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사진은 첨부된 파일에 있습니다)
2008년 2학기 미국 University of Kentucky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2006120190 이해솔
e-mail: tayakiki@hanmail.net
1. 파견대학 및 교환 프로그램 정보
미국 University of Kentucky에서 2008년도 2학기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파견
2. 학교 및 생활 정보
1) 파견 대학의 전반적인 정보
University of Kentucky는 켄터키 주에서 Louisville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Lexington이란 도시에 위치한 주립대학으로 UK Basketball (UK Wildcats)로 유명하면서도 하버드 다음으로 많은 도서를 보유한 W. T. Young Library가 위치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 위치한 대부분의 대학들의 규모가 워낙 웅장해서 미국에서는 가장 큰 대학 가운데 속하지는 않지만 규모로 봤을 때 고려대의 한 3배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전체 학생은 거의 3만에 육박한다. 미국대학이 국내 대학과 가장 다른 면을 지적해 보자면 일단 건물들의 배치 상태가 넓은 캠퍼스에 고루고루 넓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국내의 밀집된 건물들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건물 사이사이에 쉴 공간이라든지 자연과 어우러진 건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화창한 날씨엔 저절로 수업으로 발길을 옮기게끔 할 정도로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일단 캠퍼스는 본인이 주거하던 기숙사와 중앙도서관, recreation center, 기타 몇몇 이공계 건물들이 위치한 South Campus와 병원, 경영대학, 법과대학, Student Center, 기타 주요 건물들이 위치한 North Campus로 나뉜다. 이 두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Office of International Affairs (OIA) 건물 앞에 위치한 Rose Street 에 의해 두 캠퍼스의 구분이 명확해진다. 학생들이 주거하는 기숙사나 식당은 South, North 캠퍼스 두 곳에 두루두루 위치하고 있고 주로 전공 수업을 North Campus 쪽에서, 도서관과 Recreation center를 주로 South Campus를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이 넓은 캠퍼스를 오고가면 매우 힘들지도 모른다고 예상하겠지만 솔직히 고려대의 언덕을 오르는 것에 비하면 20~30분 캠퍼스를 화창한 날씨에 걷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2) 대학 주변의 환경
UK가 Lexington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어 사실상 UK를 보면 렉싱턴을 다 보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UK에서 도보로 몇 분 안 되는 downtown 에 가봐야 볼거리가 거의 없다. 다만 웬만한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료품 가게는 UK 주변에 위치하고 있고 그 외의 생필품들은 차로 한 10~20거리에 있는 Walmart나 Target, Best Buy 등이 위치한 Mall 지역을 이용하여야 한다. 그나마 Kroger라는 식료품점이 기숙사에서 도보로 한 10분 거리에 있어 자주 이용하곤 했다. 그 이외에 UK 주변에는 다행스럽게도 “한우리” 라는 한국식당 하나가 본인이 수업을 듣는 Business and Economics 빌딩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비록 메뉴는 한 8가지 밖에 되지 않고 모든 미국 내의 음식점이 그렇듯이 약간 ‘Americanized' 된 한국음식이 나오지만 처음 유학 와서 막 한국 음식이 생각날 때, 아니면 하루에 한 끼도 안 빼놓고 햄버거를 먹다보면 가끔가다 한번 갈 수 있는 곳으로 한편으론, 우리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켄터키 하시면 흔히들 KFC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실질적으로 KFC는 Lexington에서 흔히 볼 수 없고 오히려 경마로 유명한 곳이라 대학가를 벗어나면 초원에 말과 소들이 즐비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도시 곳곳에 경마와 horse show를 하는 곳이 여러 곳 있고 그 중 Keenland 라는 곳이 가장 유명하다. Kentucky Derby로도 유명한 곳이다.
3. 학업에 관한 정보
중국어, 국제경영, 경영통계, Inter cultural business communication 이렇게 4과목을 들었다.
