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늦깎이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영학과 김성규입니다. 뒤늦게 교환학생을 가게 된 만큼 많은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했지만 정보의 깊이와 다양함의 문제로 여전히 일정부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제가 접한 것들을 바탕으로 조금이나마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1. 입국할 때
학교 측에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지에서의 교환학생 등록일자가 기숙사 입사가능일 보다 하루, 이틀 정도 빨랐습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묵을 숙소를 따로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굳이 한국학생들에게 지정된 일자가 아니어도 등록이 가능하고 등록기간 후에 도착해도 단지 Student Pass를 ICA에 직접 가서 접수한다는 정도의 불편함만 있기 때문에 만약 이 같은 상황이 있을 경우 굳이 일정에 맞히려고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도착하시고 나서는 편의를 위해 가급적 택시를 이용하시길 권하겠지만 자정에서 오전 6시 전까지는 50%의 할증, 오전 7시에서 9시 30분 사이에는 35%의 할증이 있으므로 유념하시고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MRT를 이용하실 경우에는 East-West Line의 Bouna Vista역에서 하차, SBS Transit 95번 버스를 타고 학교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2. 기숙사로 먼저
학교에 도착하셨으면 기숙사로 먼저 향합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는 교환학생들을 위해 Prince George’s Park Residence(PGPR)를 기숙사로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방법대로 학교에 도착한 후 교내 승강장에서 A1, A2, 또는 BTC버스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등록절차를 마친 후 신용카드결제가 가능하시면 바로 지불하실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Yosof Ishak House에 위치하고 있는 Student Service Center(SSC)에서 납부할 수 있습니다. A(에어컨, 세면대), B(세면대만), C(옵션 없음) 중 B나 C타입의 방에 배정되어 더운 날씨에 힘들 거라 생각되면 지불을 미루시고 일주일의 결제기간 동안 교외에서 방을 구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A타입은 전체의 5%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일단 몸이 불편한 학생들에게 배정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이 C타입의 방에 머무른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 역시 파견기간 동안 C타입의 방에 머물렀었습니다.
사실 앞서 말씀 드린 PGPR 외에도 기숙사로 사용되는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Bouna Vista 전 역인 Commonwealth에 위치한 Yoha Hostel입니다. 이 곳은 4명이 2명씩 나누어 공동으로 생활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룸메이트로는 동일 국적의 학생이 배정되는 편입니다. 어쩌면 익숙한 사람들과 교환학생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 심리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지만 그래도 공동생활에서 오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제외하고는 에어컨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학교로 가는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아침, 저녁에 운영되기 때문에 지내기에 괜찮은 편입니다.
이렇게 둘로 나눠져 있는 기숙사를 어떻게 배정하는지는 알 수 없고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이 무엇이 무엇보다 낫다고 말씀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하나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안정적으로 교환학생생활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확정된 거주지가 필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온라인 지원서 작성기간이 정해지면 주저 마시고 무조건 빨리 처리하시길 바랍니다.
3. 정착을 위해 필요한 물품
이렇게 살 곳까지 모두 확정이 되면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일련의 준비가 필요하죠. 먼저 하셔야 할 것들 몇 가지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휴대전화개통
싱가포르의 통신시스템은 한국과 상이해서 휴대전화를 새로 마련하셔야 하고 이와 함께 Sim Card 또한 구입하셔야 합니다. 이 카드는 통신사 별로 판매되고 있고 싱가포르의 주요 통신사로는 SingTel, Starhub, 그리고 M1이 있습니다. 싱가포르라는 작은 범위 안에서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 회사 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 때 유념하셔야 할 것은 Sim Card 구매 시 여권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잊지 마시고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휴대전화는 가장 저렴한 단말기의 경우 35~45SGD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프로모션으로 나와있는 것이 많으니 비교해 보시고 구입하시면 될 듯 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를 마련하고 나서 또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요금충전카드입니다.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번호가 선불전화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잔액상황에 따라 충전을 해주어야 합니다. 제가 쓴 SingTel의 경우 28SGD에 판매되는 Superhot 128(Local 100SGD+Internationl 28SGD)가 사용하기에 가장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이런 충전카드는 환전소나 작은 구멍가게 등에서 크게는 4~5SGD까지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생필품 마련
막상 가시면 아시겠지만 기숙사에 도착하면 정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침대시트 한 장 제공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필품을 마련해야 하는데 PGPR에 있는 Nanyang 슈퍼마켓에서는 다소 비싸게 판매되므로 불편을 감수하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낫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상권으로는 Clementi가 있습니다. 이 곳에는 Fair Price라는 대형슈퍼마켓과 여러 노점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PGPR 농구장 뒤쪽의 길로 나가 SBS Transit 183번 버스를 이용하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Harbourfront에 자리하고 있는 Vivo Mart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곳은 Vivo City라는 쇼핑몰의 지하1층에서 지상2층까지 자리하고 있는 대형슈퍼마켓으로 Fair Price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가격 및 종류에서 앞섭니다. 역시 PGPR 뒤쪽 길로 나가 SBS Transit 10, 30, 143번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4. 수강신청 및 수업
