줄 겁니다.
앞서 말씀 드린 semester pass 가 있다면 할인된 가격으로 일반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에 프랑크푸르트에 갈 수 있는데요, 프랑크푸르트에 고대교우회유럽지역총연합회의 독일지부가 있습니다. 교우회에서는 고연전을 비롯한 각종 행사로 자주 모이는 편인데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참석한다면 자칫 적적할 수도 있는 타지 생활에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이트 http://www.kuaa.eu/branches/history/40 를 참고하시면 고대교우회 독일지부에 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독일 교우회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사람들이 거주하는 관계로 만하임에 없는 다양한 물품들을 공수할 수 있는 곳이 프랑크푸르트인데요, 만하임의 아시안 마켓에서 아쉬운 게 있다면 교우회 참석차 프랑크푸르트에 가셔서 해결하시면 좋습니다. 특히 미용실 같은 경우 만하임에 싼 곳은 영어가 전혀 안 통하는 터키인미용실(최저가 11유로) 뿐이다 보니, 약간 돈이 들더라도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한인 미용실(학생할인하면 16유로)을 추천합니다.
유럽에서의 교환학생을 생각하는 많은 분 중에 여행을 염두에 두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유럽의 정 중앙에 있는 독일의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한다면 eurail pass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만하임에서 베를린이나 뮌헨 등의 대도시 한번 가려고 해도 ICE로 100유로가 넘게 드는데 기차여행을 많이 다니실 계획이라면 유레일 패스가 있는 편이 좋습니다. 밖으로 안 나가고 독일을 더 깊게 알아가고 싶으신 분들은 저먼레인패스를 알아보셔도 좋습니다. 5명의 친구들이 함께 단거리 여행을 한다면 각 분데스란트에서 발행하는 티켓도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바덴뷔텐부르크 티켓의 경우 5명이 한번에 움직일 경우 29유로로 바덴뷔텐부르크 내 어디라도 일반 기차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 해피위캔드 티켓의 경우 주말에 약 35유로(?)정도면 5명까지 독일 어디든 일반열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조금 느린걸 감수하더라도 싸게 여행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이런 티켓들을 한번 이용해 보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또 라이언에어나 이지젯 같은 저가 항공사들도 유럽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만하임에서는 라이언에어 이용이 편합니다. 역 근처에 버스터미널에서 Frankfurt-hahn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그 공항에서 유럽 곳곳으로 출항하는 여객기를 탈 수 있는데요, www.ryanair.com 사이트를 활용하시면 때때로 기차나 버스보다도 싼 가격으로 비행기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고대에 KUBA가 있듯 만하임 대학에는 VISUM이라는 그룹이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세계 각국을 테마로 한 파티를 개최하는가 하면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뮌헨방문이나 베를린여행 등을 조직하기도 하는 학생그룹으로, 교환학생을 하는 동안 국제처와 더불어 visum과 많은 활동을 같이 하게 됩니다. 매주 화요일에 VISUM의 파티가 있다면 매주 목요일에는 대학 내에 Schneckenhof에서 파티가 열립니다. 화요일의 파티가 주로 교환학생들만 모이는 자리라면 목요일의 파티는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렇게 학교 내에서 조직되는 파티들의 티켓은 며칠 전에 Mensa 앞에서 판매합니다. 베를린 여행이라거나 옥토버페스트 여행 같은 경우 티켓이 빨리 떨어져서 판매하는 날 새벽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마치며
이미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교환학생을 가는 목적은 분명해야 합니다. 그것이 새로운 문화의 경험이든, 영어공부이든, 전세계적인 인맥 쌓기이든, 교환학생을 가서 하고자 하는 일이 명확해야 합니다. 독일에서의 교환학생 기간 중 제 룸메이트였던 H군의 경우에는 일체 밖에서 하는 파티 등에 어울리지 않고 방에서, 또는 도서관에서 공부만 했었습니다. 그런 그 학생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눈도 많았지만, H군은 중국에서 보기 힘든 Gmat 시험을 매달 치를 수 있기에 독일을 온 것이었고 그 시험을 위해 항상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지라도 그에게는 시험을 보러 왔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고, 그에 맞게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에 저도 스스로를 돌아본 적이 많았습니다. 설령 그게 다른 사람들의 목적과는 조금 다르더라도 교환학생을 나온 분명한 목적이 있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면, 그의 교환학생 생활은 성공했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