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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논문상 수상 교수 인터뷰 - 김정현 교수

2025.05.20 Views 357 홍보팀

SK 논문상 수상 교수 인터뷰 - 김정현 교수

 

 

2025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김정현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 「Service Operations for Justice-on-Time: A Data-Driven Queueing Approach」(공저: Nitin Bakshi, Jeunghyun Kim, Ramandeep Randhawa)가 국제 학술지 Manufacturing & Service Operations Management(Vol. 27, Issue 1)에 게재되며 SK 논문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는 인도 대법원의 극심한 재판 지연 문제를 정량적 분석과 시뮬레이션 기반의 운영 전략으로 해결하고자 한 시도로, 사회적 파급력이 높은 경영학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Q1. SK 논문상을 수상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SK 논문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뜻깊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연구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와 도전이 있었지만, 그 노력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저널에 게재되는 성과로 이어져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연구 성과가 적절한 시기에 잘 정리되어 의미 있는 플랫폼을 통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으로 가치 있는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 싶습니다.

 

Q2. 이번에 게재하신 논문의 주요 내용이나 연구의 배경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연구(Service Operations for Justice-on-Time: A Data-Driven Queueing Approach)는 인도 대법원의 심각한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운영 전략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도 대법원은 전 세계적으로도 재판 지연이 심각한 기관 중 하나인데요, 저는 이 문제를 서비스 운영의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실제 사건 데이터를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수집한 후, 다양한 운영 시나리오를 반영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대법원이 실제로 사용하는 운영 요소들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반영하여, 정규 근무일뿐만 아니라 휴일 근무 상황까지 고려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인력 증원보다는 운영 방식 개선만으로도 재판 지연 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Q3.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나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사회적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연구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복잡한 문제를 푸는 과정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고, 그런 연구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번 연구도 그런 성격의 작업이었습니다.

 

인도 대법원의 재판 지연은 단순히 법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비효율로 이어집니다. 노동 중심의 인도 사회에서는 판결이 지연되면 경제 활동이 멈추거나 차질을 빚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출근 예정이었지만 법적 분쟁 때문에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계약 분쟁의 경우에도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평균 300일에서 길게는 3년, 많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적 지연이 사회 전반에 비효율을 낳는다는 점에서, 저는 이 문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Q4. 이번 연구 성과가 사회나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연구는 사법 시스템의 운영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사회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법적 분쟁의 해결이 늦어질수록 개인, 기업, 나아가 사회 전체의 의사결정과 활동이 지연되어 큰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 적절한 운영 전략을 적용할 경우 재판 지연 시간을 평균적으로 약 3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비록 구체적인 경제적 효과를 정량적으로 산출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의 시간 단축이 현실화된다면 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법 시스템의 효율화는 공정성과 생산성 모두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5. 앞으로의 연구 계획이나, 특히 관심 있는 연구 주제가 있으시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경영학 연구는 대개 현실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버(Uber)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면, 매칭 알고리즘이나 가격 책정 전략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지요. 반면 저는 특정 애플리케이션보다는, '이런 방법론을 써서 어떤 문제를 풀 수 있을까'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편입니다.

 

앞으로도 구체적인 주제를 정해두기보다는, 제가 사용하는 분석 방법론이 실제 문제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곳을 찾아가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문제 중심이 아닌 방법 중심의 연구이지만, 그 방법이 실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학문적 기여라고 생각합니다.

 

Q6. 후배 연구자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세상을 넓게 보셨으면 합니다. 세상에는 흥미롭고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가 무수히 많습니다. 하지만 시야가 좁으면 그러한 문제를 발견할 기회조차 얻기 어렵습니다. 세상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또한 어렵다고 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에 맞는 도구, 즉 적절한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문제마다 적합한 접근 방식이 있는데, 특정 방법론만 고수하거나 익숙한 것만 반복하면 중요한 문제를 놓칠 수 있습니다. 경영대학 수업에만 머무르지 말고, 수학, 산업공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도 접해보시길 권합니다.

 

꼭 모든 것을 마스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그런 방법이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지고, 연구의 가능성이 훨씬 넓어질 수 있습니다. 폭넓은 관심과 균형 잡힌 학습이 좋은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고 믿습니다.


아래는 김정현 교수의 논문 요약본입니다.

Service Operations for Justice-on-Time: A Data-Driven Queueing Approach

사법 시스템의 자원 부족은 재판 지연, 경제 성장 저해, 나아가 정의 실현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연구는 인도 대법원을 사례로 삼아 재판 지연의 원인을 서비스 운영 관점에서 분석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인도 대법원은 동일한 판사가 하나의 사건을 반복 심리하는 구조로 운영되며, 이는 ‘사례 관리 대기열(case management queue)’로 해석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재판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접수 전(pre-admission)’과 ‘접수 후(post-admission)’로 구분되는 재판 절차를 현실적으로 모델링했다. 판사 인력이 두 단계에 걸쳐 공유되며, 정규 근무 외에 휴일 근무까지 반영하여 실제 운영 상황을 정밀하게 구현했다. 분석 결과, 재판 일정과 판사의 수용 능력 간의 불일치, 경직된 일정 예약 방식이 비효율을 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판 일정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경우, 평균 지연 시간을 최대 65%까지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사법 시스템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보다 신속하고 공정한 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