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체험수기

[Singapore] SMU 박수윤 2009-1

2009.12.01 Views 1023 경영대학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 공용어만 4개에 아시아의 진주라고 불리는 서울보다 조그만 나라 싱가포르. 초등학교 때 짧게 여행을 다녀왔다는 기억 외에 제가 싱가포르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이것이 전부였습니다. 07년 입학 이후 낯설고 신기한 전공 공부와 동아리 활동을 하며 세 학기가 빠르게 지나갔고 이제는 한국 밖에서의 생활에 부딪혀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됐던 동아리 선배의 권유로 2008년 여름, 경영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한 학기간 소중한 경험을 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1. 파견대학 및 교환 프로그램 정보

1) 학교 생활

싱가포르에는 SMU, NUS, NTU 세 개의 종합대학이 있는데 SMU는 그 중에서도 경영학을 특화한 대학교입니다. Business Management, Accountancy, Economics, Information Systems Management, Law and the Social Sciences 6개 단과대학이 있고, 많은 학생들이 이중전공을 하고 있었습니다. SMU는 싱가포르 도심 한가운데 있을 뿐만 아니라 외관이 모두 유리로 만들어져 학교라기보다는 컨벤션 센터나 회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각 단과대학이 한국이나 미국의 캠퍼스 형의 밀집된 형태가 아니라 군데군데 떨어져 있지만, 고려대학교 지하중앙광장처럼 지하로 모두 연결되어 있어 이동할 때 편리했습니다. 학교 안에는 헬스장, 수영장, 보건소, 편의점 등의 복지시설이 갖춰져 있고, 곳곳에 coufu, Mr. bean 같은 싱가포르식 스낵바가 있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곤 했습니다. 학교가 MRT(한국의 지하철) city hall station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았기 때문에 싱가포르 곳곳의 관광지에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Corporate Finance, Strategic Management, Management communications, Management People at work 4 과목을 수강했는데 SMU 파견을 준비하시는 다른 학생들은 강의일정표를 잘 보고 5과목을 수강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수업이 고려대처럼 주 2 1시간15분씩의 진행이 아니라, 1회로 압축되어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SMU는 싱가포르 대학 사회 안에서도 후발주자로, 미국 와튼 스쿨을 벤치마킹하고 있었는데요. 빠른 성장을 추구하다보니 굉장히 경쟁적인 문화를 보였으며 과제, 팀 발표, 시험 등의 강도가 NUS나 고려대학교보다 높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적 처리가 PASS/FAIL인 경우가 많은 교환학생들에게 local 학생들은 수업 중에 함께 그룹을 만들기를 껄끄러워하기도 합니다. Participation의 비중이 높고 교수님에 따라서 교환학생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갈리므로, SMU 파견이 확정된 후 buddy 가 정해지면 그런 local 학생들에게 수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이메일을 통해 얻고 수강신청을 하시기를 권합니다 

 

SMU에도 다양한 동아리가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SMUX 라는 운동부를 들었습니다. SMUX extreme sports, diving, trekking, water skiing 등으로 나뉩니다. trekking 동아리 친구들과 말레이시아의 정글을 여행하면서 젊을 때가 아니면 다신 못하겠구나싶은 가슴 떨리는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꼭 동아리 활동을 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전에는 1주일간의 reading week가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여행을 가곤 합니다. 저는 주말과 reading week를 이용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를 여행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을 만큼 가깝고 다른 인근 국가들도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갈 수 있으니 여행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2) 현지 생활

2009 1 5일 개강이었기 때문에 고려대에서 기말고사가 끝나자 마자 부랴부랴 싱가포르로 가야 했습니다. 다행히 싱가포르는 한국과 무비자 협정이 맺어져 있어 싱가포르에 입국하고 나서 student pass 를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SMU는 교환학생들에게 따로 housing을 제공하지는 않는데요, TEMASEK 이라는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되면 장학금과 함께 기숙사가 제공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따로 집을 구해야 합니다. 교환학생들은 FACEBOOK 이나 YAHOO SMU 클럽을 통해 룸메이트를 구하기도 했고 티옹바루에 있는 학교측이 랜트한 아파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600 + @)으로 살 수도 있습니다. 저는 고려대에서 함께 간 분들과 한국촌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월세 800$ + 공과금 매달 약 60$의 콘도를 빌렸습니다. 싱가포르의 주택은 크게 HDB(한국의 주공아파트와 유사함) 와 콘도로 나뉘는데요, 현지 학생에 따르면 국민의 약 70% HDB에 거주한다고 합니다. 매우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는 대신 일정 기간 이상 매매할 수 없고 외국인이 아닌 싱가포르 현지인만 살 수 있는 등 까다로운 규제가 있었습니다.

 

핸드폰은 student pass가 나온 이후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City hall 바로 옆 MRT 역인 BUGIS역의 SIMLIM SQUARE 라는 한국의 전자상가와 비슷한 곳에서 $50~$100 에 핸드폰을 살 수 있습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핸드폰 요금 충전 카드를 사서 충전하는 시스템이며 저는 Starhub라는 카드를 이용했습니다. 물가는 서울과 비교해서 비쌌습니다. 2008년 하반기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환율이 치솟았던 시기였고, 싱가포르 자체가 모든 공산품과 원자재, 심지어 전기와 물까지 수입하는 나라기 때문에 생활물가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싱가포르에 대한 인상이 나라라기 보다는 놀이공원의 일부로 보였을 만큼 이 나라는 인공적인 요소가 많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자주 시간을 보내곤 했던 학교 앞의 national museum 이나 Singapore art museum(Sam) 는 오밀조밀 예쁘기는 했지만 전시작들이 역사적 문화적 깊이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세련된 관광지가 가득해서, 한 학기 내내 clark quay 에 싱가포르의 명물 칠리 크랩과 복숭아 마가리타를 먹으러 다니고 easy coast park에 자전거를 타러 다니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2. 경험담 (파견 기간 동안 보고 느끼며 배웠던 것)

 

   1,2 학년 때 국내, 해외 배낭여행을 가기도 했지만 외국에서 학생으로 살아본다는 것은 정말 다른 일이었습니다. 한 나라에 하루를 가면 책을 한 권 쓰고 10년을 살면 아무것도 쓰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요. 제가 싱가포르에 머문 한 학기는 분명 이 매력적인 나라를 다 묘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몸이 아프기도 했고 외롭기도 했고 한국에서보다 늘어난 여유 시간에 이런저런 진로에 대한 고민이 더해졌던 한 학기. 이 기간은 제 2의 사춘기라고 할 만큼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기였습니다. 부족한 영어에도 또래의 local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한국으로 떠나던 날 밤엔 공항에 배웅을 나온 그 아이들과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남짓한 작은 크기에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나라. 그러나 금융강국, 무역강국으로 전 세계의 아시아 headquarter가 둥지를 튼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 많은 학우분들이 싱가포르에서 소중한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2009.12.01
2009.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