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경험보고서
2007120310
eunicemin.kim@gmail.com
저는 2008년 2학기에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Bocconi 대학교에서 첫 번째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바로 이어서 2009년 1학기에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이하 SMU)에서 두 번째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싱가폴 생활을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한국에 있던 친구들보다 정보가 다소 부족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싱가폴은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학생 비자는 싱가폴에 입국한 후 발급하게 됩니다.) 대신 사전에 SMU에서 학생 비자 발급 등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메일로 보내주기 때문에 이메일 체크를 제때 하시길 권유합니다.
싱가폴에 있는 세 개의 국립대학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그리고 Nanyang Technology University) 중 하나인 SMU는 학교 명칭에서 알 수 있다시피 경영학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상경대학입니다. 다른 두 학교가 싱가폴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SMU는 도심 한 가운데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저는 두 번의 교환학생을 모두 상경대학교로 다녀왔는데 상경대학교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학교에서 수강할 수 없는 다양한 경영 과목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SMU는 크게 6개의 단과대학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Business, Accountancy, Laws, Economics, Social Science, Information System. 비록 교환학생에게 모든 수업이 열리지는 않지만, 제가 기대했던 만큼 여러 종류의 수업들이 각 단과 대학에 개설되어 있던 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는 한 학기 동안 4개의 수업 (Management of People at Work, Business Negotiation and Conflict Management, Current Issues in Business, Culture, and Society, Management Communication)을 들었고, 대부분의 로컬학생들은 4개 혹은 5개의 수업을 수강합니다. (교환학생의 경우에는 3개의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SMU의 특성상 어떤 수업이든 워낙 팀 프로젝트를 많이 하기 때문에 4개 혹은 5개의 전공 수업을 듣게 된다면 고려대학교에서 6개의 수업을 들을 때와 비슷한 분량의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처음 SMU에서 수업을 들을 때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수업 시간입니다. 1시간 15분씩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하는 고려대학교와 달리 SMU는 일주일에 한 번 3시간 반씩 수업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처음에는 3시간 반 동안 강의를 듣는 것이 고역이었지만 (물론 중간에 10분 정도의 휴식 시간은 주어집니다.) 학기가 끝날 즈음에는 긴 수업 시간에도 나름 익숙해졌습니다.
제가 수강했던 수업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Management of People at Work는 전공필수인 ‘조직행동론’을 대체하기 위해 들었던 과목이고 교수님에 따라서 수업의 방식이 상이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교환교수로 오셨던 분의 강의를 들었고 다른 MPW 수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수준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Business Negotiation and Conflict Management는 제가 가장 듣고 싶었던 수업이고, 또 가장 좋아했던 수업이었습니다. 이집트 출신의 미국인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이 수업은 SMU 학생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수업 중 하나라고 합니다. 강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협상’을 배우는 수업인데 단순히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매 시간마다 직접 파트너와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마다 파트너는 새로 바뀌며 주제에 따라 일대일 협상 혹은 다자간 협상을 하기도 합니다.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 배운 이론을 생각하며 직접 협상을 해나가는 쾌감 때문에 매주 이 수업 시간을 가장 기다리곤 했습니다. Current Issues in Business, Culture, and Society는 외부 연사들이 오셔서 강의를 하시고 학생들은 그에 대한 summary 및 critique를 써서 제출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다른 수업과 달리 이 수업은 1시간 30분씩 일주일에 두 번 들어가야 했는데 그 중 한 번은 강의, 그 중 한번은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는 식이었습니다. 짧은 에세이 5번, 긴 에세이 3번을 쓰면 되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싱가폴 학생들과 경쟁하며 평가 받는 수업이라 제일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Management Communication은 우리 학교로 치자면 ‘경영영어’ 수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Current Issues 수업과 Management Communication 수업을 같은 교수님한테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분은 SMU에서 가장 깐깐하다고 알려진 교수님이었습니다. 덕분에 한 학기 내내 교환학생답지 않은(?) 생활을 해야 했지만 어떻게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영어로 격식 있게 글을 쓰는지에 대해 잘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중 Current Issues 만 팀 프로젝트가 없었고 나머지 세 개의 수업은 정말 많고 잦은 팀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점차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나 제가 파견될 당시에는 SMU가 기본적으로 교환학생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SMU에서 따로 공지하는 Temasek 장학금이 있는데 이에 합격한 교환학생들에게는 학교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기숙사를 제공합니다.) 우선 교환학생에 합격하시면 yahoo와 facebook에 클럽이 생기고 여기서 roommate를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에서 함께 파견되었던 다른 2명의 여학생들과 콘도를 구해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싱가폴에서 살 때 가장 도움을 많이 받는 사이트 한국촌 (www.hankookchon.com) 에서 콘도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은 꽤 좋은 콘도에서 세 명이 각자 방을 쓰면서 한 달에 약 S$2,400을 내고 살았습니다. (한 사람당 약 S$800) 저희가 지불했던 S$800이 평균적인 콘도 렌트비 수준이고 콘도의 위치/시설 등에 따라 렌트비는 달라집니다. (저희가 거주하던 콘도는 수영장과 헬쓰장이 함께 있어 언제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싱가폴에 있을 때는 환율이 S$1당 1000원까지 치솟았을 정도로 환율이 좋지 않아 오히려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싱가폴은 여자가 살기에는 정말 안전하고 타 동남아 국가에 비해 매우 뛰어난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유로운 교환학생 생활을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시 한 번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위의 메일 주소로 언제든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