이렇게 도착해서 살 곳을 마련하고 생활에 점점 적응해갈 때쯤 경영대에서 주관하는 오리엔테이션이 있습니다. 빠지실 분이 없겠지만 이 오리엔테이션은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Buddy System을 통해 새로운 로컬친구를 만나고 동시에 수강신청결과를 확인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원하는 대로 신청되는 경우는 없으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현지친구들로부터 듣는 정보에 따라 생각이 바뀌기 때문에 실상 수강신청은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흔히들 아시다시피 싱가포르 국립대에서는 Lecture와 Tutorial로 나뉘어서 수업이 진행되고 해당과목의 난이도는 1000, 2000, 3000, 4000 단위로 표현됩니다. 1000 단위의 수업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4000 단위의 수업의 경우 교환학생은 수강금지가 되어 있기 때문에 주로 2000, 3000 단위의 수업을 듣게 되실 것입니다. 경영대 수업의 경우 2000 단위 수업은 주로 Lecture 주 1회 2시간, Tutorial 주 1회 1시간으로 진행되고 3000 단위 수업의 경우 Tutorial 없이 40명 단위의 Sectional Teaching으로 Lecture가 3시간 동안 이루어집니다. 통상 3000 단위 과목들은 많은 양의 읽기자료가 주어지고 수업시간에 발표와 토론이 병행되기 때문에 해당과목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하지 않으면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신청에 앞서 신중히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다른 학과와는 달리 경영대 수업은 Reading Week 직전 두 주에 발표와 기말고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이 같이 사실상 Reading Week가 유명무실하여 기말고사로 만회하기도 힘든 만큼 과목과 난이도의 선택에 앞서 생각을 많이 하시고 의욕에 앞서 모두 고학년 과목으로 신청하는 우를 범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험일정에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강신청 전 시험시간표도 꼭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5. 그럼 이젠 여행을
사실 교환학생 파견기간 동안 발생하는 시행착오는 앞서 말씀 드린 것들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젠 여행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른 경험보고서에서 모두들 이미 보셔서 아시겠지만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교통의 허브이고 이 때문에 주변국으로 여행을 가기에도 매우 용이합니다. 그래서 흔히들 비용이 한국에서 가는 것보다 저렴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실상 그렇지도 않습니다. 거의 동일하거나 아니면 조금 낮은 수준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여행이 사전에 계획되지 않고 싱가포르 현지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질 때의 얘기입니다. 그 이유는 현지에서 계획할 경우 여행경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권 구매에 있어서의 경비절감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주변국으로 여행을 할 경우 주로 Tiger Airways나 Jet Star와 같은 저가항공사들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들 항공사들은 일정기간 동안 프로모션활동을 진행한 뒤 출발당일에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비싸지는 요금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시간을 두지 않고 예약을 하면 일반항공사와 50SGD 내외로만 차이가 날만큼 가격 측면에서 그렇게 큰 장점이 없습니다. 그리고 많은 수의 교환학생들이 매 학기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때문에 학기가 시작하면 당연히 수요가 많고 항공권의 가격 또한 비싸집니다. 저 역시 나중에 현지에 가서 생각하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여행을 가려고 보니 왜 먼저 계획하라고 하는지 알 것 같더군요. 되도록이면 사전에 계획, 예약을 하시고 싱가포르로 가시길 바랍니다.
그럼 어디로 언제 가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장기(일주일)로 갈 수 있는 기회는 세 번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Registration이 끝나고 Orientation Week까지 남게 되는 한 주, Recess Week, 그리고 Reading Week입니다. Reading Week에 여행을? 걱정 마세요. 앞서 수강신청 및 수업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대부분의 경영대 수업은 Reading Week 직전에 모두 끝납니다. 이 세 주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는 볼거리가 비교적 많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가실 것을 추천합니다. 베트남의 경우 하노이의 하롱베이와 월남전 당시의 땅굴을 보시고 호치민까지 둘러보시면 일주일이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캄보디아 같은 경우에는 시엠립의 앙코르 유적지를 살펴보는데 보다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요, 태국은 일주일이면 방콕과 치앙마이로 대표되는 북부지역까지 돌아보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렇게 길게 주어지는 시간 외에는 주말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때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그리고 주요 해변을 가시길 권합니다. 싱가포르와 접경지대에 있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는 시내버스를 타고도 편히 갈 수 있고 수도인 콸라룸푸르까지는 버스로 5시간 소요됩니다. 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랑카위라는 섬이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매우 저렴해서 제격이라고 하더군요.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수도인 자카르타보다는 해변을 주로 가는 편인데 앞서 말씀 드린 Habourfront에서 배를 타고 빈탄, 바탐섬으로 한 시간 내에 갈 수 있습니다. 잠시 공부에서 벗어나 1박 2일로 쉬었다 오기에 좋은 곳 같습니다.
6. 마치며
교환학생을 처음 가겠다고 했을 때 졸업까지 미루면서 갈 가치가 있냐고 많은 사람들이 제게 반문했었습니다. 전 당시에 분명히 있을 것이라 대답했고 실제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파견기간 동안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글을 마치는 이 순간에도 당시에 발생했던 여러 에피소드들이 떠올라 절 미소 짓게 만드네요. 서로 다른 곳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해해 가는 과정 자체가 제게는 즐거움이었습니다. 또한 막연하게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싱가포르를 비롯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요. 벌써부터 다음학기에 저희 학교로 파견 올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친구들이 기다려지네요.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많이 주신 경영대학 국제실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