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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Denmark] Copenhagen Business School 신성규 2009-2

2010.03.26 Views 1003 경영대학

 

  하루도 남김없이 즐거웠던 교환학생의 생활을 정리해보았습니다. CBS로의 교환학생을 계획하고 있으신 학우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코펜하겐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그 곳이 스웨덴의 수도냐고 묻곤 했습니다. 영미권의 나라에 관심이 쏠려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북유럽의 나라들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다소 불필요한 일이라고 여기는가 봅니다. 그러한 태도와 지식은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 덴마크라는 작은 나라에 도착하고 생활하기 전까지는 덴마크 우유의 나라일 뿐이었습니다. 4개월 열흘이라는 짧은 시간의 머무름을 통해서, 그러나 덴마크는 저에게 많은 기억과 영감을 남겨 준 추억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곳을 여행하여 견문을 넓히고자 교환학생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본교와 같이 유럽의 학교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적극적이라는 사실은, 제가 유럽지역으로 교환학생을 갔을 경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이 밀집해 있다는 사실이 쉽게 여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유럽지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CBS Business School이고 네 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학교입니다. 이 단순한 설명은 CBS를 작은 단과대학처럼 생각하게 하지만, 이 학교는 학사, 석사, 박사를 합쳐서 1 5천명이 넘는 학생 규모를 자랑하고, 네 개의 건물도 그 크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의 건물보다 큽니다. 이러한 규모와 크기를 바탕으로 이 학교는 매년 700명 이상의 교환학생이 찾아옵니다. 그만큼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체계적이며, 학교가 교환학생에 대해 호의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기가 시작되기 2주 전 CBS Danish Crash Course를 제공합니다. 가볍게 덴마크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출국이 늦어져서, Course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 수업 후의 교제활동에는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기가 시작되기 1주 전, Introduction Week라는 이름으로 말하자면 적응프로그램이 열립니다. 여기에는 모든 교환학생이 참석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Campus tour, City tour 등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학기 시작 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른 교환학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CBS Buddy Program을 제공합니다. CBS full time 학생이 봉사활동 같은 방식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교환학생들의 학기 초 생활적응을 돕습니다. 좋은 경우에는 친한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교환학생에게 열리는 여러 프로그램 중에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을 적어보겠습니다.

 

(1)   Trips : 제가 머물렀던 2009년 가을학기에는 Berlin Trip Oslo Cruise Trip을 학교측에서 제공했습니다. 저는 두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했습니다. Berlin Trip은 버스를 타고 코펜하겐에서 베를린으로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다소 소규모였지만, Oslo 여행은 크루즈로 하는 여행이라 그랬는지, 상당히 인기가 있었고 대규모였습니다. Oslo여행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이러한 여행의 즐거움은 Oslo자체를 관광하는 것에 있지 않았습니다.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며, 먹으며 여행을 한다는 것이 더 큰 의미였습니다. 실제로 Oslo에서 머문 시간은 한나절 정도였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배에서 즐겁게 노는 시간이었습니다. Oslo Trip은 시기상으로도 학기 중후반이어서 그랬는지 저희에게는 교환학생 기간의 클라이맥스 같은 때였습니다.

 

(2)   CBS Sports Challenge : 운동회도 있었습니다. 09년 가을학기에는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여럿 되다 보니, 저희도 쿵푸팬다라는 이름으로 한국인 4, 미국 사람 1, 헝가리 사람 1, 네덜란드 사람 1명으로 참여했습니다. 함께 온 여동생들도 응원을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녀가 섞여서 참여한 팀, 운동을 정말 즐겁게 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고, 운동이 주는 즐거움도 많았기에 즐거운 추억으로 남은 행사입니다.

 

(3)   Nexus : 학교의 가장 큰 건물이, 매주 목요일 밤이 되면 클럽이 됩니다. 한 편에는 도서관이 열려 있고, 다른 한 편에는 DJ가 와 있는 풍경이 다소 생경하고 신선했습니다. 외부활동을 할만한 장소들이 많지 않은 코펜하겐의 특성상 이 Nexus라는 시간을 통해서 학생들이 교제를 할 수 있습니다.

 

(4)   CBS Sports : 제에게 교환학생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CBS Sports에서 활동을 한 것입니다. 운동에 관심이 워낙 많은 사람이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CBS에서는 운동 동아리 같은 것을 운영합니다. 종목은 축구, 농구, 배구, 승마, 배드민턴, 테니스 등으로 다양합니다. 제가 있던 때에는 Running이라는 종목도 추가되었습니다. 저는 운동을 하면서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생각에, 배구팀에 들어갔습니다. 배구팀의 경우 매주 한 번 연습을 했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좋은 친구들을 여럿 사귈 수 있었습니다. 배구라는 운동의 매력을 느낀 것은 물론이거니와,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International Volley Ball Tournament에 선수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실력에 상관없이 신청을 하면 갈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 여행을 겸하며 운동도 하고, 친구들과 더 가까워졌던 이 시간은 정말 저에겐 새로운 지경으로 경험을 넓히는 것이었습니다.