중국어 수업은 동양에 관심 있는 미국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신청하게 되었다. 정말 내 생각대로 동양에 관심이 많은 미국인들 반, 그리고 아시아계 미국인들 반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이 수업은 친구를 사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는데, 일반 미국인들은 동양인에 대한 우월의식이 남아있는 반면 이 수업의 친구들은 우리들에게 허물없이 다가왔고 같이 팀을 이루어 중국어 연습을 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 경영 수업은 그야말로 “미국다운 수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질문을 던지셨고,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편한 자세로 자기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업방식이었다. 우리는 항상 일방적인 수업에 익숙해져 있었고, 토론 문화도 서툴기 때문이다. 시험방식 또한 특이했는데 첫 번째 중간고사는 친구들과 토론을 하며 문제를 풀라고 하셨다. 두 번째 중간고사는 각자 집에서 풀어서 제출하라고 하셨다. 이처럼 다양한 수업 및 시험 방식은 내게 매우 흥미로웠다.
4. 경험담 (파견 기간 동안 보고 느끼며 배웠던 것)
나에게 있어 University of Kentucky에 파견된 것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고 비록 한 학기라 너무 짧게만 느껴졌지만 소중한 기억들을 간직하게 해 주었다. 한 학기 동안 국제기숙사 Smith hall에서 여러 나라 친구들과 얘기하고 생활하다 보니 더 이상 그들의 국적이 무엇인지 어떤 언어를 쓰는 지는 염두에 두지 않게 되었다. 편견 없이 친구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다. 말로만 듣던 글로벌 환경을 몸소 체험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중국 전통 악기를 켜며 그들의 음악을 이해했고, 일본 친구들이 만들어주는 미소 수프와 롤을 먹으며 그들의 음식을 이해했고, 미국 친구들과 인사하며 그들이 정말 친한 사람에게 쓰는 유행어 등과 같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두 번 다시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이가 들었을 때 해외에 나갈 기회는 생기겠지만 교환학생 신분으로 외국 대학의 학생으로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기쁨 같은 것은 누릴지 못 할 테니 말이다.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미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에는 금융 강대국, 글로벌 일인자 등 강대국이라는 인식에 그들 모두가 부유하게 살 것만 같았다. 실제로 켄터키는 미국 안에서 소도시에 속하지만 농업을 하면서도 여유 있게 사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풍부한 자원과 거대한 대륙으로 가만히 앉아서도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소수의 뛰어난 인재들과 더불어 각 개인의 특성과 재능을 살려줄 수 있는 육성 프로그램이 곳곳에 두루두루 설치되어 있어 다수의 여러 분야에 걸친 잠재된 능력을 끌어내게 한 것이 이 나라를 가능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개인의 취향과 능력, 개성이 뚜렷하고 파티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로서는 잘 놀기도 하지만 공부할 때는 또 적극적으로 하는 자세가 본받을 만하다. 한편으로는 개인주의가 너무나도 뚜렷한 나라로 보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낯선 이방인에 대한 개개인의 친절함이 실로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도 많다. 조그마한 것부터 에티켓을 지킬 줄 알고 비록 크게 되진 않았더라도 서로를 감싸주며 자신의 주어진 삶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을 나는 이번 교환 파견 기간 동안 학교 내에서,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리고 Thanksgiving 같은 큰 명절에 미국 식구 집에서의 체험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교환학생의 대부분이 이런 것을 느끼겠지만 여건만 된다면 누구에게나 꼭 한번 추천해 주고 싶은 것이 바로 이 교환학생 제도이다. 미국대학에서 한 학기 내지 두 학기를 생활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이란 문화를 접하고 미국 땅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체험은 어느 경험보다 소중하고 자신의 미래를 더 넓은 세상을 통해 바라보고 개척해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따라서 교환학생 기간 동안 앞서 언급한 많은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싶고 공부보다는 더 많은 교내 외 활동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뉴욕이나 LA, 이런 대도시는 가본 이들은 다 공통적으로 말하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한 번 꼭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할 것이다. 하지만, 중부의 이런 지방 도시에 갈 기회는 그리 흔치도 않을 것이며 훗날 가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미국의 실상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더 소중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처럼 다양한 인종이 더불어 살고 다양한 언어가 한데 어우러진 나라도 드물 것이므로 홀로 미국 곳곳을 여행하는 것이 외롭고 고생스럽더라도 많은 문화를 접하고 자신의 사고를 일깨우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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