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1. 학교소개
유럽의 ‘하버드’라고 불릴 정도로 유럽 내에서는 유명한 상경대학으로 밀라노의 중심인 두오모에 위치한 Rinascente라는 유명한 백화점의 상가를 소유로 한 Ferdinando Bocconi가 바로 이 대학의 창립자라고 한다. 학교는 한국과 같은 캠퍼스 개념이 아니라 건물 몇 개로 구성되어 있어 고대 경영대처럼 LG-POSCO관, 경영본관, 경영별관 식으로 붙어 있어 다니기 편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중에서도 교환학생들은 거의 본관(Main Building) 과 새 건물(New Building)에서만 수업을 듣는다.
2. 수업정보
Art and Culture- 처음에 ‘미술과 문화’ 이런 수업으로 생각했었는데, 들어보니 다지인에 대한 수업이었다. 옷, 건물, 가구, 소품, 책 등 다양하게 디자인에 대해 수업하고 과제로는 ‘Design your own blog’가 있었다. 색다른 주제를 정하고 블로그를 만들어 꾸준히 글을 올리는 과제였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과제를 할 경우에는 따로 필기시험은 보지 않고, 디자인한 블로그와 관련해서 짧은 oral exam만 보면 된다. 과제를 안한 경우에는 수업에 한 내용을 바탕으로 written exam을 보면 된다.
Management of Fashion and Design Company- 기업 입장에서의 패션 사업에 대해 배운다.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과 아시아의 패션 사업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이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쟁쟁한 초빙강사에 있다. Zenga의 Head Designer, Meltin’ Pot의 사장과 같은 사람들이 와서 직접 강연을 하는 건 굉장히 감명 깊었다. 그리고 이 수업은 왠만한 교환학생은 다 듣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수업이다.
International Business and Management- Attending student를 해서 team project를 해도 되고 non-attending student로 돌려서 시험만 봐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수업도 굉장히 재미있게 들었다.
Business Strategy- 실제 케이스들을 가지고 분석하고 토론하는 수업이다. 거의 매주 새로운 케이스를 다루기 때문에 제대로 따라가려면 조금 빡센 수업이다. 하지만 수업 자체가 오픈되어 있고 케이스들도 재미있는 게 많아서 듣기 힘들진 않다.
이 외에도 한국에는 없는 흥미로운 수업들이 많기 때문에, 기왕 가는거 평소에 듣지 못할 것 같은 수업들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추가적으로 학생들에 대해 말하자면, 다른 학생들은 대부분 같이 교환 온 학생들끼리 친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태리 학생들 또한 누구보다 교환 학생들(특히 동양?)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에 조금만 마음 먹으면 친해지기 굉장히 쉽다. 또한 일반적으로 이태리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나, 보꼬니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려는 열정이 강하기 때문에 같이 영어로 대화하다 보면 많이 늘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현지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태리 친구들 덕을 많이 봤고, 이태리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다른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3. 거주정보
처음에 기숙사 신청을 늦게 하는 바람에 방을 배정받지 못했다. 그래서 아는 분 집으로 들어가 며칠 있으면서 방을 따로 알아봤다. 인터넷 사이트들과 학교 게시판에 붙은 광고들을 통해 알아보다, 학교 근처에 있는 방 2개짜리 아파트를 구해 그 학기에 같이 보꼬니와 교환간 동기와 함께 들어갔다. 보통의 다른 곳들보다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교통이 매우 편리하고 동네는 꽤 안전하였다. 기숙사에 있을 때보다 교환 온 다른 학생들과 덜 친해진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생활은 만족한다. 버스나 뜨람 타고 금방이라 공강 때 집에 와 밥을 먹거나 쉬기도 했고, 친구들 초대해서 식사를 하기에도 좋았다. 기숙사를 들어가지 않고 친구들, 외국인, 혹은 현지인들과 같이 방 여러개 있는 집에 들어가 사는 경우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잘만 구하면 기숙사보다 훨씬 저렴하고 또 flatmate들과 정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4. 생활정보
이탈리아는 남부로 내려갈수록 물가가 싸기 때문에 북부에 있는 밀라노는 비교적 비싼 편이다. 매일 외식하면 생활비가 꽤 많이 들겠지만, 장을 봐서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경우, 그렇게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다. 저녁에는 아뻬르티보(Apertivo)라고, 가벼운 칵테일을 주문하고 뷔페식으로 간단한 음식들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바(bar)들이 많은데, 부담없이 분위기 내면서 외식할 수 있어 자주 먹으러 다녔다. 생활용품 같은 경우에는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밥솥 등 좋은 물건을 많이 얻을 수 있다. 한국 음식 같은 경우엔 캐리어에 가지고 입국하는 건 괜찮지만, 택배로 보내는 경우 심사에 걸려 반환되기 때문에 미리 많이 가져가거나 아님 거기서 그냥 사는 게 낫다. 물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스위스는 비EU국가이기 때문에, 스위스로 보내면 받을 수는 있다.
그 외에도 이태리는 물론 유럽 전반적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고 요리를 해주는 문화가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친구들을 사귀면 서로 집을 가서 음식을 먹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을 것이다. 물론 그 아이들도 우리가 초대를 해서 한국음식을 만들어주면 엄청나게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한 요리라도 한두개쯤 익혀 가면, 친구들의 호감을 사면서도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5. 여행정보
여행을 다니기에 이태리는 정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유럽의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했는데, 빨리 예약하면 예약할수록 가격이 저렴하다. 영국 같은 경우에는 한달 정도 전에 비행기표를 사면 0이나 1파운드에 살 수도 있다.(물론 tax가 8-10파운드 정도 붙는다.) 비행기표를 미리 예약하면 많은 경우 기차나 버스보다 가격이 덜 나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간혹가다 교통이 불편한 공항으로 가는 경우 시내로 가는 교통비나 시간을 따져봤을 때 손해이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는 게 좋을 것이다.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보꼬니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학생들을 모아서 함께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활용하면 여행을 일일이 계획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즐겁게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6. 기타
이태리는 물론이고 유럽 전반적으로 강도가 많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다. 나 역시 이태리에 도착한지 3주 만에 가방을 도난당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여권까지 잃어버려 발급받는데 여러모로 불편했는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여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복사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게다가 신용카드로 환전을 하는 경우에는 통장에서 돈을 뽑는 게 아니라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게 되기 때문에 매일 이자가 굉장히 많이 나간다. 신용카드는 돈을 쓸 때만 사용하고 돈을 뽑는 경우엔 현금인출용 카드가 따로 있는게 좋을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생활/여행/학교 등등 관련해서 궁금한 사항들 메일로 보내주시면 자세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