 

(5)   기타 : 이외에도 앞에 적어 둔 Danish Crash Course, Introduction Week Campus Relay라는 달리기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교환학생들에게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학교의 자세 덕분이었습니다. CBS의 커리큘럼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공부에 대한 부담을 덜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학기 중 1주일 정도 중간 방학의 개념으로 휴강을 하는 기간이 있는데, 이러한 기간을 활용하여 많은 학생들이 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왔습니다.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업적인 성취를 얻고자 하는 분에게는 다소 힘이 빠질 수 있는 곳이고, 유럽 여기저기를 여행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과 관련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CBS로 교환학생을 가는 저희는 4~5과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저와 친구들은 모두 4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쉽게 이해하자면 12학점을 듣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과목은 1주일에 한 번 수업을 3시간 정도 합니다. 출석이나 과제, 중간 고사는 없고, 기말 고사로만 한 학기의 성과가 평가됩니다. 그러니까 주5는 나올 수 없는 것이고, 2로 다녔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다만, 시험이 요구하는 수준, 좋은 학점을 취득하기 위한 수준은 생각보다 높은 것 같습니다. 다만, Pass를 받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가 들은 과목들을 소개하고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EU, The European Market and Business Strategy : 이왕 유럽에 온 거 유럽연합에 관한 수업을 듣는 것은 유익하다고 생각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시험은 Open Book으로 4시간 Essay 입니다. 대략 4개 정도의 문제를 내어 주고, 책을 찾아가며 서술하라는 시험유형입니다. 같이 수강한 친구들이 여럿인데, Fail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좋은 학점을 받은 사람도 없습니다.

 

(2)   Issues in International Finance : 실력과 열정이 있는 교수님이 인상적이었던 수업입니다. 다른 과목들은 대체로 학생들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게 CBS의 일반적인 모습인 것 같은데, 이 교수님은 학생들을 동기부여시켜서 많이 공부하게끔 했습니다. 중간에 레포트도 제출해야 했고, 숙제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미리 적었듯이 숙제라는 건 완전히 자율에 맡기는 것이지 평가요소는 아닙니다. 과목의 수준 자체는 그다지 높지 않은데, 시험 분량이 책 한 권이다 보니, 나중에 공부하느라 혼났습니다. 재무쪽에 관심 있고 어느 정도 기본이 있으신 분이라면 들어 봄직한 과목입니다. 기말고사는 4시간 동안 보는 데, 한국에서 보는 재무 과목들 시험이랑 비슷합니다. T/F, Multiple Choice, Essay 식으로 구성됩니다.

 

(3)   Oral Communication Skills in English : 실용영어 같은 과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름 유명한 강의인지, 다른 학교(Univ of Copenhagen)으로 교환학생 온 사람들도 수강하고 싶어하는 강의입니다. 기말고사는 Oral Exam으로 선생님들 앞에서 준비한 PPT를 발표하는 것입니다. 저는 기말고사 전날,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음 날 아침에 보았습니다. 가까스로 Pass를 받았는데, 왠만해서는 Fail은 안시키고 Pass는 시켜줍니다. 저 말고 다른 친구들은 상당히 좋은 학점을 받았습니다.

 

(4)   Asian Economics and Business Practices : 수업이 열 번 이라면, 다섯 번 정도 갔던 수업입니다. 우선 교수님의 영어발음이 알아듣기 어렵고, 웅얼거리시는 경향이 있어서 가서 잠을 자거나, 안 가도 후회 없었던 그런 수업입니다. 물론 제가 열심히 했다면, 더 많은 것을 얻었겠지만, 저에겐 동기부여가 되지 않던 수업이었습니다. 기말고사는 Term Paper로 대체됩니다.

 

마지막으로 기숙사에 대해 언급하고 마치겠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에서 거주 방식의 선택은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CBS에서의 교환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제공하는 Dormitory가 첫 번째 옵션이고, 두 번째는 직접 구하는 flat입니다. 기숙사의 경우에도 그 형태가 다양합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 간의 교류가 거의 없거나 있기 힘든 경우도 있고, 교제를 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Valby라는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함께 간 동기 한 명이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두 층으로 이루어진 이 곳은 각 층별로 구성원끼리 매우 가까워집니다. 제가 살았던 1층에는 20명이 조금 넘는 친구들이 함께 살았습니다. 두 방을 제외하고는 혼자 사는 싱글룸이었습니다. 화장실과 부엌을 공유하는 형태인데, 공동 부엌의 경우 그 크기가 꽤 컸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었고 친구들과 항상 만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화장실과 세탁기(이것도 공유 and 무료)도 충분했습니다. 그렇지만 화장실(샤워실)을 공유하는 것은 여학우들에게는 불편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여자 친구들의 경우 아침일찍 다른 사람들 일어나기 전에 씻고는 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있던 때에는 1층에 남자들이 많아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Valby를 꼭 지원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인 기숙사로 모두의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양한 교환학생의 경험이 있을 줄로 압니다. 그 형태와 색깔은 당사자가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교환학생의 기간은 충전의 시간이었고, 세계를 향해 눈을 뜨고,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고 싶은 열망을 심어 준 날들이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준비되어 있으시다면, CBS는 충분히 여러분에게 유익하고 만족스러운 교환학생 생활을 기억에 남겨 줄 것입니다.

 

  교환학생 준비를 참 어설프게 했었는데, 국제실의 친절한 도움에 지면을 빌려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함께 살았던 매력덩어리 손종화와 열심히 개그를 했던 착하고 어른스러운 강동훈,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후배 박혜린과, 엔드릭를 좋아했던, 착하고 솔직한 A반 후배 혜진이를 비롯해 함께 생활했던 모든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꿈같았던 날들에 함께여서 너무 좋았습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여러분에게도 교환학생 기간이 보석 같은 날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