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헝가리로의 교환학생. 귀국한지 한달 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 학기 동안의 교환학생 경험을 돌이켜 보자면 마치 장편의 꿈을 꾼 듯한 기분이 든다.
1. 지원 과정 및 파견 전 필요 서류 준비
교환학생을 갈 경우 한 학기를 본 교에서 더 수강해야 하는 학교 규정이 있기 때문에 4학년 1학기를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마지막 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대학 생활 도중 교환학생으로서 해외에 나가 외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최종 결정된 대학은 약간 생소한 헝가리의 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였다. 당시만 해도 글로벌 경제 위기와 함께 헝가리가 속한 동유럽도 큰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과 뉴스를 통해 들려왔고 더불어 헝가리 내에서는 총리 교체문제 등으로 인해 치안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교환학생으로서 뜻 깊은 경험을 해보고자 했던 내 열정을 이기지는 못했다.
교환학생 파견을 위해 준비ㆍ고려해야 할 것들로는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이 비자였고 그 외 부수적인 것들로 유학생 보험, 파견 후 거취 문제(주거문제), 항공권 등이 있었다. 헝가리에서 3개월 이상 거주를 하기 위해서는 헝가리 정부로부터의 거주 허가증(Residence Permit)이 필요하며 특히 학생 신분으로서의 거주를 위해서는 학생 거주 허가증(Student Residence Permit :소위 말하는 비자)이 필요했다. 허가증은 이태원 역 근처에 있는 헝가리 공화국 대사관에 가서 신청하면 되는데 허가증을 받기 위해 지참해야 할 서류로 여권을 비롯한 입학허가서, 유학생 보험증(최소 한도가 있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은행잔고 증명서(1학기 동안 체류할 수 있을 만한 비용 정도), 현지 거주지 증명서(임대 계약서 or 기숙사 입사 증명서), 6개월 이내에 찍은 사진 2장 등이 있었다. 모든 서류는 원본을 준비해야 한다. 거주 허가증 발급 소요 기간은 한달 남짓이었다.
2. 현지생활
①헝가리에 대해..
최근 드라마 아이리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헝가리는 동유럽에 속한 국가로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유럽 전체로 봤을 때 거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파견 기간 동안의 기후로 봐서는 한국의 그것과 거의 비슷하며 내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약간 건조한 편이다. 민족 기원이 동양으로부터 있고 양파, 마늘 등을 즐겨 먹는 등 한국의 음식과 비슷하다는 것이 출국 전 얻은 정보였지만 직접 겪어본 결과 음식이 무척 짜고 느끼한 결과 한국인의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듯 하다. 유럽 연합(EU)에 속해 있지만 화폐는 유로(Euro)가 아닌 포린트(Ft)라는 현지 화폐 단위를 사용한다. 1Ft당 원화 6~7원 정도의 환율이다. 물가 수준은 한국보다 약간 비싼 편이며 레스토랑에서의 한끼 식사는 저녁 식사 기준으로 1300~1400Ft 정도(원화기준 8000~9000원 정도 수준)다. 학교 식당에서는 700~800Ft로 점심심사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헝가리 정부에서 화폐 단위를 유로로 통합 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으며 이와 더불어 물가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가장 큰 자랑은 유럽 최고의 야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부다페스트 시내를 가로지르는 다뉴브(Dona)강과 겔레르트 언덕, 왕궁, 세체니 다리(사자다리) 등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하며 그 아름다움에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실내, 천정이 트인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곳곳의 온천들도 부다페스트를 대표하는 관광 코스다. 헝가리에는 수도 부다페스트뿐만이 아니라 펙스, 에즈테레곰, 비세그라드, 바츠 등 여러 아름답고 소박한 도시들이 있으며 현재는 그 이미지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과거 ‘왕의 와인, 와인의 왕’ 으로 불렸던 유명한 토카이(Tokaji) 와인도 빼 놓을 수 없는 추천 아이템이다. 유럽을 경험하려는 관광객 및 유학생이 있다면 꼭 한번 권해주고 싶은 나라다. 학기 도중, 학기를 마치고 기타 유럽 국가 등으로의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부다페스트만큼 밤이 아름다운 곳은 보질 못했다.
