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 (이하 SMU)으로 파견 결정된 후, 보험 가입 서류 외에는 특별히 준비했던 서류는 없었습니다. 비자 발급 같은 경우, 싱가폴은 무비자로 입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기 시작 전 미리 입국을 하여,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싱가폴의 SMU로 가고자 했던 이유는 영어 학습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싱가폴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 저에게는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일전에 SMU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친구의 강력한 추천도 제 지원의 동기가 되었습니다. SMU는 싱가폴에 있는 3개 국립대학 (SMU 외에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anyang Technology University) 으로서 경영학 분야의 인재를 전문적으로 육성하고자 2000년에 싱가폴 정부가 의욕적으로 설립한 대학교입니다. SMU는 크게 6개 (business, accountancy, information system, social sciences, laws, economics)의 단과대학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렇게 세부적으로 단과대학이 분류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단과대학과 마찬가지로 매우 전문적인 수업들이 개설되어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SMU만의 큰 장점은 교환학생 또한 장학금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싱가폴 정부 산하의 투자 회사인 Temasek에서 SMU에서 해외로 나가는, 해외에서 SMU로 오는 교환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는 상당한 금액으로서 항공료, 체류 비용 및 기숙사 제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SMU는 교환학생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Temasek 장학생에 한해,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생의 편의에 따라 1인실도 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SGD 6400 정도이며, 한 학기 동안 싱가폴 문화를 만끽하고 주변 해외를 관광하기에도 충분한 금액입니다. SMU에 지원하여 파견 확정된 학생들은 이 장학금에 반드시 지원해보시기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Temasek 장학생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안타깝지만 개인적으로 숙소를 구해야 합니다. facebook에 SMU 교환학생 모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국 친구들도 그 곳을 통해 외국 교환학생들과 호스텔이나 콘도를 많이 구하였습니다. 호스텔 같은 경우, 평균적으로 한 달에 600달러, 콘도는 800에서 900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facebook 외에 한국촌 (www.hankookchon.com) 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는 싱가폴에 거주중인 한국인들이 만든 사이트로서 전반적인 싱가폴 생활 정보를 편하게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숙소를 구한 친구도 적지 않았습니다.
개강이 1월 4일이었던 관계로 저는 12월 30일 싱가폴에 입국하여 5월 말까지 체류하였습니다. 싱가폴에 1년 동안 지내지 못한 관계로 전반적인 날씨를 알 수는 없었지만,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뉩니다. 보통 1월부터 2월까지는 우기라 보며, 매일같이 오후 두 세 시 쯤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고 습도는 높지만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늘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3월부터는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하여 4~5월이면 극에 달해, 오후 2시 경에는 밖에 5분만 걸어도 땀이 날 정도입니다. 한국의 한여름보다 습도와 온도 모두 조금씩 더 높은 편이라 생각됩니다.
제 친구가 SMU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때(2008년 겨울)에만 해도 환율이 680~690원 대였지만 1년 사이에 환율이 900원대로 치솟아 제가 있는 동안에는 1 SGD가 1000원이 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환율이 많이 올라 우리 나라보다 비싼 부분도 있고 싼 부분도 있는 걸 감안하면, 비슷하다고 보는 게 무방할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식비와 교통비는 서울과 비슷합니다.
SMU는 기본적으로 미국 와튼 스쿨의 커리큘럼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강의 또한 교수님 위주의 강독 방식보다는 학생 위주의 토론식입니다. 지금은 우리 고대도 많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매우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상식적으로 팀 프로젝트나 발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경제 수업들도 팀 발표가 한 번 이상씩 있었습니다. 영어 실력이 짧았던 저로서는 처음엔 수업 시간에 참여하기도 어렵고, 팀 모임 시간에 팀원들과의 의사 소통도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도 조금씩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많은 과제 덕분에, 좋은 싱가폴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면서 싱가폴 특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싱가폴이란 나라는 다인종 국가라는 점에서 많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또한, 주변에 좋은 관광지가 저가 항공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하기에도 좋습니다. SMU는 이러한 싱가폴의 한복판에 위치하여 싱가폴 내의 다른 대학에 비해 관광 명소를 둘러보기에도 용이합니다. 단, 덥고 습한 것 (물론 실내는 우리 나라처럼 냉방 시설이 잘 되어있지만), 잦은 팀 프로젝트를 극도로 싫어하시는 분께서는 다시 한번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