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WHU는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코블렌츠에 위치한 사립 경영전문학교이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각 과정을 통틀어 전교생 400명 규모의 작은 학교이지만 유럽 특히 독일 내에서 경영학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가장 이 학교에 대해 인상깊었던 점 몇 가지를 키워드로 남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외국인에게 열려있는 분위기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다민족 문화가 뿌리깊은 유럽 국가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의 분위기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무척 열려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학교에서 일하는 교직원에서부터 교수 그리고 학생들까지 친절하고 언어 장벽에 대한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독일 사람들이 비교적 영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점도 한 몫을 한다. 거의 모든 기회에 있어서 유학생이라 겪게 되는 차별이 없고 우리 학교와 비교했을 때 교환학생들에게 매우 우호적이고 적극적으로 교류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업 스폰서쉽
Allianz, Goldman Sachs, Mckinsey, Bain, Adidas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수많은 굴지의 기업들이 WHU를 스폰서한다. 이는 그만큼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가 매주 월요일 저녁에 열리는 기업 설명회이다. 1-2시간 정도의 기업 소개와 개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되는 저녁 만찬까지 이 작은 시골학교에 회사에서 그러한 정성을 들여 기업 설명회를 주최한다는 것은 이 학교의 위상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여러 기업을 접하면서 유용한 정보도 많이 얻게 되었다.
고대와 다른 커리큘럼 시스템
우선 한 학기의 커리큘럼은 고대 1.5학점의 시수에 해당하는 짧은 수업들로 이루어진다. 대신 강의 주제가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각 강의는 대략 한 달간 6-7회에 걸쳐 이루어진다. 학기 중간중간에 수시로 강의가 개설이 되는데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들을 스케쥴에 맞추어 수강하면 된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지만 밀도 있는 수업과 2회의 케이스 발표를 통해 알찬 강의가 완성된다.
이러한 시스템의 장점은 다양한 강좌 개설을 통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대부분 흥미로운 주제를 다룸으로써 학습의욕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또한 한달 남짓의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배운 내용을 케이스 발표와 시험을 통해 마무리 짓기 때문에 성취도도 높은 편이다. 특히 내가 수강했던 Private Banking 수업은 흥미로운 주제와 실무위주의 실용적인 수업 내용, 실무자의 초청 강의, 케이스 발표가 조화를 이뤘던 최고의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집중력 있는 수업 분위기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학생들의 높은 집중력을 느낄 수 있는 진지한 수업 분위기와 수업중의 의사소통이다. 교수의 강의를 따라가는데 그치지 않고 날카로운 질문과 문제 제기를 통해 수업을 같이 ‘만들어’ 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물론 문화의 차이도 있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이고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모습은 WHU 학생들의 우수한 영어실력과 어울러져 역시 비영어권 국가에서 온 나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실용적인 전공 지식은 물론 그 외의 많은 것들에 대해서 느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동안 수동적인 자세로 수업을 듣던 자신에 대해서도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가
독일의 물가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내가 독일에 있던 시기의 유로화 환율이 매우 높았음을 감안하더라도 특히 교통비와 외식비는 비싸다. 그렇지만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의 평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식사 재료를 사서 직접 음식을 해먹는 등의 방법으로 생활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유럽 국가로 교환학생을 생각하고 있다면 독일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생활비의 측면은 크게 신경해야 할 부분이 아니며 오히려 여행을 얼마나 다니느냐가 생활비 지출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
Overall
이 학교에서 머물렀던 4개월 간의 생활에 대해 만족한다.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신중히 결정한 학교였지만 독일에 가기 전까지 미국에 있는 더 잘 알려진 학교를 지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며 WHU만의 독특한 문화와 높은 수준을 경험하면서 그런 생각은 다시 하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교환학생을 떠올릴 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학교 외적인 부분인데 유럽에 있으면서 많은 여행을 다니며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통있고 수준 높은 문화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