② 현지 거주생활
본교에서 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로 파견된 인원은 본인 포함 총 4명이었는데 모두 소위 키니시(Kinizsi)라고 불리는 기숙사에 살았다. Corvinus대학으로 예전 교환학생을 다녀 온 선배의 말로는 본교와 Corvinus 대학과 기숙사 연계가 안 되어 있어서 기숙사 생활이 불가능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파견 전 기숙사로부터 입사 통보가 왔고 입학 허가서와 함께 기숙사 입사 확인 서류 또한 같이 도착해서 그 덕분에 비자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또한 기숙사가 학교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기숙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척 저렴한 비용이었다. 한달 기숙사 비용은 11600Ft(원화 기준 80000원 미만)였으며 전기, 가스비는 포함되어 있었고 식비 및 인터넷 사용은 개인 부담이었다. 한 층에 우리 4명을 비롯한 러시아, 세르비아, 몽골, 베트남 학생들이 거주했으며 주방 및 화장실ㆍ샤워실은 공동사용이었다. 방이 약간 좁고 시설이 오래되긴 했지만 다뉴브 강이 바로 옆에서 흘러 아름다운 경치를 매일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비용이 저렴했던 탓에 크게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기숙사 수용 인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기숙사를 선택하지 않고 정기적인 임대료를 내고 지내는 Flat을 이용했다. 외국 학생들과 보다 어울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숙사보다는 Flat에서 생활하는 것이 나을 것이란 생각이다.
부다페스트 시내에는 총 3호선으로 되어있는 지하철이 있으며 트램, 버스 등이 있어 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학생들은 지하철 역 창구에서 월 3700Ft에 지하철, 트램,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학생 할인권을 구입할 수 있다.
③ 학교 생활
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 대학은 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 캠퍼스, 페스트 캠퍼스로 나뉜다. 본관 및 신축건물인 도서관 건물은 기숙사 옆인 페스트 캠퍼스에 있으며 인문 계열(Business, Economics 등)의 과목은 주로 이 곳에서 이루어진다.
현지에서는 전공 2과목과 함께 Nature Conservation Areas In Budapest, Hungarian language 등 총 4과목을 수강했다.
Management는 경영학 일반을 배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leadership측면에서 leadership style, 경영인으로서의 자세 등에 관한 수업이었다. 수업은 요일 별로 Lecture, Seminar 두 번으로 구분되어 진행되었으며 Seminar 시간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수업 도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고 각각의 등장 인물들의 성격 및 leadership style을 분석하는 프레젠테이션 과제가 가장 흥미 있었고 인상 깊었으며 마지막에는 기업을 정해 기업 담당자와 인터뷰를 하고 경영 환경을 분석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Applied International Business Methods는 무역 관련 과목으로 주로 유럽 국가들에 초점을 맞추어 무역 정책 및 계약 조항 등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으로 조금 딱딱하고 지루한 수업이었다. 무역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는 추천할 만할 과목이다.
④ 기타 활동
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에는 ESN, AISEC 등 교환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아리들이 많았는데 나는 주로 ESN에서 주최하는 교환학생 모임에 참석했다. ESN은 본교로 말하면 KUBA와 비슷한 형태의 동아리로서 교환학생들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진행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 Fresh Camp, Treasure Hunting, 체코 여행, 기타 여러 가지 파티 등 교환학생들이 현지 문화를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였으며 여기에서 마련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해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현지 문화를 느끼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그 결과 여러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에는 클럽, Pub 등 여러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있으며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주로 이러한 곳에서 모여서 즐기면서 친목을 도모한다. 한국과 같은 좌식 문화가 아니기에 아는 학생들 위주로 조용한 곳에서 모임을 갖는 것이 아닌 개방된 공간에서 서로를 만나고 여러 사람들과 같이 즐긴다. 수업 방식이 일방적인 강의식 진행 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이에 대해 토론을 하는 등 자율적으로 이루어 지는 것도 이러한 삶의 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앞서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다녀 온 학생들이 언급한 대로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비용으로 여러 나라를 여행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 또한 학기 중, 그리고 학기를 마친 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최대한 많은 국가를 여행하며 여러 가지를 접해보고자 노력했다. 여행 도중 한국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나 스스로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3. 마무리하며
앞에서 언급했던 대로 교환학생을 다녀 온 기간이 먼 추억처럼 느껴진다. 1학기라는 교환학생 기간은 정말 무척 짧은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삶의 큰 목적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교환학생 기간 동안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 여러 프로그램 참여 등의 활동은 외국에 대한 문화 장벽을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이라는 큰 그림을 일구는 조그마한 밑바탕을 이루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본다. 단순히 학과 공부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 보다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교환학생 경험은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